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파행적인 자본주의화가 불러들인 폐해 2014년 현재는 청류(淸流)라고 할 수 있는가 1930년대, 자본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식민지 조선의 부조리한 현실을 하류에 이르면서 흐려지는 금강에 비유한 명작, 채만식의 장편소설 『탁류』가 문학과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 마흔두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작품은 군산의 한 미두장에서 돈을 잘못 놀린 ‘정주사’가 자식뻘 되는 젊은이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미두는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쌀 선물거래다. 미두처럼 초고도로 복잡하게 파생된 자본증식 시스템은 끊임없이 유입되는데 그 앞에서 ‘정주사’와 같은 일반인은 구조적 모순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돈을 향한 마음만 자꾸 앞세우다가 주머니를 몽땅 털리고 만다. 채만식은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파탄으로 내몰고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