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정치의 이해 (책소개) 359

아베 신조 회고록 (2024)

책소개 일본에서 작년 2월 8일 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은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수십 만 부가 팔렸다. 원래 이 책은 재작년 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소위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 때문에 출판이 연기되었다(아베 본인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해 7월 8일 아베 신조가 총에 맞아 사망한 후, 부인(아베 아키에)의 동의를 얻어 출판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의 기자들인 하시모토 고로와 오야마 히로시는 아베 신조가 총리직을 사임한 한달 후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횟수로는 총 18회, 기간은 약 1년, 인터뷰 시간은 36시간에 달했다. 『아베 신조 회고록』은 이 모든 인터뷰 내용을 수록했다. 아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겉보기에 호전적이지만 군사 행동에는 소극적인 태도였다고 폭로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

평화의 경제적 결과 (2016)

책 속으로 “약속을 존중하고 정의를 충족시키는 것이 파리평화회의의 임무였다. 그러나 삶을 재구축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했다. 이 임무는 승자의 아량이라는 원칙에 따라서도 필요했지만 유럽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프랑스가 현재의 투쟁에서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이번에는 영국과 미국의 도움을 받았다), 유럽의 내전은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행사 같은 것이라거나 아니면 적어도 미래에 다시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보거나, 과거 100년 동안 이어져온 강대국 간의 갈등은 당연히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의 눈으로 보면, 장래 프랑스의 위치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미래관에 따르면, 유럽 역사는 영원히 프로 권투 시합 같은 것이 될 것이며,..

자유주의 어느 사상의 일생 (2024)

책소개 종종 빛나면서 기만과 위선, 오만, 비극을 품은 자유주의 자유주의의 진화―궁지―전환! 한 사상의 생애사를 깊이 파내려간 지적 고고학 그 흉중에는 어떤 감정들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 책은 자유주의를 마치 인간의 일생처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나다. 이와 동시에 사상이 어떻게 현실 정치와 맞물려 진화와 전환을 반복하는지 밝혀낸다는 점에서도 뛰어나다. 저자는 1830년을 자유주의의 탄생 기점으로 잡아 2017년까지 200여 년의 연대기를 고찰한다. 즉 이 책은 고도로 복잡한 정치사상의 세계를 하나의 줄기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굉장한 통찰력과 지적 밀도를 지니고 있다. 자유주의의 변종이나 반대파, 혹은 그 주변에서 어른거리는 잡다한 그림자를 배제하지 않은 채, 그렇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의 주인공은 오로지 ..

보수주의 (2024) - 전통을 위한 싸움

책소개 보수주의의 친구와 적이 모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지칠 줄 모르고 내달리는 서사, 힘 있는 문장, 날카로운 통찰 보수주의에 관한 한 자유주의자의 우아한 종합 자유민주주의는 중병을 앓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생존이라도 하려면 우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강경우파의 부활은 불안을 안겨준다 좌파 자유주의자의 진단: 왜 보수가 힘을 얻는가 이 책은 좌파 자유주의자인 에드먼드 포셋이 “자유민주주의가 번창하는 것은 차치하고 생존이라도 하려면 우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한다. 우리는 우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옛 중도좌파 정당들은 급속히 지지를 잃고 있다. 역사적으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유럽 좌파의 약속은 반세기 전에 버려졌다. 『자유..

칸트의 정치철학 (2023)

책소개 이 책 『칸트의 정치철학』은 칸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여는 동시에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인 ‘정치 판단론’을 담은 책이다. 사실 ‘칸트의 정치철학’이라는 말은 엄밀히 따져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칸트는 살아생전 정치철학에 관한 저술을 남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칸트는 마지막 비판서 『판단력 비판』에서 미적 인간을 탐구한다. 개별자들 속의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의 인간은 앞선 두 비판서에서 다루었던 지성적·인지적·도덕적 존재가 아니다. 철저히 현실적인 조건 아래 사유하는 인간 존재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아렌트는 칸트의 정치철학을 발견해낸다. 정치 판단론이 아렌트 사상의 최종 정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최초의 주저인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보인 정치에 대한 문제의..

과거와 미래 사이 (2023) -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연습

책소개 한나 아렌트가 쓴 정치사상에 관한 여덟 편의 철학 에세이 모음집이다. ‘아렌트 개념어 사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아렌트 사상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자 그의 사상의 발전을 예견하는 중요한 문헌이다. 나아가 서구철학의 이분법에 대한 아렌트의 해체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저작이기도 하다. 왜 책 제목이 ‘과거와 미래 사이’인가. 인간은 자신을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 틈입시키면서 자신의 현재를 창조하고 확장해간다. 이 과정이 사유이며, 인간실존의 조건이다. 이러한 인간의 틈입으로 현재가 시작되는 순간, 즉 탄생(태어남)의 순간은 곧 한 인간실존의 시작이기도 하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이 새로운 시작(선택)의 능력, 즉 행위 능력 또한 바로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의 조건’..

공정이란 무엇인가 (2023) - 우리 시대 공정성에 대한 모든 궁극적 질문의 해답

책소개 때론 ‘정의’라는 이름으로 때론 ‘평등’이라는 의미로, 그리고 ‘공정’이라는 말보다는 ‘불공정’이라는 용어로 더 많이 쓰이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공정함’의 진정한 의미! 오늘날 왜 우리는 불공정을 그토록 강하게 느끼는가? 현대인의 삶에서 경쟁과 분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싸움이 잦은 시대, 그만큼 협동과 협의와 멀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를 하거나 맞춰 가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본인의 이익, 혹은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만 큰소리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과연 그러한 행동이 올바른 행동인가? 어쩌면 현대인들은 위험할 정도로 ‘경쟁과 협력의 균형’에서 벗어난 게 아닐까? 사실 공정성은 타고나는 것이다. 불공정한 대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과 태도는 후천적..

박정희, 한국의 탄생 (2009)

책소개 과연 박정희 시대는 민주주의 암흑의 시대인가, 기념해야 할 경제성장의 시대인가? 한강의 기적을 이끌며 한국 산업화를 진두지휘한 박정희 대통령.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그이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찬양과 외면의 양극단으로 갈린다. 그는 한국 경제발전을 추진한 리더이면서도 장기 집권의 독재자로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지연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이러한 양극단의 평가 속에서 박정희라는 인물을 있는 그대로 평가해보려고 시도한다. 저자는 박정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6070시대의 역사도 잃고 이 시대에 대한 자부심도 잃어버리고 말았다고 말한다. 친일파, 독재자, 지역차별의 원조, 공작정치에 능했던 정치꾼, 전사회의 군사문화화를 통해 개인의 ..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 (2024) - 분열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 제기

책소개 2024 슈퍼 선거의 해, 정치는 나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더 나은 정치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옥스퍼드대 교수의 정치학 수업 BBC 리스 강의 강연자의 현실 정치 안내서 『권력과 진보』 대런 아세모글루 추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대니얼 지블랫 추천 2024년에는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세계 인구의 25퍼센트가 선거에 참여한다. ‘슈퍼 정치의 해’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나뉘는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지, 마이크의 볼륨은 더욱 커졌고 시계는 빨라졌다. 정치적 메시지가 쏟아지고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며 이슈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타협과 균형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는 왜 실패하는가』..

사이보그가 되다 (2021)

소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오늘날 ‘미래’라는 말을 채우고 있는 내용을 보면, 마치 그 미래는 인간의 몸과는 무관하게 전개될 것만 같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채로 움직이는 세상, 첨단 기술을 동원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체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는 고통도 갈등도 불가능도 없는 편리하고 매끄러운 곳일까? 열다섯 살 전후로 신체의 손상을 보완하는 기계들(보청기와 휠체어)과 만나 ‘사이보그’로 살아온 김초엽과 김원영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현장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오늘의 과학과 기술이 다양한 신체와 감각을 지닌 개인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각기 청각장애(김초엽)와 지체장애(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