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2.일본문화

문학과 근대와 일본

동방박사님 2021. 12. 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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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근대 이후 일본과 재일 한국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문학의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가까이서 멀리 상대를 보았던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역설적 표현이 규정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또 하나의 역설을 상정한다. 그것은 멀리서 가까이 보기의 실천이다. “서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들여다본 일본의 모습은 현해탄 너머로 본 것과는 다를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는 것이다.

문학에 대한 글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문학과 근대와 일본』은 그 범위가 메이지 문학부터 현대 일본 소설, 나아가 재일 한국인 문학에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과 일본 문화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저자가 견지하고자 한 한 가지 원칙은 “일본을 막론하고 일국적 담론 체계 속에 자리 잡은 규범적인 인식으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두고자 한” 것이다.
한편 저자가 2000년대 초반부터 썼던 글들을 한데 모으다 보니, ‘따로 하기’의 지향에 덧붙여 각각의 글들에서 글을 쓸 당시의 문제의식도 곳곳에 배어 있다. 그 흐름을 따라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목차

제1부 한국인과 일본 문학
한국인에게 일본 문학은 무엇인가
탈식민주의 시대의 일본 문학 읽기
이종교배 시대의 일본 문학
일본 소설은 있다

제2부 일본 문학과 근대
메이지 시대 문학과 천황제
나쓰메 소세키와 제국주의
메이지 지식 담론과 국민 만들기
사소설의 이데올로기
번역과 국가
일본 현대문학과 미국─‘팍스 자메리카나’의 꿈
일본 근대문학과 의학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
국민 속의 『마음(心)』─국민국가 이데올로기와 정전

제3부 현해탄 단상
데카당스의 복권─또는 일탈과 도착을 둘러싼 그로테스크한 모험
수난담의 유혹─ 『요코 이야기』와 민족주의
‘재일 문학’의 조건
재일 한국인 문학과 ‘이름’의 정치학
이데올로기의 번역, 번역의 이데올로기─황석영의 『客人(손님)』
멀리서 가까이 보기
사무라이는 없다
문학의 윤리─이노우에 히사시와 ‘풀뿌리’의 목소리
속죄로서의 글쓰기─쓰시마 유코의 일본 근대문학 비판
시마다 마사히코, 혹은 부드러운 좌파
오에 겐자부로 방문기
 

저자 소개

저자 : 윤상인
1955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 비교문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세기말과 나쓰메 소세키(世紀末と漱石)』 『위대한 아시아』(공저), 『일본을 강하게 만든 문화코드 16』(공저), 『일본의 발명과 근대』(공저) 『일본문화의 힘』(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그 후』 『재일동포 1세, 기억...
 

출판사 리뷰

문학 속에서 발견하는 근대, 그리고 일본!


메이지 문학에서 현대 일본 소설, 재일 한국인 문학까지 아우르는
윤상인 교수의 일본 현대문학론


‘가깝고도 먼 나라.’ 반세기 이상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 역설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가져온 외면과 거부의 표현에 다름 아닐 것이다. ‘가깝고도 먼’이라는 굴절된 수사는 이웃을 사절하고자 하는 정서에서 비롯된 것일 터. 그러나 세기가 바뀌는 최근 10여 년간, 한국과 일본의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일어났다. ‘한류’라는 현상에서, 그 한류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확연한 증가에서, 그러한 교류를 통해 점차 확대되어가는 문화의 이동에서, 그리고 문화의 중심인 서점가의 한 코너를 차지하며 많은 독자들의 발목을 잡는 수많은 일본 문학 작품들에서 우리는 그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재 강단에서 일본 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윤상인 교수가 펴낸 『문학과 근대와 일본』은 근대 이후 일본과 재일 한국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문학의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가까이서 멀리 상대를 보았던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역설적 표현이 규정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또 하나의 역설을 상정한다. 그것은 멀리서 가까이 보기의 실천이다. “서쪽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들여다본 일본의 모습은 현해탄 너머로 본 것과는 다를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는 것이다.

‘문학’ ‘근대’ ‘일본’이라는 세 요소의 순서를 뒤바꿔 붙이면 ‘일본 근대문학’이 된다. 윤상인 교수가 일본 근대문학이라는 제도의 구성 요소를 분절하여 제목으로 삼은 것은 문학을 통해 일본의 근대와 일본·일본인에 대한 이해에 근접하려는 의도를 담고자 해서였다.
일본 유학 중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에 대해 공부했던 저자는 ‘자기본의’의 근대화를 역설하며 서양 ‘따라 하기’가 아닌 ‘따로 하기’의 실천을 주장했던 나쓰메의 이념과 영문학 연구에 몸담고 난 후에도 영문학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했던 그의 모습을 통해, 일본 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연구 대상과의 긴장된 관계 설정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밝히고 있거나와, 그러한 깨달음을 자신의 글 속에 고스란히 녹여내어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서도 내적 긴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여 그만의 견해를 펼쳐 보인다.

문학에 대한 글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문학과 근대와 일본』은 그 범위가 메이지 문학부터 현대 일본 소설, 나아가 재일 한국인 문학에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과 일본 문화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면서 저자가 견지하고자 한 한 가지 원칙은 “일본을 막론하고 일국적 담론 체계 속에 자리 잡은 규범적인 인식으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두고자 한” 것이다.
한편 저자가 2000년대 초반부터 썼던 글들을 한데 모으다 보니, ‘따로 하기’의 지향에 덧붙여 각각의 글들에서 글을 쓸 당시의 문제의식도 곳곳에 배어 있다. 그 흐름을 따라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제1부 ‘한국인과 일본 문학’은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일본 문학과 한국인의 관계를 조망한다. 제2부 ‘일본 문학과 근대’는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실질적인 황권 통치의 길을 연 일본의 근대 천황제와 그에 기점을 둔 일본의 근대문학을 살펴본다. 제3부 ‘현해탄 단상’은 일본과 일본 문학과 관련한 최근의 현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은 글들을 담았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근대의 모습을 문학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독자들은 이것이 ‘가깝고도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임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