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중국.동아시아 이해 (책소개)/4.동양역사문화

동아시아와 인터뷰 : 공존의 길을 묻다

동방박사님 2022. 4. 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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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토분쟁, 과거사 논쟁, 일본 우경화, 미-중 패권경쟁, 북한의 핵실험 등
혼돈의 동아시아, 평화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국과 유럽연합의 쇠퇴, 중국과 인도의 부상이 엇갈리면서, 19~20세기 서구로 넘어갔던 패권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앞날은 장밋빛이 아닌 잿빛이다. 오랜 패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신흥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세력이 동아시아에서 만나면서 한반도 연안이 미-중 갈등의 바다로 변질되고 있다. 게다가 중-일 영토 분쟁과 한-일 독도 및 종군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우경화 바람도 심상치 않다. 그리고 핵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갈등, 여기에 휩싸여 돌아가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복잡한 정세가 폭풍전야 같은 긴장을 예고한다.

공교롭게도 2012-2013년에는 한반도 주변의 강국들이 모두 지도자가 교체되는 정권 교체를 맞이했다. 미국의 오바마,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신조, 러시아의 푸틴, 한국의 박근혜, 북한의 김정은 등이 그들이다. 이들 새 지도자들은 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어떤 행보를 펼칠 것이며, 지정학적으로 패권전환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한반도는 이러한 전환기에 어떤 평화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인가. 이 책은 정전(휴전)협정 60주년을 맞아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동아시아 전문 관료 및 학자, 시민단체 인사 등 최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격동의 시대에 접어든 동아시아의 과거-현재-미래를 진단하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아시아 시대를 열 수 있는 정책과 비전, 지혜를 모아보고자 한다.

 

목차

서문_패권 전환 시대의 동아시아, 다시 평화를 생각한다

1부 냉전과 평화 사이, 혼돈의 동아시아

〈1〉 동아시아는 아직 냉전 중 _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5년
평화는 이상인 동시에 실천
한국전쟁은 내전인가 국제전인가
60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할 때

〈2〉 혼돈의 동아시아, 희망은 한국에 있다 _강상중 (세이가쿠인대학 교수, 전 도쿄대학 교수)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혼돈의 동아시아, 희망은 어디에?

2부 일본의 우경화, 어디로 가고 있나

〈3〉 한국의 독재정권과 일본 정부는 공범관계다 _권혁태 (성공회대학교 교수)

일본은 정말 우경화되고 있나
평화헌법은 일본의 ‘더 오른쪽으로’를 막아주는 마지막 보루
후쿠시마 이후, ‘국가의 재구성’으로 달려가는 일본
과거사 문제와 영토 분쟁
반제국주의와 반전이 한국의 역사적 아이덴티티

〈4〉 일본의 우경화? 과도한 해석 자제해야 _기미야 다다시 (도쿄대학 교수)
우경화는 확대 해석일 뿐, 평화헌법의 현실적 존재 의의?
독도 문제와 종군위안부 문제에는 한국 정부도 책임 있어
북한 문제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잃은 게 아쉬워
외교란, 서로가 자기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

〈5〉 일본 우경화, 한국에도 도움 _마이클 그린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국장)
영토 분쟁에서 미국은 중립적, 다만 중국의 무력 도발은 용납 안 돼
일본, 우경화가 아니라 제 자리를 찾는 것
한-일 안보 협력은 한국에도 이로운 것

3부 핵과 평화

〈6〉 일본의 ‘탈원전’을 미국이 가로막는 이유 _우메바야시 히로미치 (피스데포 특별고문)

한국의 민주화 운동,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새로운 리더십 탄생의 실패
두 개의 다른 기둥, 원전과 평화군축
동북아 비핵화 구상, 3+3안

〈7〉 북한 비핵화의 실패, 이유는? _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한국은 이제, 안보 자원의 생산자
6자회담은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
문제아 북한? 평화를 위한 조건이 먼저다
새로운 지도자들, 향후 변화는?

〈8〉 미국은 ‘통일코리아’를 정말 원할까? _조엘 위트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유는?
6자회담은 ‘하나의’ 우산일 뿐, 주된 협상 테이블이 아니다
문제는 평화협정이다!
미국 행정부의 말말말, 단지 레토릭일 뿐
이명박 정부의 지난 5년은 완전한 실패
역사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제4부 떠오르는 패권, 새로운 질서

〈9〉 세계의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니다 _팡종잉 (중국인민대학 교수)

중국이 원하는 세계 질서?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소프트파워는 아직 후진국 수준
G2 시대, 한국의 딜레마? 동아시아의 브뤼셀 지향해야

〈10〉 중국의 신형 대국론은 ‘대결’이 아니다 _진징이 (중국 베이징대학 교수)
김정은 체제, 선군정치에서 선경정치로 가는가
북한식 양탄일성? 핵 억제력은 냉전의 산물!
지정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경학의 패러다임으로
중국은 ‘대결’로는 가지 않을 것
한국전쟁, G2의 맹아였나
한반도 평화체제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

〈11〉 미국의 동아시아 개입, 중국과 싸우겠다는 것 아니다 _마이클 오핸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미국의 국방 예산은 여전히 탄탄하다
‘재균형’은 패권을 위한 힘겨루기가 아니다
미국이 한번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면 같은 편

〈12〉 중국-대만, 양안관계가 부럽다? _문흥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미-중 관계, 대립과 협력의 이중구조
한국과 중국, 전략적 협력 없는 전략적 동반자
중국에게 북한은 전략적 자산인가, 부담인가
남북관계가 양안관계에서 배울 점
중국의 역할과 한계는?

제5부 두 개의 코리아, 평화의 길을 찾다

〈13〉 북한, 김정은 절대 통치의 시기는 끝났다 _와다 하루키 (도쿄대학 명예교수)

일본에게 북한이란?
일본인 납치 문제와 천안함 사건은 닮은꼴
유격대 국가, 정규군 국가를 지나 ‘당 국가’ 체제로 넘어가는 북한

〈14〉 한반도 경제통합, 비전은 있다 _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쪽은 남쪽에게 ‘기회의 땅’인가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과 남북 경협
북한의 시장화, 중국식 모델을 따를 것인가
개성공단 실험과 유라시아 경제권의 잠재력

〈15〉 시끌벅적한 평화의 실천이 필요한 때 _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악순환에 빠진 북-미 관계, 한국의 선택지는?
누구든,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는 것
보수 정권이 더 잘할 수 있어
중국의 전략은 오직 ‘동적인 균형’을 맞추는 것
남과 북은 잠정적 특수관계
평화는 조용히 오지 않는다
 

저자 소개

저 : 강상중 (Kang Sang-jung,カン.サンジュン,姜 尙中)
 
1950년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재일 한국인 2세로 태어나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戰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펼치며 시대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자리 잡았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일본 이름을 쓰고 일본 학교를 다니며 자기 정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와세다대학에 다니던 1972년 한국 방문을 계기로 “나는 해방되었다”라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후 일본 이름을 버리고 ‘...

저 : 권혁태 (權赫泰)

 
1959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쓰바시대학에서 일본 경제사 연구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야마구치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성공회대학 일어일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릿쿄대학 초빙 연구원, 규슈대학 대학원 초빙 교수를 지냈고, 현재 계간 「황해문화」 편집위원이다. 만화, 영화 등을 통해 일본 대중문화를 분석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본 진보 운동의 역사에 큰...

저 : 기미야 다다시 (木宮正史)

 
1960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법학 정치학 연구과 박사과정 단위 취득 퇴학, 고려대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이며, 국제 정치학·한반도 문제를 전공하였다. 지은 책으로 『국제정치 안에서의 한국 현대사』 『내셔널리즘에서 본 한국·북한 근현대사』 『한국─민주화와 경제발전의 역동성』 『전후 한일관계사』 『시리즈 일본의 안전보장 6 한반도와 동아시아』 『한반...
 
출판사 리뷰
영토분쟁, 과거사 논쟁, 일본 우경화, 미-중 패권경쟁, 북한의 핵실험…
패권전환 시대의 동아시아, 평화와 공존의 길을 묻다

2013년 7월 27일은 정전협정 60주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로 일컬어진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쇠퇴, 중국과 인도의 부상이 엇갈리면서, 19~20세기 서구로 넘어갔던 패권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앞날은 장밋빛이 아니라 잿빛이다. 오랜 패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신흥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세력이 동아시아에서 만나면서 한반도 연안이 미-중 갈등의 바다로 변질되고 있다. 게다가 배타적 민족주의와 국가 간 합종연횡이 횡행하고, 내치(內治)의 불안을 외부의 적을 불러옴으로써 무마하려는 각국 정부의 빗나간 국가주의 열풍도 거세다. 중-일 영토 분쟁과 한-일 독도 및 종군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우경화 바람도 심상치 않다. 그리고 핵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갈등, 여기에 휩싸여 돌아가는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복잡한 정세가 폭풍전야 같은 긴장을 예고한다.

한편 2012~2013년에는 한반도 주변의 강국들이 모두 지도자가 교체되는 정권 교체를 맞이했다. 미국의 오바마(2기),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신조, 러시아의 푸틴, 한국의 박근혜, 북한의 김정은 등이 그들이다. 이들 새 지도자들은 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어떤 행보를 펼칠 것인가. 지정학적으로 패권전환 시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한반도는 이러한 전환기에 어떤 평화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인가. 이 책은 정전(휴전)협정 60주년을 맞아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동아시아 전문 관료 및 학자, 시민단체 인사 등 최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격동의 시대에 접어든 동아시아의 과거-현재-미래를 진단하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아시아 시대를 열 수 있는 정책과 비전, 지혜를 모아보고자 한다. 평화운동 NGO인 ‘평화네트워크’가 강상중, 박명림, 와다 하루키, 조엘 위트, 진징이, 정욱식 등 각국의 대표 인사 15명에게 동아시아 ‘공존의 길’을 물어보았다. 냉전과 평화 사이에서 요동치는 동아시아의 현재, 일본의 우경화 바람, 한반도 핵문제, 미-중 패권경쟁과 새로운 세계 질서, 남북관계 평화 모색의 전망에 대해 귀 기울여보자.

#1. 냉전과 평화 사이, 혼돈의 동아시아 : 박명림, 강상중에게 묻다

코리아의 분단은 서구 열강이었던 미-소 간 냉전 여명기의 산물이었으며,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 정전체제는 세계 냉전을 고착화시킨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제, “냉전은 끝났다”는 오리엔탈리즘에 코리아의 냉전은 갇혀버렸다! 코리아의 냉전 종식이 지체되는 사이에 중국의 부상, 일본의 우경화,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 등이 맞물리면서 동아시아의 신냉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니 멈춰버린 냉전의 현실을 정확하게 짚고 평화의 비전을 알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시계를 탈냉전으로 향하게 하는 것만큼이나 역사적이고도 운명적인 역할은 없을 것이다.

#1-1. “평화를 위해 전쟁 연구를 시작했다”는 연세대학교 박명림 교수는 ‘학문적 주권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낳을 정도로 한국전쟁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를 남긴, 전쟁과 평화 연구의 대가이다. 그는 “동아시아는 아직 냉전 중”이라고 일축하면서, 그 뿌리인 한국전쟁의 성격에 주목한다. 즉 한국전쟁은 일반적인 내전이 아니라 “내전화한 국제전쟁”이었기에 때문에, 지난 60년 동안 ‘국제적으로’ 한반도 분단의 공고화와 동북아 냉전의 안정화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전쟁을 계기로 전범국가로서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국제사회로 복귀한 일본은 자폐화?탈보편화의 경향이 고착화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영토 문제, 종군위안부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교과서 왜곡 문제 등 여러 가지 ‘전쟁범죄’ 문제들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중국 역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제사회의 발언권이 확대돼, 소련을 대신해 동아시아 문제의 가장 중요한 행위자로 등장하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과 같은 G2 구도의 단초가 되었다고 그는 지적한다.

#1-2. ‘재일 한국인 최초의 도쿄대 정교수’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강상중 교수(이 책 인터뷰 당시에는 도쿄대학에 재직 중이었으나, 최근 세이가쿠인대학으로 적을 옮겼다)는 “동아시아의 희망은 한국에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진보(리버럴) 혹은 대안 세력 없이 ‘국가 중심주의’로 흐르는 일본과 달리, 민주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역사를 지닌 한국에서는 시민의 정치 참여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 참여를 통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중-미, 북-미, 한-일, 중-일 간의 갈등을 공존의 길로 전환해 나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 일본의 우경화, 어디로 가고 있나 : 권혁태, 기미야 다다시, 마이클 그린에게 묻다

일본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한반도 침탈의 시발점이었던 독도를 계속 자신들의 영토라고 우기고,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수시로 부정하려 하고,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국들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 침체로 접어들면서 세계 2위의 자리를 중국에게 내준데다가 원자력 선진국이라는 자부심마저 후쿠시마 참사로 비참하게 무너져버린 일본. 그러나 일본 국민들의 잃어버린 자신감과 자부심을 건설적으로 다시 세워야 할 일본의 정치인들은 우경화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일본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2-1. 성공회대 권혁태 교수는, 일본의 우경화는 그 뿌리가 대단히 깊기 때문에 정권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1945년 전쟁을 끝내는 방식에 이미 지금의 상황이 깃들어 있었다는 것. 즉 미국에 의해 강요된 평화헌법의 제9조인 ‘평화주의’란 사실상 미군이라는 거대한 군사력이 지탱해준 온실 속에서 작동한 것이고, 일본은 그 속에서 평화, 민주주의, 경제 성장의 과실을 1980년대 말까지 누려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평화헌법은 일본의 ‘더 오른쪽으로’를 막아주는 마지막 보루이며, 한-일 관계 역시 반제국주의와 반전(反戰)이라는 우리의 역사적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2-2. 반면 일본 도쿄대학의 기미야 다다시 교수는 한국인의 불만과 걱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한국에서 일본 우경화 논의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충고한다. 평화헌법에 대해서도 현재의 동아시아 환경에서 얼마만큼 현실성을 가진 것인지 의문을 표하며, 최소한의 자위권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독도 문제와 종군위안부 문제에는 한국 정부도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며, 모든 외교적 문제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2-3.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교수(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국장)는 일본의 우경화, 특히 군사력 강화는 오히려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사실 우경화라기보다는 일본이 좀 더 정상적인, 좀 더 평범한 군대와 군사 정책을 가지는 것일 뿐이라는 것. 또한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에서 미국은 중립적이지만, 중국의 무력 도발은 용납할 수 없으리라고 덧붙인다.

#3. 핵과 평화 :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스콧 스나이더, 조엘 위트에게 묻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천재 과학자들이 신으로부터 ‘핵’이라는 신의 불을 훔쳤을 때, 그들은 이제 전쟁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또한 핵을 무기가 아닌 에너지로 사용하면 인류 사회는 ‘마르지 않는 샘’을 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도 강했다. 그러나 그러한 믿음은 이제 위기에 봉착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에 맞선 미국의 강력 대응, 국내에서도 거세어지는 핵 무장론….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밀집도가 높은 원전 보유국이고, 북한의 원전 가동도 초읽기에 들어가고 있다. 핵을 둘러싸고 동아시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지금, 도무지 핵 문제 해법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좋은 해법이 없어서라기보다 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3-1. 일본의 핵 전문가이자 대표적인 평화운동가인 우메바야시 히로미치 ‘피스데포’ 특별고문은, 일본의 ‘탈원전’을 미국이 가로막는 이유에 대해, 미국이 재추진하는 원전 정책의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한반도 핵 문제도 동북아 비핵지대라는 큰 틀에서 접근할 때 비로소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3+3안’을 주장한다. 즉 한국-북한-일본 3개국이 비핵지대를 형성하고, 주변 3개 핵 보유국인 미국-러시아-중국이 소극적 안전보장(핵무기 사용 및 위협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을 조약 형태로 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6자회담의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3-2. 중도 성향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6자회담은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라며, 북-미 대화와 함께 진행될 때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북한이 포위된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평화를 위한 조건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그리고 남북관계가 그런 이슈들을 다룰 수 있는 지점이고, 미국은 이를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3-3. 20여 년간 북핵 문제를 다뤄온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협상 대표단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조엘 위트(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가 북한의 핵 개발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6자회담은 ‘하나의’ 우산일 뿐 주된 협상 테이블이 아니며, 미국 행정부의 수많은 ‘말’은 단지 레토릭일 뿐 사실상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신경 쓸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새로운 미래는 한국에 달려 있다는 것. 특히 북한이 수십 개의 핵무기를 갖게 될 가까운 미래를 생각해보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질 것이라며, 한국이 평화협정을 비롯한 근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4. 떠오르는 패권, 새로운 질서 : 팡종잉, 진징이, 마이클 오핸런, 문흥호에게 묻다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까? 미국은 중국과 패권을 다툴까? G2 시대에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로 전락할까, 아니면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랑의 풀을 뜯어먹는 영리한 소가 될 수 있을까?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고, 미국은 북한의 최대 적대국이다. 이러한 4자 관계의 복잡미묘함을 풀 수 있는 한국의 외교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4-1. 외교관 출신인 중국인민대학의 팡종잉 교수는 미-중 관계를 이분법적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세계 질서의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임을 강조한다. 한국이 미-중 관계나 중-일 관계에서 딜레마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 한국의 미래를 밝게 할 기회도 있다는 것. 유럽의 작은 나라인 벨기에가 유럽 통합의 중심지가 되었듯이, 동북아의 중견국가인 한국도 동북아 다자협력체제의 허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4-2. 조선족 출신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인 진징이 베이징대학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의 ‘대결’을 추구하지 않으며 한국이 미-중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경학적 패러다임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또한 미-중 데탕트의 문을 연 당사자도, 소련과의 냉전을 종식시킨 당사자도 모두 미국의 보수 정권이었던 것처럼,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대북 정책을 펼친다면 새로운 역사를 열 수 있다고 말한다.

#4-3.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정책 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은, 미국이 군비 삭감 시대에 접어들고 있지만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유지할 여력은 아직 있다며, 미-중 관계에서 한국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또한 그는 한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 참여나 주한미군 주둔 여부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미군이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한국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4-4. 중국 전문가인 한양대 국제대학원장 문흥호 교수는, 미-중 관계는 ‘대립’과 ‘협력’의 이중구조를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 없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것이 아쉽다고 지적한다. 또한 남북관계 못지않게 굴곡이 심했던 중국-대만의 양안관계가 최근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철저한 정경 분리와 실용적 접근이 주효했다며, 양안관계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5. 두 개의 코리아, 평화의 길을 찾다 : 와다 하루키, 양문수, 정욱식에게 묻다

1945년 한반도가 분단되었을 때, 분단이 이토록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북한의 3대 세습 지도자가 된 김정은은 ‘핵의 위력’을 믿고 더욱 호전적인 언행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라는 무위(無爲)의 대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추상적이고도 모호한 대북 정책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5년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길 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어디에서 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5-1. 일본의 대표적인 양심적 지식인인 와다 하루키 도쿄대 교수는, 북한의 절대 통치의 시기는 끝났다고 주장하며 이제 ‘당 국가’ 체제로 돌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재래식 군사력 감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데, 북한이 핵 보유를 통해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하는 만큼, 군축을 해야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5-2. 북한 경제 전문가인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문수 교수는, 남북 경협과 한반도 경제 통합의 비전을 설명하면서도 그 이면의 제약 요인을 꼼꼼하게 분석한다. 또한 북한의 시장화 수준을 일정 부분 평가하면서도, 서구적 도식에 따라 그 정치사회적 영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남북한이 경제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국 경제의 재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5-3. 끝으로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뿐 아니라 북-미, 한-미 관계 모두가 선순환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한국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보수 정권이 마음만 먹으면 한반도 문제를 훨씬 잘 풀 수 있는 대내외적 환경을 갖고 있으며, NLL 문제도 보수 정부에서 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미래의 전망은 우울하지만 원래 평화는 조용히 오지 않는 것이라며, 소통과 참여, 연대와 같은 노력으로 떠들썩한 평화의 실천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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