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문학의 이해 (책소개)/3.한국문학

흐르는 북 (최일남)

동방박사님 2022. 2. 1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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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86년도 한국 소설문학의 큰 흐름과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 작품을 포함한 5편의 우수작상이 지닌 각기 다양한 작품세계가 이 한 권 속에 펼쳐져 있다. 1986년도 제10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최일남 씨의 소설 <흐르는 북>이 선정되었다.
<흐르는 북>은 현대사회 속에서 상처받은 윤리가 비명을 울리는 정감의 기록이다. 담담한 묘사 가운데 인간으로서의 다소곳한 희구와 동경이 슬픈 빛깔로써 부각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일체의 모순을 문학화하는 데 힘쓴 이상의 문학정신과 통하는 것이라 보고 제10회 이상문학상으로 최일남의 <흐르는 북>을 선정한다.

대상 수상작
최일남 <흐르는 북>

우수상 수상작
이동하 <잠든 도시와 산하山河>
임철우 <볼록거울>
양귀자 <원미동 시인>
윤정모 <누에는 왜 고치를 떠나지 않는가>
백도기 <책상과 돼지>

저자 소개

저 : 최일남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활동해온 대한민국 대표적인 원로 언론인이자 소설가다. 1932년 전북 전주시 다가동에서 출생했다. 전주사범학교를 거쳐 1952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1953년 [문예]에 「쑥 이야기」, 1956년 [현대문학]에 「파양」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그 후 [현대문학]에 「진달래」(1957)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지만,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다. 특히 [경향신문]에 입사한 ...

저 : 박완서 (朴婉緖)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

저 : 양귀자 (梁貴子)
 
1955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고 원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에 『다시 시작하는 아침』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장한 후, 창작집 『귀머거리새』와 『원미동 사람들』을 출간, “단편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1990년대 들어서 양귀자는 장편소설에 주력했다. 한때 출판계에 퍼져있던 ‘양귀자 3년 주기설’이 말해주듯 『희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
책 속으로
「그래서? 할아버지가 나름대로의 예술을 완성했니?」

아버지의 입가에 냉소가 머물렀다.

「그건 인식하기 나름입니다. 다만 할아버지에게서 북을 뺏는 건 할아버지의 한(恨)을 배가시키고, 생의 마지막 의지를 짓밟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만은 갖고 있읍니다.」

방안의 민노인이 천천히 응접실로 나온 건 그때였다. 자기 때문에 성규가 궁지에 몰려 있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였는데, 아들은 집안의 분란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았든지, 민노인 쪽엔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채 성규에게만 소리를 꽥 질렀다.

「건방 그만 떨고 어서 가서 잠이나 자. 다시 그런 짓을 했다간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아.」

제 방으로 돌아가던 성규는 민노인과 눈이 마주치자 재빠른 웃음을 보냈다. 음모꾼끼리의 신호 같았다.
--- p.35
「그래서? 할아버지가 나름대로의 예술을 완성했니?」

아버지의 입가에 냉소가 머물렀다.

「그건 인식하기 나름입니다. 다만 할아버지에게서 북을 뺏는 건 할아버지의 한(恨)을 배가시키고, 생의 마지막 의지를 짓밟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만은 갖고 있읍니다.」

방안의 민노인이 천천히 응접실로 나온 건 그때였다. 자기 때문에 성규가 궁지에 몰려 있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였는데, 아들은 집안의 분란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았든지, 민노인 쪽엔 시선을 돌리지도 않은 채 성규에게만 소리를 꽥 질렀다.

「건방 그만 떨고 어서 가서 잠이나 자. 다시 그런 짓을 했다간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아.」

제 방으로 돌아가던 성규는 민노인과 눈이 마주치자 재빠른 웃음을 보냈다. 음모꾼끼리의 신호 같았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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