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상록수 (심훈 장편소설)

동방박사님 2022. 2.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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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간 출간된 한국 문학 관련 기획물이나 전집들 중에는 자료의 성실한 집성으로 후대의 연구에 기반을 제공한 경우도 있었지만, 몇몇 주요 작가에만 지나치게 치중된 나머지, 알려지지 않은 작가, 작품의 발굴 및 소개와고른 평가에 게을렀다. 서구에서는 몇 백년전의 고전이라 하더라도 동시대의 살아 있는 언어로 꾸준히 새롭게 편집 출간됨으로서, 참신한 대중 문학 전집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이유로 문학과 지성사에서 변화된 상황과 가치를 반영하여 시대를 넘고 세대를 넘어 그 이름가 위상에 값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국문학전집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문학 전집 18번째 책이다.

이 책은 흔히 이광수의 장편『흙』과 더불어 한국 농촌계몽소설의 쌍벽을 이루며, 심훈의 작가로서의 문명(文名)을 크게 떨치게 한 대표작이다. 1930년대 당시 지식인의 관념적 농촌운동과 일제의 경제 침탈사를 고발하고 비판함으로써, 문학이 취할 수 있는 현실 정세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 그리고 극복의 상상력이란 두 가지 요소를 나름의 한계 속에서 실천해냈고, 대중적으로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목차

일러두기

쌍두취행진곡
일적천금
기상나팔
가슴속의 비밀
해당화 필 때
제삼의 고향
불개미와 같이
그리운 명절
반가운 손님
새로운 출발
이별
이역의 하늘
천사의 임종
최후의 일인


작품 해설: '늘 푸르름'을 기리기 위한 몇 가지 성찰

작가 연보
작품 목록
참고 문헌
기획의 말

저자 소개 

저 : 심훈 (본명 : 심대섭(沈大燮), 호 : 海風)
 
1901년 9월 12일, 노량진 현 수도국 자리에서 조상 숭배 관념이 철저한 아버지 심상정과 어머니 파평 윤씨 사이에서 3남 1년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조선조 말 중류 가정 출신으로 온후한 성품과 뛰어난 재질을 지닌 여인이었다고 전해진다. 심훈의 본명은 대섭이고 소년 시절에는 금강생, 중국 유학 때는 백랑, 1920년 이후에는 훈이라고 썼다. 1915년 심훈은 경성 제일고보에 입학하였으며, 1...

책 속으로

장로는 서양 사람의 서투른 조선말을 그나마 어색하게 입내 내는 듯한 예수교식의 독특한 어조로 개회사를 하고, 일부러 떨리는 목소리로 기도를 인도한다. 겉장이 떨어진 성경책을 들고 예배나 보듯이 성경까지 읽는다. 그동안 동혁은 끔벅끔벅하며 교단 맞은편 벽에 붉은 잉크로 영신이가 써 붙인 몇 조각의 슬로건을 쳐다보고 있었다.
'갱생의 광명은 농촌으로부터'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은 무지다'
'일하기 싫은 사람은 먹지도 말라'
'우리를 살릴 사람을 결국 우리뿐이다'
이러한 강령 비슷한 것이 조금도 신기한 것은 아니건만 그 장로와 비교해 볼 때, 동혁은 '이것도 조선의 현실을 그려놓은 그림의 한 폭인가'하고 속으로 쓸쓸히 웃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임에 양복쟁이들이 와서, 앞줄에 가 버티고 쭉 늘어앉지 않은 것만은 유쾌하다면 유쾌하였다.
--- pp.262~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