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국제평화 연구 (책소개)/1.국제관계

삼각관계의 국제정치

동방박사님 2022. 1. 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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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의 핵심적인 대외관계로서 한중일 삼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

이 책은 한중일 세 나라 사이의 관계를 학문적으로 고찰한다. 최근 북핵,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등 다양한 양자관계 문제가 한국외교의 과제가 되고 있다. 신욱희 교수는 이러한 동아시아의 국제정치적 현실을 적절하게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려면 한중일 삼각관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A, B, C 세 행위자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사회학과 정치학 이론의 적용, 한중일 삼각관계의 역사적 형성의 계기에 대한 검토, 그리고 현재의 삼자관계의 복합적인 역동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책 속으로
이와 같은 삼각관계의 틀을 한중일 관계의 분석에 활용하려면 우선 기존 연구의 전제와 한중일 관계의 특성에 대한 비교가 선행되어야 한다. 권력 분포의 영향과 상대 행위자에 대한 통제 의지를 전제로 한 캐플로우의 삼각관계 모델의 전제는 한중일의 국가 간 삼각관계의 분석에 대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 행위자가 갖는 전략적 의미와 정당한 자율성 인식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디트머의 ‘전략적’ 삼각관계의 모델은 두 번째 전제에 있어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고찰에 관하여 유보적인 측면을 갖는다. 즉 조선과 청 사이의 종주권 관계나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보유한 한미동맹의 특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적 체제로서의 한중일 관계는 식민주의 시기의 열강이나 냉전기의 미·소, 그리고 탈냉전기의 미국과 같은 역외 세력의 역할과 불가피하게 연계되어 있으면서 보다 상위의 양자관계, 즉 식민주의 시기의 영러관계, 냉전기의 미소관계, 탈냉전기의 미중관계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과, 때로는 냉전기의 북중소 관계와 한미일 관계, 현재의 한미일 관계와 같은 또 다른 삼각관계와 중첩적인 관계를 갖는다는 점, 그리고 한반도의 분단체제, 양안관계, 일본의 평화헌법과 같이 구성단위가 주권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우승지가 지적한 것처럼 한중일 삼각관계는 행위자 사이 권력의 비대칭성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관계라는 점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분석적 범주로서 한중일 관계 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갖는 지리적 인접성 과 관념과 역사의 공유라는 ‘지역’으로서의 특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p.15-16

결론적으로 볼 때 여기에서 제시된 네 가지 요인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있어 각기 상이한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관념적 연대와 외부적 안보위협의 요인은 파병을 검토하고 수행하는 전반적인 배경과 동기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소련과의 긴장 관계에서 참전결정의 최종적 변수가 되었던 것은 ‘동북지방의 불안정성’이라는 내부적 안보위협의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요인인 전략적 고 려는 실제적인 참전과정을 통해서 부분적으로 수행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네 요인의 현 상태를 생각해 보는 것은 현재의 북중관계 분석을 위해 유효할 것이다. 첫 번째 관념적 연대의 요인은 냉전의 종언과 북한의 삼대 세습을 거치며 크게 약화되었으며, 혈맹의 동지적 유대 관계에서 정상적인 국가관계로의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외부적 안보위협과 미국위협론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세 번째 내부적 안보위협의 요인 역시 취약국가와의 국경안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정책적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의 전략적 고려는 중국 국력의 성장과 북한의 핵개발과 함께 그 비중이 증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보아서 한국전쟁 참전을 통해 형성된 북중관계의 역사적 토대는 현재에도 재구성된 모습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유산은 중국의 대북정책 전망에 있어서 전술적인 변화와 전략적인 현상유지의 가능성을 크게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p.63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기되는 질문은 “중일관계의 모호성 하에서 한국은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며, 그에 대한 잠정적인 답은 “경우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충적인 양자관계의 교차점에서 적절한 한중일 삼각관계의 구축을 위한 한국의 중추적 역할은 매우 긴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의 모색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며, 우선 삼각관계 내에서 미국을 제외한 안보논의가 갖는 한계와, 북한문제의 지속이 가져오는 제약이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송백석은 동북아의 지역체제를 양극적 다극체제로 분석하고 한국이 자신의 역할을 동북아에서의 중재적인 것으로 한정할 경우 의미 있는 균형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p.113
 

출판사 리뷰

‘동맹의 유지’와 ‘지역의 구성’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
냉전기 한국의 안보를 담당해 온 한미일 삼각관계와 이 책의 논의 대상인 한중일 삼각관계의 중심축인 미일관계와 중일관계의 상반된 전개 양상은 한국에게는 커다란 전략적 딜레마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신욱희 교수는 중국위협론에 대한 일방적 수용이나 경시도 위험하지만 일본위협론의 지나친 강조 역시 경계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일관계가 두 삼각관계의 교집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 활용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위협론과 일본위협론이라는 두 형태의 위협전이와 그것이 초래하게 되는 국내적인 탈안보화/안보화의 과정,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양면 안보 딜레마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중일 삼각관계의 이해를 위해서는 각각의 양자관계와 역외 행위자 사이의 상호작용, 즉 측면연계(lateral linkage)의 역학과 관계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머리말 중에서

‘지역’으로서 아시아가 새롭게 국제정치학의 중심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형태의 아시아 지역주의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이 ‘동북아시아’를 전략적 공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으며, 동북아의 중추적 관계인 한중일 세 나라 사이의 국제정치에 대한 고찰이 중요한 학문적/실천적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한중일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이를 ‘협력과 갈등에 대한 유인과 제약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상호의존적인 세 국가 간의 관계’로 보는 ‘삼각관계’의 개념적 틀을 활용하고, 위협전이론과 양면 안보 딜레마라는 새로운 이론적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 책의 사례 부분에서 필자는 한편으로는 현재의 삼자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전개과정을 다루고, 다른 한편으로는 삼각관계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양자관계와 다자주의, 그리고 단위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그를 통해 한국 외교정책의 범주와 선택에 대한 정책적 검토를 모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