48.동양철학의 이해 (책소개)/1.동양철학사상

굴원 (우가오페이) : 혼탁한 세상에서 홀로 고뇌했던 중취독성의 시인

동방박사님 2021. 12. 2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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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혼탁한 세상에서 홀로 고뇌했던 중취독성의 시인
굴원의 비극은 역사의 비극이나, 그는 지지않는 별이 되었다


굴원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으며 젊은 나이에 벼슬길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전국시대 일곱 나라가 서로 힘을 겨루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조국인 초나라가 제나라와 합세하여 강국인 진나라에 맞서는 합종책을 내세우며 초나라의 독립적인 강화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진나라의 교묘한 외교술, 무능력한 초왕과 간신들 탓에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정치적 부침을 거듭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가 끝까지 초나라에 대한 충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어리석은 군왕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민심의 고통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굴원은 더욱 안정된 위치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초나라의 신하로 남아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목차

역자 서문
저자 서문
명문가에서 태어나다
건장하고 재기 넘치는 젊은 시절
원대한 뜻, 초시를 치르다
합종을 내세운 굴원의 변법
근상의 위세, 굴원을 무너뜨리다
사신 장의의 뇌물과 유세
장의의 계책에 속아 넘어간 회왕
초와 진의 거듭된 전쟁
굴원의 활약으로 다시 제나라와 손잡다.
장의의 뇌물과 정수의 질투
여색에 눈이 먼 근상
인질이 된 태자의 도망
네 나라 연합군이 초나라를 치다
다시 사신이 된 굴원과 인질이 된 태자
무관 회담과 굴원의 저지
수모를 당한 회왕
막다른 골목에 몰린 회왕
회왕의 죽음과 굴원의 재앙
경양왕의 집정과 상황의 악화
굴원의 간언과 경양왕의 분노
유배길에 오른 굴원
진나라 공주를 신부로 맞는 경양왕
왕후의 죽음과 공주의 책봉
소원을 성취한 새로운 왕후
도를 넘어선 왕후의 전횡
왕후의 모함과 송옥의 재난
왕후에게 놀아난 당륵
실패로 끝난 당륵의 거병
세상사 알 수 없어 탄식하다.
이소의 탄생
이소는 어떻게 보존되었는가?
 

저자 소개 

중국 고대인물 연구에 힘써온 저명한 학자. 『공자전孔子傳』과 『소동파전蘇東坡傳』 등을 출간했다.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경모해온 굴원을 기리고 그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본서 『굴원 전전屈原 全傳』을 펴냈다. 난세의 충신으로서 그가 겪었던 고뇌를 통해 인간 굴원의 삶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간신과 충신, 사악함과 선량함, 낙후와 진보, 비속과 숭고, 야심과 양심, 정복과 반항 등이 한데 섞인 전국시대의 혼란을 보여준다.
 
역자 : 김연수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소주蘇州대학 문학원에서 중국고대문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전주의 자립형 상산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다. 논문으로 「이소연구離騷硏究」, 「장기蔣驥의 가세家世 및 생평生平 고략考略」, 「청대 전기 초사학 연구淸代前期楚辭學硏究」 등이 있다.
역자 : 김은희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1920년대의 중국 여성소설 연구」, 「중국 신시기 여성소설의 문학적 공간 연구」 등이 있으며, 저역서로는 『신여성을 만나다』, 『중화 유신의 빛 양계초』, 『역사의 혼 사마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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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회왕은 굴원이 출중한 청년임을 확신하게 되었고, 따라서 그가 하는 대로 맡겨두었다. 그는 정말로 재능을 발휘하여 조정에 들어가서는 회왕과 국사를 논하고 법령을 반포했으며, 조정을 나와서는 빈객을 접대하고 제후들을 응대했다. 회왕을 보필하는 신하로서 회왕의 든든한 어깨가 되었던 것이다.
회왕이 이처럼 굴원을 신임하게 된 데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다. 당시 초나라는 외환과 내란에 직면해 있었다.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회왕은 중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단을 내릴 수 없었는데, 굴원이 묘책을 만들어 그의 근심을 덜어주었다. 정치적 포부를 지니고 있는데다 재능 또한 뛰어난 굴원은 시대의 요구에 의해 나타난 사람이었던 것이다. 좌도라는 직책은 그에게 너무나 잘 맞았다. 정치적 열정을 가득 품고 일찍이 구국구민의 이상을 품고 있었던 굴원은, 마치 전쟁터에서 마음껏 내달리는 한 필의 천리마와 같았다. --- pp.77~78

재상의 호언장담에 굴원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완곡하게 거절하며 말했다.
“속담에 ‘개는 주인집이 가난하다고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고, ‘귤나무는 남쪽에서 자라며, 북쪽으로 옮겨 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진정 굴원을 위해 이야기를 꺼냈던 재상은 속담을 빌려 완곡하게 거절하는 굴원의 태도에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사람마다 자기의 뜻이 있는데, 어찌 무리하게 요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굴원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었다.
“재상께서 과분한 말씀을 해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굴원은 정중하지만 과단성 있게 말했다.
“현재 초나라 국정은 재상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임금은 무능하고, 관리들은 타락하여 뇌물을 받아먹고 법을 어기고 있지요. 그러나 초나라의 백성들은 선량하고 근면하며 나라에 충성을 다하면서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세의 나라가 되기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초나라에 이렇게 좋은 백성들이 있는 이상, 그들의 바람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굳건한 기초를 다졌기에, 초나라는 반드시 국난을 극복하여 태평성세를 이룰 것입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p.182

온갖 풍상을 겪었을 법한 늙은이가 있었는데, 그의 별호는 어부였다. 오랜 세월 창랑강에서 물고기를 낚으며 살아온 그는 후덕하면서도 지혜로운 노인이었다. 그는 물고기와 새우를 가득 실은 배를 저어 강가로 다가왔다. 굴원을 보자 그는 긴가민가하여 물었다.
“삼려대부가 아니시오? 어찌하여 이 모양이 되었소?”
굴원은 자애로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뭇사람이 모두 취했으나 나 홀로 깨어 있고, 온 세상이 혼탁하나 나만 맑은지라 추방을 당했습니다.” 굴원은 자신의 마음을 노래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머리를 감으면 반드시 모자를 털어야 하고, 목욕을 하고 나면 옷을 털어야 한다고.
어찌 깨끗한 몸에, 세상의 더러움을 묻힐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강물에 몸을 던져, 물고기의 밥이 될지언정,
맑고 깨끗한 몸에, 어찌 세상의 먼지를 뒤집어쓰겠습니까!

어부는 굴원의 말을 듣고 나서, 금이 쓰레기더미 속에 버려지더라도 뿜어내는 빛은 감출 수 없음을 깊이 깨달았다. 어부는 굴원에 대한 경모의 정을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굴원의 집착에 대해 자못 동정심을 금할 길이 없었다.
--- pp.530~531
 

출판사 리뷰

“그를 잃은 것은 비극이나, 그가 남긴 것은 영원하리”
난세에 태평성세를 꿈꾼 한 애국 시인의 충정을 소설로 읽다


긴 한숨 쉬며 남몰래 눈물짓는 건
고생 받은 민생이 애처롭기 때문이네
내 비록 아름다움 닦으며 조심했으나
아침에 간하고 저녁에 쫓겨났네
이미 날 버리시길 혜초띠처럼 함이여
다시 또 구리때를 잡았기 때문인가
그러나 내 마음에 부끄러움 없으니
아홉 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으리
-「이소」중에서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국 시인 굴원,
혼돈의 시대에 별처럼 빛났던 그의 삶을 소설로 읽다


음력 5월 5일이면, 중국에서는 거대한 단오 행사를 치른다. 굴원이 세상을 떠난 날이라 여겨 쫑즈(찹쌀에 대추, 돼지고기 등을 넣어 찐 다음 댓잎이나 갈댓잎으로 싸서 만든 음식)를 먹고, 용선龍船을 강에 띄워 시합을 벌인다. 멱라강에 투신하여 생을 마감한 굴원의 시신을 물고기들이 먹지 않도록 물고기밥인 쫑즈를 만들고, 그의 시신을 찾으려고 배를 띄웠던 데서 유래된 행사이다.
이처럼 14억 중국인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위대한 인물, 굴원에 대한 새로운 전기소설이 출간되었다. 중국 고대인물 연구에 힘써온 저명한 학자 우가오페이吳高飛의 필생의 역작 『중취독성의 시인, 굴원』(이끌리오)이 출간된 것이다.
굴원은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으며 젊은 나이에 벼슬길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전국시대 일곱 나라가 서로 힘을 겨루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조국인 초나라가 제나라와 합세하여 강국인 진나라에 맞서는 합종책을 내세우며 초나라의 독립적인 강화방안을 모색했다. 그러나 진나라의 교묘한 외교술, 무능력한 초왕과 간신들 탓에 그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정치적 부침을 거듭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가 끝까지 초나라에 대한 충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어리석은 군왕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민심의 고통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굴원은 더욱 안정된 위치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초나라의 신하로 남아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저자 우가오페이는 이러한 굴원의 의로운 면모를 당대의 상황 속에서 쉽게 풀어냈다. 단순히 굴원에만 초점을 두기 보다는 어리석은 신하 근상과 초 회왕의 애첩 정수, 진나라 사신 장의 등의 인물이 인간의 속성을 어떻게 이용하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지도자의 지혜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굴원은 자신의 진정한 충심을 몰라주는 당시의 상황을 자신의 작품 「어부사」에서 중취독성(衆醉獨醒, 모두 취하여 있는데 홀로 깨어 있다)이라 말하며 시대의 어리석음을 한탄했다. 이러한 그의 충심과 애민의 마음은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적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중취독성'은 혼탁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이처럼 『중취독성의 시인, 굴원』은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경모해온 굴원을 기리고 그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해, 그의 작품에 대한 단순한 ‘해석’ 수준이었던 기존의 굴원에 대한 책들이 보여주지 못한 인간 굴원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제껏 한국 독자에게 중국 고대문학의 정수인 「이소」의 저자로만 조명되었던 굴원의 충심이 야욕과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는 현 시대의 한국 독자에게도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깨달음을 줄 것이다.

“현재 초나라 국정은 재상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임금은 무능하고, 관리들은 타락하여 뇌물을 받아먹고 법을 어기고 있지요. 그러나 초나라의 백성들은 선량하고 근면하며 나라에 충성을 다하면서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세의 나라가 되기를 갈구하고 있습니다. 초나라에 이렇게 좋은 백성들이 있는 이상, 그들의 바람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굳건한 기초를 다졌기에, 초나라는 반드시 국난을 극복하여 태평성세를 이룰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