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책소개
“미투 사건은 트리거일 뿐, 정치인 안희정의 몰락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였던 ‘문 선배’, 그는 정치인 안희정을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비서 문상철 씨다. 안 전 지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있었던 그는 성폭력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생각에 말과 글을 잃고 칩거해왔다. 그런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안희정 몰락의 전말 혹은 진실을 들려준다.
안 전 지사와 함께한 7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촉망받는 정치인 안희정의 성장 과정과 성장을 멈춘 순간부터 권력의 맛에 취하며 점차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권력을 쥔 자가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이 책은, ‘미투’ 사건은 정치인 안희정의 ‘몰락의 시간’을 가속화한 결정적 사건이었을 뿐 그의 몰락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으며,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였던 ‘문 선배’, 그는 정치인 안희정을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비서 문상철 씨다. 안 전 지사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있었던 그는 성폭력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생각에 말과 글을 잃고 칩거해왔다. 그런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안희정 몰락의 전말 혹은 진실을 들려준다.
안 전 지사와 함께한 7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촉망받는 정치인 안희정의 성장 과정과 성장을 멈춘 순간부터 권력의 맛에 취하며 점차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권력을 쥔 자가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이 책은, ‘미투’ 사건은 정치인 안희정의 ‘몰락의 시간’을 가속화한 결정적 사건이었을 뿐 그의 몰락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으며,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출발점에 선 두 초보
낯선 시작, 날선 조직
안희정 곁에 서다
80년대 동아리 같은 안희정 조직의 문화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배경의 정치: 봉하의 스타 안희정
생각하는 정치: 정치는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공부하는 정치: 좋은 정치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글 쓰는 정치: 정치는 페이퍼가 기본이다
정책을 만드는 정치: 정치가 정책을 바꾼다
데이터 정치: 숫자로 도민의 마음을 읽다
3장 정치의 현실: 서서히 침식되다
공무원 의전 카르텔의 포획
비밀까지 보호해줄 정무직 수행비서의 기용
위선을 감춰줄 Good Cop, Bad Cop 역할 나누기
티 안 나는 더 높은 수준의 의전
보살핌의 진화: 수행비서 매뉴얼의 병폐
영혼을 파괴하는 완벽함의 유혹
공과 사의 경계를 무너뜨린 선물의 허용
이슈보다 사람에 집중하는 언론 관계
스스로를 잊게 만든 자기 연출: 탁월한 농사꾼
4장 정치의 변질: 잠식되다
대선 도전을 준비하다
대선 경선 캠프를 꾸리다
본격적인 경선의 시작
팬덤: 허가받지 않은 권력의 등장
사이비 언론인들의 방송 장사
후보를 위로하는 역술인들의 예견
해외 로비스트들의 치밀한 접근 그리고 동조
수상한 비밀 엘리트 조직과의 만남
자본가를 향한 동경
여성 편력
참모들의 치열한 경쟁
청년팔이 정치
이름팔이 정치
대통령 공부 이후 생겨난 자만
국민과 안희정의 괴리 ‘선한 의지’ 발언
손석희 앵커와의 치명적인 생방송 인터뷰
그리고 패배
잠깐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출발
5장 정치의 몰락: 마침내 붕괴되다
미래 권력의 힘
불길한 전조: 연이은 초짜 수행비서의 임명
선배, 도와주세요
거짓말이길
폭풍의 시작, 넘쳐나는 위선
몰아치는 여론전
진실을 찾아 나선 안희정 지사 둘째 아들
모든 것을 의심하고 검증하는 검찰 조사
경험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의 무게
6장 정치의 끝: 진실을 밝히다
재판이 시작되다
부조리의 항연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눈물조차 사치였던 1심 재판의 결과
다시 처음부터 시작
본격적으로 시작된 2차 가해
상식과 정의를 보여준 최종 판결
“얘 좀 자르면 안 돼요?”
정치판에서 밀려나다
소망하던 정치의 종결
에필로그: 폐허에서 다시 좋은 정치를 꿈꾸다
부록: 도지사 수행비서 업무 매뉴얼
프롤로그: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출발점에 선 두 초보
낯선 시작, 날선 조직
안희정 곁에 서다
80년대 동아리 같은 안희정 조직의 문화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배경의 정치: 봉하의 스타 안희정
생각하는 정치: 정치는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공부하는 정치: 좋은 정치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글 쓰는 정치: 정치는 페이퍼가 기본이다
정책을 만드는 정치: 정치가 정책을 바꾼다
데이터 정치: 숫자로 도민의 마음을 읽다
3장 정치의 현실: 서서히 침식되다
공무원 의전 카르텔의 포획
비밀까지 보호해줄 정무직 수행비서의 기용
위선을 감춰줄 Good Cop, Bad Cop 역할 나누기
티 안 나는 더 높은 수준의 의전
보살핌의 진화: 수행비서 매뉴얼의 병폐
영혼을 파괴하는 완벽함의 유혹
공과 사의 경계를 무너뜨린 선물의 허용
이슈보다 사람에 집중하는 언론 관계
스스로를 잊게 만든 자기 연출: 탁월한 농사꾼
4장 정치의 변질: 잠식되다
대선 도전을 준비하다
대선 경선 캠프를 꾸리다
본격적인 경선의 시작
팬덤: 허가받지 않은 권력의 등장
사이비 언론인들의 방송 장사
후보를 위로하는 역술인들의 예견
해외 로비스트들의 치밀한 접근 그리고 동조
수상한 비밀 엘리트 조직과의 만남
자본가를 향한 동경
여성 편력
참모들의 치열한 경쟁
청년팔이 정치
이름팔이 정치
대통령 공부 이후 생겨난 자만
국민과 안희정의 괴리 ‘선한 의지’ 발언
손석희 앵커와의 치명적인 생방송 인터뷰
그리고 패배
잠깐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출발
5장 정치의 몰락: 마침내 붕괴되다
미래 권력의 힘
불길한 전조: 연이은 초짜 수행비서의 임명
선배, 도와주세요
거짓말이길
폭풍의 시작, 넘쳐나는 위선
몰아치는 여론전
진실을 찾아 나선 안희정 지사 둘째 아들
모든 것을 의심하고 검증하는 검찰 조사
경험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의 무게
6장 정치의 끝: 진실을 밝히다
재판이 시작되다
부조리의 항연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눈물조차 사치였던 1심 재판의 결과
다시 처음부터 시작
본격적으로 시작된 2차 가해
상식과 정의를 보여준 최종 판결
“얘 좀 자르면 안 돼요?”
정치판에서 밀려나다
소망하던 정치의 종결
에필로그: 폐허에서 다시 좋은 정치를 꿈꾸다
부록: 도지사 수행비서 업무 매뉴얼
책 속으로
5년 만이다. 오래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했다. 내가 겪은 일들이 감히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였다. (중략) 글과 말이 사라진 공간에 편리한 망각과 구태의 실수가 반복되는 일상을 막기 위해 써 내려간 반성문이다. (중략) 정치인 안희정은 나의 우상이었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줄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곳곳에 흩어져 있던 기록들을 찾아 모으고, 활자화했다. 먼지를 털어내고 꺼내 든 기록 속에는 안희정과 함께 어떤 세상을 꿈꾸었는지, 왜 우리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가 담겨 있었다. ‘간절히 소망했지만, 처참히 실패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요즘 문상철 씨가 써주는 보고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상철 씨! 고생해줘서 고맙습니다.” 짧은 소개였지만, 안 지사가 공개적인 신뢰를 내게 보이자 다른 정무직 선배들 역시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정무직들의 커뮤니티 밴드에 처음 초대되었다. 입사 후 수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밴드에는 안 지사의 평소 고민을 담은 글도 있었고, 다양한 모임의 공지성 글들도 많았다. 그들만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며 드디어 내부자가 되었다. 권력은 결국 권력자와의 가까운 거리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중에서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자 새롭게 접한 안희정 조직의 문화들이 많았다. 도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안 지사 참모 그룹의 특징을 보며 80년대 동아리 조직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학생운동과 선거로 철저하게 검증된 친분 관계, 술로 매일매일 서로를 확인하는 음주 문화,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문제는 철저히 감싸주고 외부에는 배타적인 문화들이 가장 대표적인 모습들이었다.
---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중에서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나와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나의 진짜 동지가 될 거야!”라는 말이 계속 뇌리를 떠돌았다. 그 공부를 내가 한번 기획해보고 싶었다. 참여정부의 지난 정책을 복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배움이라니, 너무나 설레게 다가왔다. ‘대통령을 만드는 공부’라고 생각했다. 그 후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공부 계획을 홀로 세우기 시작했다. 참여정부의 장·차관, 비서관, 자문위원 명단을 구해 분야별로 나눠 그중 설화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골라냈다. 더불어 주요 일간지에 좋은 칼럼을 기고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이름과 소속, 전공을 적어 내려갔다. 이런 작업을 두 달에 걸쳐 하자 200여 명 가까운 강사 리스트가 준비되었다. 2012년 4월 4일, 공부할 분야와 세부 주제, 강사가 포함된 공부 계획안을 안 지사에게 보고했다. 안 지사는 매우 기뻐했다.
---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중에서
안 지사가 도정 운영과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여론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도정에 대한 조사 결과는 도청 각 부서에 공유했지만, 정치 현안 또는 안 지사 개인 이미지에 대한 것들은 조사 회사에서 로데이터(raw data) 결과를 받는 즉시 추가로 분석해서 안 지사에게만 직접 보고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없었다. 정치권에는 ‘정치 컨설턴트’라는 명함으로 대통령을 만들어드리겠다며, 수시로 이런저런 제안을 해오는 컨설턴트들도 많았지만, 안 지사는 이미 수치화된 조사 결과를 조직 내부에서 받아오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제안에도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중에서
안 지사는 각 부서의 실·국장들이 행사나 정책을 지사의 의중과 다르게 잘못 진행했을 경우에도 직접적 질책보다 자신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모습을 표정과 말투 등으로 수행비서에게 드러냈다. 수행비서가 대신 알아서 조치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중략) 지시는 미세하면서도 복잡했다. 결론적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사전에 검토해서 정치인으로서는 더 돋보이고, 인간으로서는 더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는 지시였다. 단 티가 나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있었다. 더 많은 관심과 긴장이 요구됐다. (중략)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준비하는 일들은 대부분 잘 마무리되었고, 안 지사도 그런 업무 방식에 만족해했다. 안 지사 대신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은 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이렇듯 의전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서서히 병들어갔다.
--- 「3장 〈정치의 현실: 서서히 침식되다〉」 중에서
안 지사는 시사에 약한 탓에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가 공론화되었을 때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국민들이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 따라서 추상적인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가 분노에 편승하면 안 된다’는 말만을 되뇌었다. (중략) 4년간의 치열한 국정 공부를 통해 큰 정책적 흐름을 파악했다고 믿은 안 지사에게 날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작은 일들은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중략) 오랜 시간 지속된 대통령 공부는 안 지사에게 미래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교만의 씨앗을 제공하였다.
--- 「4장 〈정치의 변질: 잠식되다〉」 중에서
믿을 수 없었다. 안 지사에게 평소 여성 편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성폭행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머리가 멍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절규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중략) 안희정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지난 7년여의 여정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나는 피해자보다 가해자와 더 가까운 사이였다. 평창으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심장은 터져나갈 듯 요동쳤다.
--- 「5장 〈정치의 몰락: 마침내 붕괴되다〉」 중에서
정치의 몰락으로 안희정이 꿈꾸던 세상은 사라졌다. 어쩌면 안희정의 몰락으로 정치가 망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안희정은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가 시도했던 도전의 여정과 그리고 몰락의 과정에 대해 우리는 관심 가져야 한다. 그래야 부조리의 반복을 막고, 정치의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 가해자 한 명의 잘못으로만 여겨서는 막을 수 없다. 왜 우상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정치의 몰락이 시작됐는지, 그리고 왜 이 사건을 접하고도 피해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는지에 대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2, 제3의 안희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요즘 문상철 씨가 써주는 보고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상철 씨! 고생해줘서 고맙습니다.” 짧은 소개였지만, 안 지사가 공개적인 신뢰를 내게 보이자 다른 정무직 선배들 역시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정무직들의 커뮤니티 밴드에 처음 초대되었다. 입사 후 수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밴드에는 안 지사의 평소 고민을 담은 글도 있었고, 다양한 모임의 공지성 글들도 많았다. 그들만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며 드디어 내부자가 되었다. 권력은 결국 권력자와의 가까운 거리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중에서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자 새롭게 접한 안희정 조직의 문화들이 많았다. 도청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안 지사 참모 그룹의 특징을 보며 80년대 동아리 조직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학생운동과 선거로 철저하게 검증된 친분 관계, 술로 매일매일 서로를 확인하는 음주 문화,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문제는 철저히 감싸주고 외부에는 배타적인 문화들이 가장 대표적인 모습들이었다.
--- 「1장 〈정치의 시작: 정치 초보, 꿈에 뛰어들다〉」 중에서
모임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나와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나의 진짜 동지가 될 거야!”라는 말이 계속 뇌리를 떠돌았다. 그 공부를 내가 한번 기획해보고 싶었다. 참여정부의 지난 정책을 복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배움이라니, 너무나 설레게 다가왔다. ‘대통령을 만드는 공부’라고 생각했다. 그 후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공부 계획을 홀로 세우기 시작했다. 참여정부의 장·차관, 비서관, 자문위원 명단을 구해 분야별로 나눠 그중 설화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골라냈다. 더불어 주요 일간지에 좋은 칼럼을 기고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이름과 소속, 전공을 적어 내려갔다. 이런 작업을 두 달에 걸쳐 하자 200여 명 가까운 강사 리스트가 준비되었다. 2012년 4월 4일, 공부할 분야와 세부 주제, 강사가 포함된 공부 계획안을 안 지사에게 보고했다. 안 지사는 매우 기뻐했다.
---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중에서
안 지사가 도정 운영과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여론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도정에 대한 조사 결과는 도청 각 부서에 공유했지만, 정치 현안 또는 안 지사 개인 이미지에 대한 것들은 조사 회사에서 로데이터(raw data) 결과를 받는 즉시 추가로 분석해서 안 지사에게만 직접 보고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없었다. 정치권에는 ‘정치 컨설턴트’라는 명함으로 대통령을 만들어드리겠다며, 수시로 이런저런 제안을 해오는 컨설턴트들도 많았지만, 안 지사는 이미 수치화된 조사 결과를 조직 내부에서 받아오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제안에도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 「2장 〈정치의 본질: 함께 배우고 성장하다〉」 중에서
안 지사는 각 부서의 실·국장들이 행사나 정책을 지사의 의중과 다르게 잘못 진행했을 경우에도 직접적 질책보다 자신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모습을 표정과 말투 등으로 수행비서에게 드러냈다. 수행비서가 대신 알아서 조치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중략) 지시는 미세하면서도 복잡했다. 결론적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사전에 검토해서 정치인으로서는 더 돋보이고, 인간으로서는 더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는 지시였다. 단 티가 나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있었다. 더 많은 관심과 긴장이 요구됐다. (중략) 극도로 예민한 상태로 준비하는 일들은 대부분 잘 마무리되었고, 안 지사도 그런 업무 방식에 만족해했다. 안 지사 대신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은 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이렇듯 의전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서서히 병들어갔다.
--- 「3장 〈정치의 현실: 서서히 침식되다〉」 중에서
안 지사는 시사에 약한 탓에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태가 공론화되었을 때 사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국민들이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 따라서 추상적인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가 분노에 편승하면 안 된다’는 말만을 되뇌었다. (중략) 4년간의 치열한 국정 공부를 통해 큰 정책적 흐름을 파악했다고 믿은 안 지사에게 날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의 작은 일들은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중략) 오랜 시간 지속된 대통령 공부는 안 지사에게 미래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교만의 씨앗을 제공하였다.
--- 「4장 〈정치의 변질: 잠식되다〉」 중에서
믿을 수 없었다. 안 지사에게 평소 여성 편력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성폭행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머리가 멍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절규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잠시 머뭇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중략) 안희정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지난 7년여의 여정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나는 피해자보다 가해자와 더 가까운 사이였다. 평창으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마음이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심장은 터져나갈 듯 요동쳤다.
--- 「5장 〈정치의 몰락: 마침내 붕괴되다〉」 중에서
정치의 몰락으로 안희정이 꿈꾸던 세상은 사라졌다. 어쩌면 안희정의 몰락으로 정치가 망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안희정은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가 시도했던 도전의 여정과 그리고 몰락의 과정에 대해 우리는 관심 가져야 한다. 그래야 부조리의 반복을 막고, 정치의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 가해자 한 명의 잘못으로만 여겨서는 막을 수 없다. 왜 우상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정치의 몰락이 시작됐는지, 그리고 왜 이 사건을 접하고도 피해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는지에 대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제2, 제3의 안희정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 ‘문 선배’
그가 5년여의 침묵 끝에 들려주는 안희정 몰락의 진실, 그리고 반성문
2018년 3월 5일 월요일 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전 수행비서의 미투 피해 사실 폭로와 함께 몰락했다. 촉망받는 정치인의 민낯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그 충격의 시간으로부터 만 5년 이상이 지나 이제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 시점에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인 ‘문 선배’다. 오랫동안 익명의 ‘문 선배’로 불려온 이는 바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안희정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문상철 씨다. 그는 왜 이제야 비로소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일까?
저자는 미투 피해자의 첫 조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자책감에 5년 이상 말과 글을 잊고 살아왔다. 또한 2년여의 재판 과정을 거치며 안희정의 사람들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으며 그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꿈꾸었던 시간 모두를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었다. 그랬던 저자가 오랫동안 홀로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은 안희정과 함께한 시간과 경험이 자신만을 위한 개인의 사유재가 아닌 다수를 위한 공공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안 전 지사와 함께한 시간을 수없이 복기하면서 그의 정치적 도전과 실패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즉, 미투 사건은 트리거였을 뿐 안희정은 이전부터 서서히 몰락의 시간을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몰락의 길은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걸어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고, 동일한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인 안희정의 도전과 실패에 관한 생생한 목격담이자 반성문이며, 더 이상 제2, 제3의 안희정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공공의 기록물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의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정치권력의 속성을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당시의 안희정은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에 그는 결재서류를 없애고 전화기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봉하의 스타’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는 정치, 공부하는 정치, 페이퍼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만드는 정치 등, 그와 함께 정치의 본질을 알아가며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무릇 정치인의 기본을 보는 듯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안희정은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 아니라 팬덤에 의해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질되어간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자본의 달콤함과 보상심리에 관대해지고, 그렇게 일그러진 권력은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 되어갔다.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가 서서히 변질되고 잠식되면서 마침내 부패하고 붕괴하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서술은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자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해 정치권력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는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그리고 이후 미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밀착 카메라처럼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피상적으로 알았던 안희정 몰락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안희정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있지 않다. 저자는 다시는 이와 같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통찰 가득한 제언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한 편의 글만으로도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자가 점검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그가 5년여의 침묵 끝에 들려주는 안희정 몰락의 진실, 그리고 반성문
2018년 3월 5일 월요일 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전 수행비서의 미투 피해 사실 폭로와 함께 몰락했다. 촉망받는 정치인의 민낯은 많은 사람을 경악하게 했다. 그 충격의 시간으로부터 만 5년 이상이 지나 이제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 시점에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첫 조력자인 ‘문 선배’다. 오랫동안 익명의 ‘문 선배’로 불려온 이는 바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동안 안희정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문상철 씨다. 그는 왜 이제야 비로소 안 전 지사에 관한 책을 출간한 것일까?
저자는 미투 피해자의 첫 조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피해를 막지 못한 자신 또한 공동의 가해자라는 자책감에 5년 이상 말과 글을 잊고 살아왔다. 또한 2년여의 재판 과정을 거치며 안희정의 사람들에 의해 많은 상처를 받으며 그와 함께 새로운 정치를 꿈꾸었던 시간 모두를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었다. 그랬던 저자가 오랫동안 홀로 품어온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 것은 안희정과 함께한 시간과 경험이 자신만을 위한 개인의 사유재가 아닌 다수를 위한 공공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안 전 지사와 함께한 시간을 수없이 복기하면서 그의 정치적 도전과 실패가 지닌 함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즉, 미투 사건은 트리거였을 뿐 안희정은 이전부터 서서히 몰락의 시간을 걸어오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이 몰락의 길은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걸어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고, 동일한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인 안희정의 도전과 실패에 관한 생생한 목격담이자 반성문이며, 더 이상 제2, 제3의 안희정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공공의 기록물이라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의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정치권력의 속성을 교과서처럼 보여주는,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당시의 안희정은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에 그는 결재서류를 없애고 전화기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봉하의 스타’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는 정치, 공부하는 정치, 페이퍼를 기본으로 하는 정치,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만드는 정치 등, 그와 함께 정치의 본질을 알아가며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무릇 정치인의 기본을 보는 듯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안희정은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 아니라 팬덤에 의해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질되어간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자본의 달콤함과 보상심리에 관대해지고, 그렇게 일그러진 권력은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 되어갔다. 사고방식과 행동, 태도가 서서히 변질되고 잠식되면서 마침내 부패하고 붕괴하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서술은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자만이 알 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해 정치권력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는 201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그리고 이후 미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밀착 카메라처럼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피상적으로 알았던 안희정 몰락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안희정 개인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에 있지 않다. 저자는 다시는 이와 같은 정치인이 나오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것을 권한다. 이에 대한 저자의 통찰 가득한 제언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한 편의 글만으로도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과 정치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자가 점검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추천평
책 속에 두 사람이 있다. 정치적 동지였던 안희정과 문상철. 둘은 오랜 시간 같은 곳을 바라봤지만, 미투 이후 다른 곳을 본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정치인의 꿈이 어떻게 현실의 비뚤어진 구조와 만나 변형되는지 그 실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끔찍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되는 정치의 현실이다. ‘몰락의 시간’ 속에서 오히려 나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세상이 좋아지고, 정치가 조금 더 발전한다면 다시는 제2, 제3의 안희정이 나타날 수 없으리라고 믿고 싶다.
-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저자)
-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저자)
안희정 사건이 민주당에 던진 거대한 충격은 봉합도 치료도 되지 않은 채 그냥 곪았다. 모두들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불길한 과거로 여긴다. 저자는 사건 전후의 모든 시간을 다시 꺼내어 이 사건을 끝내 온전히 이해해내려고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이것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뒤틀린 구조, 문화, 심리의 귀결이라는 답에 다다른다. 많은 분노와 자책, 회한을 딛고 이런 깊고 객관적인 통찰에 다다르기까지 얼마나 상처를 헤집어야 했을까. 저자의 용기에 많은 이들이 화답해주십사 부탁드린다.
- 황두영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저자)
- 황두영 (《성공한 민주화, 실패한 민주주의》 저자)
'59.생각의 힘 (독서>책소개) > 3.한국정치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작된 정의 (2024) - 전직 경찰공무원의 마지막 변론 (0) | 2024.07.14 |
---|---|
자발적 복종 (2015) (0) | 2024.06.28 |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 (2018) - 진보 VS 보수 향후 30년의 조건 (1) | 2024.06.19 |
좌파정권은 왜 국정원을 무력화 시켰을까 (2024) (0) | 2024.06.15 |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2021)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0) | 202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