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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토니 모리슨 문학의 최고 걸작!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살아 있는 미국문학의 대모, 토니 모리슨의 대표작 『빌러비드』가 새로운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87년 출간 당시 퓰리처상, 미국도서상, 로버트 F. 케네디 상 등 미국소설에 주어지는 거의 모든 명예를 얻은 『빌러비드』는 21세기에 들어서며 20세기 미국문학의 정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뉴욕 타임스〉에서 작가, 비평가, 편집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에 선정되었고, 2008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조사한 ‘하버드대 학생이 가장 많이 구입한 책’에서는 2위에 꼽혔다(1위는 『1984』).
미국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흑인문제를 노예제에서부터 현대의 인종차별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룬 토니 모리슨은 『빌러비드』에서는 특히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추었다. 노예라는 운명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딸을 죽인 흑인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흑인들의 참혹한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편, 박탈당한 모성애를 되찾은 도망노예의 과격하고 뒤틀린 사랑과 그로 인한 자기 파괴를 이야기한다.
새로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는 『빌러비드』에는 토니 모리슨이 2004년에 쓴 작가의 말을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토니 모리슨 문학의 최고 걸작!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살아 있는 미국문학의 대모, 토니 모리슨의 대표작 『빌러비드』가 새로운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87년 출간 당시 퓰리처상, 미국도서상, 로버트 F. 케네디 상 등 미국소설에 주어지는 거의 모든 명예를 얻은 『빌러비드』는 21세기에 들어서며 20세기 미국문학의 정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뉴욕 타임스〉에서 작가, 비평가, 편집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에 선정되었고, 2008년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조사한 ‘하버드대 학생이 가장 많이 구입한 책’에서는 2위에 꼽혔다(1위는 『1984』).
미국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흑인문제를 노예제에서부터 현대의 인종차별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룬 토니 모리슨은 『빌러비드』에서는 특히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추었다. 노예라는 운명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딸을 죽인 흑인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흑인들의 참혹한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편, 박탈당한 모성애를 되찾은 도망노예의 과격하고 뒤틀린 사랑과 그로 인한 자기 파괴를 이야기한다.
새로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는 『빌러비드』에는 토니 모리슨이 2004년에 쓴 작가의 말을 수록하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 소개
책 속으로
그녀는 삶을 정화하라든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이 땅의 축복받은 존재라든가, 세상을 물려받을 온유한 존재라든가, 영광을 누릴 순결한 존재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은 오직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은총뿐이라고 말했다. 은총을 볼 수 없다면, 누릴 수도 없다고. (149쪽)
다른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그들은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화냥년을 죽였다. 그들을 계속 살아가게 했으니까.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또다른 시간의 일격이 마침내 이것을 끝낼 거라고 믿게 했으니까. 그년의 숨통이 끊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들은 안전해질 것이다. 성공을 거둔 죄수들─삶을 병신으로 만들고 사지를 절단하고 심지어 땅에 묻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낸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거시기를 간질이는 그년의 품에 빠져 앞날을 기대하며 걱정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하는 다른 죄수들을 계속 주시했다. (184쪽)
“난 아주 크고 깊고 넓었어. 두 팔을 쫙 벌리면 우리 아이들이 모두 품에 들어올 정도였지. 그렇게 넓었던 거야. 이곳에 도착한 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 것 같았어. 어쩌면 켄터키에서는 제대로 사랑할 수 없었는지도 몰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곳에 도착해 마차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나는 원하기만 하면 이 세상에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 무슨 뜻인지 알아?”
(……)
그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무엇이든 선택해서 사랑할 수 있는─욕망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곳에 도달하는 것, 그래, 그게 바로 자유였다. (268~269쪽)
“세서.” 그가 말한다. “당신과 나, 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 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손을 잡는다.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 바로 당신이.” 그의 믿음직한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을 꼭 잡는다. (445쪽)
그녀는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은 오직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은총뿐이라고 말했다. 은총을 볼 수 없다면, 누릴 수도 없다고. (149쪽)
다른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그들은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화냥년을 죽였다. 그들을 계속 살아가게 했으니까.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또다른 시간의 일격이 마침내 이것을 끝낼 거라고 믿게 했으니까. 그년의 숨통이 끊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들은 안전해질 것이다. 성공을 거둔 죄수들─삶을 병신으로 만들고 사지를 절단하고 심지어 땅에 묻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낸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거시기를 간질이는 그년의 품에 빠져 앞날을 기대하며 걱정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하는 다른 죄수들을 계속 주시했다. (184쪽)
“난 아주 크고 깊고 넓었어. 두 팔을 쫙 벌리면 우리 아이들이 모두 품에 들어올 정도였지. 그렇게 넓었던 거야. 이곳에 도착한 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 것 같았어. 어쩌면 켄터키에서는 제대로 사랑할 수 없었는지도 몰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곳에 도착해 마차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나는 원하기만 하면 이 세상에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 무슨 뜻인지 알아?”
(……)
그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무엇이든 선택해서 사랑할 수 있는─욕망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곳에 도달하는 것, 그래, 그게 바로 자유였다. (268~269쪽)
“세서.” 그가 말한다. “당신과 나, 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 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손을 잡는다.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 바로 당신이.” 그의 믿음직한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을 꼭 잡는다. (445쪽)
---본문
출판사 리뷰
시대를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상상의 도서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출간
새로운 목록, 충실한 번역, 정교한 편집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독자의 사랑과 신뢰를 꾸준히 쌓아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대를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상상의 도서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 10주년을 맞았다. 2009년 12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로 시작해 2019년 현재 185번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까지 11개 언어권 127명 작가들의 대표 걸작을 선보였으며, 이중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작품만 48편에 이른다.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전의 상식을 따른 불멸의 명작들을 국내 최고 권위자의 번역과 해설로 선보이고, 동시대 세계의 중요한 정치 · 문화적 실천에 영감을 준 현대 고전을 엄선하며, 나아가 연구의 진전 및 변화하는 사회상을 고려해 미래 고전을 소개해왔다.
10주년을 맞아, 이러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방향성을 대표하는 작품 10종을 엄선해 기존 전집 디자인에서 벗어난 전혀 새로운 장정의 한정판을 출간한다. 1차분으로 선보일 5종은 『숨그네』 『대성당』 『불안의 책』 『빌러비드』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 문학의 최정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걸작.” _마거릿 애트우드
★ 1993년 노벨문학상 ★
★ 1988년 퓰리처상 ★
★ 뉴욕 타임스 선정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 ★
★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
★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 100’ ★
★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
★ 가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00’ ★
독창적인 상상력과 시적 언어를 통해
미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토니 모리슨은 다섯번째 작품인 『빌러비드』를 포함하여 데뷔작 『가장 푸른 눈』에서부터 『술라』 『솔로몬의 노래』 『자비』와 최근작인 『고향』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흑인들의 집단적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고 문학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미국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인 흑인문제를 다루는 그녀의 방식은 백인 가해자를 고발하고 참상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흑인들의 주체적 관점을 되찾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녀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으로, 흑인 스스로 백인 중심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흑인 공동체의 결속을 통해 그들만의 개성적인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빌러비드』는 토니 모리슨이 특히 ‘흑인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시대적으로도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남북전쟁 직후의 재건기로 거슬러올라간다. 노예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들은 여성이고 어머니이기 때문에 성적 억압과 모성애의 박탈까지 삼중의 폭력을 겪어야 했다. 결혼은 불가능했고, 자식은 낳아야 했지만 부모가 될 수는 없었다. 제목인 ‘빌러비드’는 ‘사랑받은 자’를 뜻하는 말로, 주인공이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준 글자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받지 못한 흑인 여성들을 애도하는 뜻이 담겨 있다.
차마 기억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과거
그 치유의 블루스
1856년 1월, 켄터키 주의 한 여성 노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쳤다. 우여곡절 끝에 친척의 집에 몸을 숨겼지만, 뒤따라온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의 추격에 끝내 붙잡힐 위기에 처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한 후, 두 살배기 딸의 목을 베었다.
『빌러비드』의 부분적인 줄거리이기도 한 이 실제 사건은 노예제의 비인간성을 방증하는 사례로 노예제 폐지 운동의 역사에 남은 실화다. 토니 모리슨은 이를 『빌러비드』의 모티프로 차용하면서, 어머니가 영아를 살해하게까지 한 노예 경험을 독자의 피부에 와 닿게 묘사한다.
사건 이후 십팔 년이 지나고, 제 손으로 딸을 죽인 여인 세서가 사는 124번지는 죽은 아기의 원혼으로 가득차 있다. 과거는 최대한 덮어둔 채, 세서는 유령의 장난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의 육신을 입은 죽은 아기 ‘빌러비드’가 돌아온다. 빌러비드는 세서에게 과거를 묻고, 이야기해달라고 조르고, 상기시킨다. 세서는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빌러비드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그렇게 해서 마침내 과거에서 벗어난다. 너무 부어서 감각이 없는 발을 주물러 살려낼 때처럼 아프지만, 차마 기억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과거를 ‘재기억’함으로써 그 상흔을 치유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출몰하는 우리의 과거, 그리고 그녀의 과거가 되길 바랐습니다. 과거, 유령처럼 불쑥불쑥 찾아오는 과거 말이죠. 기억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그것과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해나가기 전까지는.
_토니 모리슨, 〈뉴욕 타임스〉 인터뷰 중에서
『빌러비드』는 소설 전체가 여러 인물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이루어진 집합체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잊히지도 않는 과거는 그들의 내면을 파편화시켰고, 파편화된 내면은 분절적인 이미지와 그 근처를 맴돌며 반복되는 말과 어구로 나타난다. 인물들이 용기를 내어 조금씩 더 꺼내놓는 과거의 기억은 되풀이되고 확장되면서 하나의 퍼즐을 완성시킨다. 이처럼 독창적인 서사 기법과 소설의 주제의식에 맞물리는 유려한 짜임 덕분에 『빌러비드』는 “파편적인 이미지를 모으고 용접하여 아름다운 전체로 만든 소설”(문학평론가 수전 바워즈)로 읽힌다.
자신과, 사랑하는 대상마저 파괴하는
지나친 사랑
『빌러비드』는 『재즈』 『파라다이스』와 함께 토니 모리슨 삼부작에 속한다. 시리즈의 이름은 지어지지 않았지만 세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는 각각 자식, 배우자, 신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다. 노예제라는 비정상적인 제도하에서 모성애를 박탈당했던 세서는 자유의 몸이 되자 전보다 더 자식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은 과격하고 뒤틀린 모습으로 나타나 결국 그녀가 사랑한 대상과 그녀 자신을 파괴한다.
타인을 향한 지나친 사랑은 세서와 덴버, 빌러비드, 세 여자의 독백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서로를 ‘내 거’라고 주장하면서 세 사람은 급격히 자신의 모습과 정체성을 잃어간다. 그렇게 서로를 잠식해가서 모두가 자멸할 위기에 놓였을 때, 덴버는 “네 몸부터 잘 챙겨, 덴버”라는 어릴 적 친구의 말을 듣고 갇혀 있던 세상 밖으로 나가 흑인 공동체에 편입되고, 공동체의 도움으로 빌러비드는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세서가 자신을 되찾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폴 디의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라는 말이다. 제목의 ‘빌러비드Beloved’가 ‘사랑하는’이 아니라 ‘사랑받는’을 의미하는 수동태로 쓰인 것 또한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자가 되기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관련 서평
이 소설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보다 더 큰 인간적인 울림을 준다.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소설. _타임
미국문학을 훌륭한 순서대로 꽂는 책장이 있다면 『빌러비드』가 맨 위 칸에 놓일 것이다. 이 책이 없는 미국문학은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미국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출간된 지 이십 년이 안 된 소설로는 유일하게 미국 대학의 교양과정 과목에 포함된 책. 살아 있는 흑인 여성이 허먼 멜빌, 너새니얼 호손, 마크 트웨인 등 백인 남성들과 동등한 고전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_뉴욕 타임스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은 몇 안 되는 작가. 토니 모리슨에게는 어떤 찬사를 보내도 무방하다. _파리 리뷰
토니 모리슨은 시대를 막론하고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다. _뉴욕 리뷰 오브 북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출간
새로운 목록, 충실한 번역, 정교한 편집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독자의 사랑과 신뢰를 꾸준히 쌓아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시대를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상상의 도서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 10주년을 맞았다. 2009년 12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로 시작해 2019년 현재 185번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까지 11개 언어권 127명 작가들의 대표 걸작을 선보였으며, 이중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작품만 48편에 이른다.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전의 상식을 따른 불멸의 명작들을 국내 최고 권위자의 번역과 해설로 선보이고, 동시대 세계의 중요한 정치 · 문화적 실천에 영감을 준 현대 고전을 엄선하며, 나아가 연구의 진전 및 변화하는 사회상을 고려해 미래 고전을 소개해왔다.
10주년을 맞아, 이러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방향성을 대표하는 작품 10종을 엄선해 기존 전집 디자인에서 벗어난 전혀 새로운 장정의 한정판을 출간한다. 1차분으로 선보일 5종은 『숨그네』 『대성당』 『불안의 책』 『빌러비드』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 문학의 최정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걸작.” _마거릿 애트우드
★ 1993년 노벨문학상 ★
★ 1988년 퓰리처상 ★
★ 뉴욕 타임스 선정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 ★
★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
★ 뉴스위크 선정 ‘역대 최고의 명저 100’ ★
★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
★ 가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00’ ★
독창적인 상상력과 시적 언어를 통해
미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토니 모리슨은 다섯번째 작품인 『빌러비드』를 포함하여 데뷔작 『가장 푸른 눈』에서부터 『술라』 『솔로몬의 노래』 『자비』와 최근작인 『고향』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흑인들의 집단적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고 문학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미국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인 흑인문제를 다루는 그녀의 방식은 백인 가해자를 고발하고 참상을 폭로하는 것이 아니라 흑인들의 주체적 관점을 되찾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녀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으로, 흑인 스스로 백인 중심적인 가치관을 버리고 흑인 공동체의 결속을 통해 그들만의 개성적인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빌러비드』는 토니 모리슨이 특히 ‘흑인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시대적으로도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남북전쟁 직후의 재건기로 거슬러올라간다. 노예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들은 여성이고 어머니이기 때문에 성적 억압과 모성애의 박탈까지 삼중의 폭력을 겪어야 했다. 결혼은 불가능했고, 자식은 낳아야 했지만 부모가 될 수는 없었다. 제목인 ‘빌러비드’는 ‘사랑받은 자’를 뜻하는 말로, 주인공이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준 글자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받지 못한 흑인 여성들을 애도하는 뜻이 담겨 있다.
차마 기억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과거
그 치유의 블루스
1856년 1월, 켄터키 주의 한 여성 노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쳤다. 우여곡절 끝에 친척의 집에 몸을 숨겼지만, 뒤따라온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의 추격에 끝내 붙잡힐 위기에 처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한 후, 두 살배기 딸의 목을 베었다.
『빌러비드』의 부분적인 줄거리이기도 한 이 실제 사건은 노예제의 비인간성을 방증하는 사례로 노예제 폐지 운동의 역사에 남은 실화다. 토니 모리슨은 이를 『빌러비드』의 모티프로 차용하면서, 어머니가 영아를 살해하게까지 한 노예 경험을 독자의 피부에 와 닿게 묘사한다.
사건 이후 십팔 년이 지나고, 제 손으로 딸을 죽인 여인 세서가 사는 124번지는 죽은 아기의 원혼으로 가득차 있다. 과거는 최대한 덮어둔 채, 세서는 유령의 장난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의 육신을 입은 죽은 아기 ‘빌러비드’가 돌아온다. 빌러비드는 세서에게 과거를 묻고, 이야기해달라고 조르고, 상기시킨다. 세서는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빌러비드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그렇게 해서 마침내 과거에서 벗어난다. 너무 부어서 감각이 없는 발을 주물러 살려낼 때처럼 아프지만, 차마 기억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는 과거를 ‘재기억’함으로써 그 상흔을 치유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출몰하는 우리의 과거, 그리고 그녀의 과거가 되길 바랐습니다. 과거, 유령처럼 불쑥불쑥 찾아오는 과거 말이죠. 기억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그것과 정면으로 부딪쳐 돌파해나가기 전까지는.
_토니 모리슨, 〈뉴욕 타임스〉 인터뷰 중에서
『빌러비드』는 소설 전체가 여러 인물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이루어진 집합체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잊히지도 않는 과거는 그들의 내면을 파편화시켰고, 파편화된 내면은 분절적인 이미지와 그 근처를 맴돌며 반복되는 말과 어구로 나타난다. 인물들이 용기를 내어 조금씩 더 꺼내놓는 과거의 기억은 되풀이되고 확장되면서 하나의 퍼즐을 완성시킨다. 이처럼 독창적인 서사 기법과 소설의 주제의식에 맞물리는 유려한 짜임 덕분에 『빌러비드』는 “파편적인 이미지를 모으고 용접하여 아름다운 전체로 만든 소설”(문학평론가 수전 바워즈)로 읽힌다.
자신과, 사랑하는 대상마저 파괴하는
지나친 사랑
『빌러비드』는 『재즈』 『파라다이스』와 함께 토니 모리슨 삼부작에 속한다. 시리즈의 이름은 지어지지 않았지만 세 작품을 관통하는 공통된 주제는 각각 자식, 배우자, 신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다. 노예제라는 비정상적인 제도하에서 모성애를 박탈당했던 세서는 자유의 몸이 되자 전보다 더 자식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은 과격하고 뒤틀린 모습으로 나타나 결국 그녀가 사랑한 대상과 그녀 자신을 파괴한다.
타인을 향한 지나친 사랑은 세서와 덴버, 빌러비드, 세 여자의 독백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서로를 ‘내 거’라고 주장하면서 세 사람은 급격히 자신의 모습과 정체성을 잃어간다. 그렇게 서로를 잠식해가서 모두가 자멸할 위기에 놓였을 때, 덴버는 “네 몸부터 잘 챙겨, 덴버”라는 어릴 적 친구의 말을 듣고 갇혀 있던 세상 밖으로 나가 흑인 공동체에 편입되고, 공동체의 도움으로 빌러비드는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세서가 자신을 되찾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폴 디의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라는 말이다. 제목의 ‘빌러비드Beloved’가 ‘사랑하는’이 아니라 ‘사랑받는’을 의미하는 수동태로 쓰인 것 또한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자가 되기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관련 서평
이 소설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그보다 더 큰 인간적인 울림을 준다.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는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소설. _타임
미국문학을 훌륭한 순서대로 꽂는 책장이 있다면 『빌러비드』가 맨 위 칸에 놓일 것이다. 이 책이 없는 미국문학은 상상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미국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출간된 지 이십 년이 안 된 소설로는 유일하게 미국 대학의 교양과정 과목에 포함된 책. 살아 있는 흑인 여성이 허먼 멜빌, 너새니얼 호손, 마크 트웨인 등 백인 남성들과 동등한 고전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_뉴욕 타임스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은 몇 안 되는 작가. 토니 모리슨에게는 어떤 찬사를 보내도 무방하다. _파리 리뷰
토니 모리슨은 시대를 막론하고 미국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다. _뉴욕 리뷰 오브 북스
추천평
『빌러비드』로 토니 모리슨은 또 한번의 개가를 올렸다. 그녀의 서사 기법과 감성에는 한계가 없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작품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걸작’이다.
마거릿 애트우드
마거릿 애트우드
모든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빌러비드』의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라는 문장이다. 언제 읽어도 눈물이 난다.
주노 디아스
주노 디아스
토니 모리슨의 소설이 주는 정서적인 영향은 강력하다. 『솔로몬의 노래』부터 『빌러비드』까지, 그녀는 시적이고 명징하고 수용적인 언어로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렸다.
오바마(미국 대통령)
오바마(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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