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1.서양고전문학

51.위대한 캐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

동방박사님 2022. 1. 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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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 수작이다.

미국 중서부 노스다코다 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는 대단한 야심가로 입신 출세를 꿈꾼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교양 있는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종전 후 한시라도 빨리 귀향하려고 했으나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된다. 개츠비가 돌아오지 않아 초조해하던 데이지는 한시바삐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카고 출신의 부호와 결혼하는데.

기존의 소설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단순히 '낭만적 러브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은 고전이 된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의도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자세한 해설과 다양한 주석을 덧붙여 60여년간 반복된 수많은 오류들을 바로 잡고 있다.
 
 

저자 소개

저 : F. 스콧 피츠제럴드 (Francis Scott Key Fitzgerald)
 
미국의 소설가이며 단편 작가이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시기, 그중에서도 1920년대 화려하고도 향락적인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무너져 가는 미국의 모습과 ‘로스트제너레이션’의 무절제와 환멸을 그린 작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과 함께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작품과 생애,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인물이다. 1896년 9월 24일 미네소타 ...

 

책 속으로

군대에서 그는 꽤 성공한 편이었다. 전선에 배치되기 전에 이미 대위로 진급했고 아르곤 전투 뒤에는 소령으로 진급하면서 사단 기관총 부대의 지휘관이 되었으니 말이다. 휴전 후 그는 빨리 귀국하려고 미친 듯이 서둘렀지만 무슨 업무 착오나 오해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되고 말았다. 그는 이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데이지의 편지에 신경질적인 절망 같은 것이 담겨 있덨던 것이다. 그가 어째서 귀국을 못하는지 그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주위에서 압력을 받고 있던 그녀는 그를 만나고 싶었고 그가 옆에 있어주기를 원했으며 결국은 그녀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인받고 싶었던 것이다.

데이지는 나이가 어렸고, 그녀의 부자연스러운 세계는 난초 향기와 쾌활하고 명랑한 속물근성과 오케스트라의 냄새를 풍겼으며, 이런 것들이 슬픔과 암시로 가득 찬 인생을 새로운 곡조에 담아 그해의 리듬을 결정했다. 밤이 새도록 색소폰이 「빌 스트리트 블루스」의 절망적인 넋두리를 울부짖는 동안 금빛과 은빛의 화려한 구두 수백 켤레는 반짝이는 먼지를 일으켰다.
---pp. 212~213
 

출판사 리뷰

이처럼 누구나 믿고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의 출간은 분명 높이 평가받아야 하는 일이지만 다른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그 의의가 퇴색하기 쉽다. 그러나 그동안 출판된 우리나라의 번역본들은 단순히 부정확한 텍스트를 저본으로 삼은 문제를 넘어 판본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원 텍스트가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을 임의로 나누어 총 10장으로 만들어버린 책이 있는가 하면, 작품의 흐름을 끊는 잘못된 단락 구분과 지문을 대사 처리하여 원문을 훼손한 경우는 일일이 지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You look so cool.”(“당신 너무 멋져 보여요.”(민음사, 169쪽 16줄))을 문맥과 어울리지 않게 “당신, 너무 냉정하군요.”로 해석하거나 “But they knew then, I firmly believe.”(“그러나 그때 이미 그들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나는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다.”(민음사, 228쪽 12~13줄))를 “그러나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로 단순하게 처리해 버려 독자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오역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또한 작품을 시작하는 토머스 파크 딘빌리어스의 시(피츠제럴드가 자신의 다른 작품 『낙원의 이쪽?의 등장인물의 이름을 빌려 쓴 가상의 시이다.)는 그 자체가 텍스트의 일부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개츠비』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이룰 수 없는 꿈과 낭만적 이상주의를 잘 형상화하고 있어 작품의 이해에 꼭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번역본에서는 누락되어 있다.

이 책의 출간을 통해 민음사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고 작가의 의도에 가장 가깝게 재구성된 결정판 텍스트를 완역하여 한국의 독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위대한 개츠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작품의 이해를 돕는 상세한 주석과 풍부한 해설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그러나 기존에 나와 있는 국내의 『위대한 개츠비』 판본 대부분은 이러한 설명을 생략하거나 아니면 아예 잘못 이해한 채 작품을 의역해 버리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의도를 보다 악하기 쉽도록 자세한 해설과 다양한 주석을 덧붙였다.

예를 들어 “……‘캐나다로 연결되어 있는 지하 파이프라인’ 같은 소문들이 그와 관련지어졌고…….”(141쪽 2~3줄)와 같은 표현에는 금주법이 시행되던 당시 지하 파이프를 통해 캐나다로부터 술을 밀수한다는 소문이 나돌던 시대상을 반영한 것임을 설명하였으며, 마이어 울프심이 개입했다고 언급하는 1919년 월드 시리즈 조작 사건(106쪽 11줄)이 ‘블랙삭스 부정 사건’으로 알려진 실제 사건이며 모델이 된 인물 역시 실존했던 유명한 도박사이자 갱 두목인 아널드 로스스타인이라는 설명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잡지와 실존하는 책에 대해서도 작가의 의도에 대한 설명을 달아주었다. 예를 들어 로버트 키블의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읽는 주인공 닉은 “내용이 형편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위스키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얘기인지 통 알 수가 없었다.”(47쪽 21줄~48쪽 1줄)라고 언급하는데, 실제로 피츠제럴드가 이 책의 부족함을 꼬집었다고 하는 주석은 독서를 보다 흥미롭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개츠비의 후견인 격이었던 댄 코디가 항해 여행을 할 때 바르바리 해안을 향해 떠났다고 서술하는 부분(144쪽 16줄)에서는 이 해안이 북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것을 지적하며 넌지시 작가의 실수를 꼬집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당시 실제로 유행하던 재즈곡을 실제로 작품에 등장시킨 작가의 의도에 맞게 곡마다 해당하는 설명을 달아주었다.

또한 작품 해설에서는 『위대한 개츠비』가 단순히 ‘낭만적 러브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은 고전이 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1920년대 미국―'현대판 바빌론' 혹은 '뜨지 않는 달'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은 전후 복구에 매달려 있던 유럽과 달리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주식의 수익 증가율은 108퍼센트에 달했고 기업의 이익은 76%, 개인 수입은 33%나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성장의 그늘에는 도덕적 타락과 부패가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었다. 밀주업자와 갱단이 판을 치고, 온갖 사치와 향락이 난무하던 이 시기를 배경으로 『위대한 개츠비』에는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한다. 폴로 경기를 하려고 다른 도시에서 말을 한 떼나 끌고 오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톰 뷰캐넌과 남편의 부정을 알면서도 눈앞의 안락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는 데이지 뷰캐넌, 그리고 골프 시합에서 부정을 저질러 우승하고도 태연한 조던 베이커 등은 당시 미국 사회의 현실이 투영된 인물들이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의 시선 앞에 놓인 이들은 한결같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부르주아로 혐오감을 자아내지만 개츠비만은 다르다. 비록 그의 외양은 허식으로 치장되어 있지만 꿈과 환상을 간직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온갖 희생을 무릅쓴다는 점에서 개츠비는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난에 시달리고, 연인으로부터 적은 수입 때문에 파혼당한 경험이 있는 피츠제럴드 역시 평생 부와 명예에 허기진 채 쾌락을 좇는 삶을 추구했다. 그에게 있어 ‘삶은 인간에게 너무 거세고 무자비한 것’이었다. 이처럼 비극적인 삶의 의미를 비록 금방 깨어질 것이라도 낭만적 환상을 통해 극복해 보려고 한 피츠제럴드의 태도는 『위대한 개츠비』에 고스란히 형상화되어 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개츠비가 보여주는 낭만적 환상이나 이상주의는 미국 사람의 의식에 깊은 흔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상상력이나 문화의 일부가 되다시피 하였다. 오죽하면 ‘개츠비적(Gatsbyesque)’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을까. 이제 여러 사전에 정식 등재된 이 형용사는 낭만적 경이감에 대한 능력이나 일상적 경험을 초월적 가능성으로 바꾸는 탁월한 재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정확한 『위대한 개츠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
60년 간 계속되어 온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은 결정판 텍스트 번역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가 (주)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위대한 개츠비』는 수십 권에 달하며 현재 팔리고 있는 판본만 27종에 이른다. 이처럼 세대를 거듭하여 번역되고 읽히는 고전은 보통 텍스트가 정확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출간 이래 계속 텍스트가 문젯거리가 되어왔으나 1991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결정판’ 텍스트를 출간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민음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완역, 출간하였다.

출간된 지 불과 백 년도 되지 않은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 텍스트 문제가 제기된 데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다. 작품을 쓰고 출간할 당시 피츠제럴드가 미국에 살지 않고 유럽에 머물러 있었고(당시는 항공 우편이 개발되기 전이다), 작가의 필체를 알아보기 쉽지 않았으며, 교정쇄에서 여러 번 수정을 가하였고 스크리브너스(Scribner’s) 출판사에서 제작을 서둘렀던 탓에 『위대한 개츠비』의 초판본에서는 여러 오류가 발견되었다.

당초 피츠제럴드는 7만 5천 부 이상의 판매를 기대했으나 1925년 4월 1쇄로 2만 부를 인쇄한 뒤 8월에 3천 부를 추가로 찍는 것에서 그쳤다. (1940년 피츠제럴드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받은 1/4분기 인세는 단 7부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 2쇄도 매진되었다던 세간의 소문과는 달리 피츠제럴드가 죽은 뒤 스크리브너스의 창고에서 많은 권수가 발견되었다. 이처럼 실망스러운 판매 결과를 두고 피츠제럴드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지금에 와서는 터무니없지만, 밋밋한 제목과 중요한 여성 캐릭터의 부재를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1934년 하드커버로 재출간한 적이 있으나 이때 역시 피츠제럴드는 신작 『밤은 부드러워』의 출간과 맞물려 『위대한 개츠비』에는 거의 신경 쓰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세간에서 잊혀져가던 『위대한 개츠비』는 1941년 작가의 유작 『마지막 거물』의 출간과 맞추어 재출간된 후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중과 비평계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이후 『위대한 개츠비』는 해마다 스크리브너스의 판본만 미국에서 30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가는 부동의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으며, 이 시점부터 부정확한 판본의 문제 또한 제기되었다.

가장 권위 있는 피츠제럴드 학자 중의 한 사람인 매슈 J. 브루콜리 교수(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미국문학과)는 다양한 저작 활동을 통해 바로 이러한 텍스트의 문제 해결에 힘써 왔다. 브루콜리 교수는 수십 년간 작가의 자필 원고와 교정쇄 등을 기초로 철저한 텍스트 비평 작업을 거쳐 작가의 의도에 가장 가까운 텍스트를 재구성하였다. 이는 최종적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기획한 피츠제럴드 전집 1권 『위대한 개츠비』(1991)의 ‘결정판’ 텍스트로 출간되었다. 흔히 ‘비평판’이라고도 일컫는 결정판 텍스트는 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독자들도 마음 놓고 읽을 수 있는 믿을 만한 텍스트를 말한다. 브루콜리 교수는 놀랍게도 초판본에서 75개에 달하는 잘못된 낱말을 찾아내어 바로잡았다. 시간적 추이를 이해하는 데 지표가 되는 여백을 4개나 찾아내었고, 의미나 리듬에 영향을 줄 만한 구두점도 1,100개가량 바로잡았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⑴ I was him too 라는 문장이 식자공의 실수로 I saw him too로 잘못 표기된 곳이 있었다.
誤: 나도 그 사람들이 창을 올려다보며 궁금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正: 나 역시 위쪽을 올려다보며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민음사, 56쪽 5줄)
⑵ orgastic이라는 단어는 orgiastic으로 오기되었다.
誤: 광란의 미래를 개츠비는 믿고 있었다.
正: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게 되었다. (민음사, 255쪽 12줄)
⑶ 이 외에도 Vladmir→Vladimir, rythmic→rhythmic으로 오자가 바르게 수정되었다.

이러한 브루콜리 교수의 작업은 그 권위를 널리 인정받아 『위대한 개츠비』를 첫 출간한 스크리브너스에서도 그간 있었던 텍스트의 문제를 인정하고 1995년부터 그의 판본을 받아들여 출판해 왔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에서도 Oxford World Classics로 『위대한 개츠비』를 출간하면서 브루콜리 교수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였으나 결정판 텍스트가 출간되기 전인 1987년 피츠버그 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 F. Scott Fitzgerald: A Descriptive Bibliography」 만을 참고하였기 때문에 6가지 수정 사항을 반영하는 데 그쳤다. 옥스퍼드 판에 누락되어 있거나 잘못 표기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⑴ unmoved가 shocking으로 잘못 교정된 곳이 있었다.
誤: 그들은 시트를 제치고 놀란 토끼 눈으로 개츠비를 바라보았고
正: 그들이 시트를 걷고 무감각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는 동안에도 (민음사, 233쪽 3줄)
⑵ or rigid sitting이라는 문구가 누락되었다.
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려 본 적이 없거나 카드놀이처럼 신경을 많이 쓰는
正: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어본 적이 없는 데다가 (민음사, 93쪽 12줄)
⑶ 제3사단, 제9기관총 대대, 제7보병대가 각각 제1사단, 제28기관총 대대, 제16보병대로 오기되었다. (민음사, 72쪽 3~6줄) 문맥을 살펴보면 닉 캐러웨이가 속했던 제9기관총 대대와 개츠비가 속했던 제7보병대 모두 제3사단 소속이었기 때문에 서로 낯이 익다.

이 외에도 주인공 데이지 뷰캐넌의 딸의 나이가 초판에는 3살로 표기되어 있으나 결혼식을 올린 해를 근거로 논리적인 추론에 따라 2살로 수정하고, 역시 같은 근거에서 데이지의 결혼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수정하는 등의 작업이 결정판 텍스트에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