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인간과 건강 (책소개)/2.백세시대

지속가능한 나이듦

동방박사님 2022. 4. 2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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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화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노년내과 의사가 들려주는 노화와 노쇠에 관한 모든 것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사회가 알아야 할 노화와 노쇠, 그리고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다. 노화와 노쇠의 정의부터, 노화가 일어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 그리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노화를 늦추는 방법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년내과 의사이면서 동시에 생물학을 공부한 이학박사인 지은이가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노년기 질병의 특성과 치료 방법,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노인의학적 문제들, 그리고 공동체로서의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노인 문제들까지 짚어보며, ‘나이듦’이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제언들을 살펴본다.

 

목차

프롤로그 노인,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1부 시간: 노년을 맞이한다는 것

01 노화란 무엇인가
02 노후 준비는 미래를 위한 장기투자
03 달콤한 것이 이로울 가능성은 적다
04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날까?
05 노화를 지연하는 메커니즘
06 지속가능한 3차원 절식
07 변동성,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08 채울 것과 비울 것
09 인생의 포트폴리오

2부 질병: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01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까?
02 만성질환은 대개 노화 축적의 결과다
03 노년기 다약제 사용의 문제
04 오컴의 면도날과 히캄의 격언
05 질병만 보아서는 안 되는 노년의 입원
06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07 노쇠를 되돌릴 수 있을까?
08 신체적 노쇠를 방어하는 다섯 가지 요소
09 노쇠의 끝과 연명 의료

3부 사회: 초고령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

01 누가 노인일까?
02 스냅샷의 오류
03 중위 연령과 N포세대
04 인구가 줄면 집이 남을까?
05 고령화 사회와 육류의 미래
06 돌봄이 필요해지는 노년
07 노년 의료 서비스 체계에 명확한 선을 그을 순 없다
08 노인과 연령주의

에필로그 지속가능한 나이듦에 대하여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정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를 취득했다.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의과대학 시절, 호른을 연습하던 중 근육 유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근감소증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이후 내과 실습을 돌며 노인의학에 완전히 매료되었으며, 내과 전공의 시절 노쇠에 대해 연구하다가 공부에 대한 갈증이 생겨 의과학대학원에 들어가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세상에는 한두...
 

책 속으로

한편으로는 노화를 질병, 치료 대상으로 간주하고 암이나 감염병처럼 치료 방법을 개발하려고 한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노력한 지 2,000년이 넘게 흐른 지금까지 아무도 성공한 사례가 없지만, 그런 방법이 개발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주도적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일부 암과는 달리, 사람의 노화는 여러 장기와 조직의 구조, 기능 이상이 오랜 시간 동안 섞이고 상호작용한 최종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생물학적 경로에 개입하는 한 가지 약물이 ‘이미 노화의 결과물인 노쇠가 나타난 사람’에게서 눈부신 효과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수십 년간 동물과 사람을 통해 연구된 결과들이 이를 증명한다. 오히려 많은 연구들을 종합하면 노화의 속도는 개인이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그다지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또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말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의과대학에서는 질병을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그 질병의 증상이나 징후, 검사 패턴이 어떤지를 주로 배운다. 반면에 환자는 불편함을 가지고 병원에 온다. 거꾸로다. 실제 진료에서 환자의 불편함에서 시작해 문제를 푸는 과정은 주로 전공의를 하면서 학습하게 된다. 전공의 수련 과정은 이상적으로는 아기들이 손을 이리저리 뻗어보면서 세상을 배우는 과정인 팅커링tinkering과 비슷하다. 지도전문의가 책임을 지고 안전망을 유지해주면서, 전공의는 여러 가이드라인이나 교과서에 근거해서 어느 정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시도한다. 전공의는 스스로 내린 다양한 의사결정에 대해 지도전문의와의 회진을 통해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피드백을 받거나 또는 조금 더 공부해야 할 학습 목표를 제공받게 된다.

윌리엄 오슬러 같은 19세기의 대가들이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을 시작으로 이런 도제식 교육 방법을 확립했고, 지금은 전 세계의 전공의들이 비슷한 방법으로 수련하고 있다. 이런 수련 끝에 의사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사고 과정의 컴퓨터 회로가 형성되는데, 환자가 가지고 온 문제를 풀어나가는 이런 생각의 과정을 행동경제학적 방법을 차용해 재미있게 기술한 책이 제롬 그루프먼Jerome Groopman의 『닥터스 씽킹』이다. 요약하자면 의사들은 불확실성 속에 경험에 기반한 휴리스틱heuristics이라고 하는 여러 가지 직관적 어림짐작과 베이지안Bayesian이라고 하는 이성적이고 수치화된 확률 계산을 이용해서 잠정 진단을 수정해나간다.
---「오컴의 면도날과 히캄의 격언」중에서

40세 남자인 C는 별다른 지병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살아오다가, 건강검진에서 담낭(쓸개)에 용종이 발견되었다. 담낭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고, 종합병원에 입원해 첫째 날 간단한 검사를 받고, 둘째 날 수술을 하고, 셋째 날 통증은 아직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퇴원을 할 수 있었다. …… 그러나 C 씨와 동일한 담낭 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그 결과는 전혀 다른 D 할머니의 사례를 보자.

C 씨와 D 할머니는 모두 내가 경험한 실제 환자다. 84세 여성인 D 할머니는 집에서 실내 일상생활은 독립적으로 할 수 있었고, 무리하지 않게 집 앞 산책 정도는 해오고 있었다. 그동안 당뇨, 고혈압과 무릎 관절염, 척추관 협착증으로 여러 병원들을 다니고 있었다. 2년에 걸쳐서 담낭염과 담도염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았는데 이번에 담낭을 절제하기로 했다.

수술은 잘 됐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할머니는 계속 자려고 하고 먹지 않았다. 앞 장에서 보았던 섬망이 생긴 것이다. 누워서 자기만 하는 할머니 몸에 들어가는 것은 수액과 항생제뿐이었다. 얼마 후 가래도 늘고 열이 나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산소 수치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폐 사진을 찍어보니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 공간에는 물도 찼고, 폐렴도 생겨 있었다. 광범위 항생제가 처방되었고, 할머니는 계속 자기만 했다. 가만히 누워 있다 보니, 엉덩이에는 욕창이 생겼다. 며칠이 지나면서 다행히도 열이 떨어지고, 할머니는 눈을 떠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침대에서 일어날 힘이 없었다. 죽을 떠먹여드려도 잘 넘기지를 못했다.
---「질병만 보아서는 안 되는 노년의 입원」중에서

사람이 기계가 아니고 생명체라는 점을 놓치면, 간혹 현상을 잘못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 연구 보고서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서비스가 분절되고 중복된 상태에서 제대로 서비스가 연계되지 못한 채 운영되다 보니 요양이 필요한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노인이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은 아픈 정도가 그때그때 변하는데, 예를 들어 오늘은 51만큼 아프니 요양병원으로 가고, 내일은 49만큼 아프니 요양원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하나의 스펙트럼 선상에 놓고, 회색 영역에 있는 미충족 수요를 어떻게 실제 환자한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채워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선을 긋고 그 선을 넘으면 나쁜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가 크면 잘라서 죽이고, 키가 작으면 늘여서 죽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어느 정도 역할을 정립하는 가이던스를 만들 수는 있으나, 생명체는 객관식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큰 틀 안에서 유연한 치료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이다.
---「노년 의료 서비스 체계에 명확한 선을 그을 순 없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모두가 외면해온 고령화 시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다”

의학의 발달과 사회적 자원의 증가로 인해 노년 인구가 급격하게 늘면서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퍼센트 이상인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고령 인구의 증가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라지만 초고령 사회 진입 속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특히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고령 인구의 증가는 미래 세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회에서 ‘노화’, ‘노쇠’, ‘나이듦’이라는 주제는 누구도 들추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반드시 공론화되어야 할 주제다. 노년내과 의사인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서 ‘나이듦’에 대한 통시적이며 광범위한 접근을 시도해 우리가 개인적·사회적으로 노인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1부 「시간: 노년을 맞이한다는 것」에서는 생물학적 노화가 어떻게 노년의 모습을 만드는지, 그리고 과학이 알려준 노화에 대한 지식을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노화의 정의나 노쇠의 메커니즘을 다루는 것뿐 아니라 왜 노화가 발생하며 어떻게 하면 노화를 늦출 수 있을지에 대한 실용적인 팁도 제공한다. 또한 TV나 언론에서 광고하는 항노화 건강식품들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필요하고 좋지 않은 것들을 덜어내는 과정임을 알려준다.

2부 「질병: 노년의 질병,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서는 노화의 결과이기도 한 노년기 질병이 가지는 특징들과 우리나라에서 특히 간과되고 있는 여러 노인의학적 문제들에 대해 짚어본다. 특히 노년내과 의사로서 직접 진료하고 경험한 노인병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주치의 제도가 정착되지 못해 다수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노인들이 각각 다른 병원에서 다른 담당의를 만나야 하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데서 오는 노년기 다약제 사용 문제나 노인의 경우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일괄적인 처방이 불가능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3부 「사회: 초고령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에서는 범위를 좀 더 넓혀 노화와 고령화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노인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노인 복지 시스템에는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 사회적 이슈와 해결 방안을 살펴본다.

“나이듦의 문제, 외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지은이는 서울아산병원의 노년내과 의사다. 일반외과, 응급의학과, 소화기내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 수많은 과가 있지만 노년내과는 왠지 익숙하지 않다. 그만큼 노인의학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생소한 분야에 속하며, 노년내과를 갖추고 있는 병원도 드물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7년에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했고,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이르게 되며, 2030년대가 되면 전 세계에서 가장 기대수명이 긴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의학은 점차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고령화를 앞서갔던 나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노인의학을 육성해왔음에도 우리나라는 노인의학에 대한 교육이 산발적일 뿐 아니라 교육의 양과 질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러다 보니 노인의 특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건강하고 젊은 사람에 준하는 처방을 하기 일쑤다. 이러한 처방은 드물지 않게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노화가 진행된 노인에게 부작용이 생기는 약을 처방해, 건강하던 노인이 순식간에 미음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젊은이들은 사나흘이면 퇴원할 수 있는 담낭 절제 수술을 한 할머니가 기존 체력과 근력 부족 때문에 수술 이후 몇 주가 되도록 퇴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노쇠, 인지기능 저하, 다중이환, 근감소증 등 노년기 주로 나타나는 질병과 문제들에 대해 관심이 부족하다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로 인해 큰 고통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지은이는 어르신들뿐 아니라 젊은이들도 노인성 질병과 사회적 노인 문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좀 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추천평

죽음보다 무서운 늙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은 의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젊고 건강하고 아름답지 않은 모든 것은 버려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 한국 사회에서,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는 모두가 애써 외면하는 어두운 미래의 모습이자 인구 소멸의 지름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려 깊은 노년내과 의사인 지은이는 그의 풍부한 생의학적·인문사회적 지식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의 노년을 감당할 수 있는, 어쩌면 손꼽아 기다릴 수도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로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의 분절된 정책과 의료와 인간에 대한 생각들을 통합해서 노화라는 ‘코끼리’를 다룰 수 있게 된다면 말이다.
- 김선영(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이 책은 노화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과학 저술서가 아니다. 지은이의 임상적 경험과 과학적 성찰, 그리고 사회적 고민을 엮어 나이듦을 맞이하는 개인과 사회의 편향된 인식을 날카롭게 지목한다. 그리고 문제의 근본을 찾아 담담하게 생각과 정책의 변화를 주문한다. 그래서 이 책은 건강에 관심 있는 일반인, 노화에 입문하는 의사와 과학자, 그리고 정책을 기획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모두에게 한정된 시간, 이 책으로 개인과 사회가 더 이상의 시행착오가 없길 바란다.
- 장일영(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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