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미술의 이해 (책소개)/3.서양미술사

인상주의자 연인들

동방박사님 2021. 12. 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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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세기 말, 파리에는 ‘인상주의자’로 불린 일군의 혁신적 화가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기존의 종교적·전통적 주제에서 벗어나 풍경 속에서 스쳐가는 빛의 효과를 포착하고 일상의 풍경을 찬미하는 등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했지만, 공식 살롱에서 거절당하고 평론가들에게 조롱당했으며 대중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는 냉대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몰이해에 맞서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꿋꿋이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은 물론이고, 동료들의 신뢰와 지원이 무엇보다 필수적이었다.

『인상주의자 연인들』은 초기 인상파 화가들 중, 마네와 모리조, 드가와 커샛의 전기를 ‘따로 또 함께’ 다룬다.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확신했지만 주류 제도권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좌절을 겪었던 마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완벽한 작품을 추구했던 드가, 부르주아 여성의 유복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던 모리조, 미국 태생으로 파리에 건너와 이방인으로 적응해야 했던 커샛. 라이벌이자 동반자였으며, 연인이면서 친구였던 이들의 미묘한 관계와 예술 세계를 함께 엿볼 수 있다.

원서 『Impressionist Quartet』에 흑백 도판이 실려 있는 것을 한국어판 『인상주의자 연인들』에서는 권두의 컬러 도판 26점으로 담았다.

목차

책머리에

에두아르 마네
파리 거리의 장난꾸러기
가족의 비밀
상습범
자극적인 몸
쥐를 잡아먹으며
절대적 고문

베르트 모리조
친절한 메두사
모리조와 마네
사랑과 결혼의 차선책

에드가 드가
위대한 화공
사랑은 사랑 일은 일
추한 것과의 만남
말, 무용수, 목욕하는 사람, 창녀
파산
드가와 마네
상처받은 마음
고독한 영광

메리 커샛
미국 귀족
커샛와 드가
매서운 여인

옮긴이의 말 _ 그림보다 재미있는 화가의 삶

참고문헌
찾아보기 1
찾아보기 2
 

저자 소개 

역 : 김현우 (金玄佑)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EBS PD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너오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스티븐 킹 단편집』 『멀고도 가까운』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돈 혹은 한 남자의 자살 노트』 『브래드쇼 가족 변주곡...

저자 : 제프리 마이어스

뉴욕에서 자랐고 미시건대 학부 졸업 후 버클리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5년에서 1992년까지 콜로라도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켄트대와 메사추세츠대 초빙 교수, 버클리대의 초빙 학자 등을 역임했다. 저명한 전기 작가인 그는 FBI 파일에서 헤밍웨이에 대한 자료를 발견하는가 하면, 윈드햄 루이스, 에즈라 파운드, 로이 캠벨의 중요한 친필원고를 발굴하기도 했다. 영국 왕립 문학회에 소속된 열두 명의 미국인 중...
 

책 속으로

“마네의 아내가 아버지의 정부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며 보는 <오귀스트 마네 부부의 초상>이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그림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리 없다. 또한 모리조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남편의 형인 에두아르 마네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녀가 그린 남편과 아이 그림에 숨겨져 있는 애절함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 김현우,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상주의자 네 명, 미묘한 관계를 다루다
라이벌이자 동반자였으며, 연인이면서 친구였던 이들은 함께 식사와 여행을 하고, 후원자나 미술상, 작품 거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공유했으며, 서로의 작품에 모델을 서는가 하면, 서로의 작품을 사주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마네와 모리조, 커샛과 드가 커플의 미묘한 관계는 인상주의자 네 명을 둘러싼 일화 중에서도 무척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이다. 마네와 모리조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은밀하게 지속시켜 나갔던 데 비해, 커샛과 드가는 지적 · 감정적 교류는 나누었으되, 끝끝내 거리를 유지했었다.
한편, 저자인 제프리 마이어스는 이들 네 명의 화가들을 남자 스승과 여자 제자의 구도에서 바라보기도 한다. 저자는 “두 남성 화가는 모두 지배적인 위치에서 재능 있는 제자를 독려했고, 가끔씩은 제자의 작품을 ‘수정하고 개선’ 시키기도 했다. 두 여성 화가는 그들이 사랑하고 존경했던 거장, 때로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두 거장의 공식적인 문하생이었다”(7~8p)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남성 중심적인 화단에서 여러 한계를 감수하며 자기 경지에 이른 모리조와 커샛에게는 다소 야박한 평가로 읽히기도 한다.

사랑은 사랑이고 일은 일이지, 그러나 마음은 하나뿐이지 않은가!
인상주의자 네 명은 예술과 사랑 사이에서 분열과 고통을 겪기도 했다. 본문에 인용된 예이츠의 시 「선택」 중 한 대목, “인간의 지성은 선택을 요구하네/ 삶의 완성이냐, 일의 완성이냐” 는 예술과 사랑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던 이들의 삶을 잘 대변하고 있다.
마네는 <올랭피아> <풀밭 위의 점심>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찬미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거기에 동참하라고 호소하는 듯한 작품을 남겼지만, 사생아가 딸린 수잔을 아내로 맞아들인 그의 결혼 생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마네는 한때 빅토린 뫼랑, 베르트 모리조 등과 친밀한 영향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그의 최후는 젊은 시절 얻은 매독으로 인해 고통스럽게 얼룩지고 말았다.
부르주아 계급이었던 모리조에게 있어 화가가 된다는 것은 “덜 여성적으로 되고, 남자들의 세계에서 경쟁해야 하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모리조는 예술가로서 실패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했으며, 결혼 적령기를 넘기고 나서는 자신이 인생에서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비록 재능 있고 겉으로는 확신에 차 있어 보이는 모리조였지만, 예술과 결혼 사이에서 힘겨운 갈등을 겪었던 것이다. 그녀가 사랑했던 에두아르 마네 대신 그의 동생 외젠 마네와 결혼했던 것은 일생일대의 차선책이었다.
드가에게 있어 여성과 섹스, 결혼에 대한 태도는 그의 성격 중 가장 혼란스럽고 분명치 않은 부분이다. 드가는 사랑에 대해 조심스럽고 방어적이었으며, 결혼이란 미적 완벽함을 추구하는 예술가의 여정에는 방해가 되는 것이라고 믿었다. 또한 위대한 예술이나 상상력은 일종의 순수함을 필요로 하며, 수도사의 삶과 같은 고독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여겼다. 드가는 한때, 자신의 작품을 이해할 줄 아는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했지만, 결국 “사랑은 사랑, 일은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커샛 역시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남성들과 친밀한 관계에 이르는 것을 경계했다. 커샛은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자기중심적이고 도도한 여성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창조적인 예술 작업을 하는 여성에 대한 어마어마한 편견을 고려해볼 때, 커다란 희생을 동반하는 헌신 없이 미술계에서 무언가를 이루어 내기는 어렵다는 점을 일찌감치 확신”(411p)한 데서 나온 뼈아픈 결정이기도 했다.

치밀한 전기적 관점을 통해서 본 인상주의 작품들
이 책을 쓴 제프리 마이어스는 영국 왕립 문학회에 소속된 열두 명의 미국인 중 한 명이며, 콜로라도 연구상, 헌팅턴 도서관, 풀브라이트, 전미지식위원회, 구겐하임 등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활동해온 입지전적 학자다. 특히, FBI 파일에서 헤밍웨이에 대한 자료를 발견하는가 하면, 윈드햄 루이스, 에즈라 파운드, 로이 캠벨의 중요한 친필원고를 발굴하는 등 탐정을 방불케 하는 집요한 조사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서사를 풀어내는 탁월한 전기 작가로 유명하다.
제프리 마이어스는 <책머리에>서 “대부분의 미술평론가들과는 달리, 그림의 역사적인 기원이나 화가와 동시대를 살았던 평론가들의 투박하고 때때로 공격적이기까지 했던 비평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들의 삶이나 작품 활동에 대해 최근에 유행하는 어떤 이론을 적용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관람객과 작품 사이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기존 미술 비평의 한계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예술을 보다 깊이 해석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치밀한 전기적 관점을 통해 마네와 모리조, 드가와 커샛의 사적인 관계를 밝히는 동시에,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맥락 속에서 특정 작품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밝힘으로써 인상주의 작품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보다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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