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남과 북 (홍성원 장편소설)

동방박사님 2022. 2. 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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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전 기간 동안을 시대적 배경으로 30여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그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몸부림을 그리고 있다. 기자, 군인들, 지주, 의삭, 브로커, 양공주, 전쟁 고아, 건달 등이 각자 이 전쟁을 통해 벌인 지난한 투쟁 속에서 한국 전쟁은 영웅도 승자도 없고 오직 패자만이 있었던 비극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1977년에 전권이 출판되었던 작품인데, 그 때 상황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문제를 다루고, 오래된 문장을 다듬어 다시 펴냈다.

저자 소개

저 : 홍성원 (Hong Sung Won,洪盛原)
 
1937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경기도 수원에서 성장했고, 고려대 영문과에서 공부했다. 196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전쟁』이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뽑힌 후, 196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빙점지대』, 월간 『세대』 기념문예에 단편 『기관차와 송아지』, [동아일보] 장편 공모에 『디데이의 병촌』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먼동』, 『남과 북』, 『달과 칼』, 『그러나...
책 속으로
능선 위에는 사병들 대부분이 나무 그늘 속에 가로 세로 아무렇게나 누워 있다. 손소위에게 행군 계속을 명령했지만 사병들이 그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모양이다. 묘지 부근의 그 펑퍼진 공터에는 상수리나무 두 그루가 넓은 그늘을 던져주고 있다. 포성이 산골짝 남쪽으로부터 능선 위를 향해 우릉우릉 메아리를 울린다. 아침녘의 상쾌하고 싱그러운 산바람이 활엽수 나뭇잎들 사이를 우수수 흔들며 지나간다. 오대위는 김하사를 나무 그늘에 바로 눕힌 뒤 잠시 땀을 들이며 주위에 쓰러져 있는 지친 부하들을 둘러본다. 지금 막 비탈길을 올라온 그들은 호흡이 급한 탓인지 모두 입들을 벌리고 헐떡이듯 숨을 쉬고 있다. 어떤 병사는 잠깐 사이에 정신없이 잠이 들어 코까지 드렁드렁 골고 있다. 잠시 후 땀이 잦아들자 오대위가 전과는 달리 긴장된 표정으로 손소위를 향해 짤막하게 입을 연다.
"아이들 모두를 깨워주게"
"제가 방금 십 분 동안 휴식하라고 일렀는데요?"
"휴식은 그대로 취해도 좋다. 아이들에게 할말이 있으니 앉아서 듣도록 하란 말이다."
--- p. 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