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회학 연구 (책소개)/5.노동문제

노동자 연대

동방박사님 2022. 8. 2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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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하는 사람 모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동자 연대에서 희망을 찾다


한국 사회에 있었던 노동자 연대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더욱 견고한 노동자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모색하는 책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삶은 갈수록 불안정해져 간다. 노동시장의 변화와 고용구조의 재편을 거치며 비정규직, 해고자 등 새로운 노동약자들이 양산되는 현실에서, 노동약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전통적인 노조 활동마저 전반적으로 무기력해지는 실정이다. 이 책은 위기의 돌파구를 새로운 노동자 연대의 구축에서 찾는다. 책에서는 노동자 연대에 관한 이론적·역사적 논의를 바탕으로 현대차 노조운동, 희망버스운동,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등 노동운동 진영 안팎에서 이루어진 노동자 연대의 실전 경험을 폭넓게 분석한다. 이 책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처한 노동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 연대의 새로운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프롤로그 왜 노동자 연대인가
1장 노동자 연대의 이론적 검토
2장 노동조합운동의 연대성 위기
3장 노동·시민사회 연대운동의 역사적 고찰: 노동과 시민사회의 저항적 연대
4장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승리 요건, 정규직과 시민사회와의 연대
5장 비정규직 조직화와 도덕적 연대: 대학 청소노동자 사례
6장 노동·시민사회의 연대운동 네트워킹: 희망버스 사례
7장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실패한 연대정치: 완성차 공장의 사내하청 투쟁 사례
에필로그 노동자 연대의 희망 찾기

저자 소개

저 : 이병훈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및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간 서울시 근로자권익보호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위원장,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및 책임전문위원, 아울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노동자 연대_불안정고용 시대 노동약자들의 승리 전략』, 공...
 

책 속으로

노동자 연대성의 위기는 노동시장의 분절구조가 날로 확대되고 있는, 이른바 노동 양극화 추세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기업 정규직 남성으로 구성되는 1차 노동시장의 노동자집단과, 비정규직·중소기업 노동자와 여성 등으로 구성되는 2차 노동시장의 노동자집단 사이에 노동조건과 기회구조의 격차가 확대되며 노동자 연대의 물질적 토대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 p.8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자들은 단체교섭과 집단행동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상호부조와 친밀성의 연대공동체를 형성·유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노동조합은 통상 사업장이나 직종, 고용지위 등에서 동질적인 조건을 갖는 노동자들이 가입해 활동하는 결사체이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다른 지위의 노동자들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노동자 연대를 구현하는 대중적인 조직인 노동조합은 본질적으로 배제와 차별이라는 원리를 동반하는 것이다.
--- p.43~44

다양하게 제기되는 위기론들을 종합해보면, 현재 우리 노동조합운동이 노동자계급의 고용지위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질서로의 전환 국면에서 국민 다수를 구성하는 전체 노동자의 권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않고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기득권 지키기’ 운동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 p.55

지난 20여 년 동안 정부는 민주화 이후 재벌대기업 중심의 독식(獨食)경제체제를 제어할 만한 통제 능력과 정책 수단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개발연대와 마찬가지 기업들의 경쟁력과 투자 여건을 우선시하는 정책 담론에 사로잡혀 성장·분배 또는 경제효율·사회형평의 선순환을 구현하는 사회민주개혁모델을 도외시함으로써 결국 노동 양극화의 확대 재생산에 크게 기여했던 것이다.
--- p.71~72

1997년 이후의 정치·경제체제하에서 노조운동이 약화되고 보수단체와 사이버시민활동을 포함해 시민사회운동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노조와 시민운동단체의 연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내실이 부실해졌다. 노동·시민사회 연대운동의 형해화 경향은 지난 20년 동안 그 연대활동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연대 강도의 약화와 사회적 영향력의 위축, 노조와 시민운동단체 간의 균열과 갈등 등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다.
--- p.99

이번 분석에서는 비정규직 투쟁에서 적은 수의 투쟁 레퍼토리를 동원했을 때 교섭과 조직에 있어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다시 말해, 동원된 투쟁 레퍼토리의 수는 내·외부 연대의 강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 투쟁의 성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예상 밖의 분석 결과로 확인되는 것이다.
--- p.122

학생모임과 사회단체, 일반 대학생·시민들의 연대활동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서울 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건설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준 버팀대 역할을 해주었을 뿐 아니라 막강한 지지의 압력으로 큰 도움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 p.150

희망버스의 사례는 지난 20년 동안 급격히 쇠락해온 노동운동의 침체 상황에서 노동과 시민사회의 연대네트워킹이 위력적으로 작동하여 재벌대기업인 한진중공업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저항하던 고립된 노동자 투쟁에 값진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노동 위기를 타개하고 극복하기 위한 사회운동 차원의 활로를 찾는 데 유의미한 시사점을 안겨준다.
--- p.165

노조운동의 조직적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지는 상황을 맞이하여 노동자 연대의 실패와 좌절은 이 같은 외재적인 환경 여건에 의해 초래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위협적인 외부 조건들에 대해 이질적인 노동자집단의 운동 주체들이 상이한 주관적 인식·판단·실천전략을 고집해 탈연대적 관계를 확대 생산함으로써 귀결된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p.233

연대의 정의에 대해 사전을 뒤져보면 “한 덩어리로 서로 굳게 뭉침”이라는 뜻풀이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역사를 통해 드러나듯 노동시장의 약자들이 권력자의 횡포와 ‘갑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함께, 그리고 우호적인 집단과 굳건히 뭉치는 노동자 연대가 현재와 미래의 노동자 삶을 좀 더 개선하려는 사회진보운동에서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전략적 지향이자 승리 조건이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p.238
 

출판사 리뷰

다양한 이론과 투쟁 사례에서 밝혀낸
노동약자에 의한, 노동약자를 위한, 승리하는 노동자 연대

‘노동자들은 왜 부당한 현실에도 함께 뭉치지 못할까?’
노동 양극화를 극복할 ‘연대’라는 돌파구


2018년, 대한민국 노동자 세 명 중 한 명은 비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다. 고용형태뿐만 아니라 성별, 기업규모별로 나누어보아도 임금, 복지, 법적·조직적 보호 등 노동조건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노동자들이 뭉쳐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게 요청되는 현실이지만, 각종 사안에 대해 노동자집단별로 느끼는 온도 차는 연대의 토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노동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개선해갈 수 있을까?
1980년대 중반, 사회를 변혁하겠다는 의지로 야심차게 노동야학과 노조활동에 나섰던 저자는 위기에 처한 노동 현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노조운동에 실망하여 노동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 안팎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노동자 연대의 승리를 이끌 방안을 모색하며 15년 넘게 연구해온 기록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각 노동운동을 이끈 활동 주체들을 인터뷰하며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희망버스운동,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운동 등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연대운동의 사례들을 생생하게 분석한다.

이론적·역사적 분석을 망라한 연대운동의 든든한 지침서

이 책의 전반부는 노동자 연대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역사적 고찰을 담고 있다. 먼저 국내외 연구문헌을 두루 검토해 노동자 연대를 둘러싼 다채로운 이론적 논의를 전반적으로 제시하며 뒤에서 다룰 구체적인 주제들의 논점을 짚어본다(1장). 이어서 한국의 노동운동이 직면한 연대성 위기의 실체를 밝히는데, 특히 노동시장 양극화의 추이와 현황을 살펴보며 연대성 위기를 초래하는 노조운동 안팎의 원인을 진단한다(2장). 다음으로는 지난 50여 년간 한국에서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역사적 검토를 진행한다. 개발연대(1970~1987년), 민주화 시대(1987~1997년), 신자유주의 구조개혁 시대(1997년 이후)로 구분해 노동과 시민사회의 상호관계를 국면별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본다(3장). 이러한 이론적·역사적 고찰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노동약자인 비정규직의 투쟁에 주목하여 논의를 전개한다. 1998~2012년에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주요 투쟁 사례들을 비교·분석하여 불안정 노동자들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사업장 안의 정규직 노조와 노동운동 바깥의 시민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연대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4장).

면밀한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투쟁 현장 속으로

이 책의 후반부는 주요 사례들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에서 일어난 노동자 연대의 진화 과정을 밝힌다.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 희망버스운동,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 등 각각의 활동이 성공하거나 실패한 요인을 분석하여 노동자 연대의 앞날에 시사점을 도출한다. 풍부한 문헌 조사와 더불어 각 활동에 참여한 주체들을 심층적으로 인터뷰하여 투쟁의 이면에서 진행된 생생한 이야기들도 담았다. 먼저 2000년대 중반 이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의 주도하에 서울 지역의 대학들에서 전개된 청소노동자들의 성공적인 노조 조직화 사례를 검토한다. 저자는 그 성공 요인으로 학생·지역사회단체와 도덕적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공공드라마(public drama)를 연출해낸 노조 활동가들의 전략적 실천 역량에 주목한다(5장). 이어서 2011년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희망버스 사례를 다룬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사업장 밖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유기적인 연대네트워킹을 가동한 과정을 추적하고, 회사의 정리해고자 재고용과 생계 지원 확약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루어낸 동력을 밝혔다(6장). 다음으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10여 년에 걸쳐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 간의 연대정치가 진행되어온 과정을 살펴보고, 비정규직·정규직 간의 연대활동이 실패한 원인을 진단한다(7장). 마지막으로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노동자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하여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