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통일 초기에 행해진 동독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청산은 주로 제도적·인적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동독이 자랑하던 문화 인프라는 전면적으로 해체되었고, 동독의 문화엘리트들은 통일독일의 ‘문화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통일 초기의 이러한 청산 분위기는 대략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동독인들이 새로운 자의식에 눈을 뜨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동독 고유의 것’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확산되면서 동독 고유의 ‘부분문화’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동독문화는 서독문화의 변화를 견인하면서 통일독일의 문화장 전체를 변화시켰다. 동독문화가 통일독일 문화장의 ‘아방가르드’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동독문화는 ‘인프라 청산-부분문화 형성-아방가르드로의 부상’이라는 세 단계의 변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