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기독교세계사(2024~) [해설서]/3.성서(구약)이해

[웹북] 수메르 창조신화

동방박사님 2024. 8. 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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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창조신화

수메르 창조신화, 또는 에리두 창세기은 수메르의 창조신화이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93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탐험대에 의해 니푸르에서 발굴된 석판 단편인데, 발견 후 약 20년이 지난 1912년 아르노 포벨에 의해 처음으로 인식되었다. 이 단편은 수메르어로 기록되어 있으며 시대는 기원전 16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의 다른 수메르의 창조 신화들은 바튼 실린더, 양과 곡물 사이의 논쟁, 겨울과 여름 사이의 논쟁으로도 불린다. 이들 역시 니푸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메소포타미아

홍수

수메르 창조신화는 누락된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의 앞에서 신들은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 홍수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바빌로니아의 에아에 해당하는 저승 바다의 신 엔키는 슈루팍의 통치자인 지우수드라에게 큰 배를 만들라고 경고한다. 그 뒤의 내용이 누락되었다. 신화는 홍수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다시 시작된다. 끔찍한 폭풍이 7일 밤낮으로 맹위를 떨쳤으며. "그 거대한 배는 거대한 물 위에서 이리저리 흔들렸다"라고 전한다. 그때 우투(태양)가 나타나 지우스드라가 창문을 열고 몸을 굽히며 황소와 양을 제물로 바친다. 다시 누락된 부분이 나오고, 그 뒤에 홍수가 끝난 후의 일이 묘사된다. 지우스드라는 아누(하늘)와 엔릴(공기) 앞에 엎드리는데, 엔릴은 그에게 동물과 인류의 씨앗을 보존한 공로로 "영원의 숨결"을 준다. 이후의 내용은 모두 실전되었다.

지우수드라 서사시는 여기에 다른 판본에서는 볼 수 없는 258-261행의 내용을 추가한다. 여기서는 홍수 사건 이후 "지우수드라 왕 ... 그들은 해가 뜨는 딜문 나라 땅에 살게 되었다."라는 기록이 나타난다. 이 판본에서 지우수드라의 배는 강의 상류나 산 위로 올라가는 다른 판본들과는 달리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페르시아만으로 떠내려간다. 길가메시 홍수 신화의 140행에 있는 수메르 문자 '쿠르'는 아카드어로 ""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었지만, 수메르어로는 ""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 특히 "저승"을 의미한다.

일부 현대 학자들은 수메르의 홍수 이야기가 기원전 2900년경으로 추정되는 강 퇴적층에 의해 밝혀진 바와 같이 슈루팍(오늘날 이라크 텔 파라)이나 키시 등 북쪽의 다양한 도시에서 일어난 국지적인 강 범람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 슈루팍 홍수 지층 바로 아래에서 젬데트 나스르 시기(기원전 3000년경~2900)의 다색 토기도 발견되어 그 이전의 유적에 대한 흔적을 보여주었다. 고대 왕조 시대의 지배자들 중 고고학적 발굴이나 비문 등에 의해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람은 없지만, 수메르인들은 대홍수 이전의 신화 시대에 고대 왕조가 있었다고 전한다.

크레이머가 기원전 2600년으로 연대를 추정한 수메르어 문서인 슈루팍의 교훈은 지우스드라 이야기를 싣고 있는 후대의 문서다. 크레이머는 지우수드라가 기원전 3천년 경에 "문학 전승 속에서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말했다.이 새뮤얼 첸은 지우수드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구 바빌로니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보았다.

기록

수메르 창조신화의 지우수드라의 이야기는 다음의 이야기에서도 나타난다.

위에 언급된 수메르 홍수신화 문서.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그의 불멸에 대한 언급.

초기대 지도자들의 불멸성에 대한 언급.

바빌론의 역사에 대한 기록을 남긴 헬레니즘 역사학자 베로수스의 기록에서 시스트로스(Ξίσουθρος)의 이야기

일부 수메르 왕 목록. 여기서는 지우수드라 이전에 슈루팍을 다스렸던 왕들의 이름도 전한다.

수메르 문명

지역 메소포타미아 남부 / 연대 기원전 4500~ 기원전 2000년 / 문명권 메소포타미아 문명 / 관련 문명 엘람 / 후행 문명 아카드 / 메소포타미아 /  수메르 / 우바이드우르우루크마리라가시라르사 

고대 국가

아카드바빌로니아아시리아

신화와 문학

메소포타미아 신화길가메시 서사시에누마 엘리시천일야화

이라크의 역사 

تاريخ العراق / 고대  /고전대 /중근세 / 근현대

수메르(Sumer)는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남쪽 지방으로 오늘날 이라크의 남부 지역이다. 수메르 문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수메르인은 대략 기원전 5,500년에서 기원전 4,000년 사이부터 수메르 지방에서 살기 시작하였다.

수메르 문명이 가장 융성했던 때는 기원전 제3천년기로, 역사학자들은 통상적으로 이 1000년 기간을 크게 초기 왕조 시대(2900?~2350? BC), 아카드 왕조 시대(2350?~2150? BC), 우르 제3왕조 시대(2150?~2000? BC)의 세 시대로 구분한다.

그 후 기원전 2000년 쯤에 유프라테스강 서쪽 즉 아라비아에서 온 셈족 계통 아모리인이 수메르 지방을 점령하고 고대 바빌로니아를 세웠다. 고대 바빌로니아 건국으로 수메르 문명의 국가 형태는 완전히 사라졌다. 수메르 종교와 문화의 흔적은 바빌로니아인 · 아시리아인을 비롯한 다른 민족 및 문화 집단들의 신화와 종교 그리고 문화 속에 남았다.

수메르의 어원

"수메르인"이란 말은 그들의 뒤를 이은 아카드인이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방에 사는 사람을 부르던 말이었다.

수메르인들은 자신들을 웅 상 기가(ùĝ saĝ gíg-ga, 음성학적으로 uŋ saŋ giga) "검은 머리 사람들"[4]이라고 불렀고, 그들의 땅은 키엔기르(Ki-en-ĝir) "수메르말을 쓰는 사람들의 땅"[5][6][7]이라고 불렀다. 아카드어 "수메르"는 아마도 이것의 방언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 아카드인들이 이 남쪽 땅을 "수메르"[5][7] 라고 불렀는지는 알 수 없다. 성경의 "시날"(Shinar), 이집트의 "신그르"(Sngr), 히타이트의 "산하르"(Sanhar)는 모두 "수메르"의 서방 방언으로 볼 수 있다.

수메르(Sumer)는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남쪽 지방으로 오늘날 이라크의 남부 지역이다. 수메르 문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수메르인은 대략 기원전 5,500년에서 기원전 4,000년 사이부터 수메르 지방에서 살기 시작하였다.

수메르 문명이 가장 융성했던 때는 기원전 제3천년기로, 역사학자들은 통상적으로 이 1000년 기간을 크게 초기 왕조 시대(2900?~2350? BC), 아카드 왕조 시대(2350?~2150? BC), 우르 제3왕조 시대(2150?~2000? BC)의 세 시대로 구분한다.

그 후 기원전 2000년 쯤에 유프라테스강 서쪽 즉 아라비아에서 온 셈족 계통 아모리인이 수메르 지방을 점령하고 고대 바빌로니아를 세웠다. 고대 바빌로니아 건국으로 수메르 문명의 국가 형태는 완전히 사라졌다. 수메르 종교와 문화의 흔적은 바빌로니아인 · 아시리아인을 비롯한 다른 민족 및 문화 집단들의 신화와 종교 그리고 문화 속에 남았다.

수메르의 어원

"수메르인"이란 말은 그들의 뒤를 이은 아카드인이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방에 사는 사람을 부르던 말이었다.

수메르인들은 자신들을 웅 상 기가(ùĝ saĝ gíg-ga, 음성학적으로 uŋ saŋ giga) "검은 머리 사람들"이라고 불렀고, 그들의 땅은 키엔기르(Ki-en-ĝir) "수메르말을 쓰는 사람들의 땅"이라고 불렀다. 아카드어 "수메르"는 아마도 이것의 방언이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 아카드인들이 이 남쪽 땅을 "수메르" 라고 불렀는지는 알 수 없다. 성경의 "시날"(Shinar), 이집트의 "신그르"(Sngr), 히타이트의 "산하르"(Sanhar)는 모두 "수메르"의 서방 방언으로 볼 수 있다.

배경

사마라로부터 이주한 첫 번째 농부들이 수메르의 에리두에 도착하여 사원을 건설하고 정착하였다.

한때 언어학자들은 수메르어가 솀어족이 아닌 다른 언어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수메르 사람들이 외부에서 침입해온 것으로 생각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후 고고학적 기록을 통해 초기 우바이드기(기원전 5200~4500년 또는 6090~5429)에 남부 메소포타미아에 정착한 이후에 문화적인 단절 없이 그 문화가 계속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방에 정착한 수메르 사람들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풍부한 충적토로 비옥해진 땅을 경작하였다. 당시에는 강우량이 현재 보다 적었기 때문에, 척박한 남부 메소포타미아에 거주하려 한 모든 인종들의 도전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잘 관리하여 농업용수와 식수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수메르어에는 운하, 제방, 저수지등에 관련된 단어가 많이 발견된다. 수메르인들은 북부지방에서 농업 기술을 습득한 뒤에 남쪽으로 내려온 농부들이었다.

남부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우바이드 토기는, 북부의 사마라 유적(기원전 5700~4900)의 토기와 연속성이 발견된다. 사마라 사람들은 티그리스강 중류 지방에서 최초로 원시적인 형태의 경작을 시작한 부족들이다. 우바이드 유적과 사마라 유적의 유사성은 라르사 근처의 텔 아웨이리 (1980년에 프랑스 발굴단에 의해 발굴됨)에서 발견된 사마라 토기와 유사한 전기 우바이드 토기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북부 지방의 농부들은, 신전 중심의 사회구조를 만들어 내고,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면서, 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되자 남쪽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국가

고대 메소포타미아  / 유프라테스·티그리스

기원전 4세기 후반까지, 수메르는 10여개의 독립된 도시국가로 나뉘어 있었다. 도시국가들은 대체로 수로와 경계석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에는 도시의 수호신이나 수호여신을 모시는 사원이 위치하였다. 대부분의 도시는 엔시라고 불리는 왕이 통치하였으며, 이들 중 특히 강성한 도시국가들은 엔시보다 한 등급 더 높은 루갈을 군주의 칭호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역사

수메르의 도시국가들은 선사시대의 우바이드기와 우루크기에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기원전 29세기경 초기 왕조 시대부터 역사적 기록들이 드물게 발견되기 시작하여, 기원전 26세기경 라가시기부터는 많은 자료들이 발견되고 있다. 고대 수메르 즉 우바이드기와 우루크기의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도시국가들에서 바탕한 초기 왕조는 기원전 24세기에 메소포타미아 중부의 도시국가에서 바탕한 아카드 제국이 들어서면서 막을 내린다. 이후 구티인 지배 시기를 지나, 기원전 22세기에 '수메르 부흥기(우르 제3 왕조)'를 맞았다가, 20세기경에 아모리인이 침입한다. 아모리인의 이신 왕조는 기원전 1730, 메소포타미아가 바빌로니아 지배하에 들어갈 때까지 유지된다.

우바이드기

우바이드기() 동안에 특징적인 양식을 갖는 양직의 도기류들이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만 영역에 분포되고 있다. 당시 수메르인의 종교적 중심지는 에리두였으나, 인근의 도시인 우루크가 점진적으로 성장하여 에리두를 추월하게 된다. 고고학적으로 우바이드기에서 우루크기로의 이동은 느린 물레에서 만들어진 채색 토기에서, 빠른 물레에서 양산하여 만든 비채색 토기로 바뀌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4우바이드기에서 초기우루크기로의 이러한 변화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대략 기원전 45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루크기

우루크기 (기원전 4500~3100)에 이르러, 대량의 물품이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운하와 수로를 통해서 거래되면서, 거대한 신전중심 도시들이 많이 세워졌고, 집권화된 관료층이 전문화된 일꾼들을 고용하였다. 이 시기에 노예 제도가 시작되었다는 많은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많은 공예품과 우루크의 식민지들이, 터키의 타우루스 산맥과, 지중해 서안, 이란 중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수메르 상인들과, 이민자들에 의해서 우루크기의 문명은 모든 주변세력에게 영향을 미쳤고, 점차 주변세력들도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비교될 만큼 성장하였다. 그러나 수메르의 도시들은 먼 거리의 식민지를 무력으로 제압할 만한 군사력은 갖추지 못했다.

우루크기의 끝은 기원전 3200~2900년 경의 기후 변화 시기와 일치한다. 이 시기에 홀로세 최적기후(Holocene climatic optimum)라고 불리는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기후가 끝나고,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었다.

역사적 기록들은 대체로 수메르인이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한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루갈안네문두(Lugal-Anne-Mundu)와 같은 왕은 지중해, 타우루스, 자그로스까지 영역을 넓혔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그보다 조금 전에, 에리두 문화가 우루크 문화로 넘어가는 역사적 과정의 신화와 관련되어 있는 엔메카르와 길가메시와 같은 왕들도 넓은 지역을 통치하였다.

초기 왕조

고대 수메르의 왕들의 목록이 초기 왕조 시대(Early Dynastic period: 2900?~2350? BC[2])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많은 고대 왕명표와 마찬가지로, 전설적인 이름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목록에서 다른 문서에서 찾을 수 있는 첫 번째 왕은 에타나(Etana), 키시의 첫 번째 왕조의 13번째 왕이다. 고고학적으로 발굴된 첫 번째 왕은 키시의 엔메바라게시(Enmebaragesi)로 왕조의 22번째 왕이자, 끝에서 두 번째 왕이며,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당시 패권이 키시에서 우루크로 넘어갔던 것으로 미루어, 길가메시가 우루크의 전설적인 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움마의 제사장-, 루갈자게시(Lugal-Zage-Si)는 라가시 왕조를 전복시키고, 우루크를 정복하여 새로운 수도로 삼고, 페르시아만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제국을 세웠다. 그는 솀어족의 아카드왕 사르곤] 이 등장하기 이전의 마지막 수메르인 왕이었다.

라가시 왕조

에안나툼의 독수리 석비

라가시 왕조는 많은 유적들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중 기록상 최초의 제국은 에안나툼의 제국으로, 그는 수메르의 키시, 우루크, 우르, 라르사 등 모든 도시들 실질적으로 지배하였고, 경쟁 도시였던 움마로부터는 조공을 받았다. 또한, 그의 영토는 페르시아만을 따라 엘람의 일부까지 미쳤다. 그는 통치를 위하여 공포(terror)정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독수리 석비에서 적을 무자비하게 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카드 왕조

솀어족의 아카드어는 기원전 2800년경부터 사용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기원전 2500년경부터는 완전히 고대 아카드어로만 씌어진 책을 찾을 수도 있다. 고대 아카드어가 가장 널리 사용된 기간은 사르곤왕 때에(기원전 2350~2330) 경이지만, 그 기간에도 대부분의 행정관련 서판에서는 서기들이 주로 사용하던 수메르어로 씌어져 있다. 겔브(Gelb)와 베스텐홀츠(Westenholz)는 세 가지 고대 아카드어 방언 --사르곤 이전, 사르곤 시대와 아가데 지방, 우르 제3 왕조기을 구별해 냈다.

아카드어와 수메르어는 대략 1000년 정도 (기원전 2800~1800) 지속되다가 결국에는 수메르어는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소르킬드 야콥슨(Thorkild Jacobsen)은 사르곤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의 역사적 연속성의 단절이 거의 없다고 보고, 솀어족과 수메르어의 충돌이 너무 많이 강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어도 사르곤이 엘람을 정복했을 때 엘람인들에게 아카드어를 잠시동안이나마 강요했던 것은 분명하다.

구티족 지배

아카드 제국이 구티족에 의해 무너진 뒤, 새로운 수메르의 지도자, 라가시의 구데아(Gudea)가 부흥하기 시작하였고, 예술이 발달하고, 사르곤을 따라 신권 정치를 표방하였다.

수메르 부흥기 (우르 제3 왕조)

그 후로, 우르-남무 왕, 슐기 왕 등의 우르 제3 왕조가 북부 메소포타미아까지 영향력을 미치면서 마지막 수메르 부흥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미 수메르 지역은 아모리족이 대거 유입되면서 솀어족의 성격이 더욱 진해져 있었다. 아모리족은 후에 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한다. 중세에 라틴어가 계속해서 사용되었던 것처럼, 설형문자가 계속해서 쓰이는 동안에는 수메르어도 여전히 학교에서 종교적 언어로 가르쳐졌다.

생태학적으로는, 수메르 땅의 염분의 증가로 인하여 농업 생산력이 감소하였다. 농업 용수의 증발량이 많아 지면서 토양에 녹아있는 염분이 증가한 것이 농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기원전 2000년경부터는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규모가 작은 도시부터 서서히 수메르 문화가 와해되어 간다.

쇠망

엘람인의 침략과, 이비-신 지배 하(기원전 2004)에서의 약탈로, 이후 수메르는 다시 아모리족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 때 청동기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기원전 20세기~18세기의 아모리족국가는 수메르의 왕명 목록에 "이신 왕조"로 기록되어 있고, 기원전 1730년 함무라비왕의 바빌로니아로 넘어간다.

이 시기는 토양의 염분 증가로 인해 남부 이라크 지방에서 북부 지방으로 인구이동이 일어난 시기와 대체로 일치한다. 토양 염분 증가 문제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경작된 토지에 배수가 잘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건조한 기후로 인해 수분이 증발되면서 토양 속에 염분이 축적되었고, 결국 수확량이 줄어들게 되었다. 아카드 왕조와 우르 제3 왕조 동안 밀보다 염분에 더 강한 보리를 경작하기도 했으나 그것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기원전 2100~1700년 사이 인구는 거의 5분의 3으로 줄어들었다.

우르의 군기(軍旗)에 그려진 초기 전차, 기원전 2600년

문화

수메르인은 매해 봄마다 수태 준비를 마친 대지에 씨를 뿌린 뒤 탐무즈의 부활제를 올렸다. 그들은 탐무즈를 성장의 신으로서, 대지의 여신이 탐하는 남성적인 힘의 상징으로서 숭배했다. 이러한 풍년제 기간에는 모든 아내들이 자신의 남편뿐 아니라, 좋아하는 다른 남자와도 잘 수 있는 권리를 남편에게 인정받고는 자유롭게 사랑의 상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렇긴 하나 남편 이외의 연인의 정액은 밖으로 흐르게 하여 임신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혼의 의무를 저버리기 때문이다.

 [Sources Wikipedia]

 

책소개

세상 모든 만물의 시작, 수메르
모래바람에 뒤덮여 있던 최초의 역사가 되살아난다

8,500년 전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국내 최초 전문 연구자의 수메르문명사


“수메르라는 이름은 인류의 기억에서 2,000년 이상이나 지워졌었다.”
_새뮤얼 노아 크레이머

“우리들은 대부분 24시간 전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쓰면서
6,000년 전에 대해서는 너무 적은 시간을 쓴다.”
_윌 듀란트

인류 최초의 문명이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모든 인간 문화의 발원지인 수메르문명. 바로 이 수메르의 역사를 되살린 한국인 전문 연구자의 책이 출간되었다. 『최초의 역사 수메르』는 〈길가메쉬 서사시〉의 점토판 원전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직접 해독하여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의 저자 김산해의 신간으로, 30여 년 동안 수메르문명 연구에 전념하여 일구어낸 또 하나의 성취다. 『최초의 역사 수메르』 역시 5,000여 년 전에 쓰인 점토판 원문을 손수 한국어로 해독해가며 수메르의 역사를 추적하고 복원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저작이다.

실제 수메르문명기 당시에 제작된 수백 장의 점토판과 석판을 샅샅이 톺아보고, 설형문자로 새겨진 일차 사료에서 곧장 건져 올린 『최초의 역사 수메르』는 8,500년 전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 흐르는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비옥한 대지로 독자를 소환한다. 문명사의 흐름을 살린 시간순 서술과 200여 장에 달하는 방대한 사진 자료, 압도적인 전문성을 뽐내는 주석과 캡션은 수메르문명의 발굴 현장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함을 전한다. 세상 모든 만물의 시작, 인류 역사의 장엄한 기원, 위대하고 찬란한 초고대 문명 수메르의 숨결이 수천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뻔한’ 수메르의 역사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았다. 내 앞에 점토판과 석판에 기록된 사료들이 첩첩했다. 나는 설형문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기 시작했다. … 제대로 된 수메르의 역사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_〈여는 글〉에서

목차

여는 글
역사왜곡으로 잃어버린
수메르 역사를 복원하다

1부 최초의 도시문명국

1. 원수메르인, 정착하다
2. 최초의 도시, 에리두
3. 우바이드 문화, 퍼지다
4. 우루크, 에리두를 밀어내다
5. 급변
6. 경작지의 한계
7. 쟁기와 짐수레 바퀴
8. 해양무역의 혁명
9. 청동기와 물레
10. 문자 탄생지, 우루크
11. 거래기억장치, 물표
12. 점토판과 인장
13. 상형문자와 설형문자
14. 문명의 조건
15. 문명 탄생지, 우루크
16. 대사제, 왕이 되다
17. 최초의 도시문명국, 수메르

2부 최초의 역사

1. 유프라테스강과 수메르인의 운명
2. 슈루파크의 비극
3. 키쉬의 부상
4. 왕조의 시작
5. 영웅-왕, 길가메쉬
6. 에덴쟁탈전
7. 라가쉬의 개척자, 엔헤갈
8. 메실림의 내정간섭
9. 우쉬의 라가쉬 침공
10. 우르-난쉐의 비상
11. 우르와 움마의 라가쉬 협공
12. 최초의 왕실 가족
13. 에안나툼의 신통한 출발
14. 움마의 반기
15. 신탁의 실현
16. 승자 에안나툼의 불안증
17. 최초의 황제, 에안나툼
18. 흔들리는 제국
19. 움마 왕, 우르룸마의 분노
20. 움마의 왕위 찬탈자
21. 성군 엔메테나
22. 왕이 된 이인자
23. 최악의 폭정
24. 적폐의 치맛바람
25. 개혁 실패
26. 움마의 약진
27. 난세의 영웅
28. 황제 루갈자게씨
29. 수메르 황제의 치욕
30. 사르곤의 수메르 정복

3부 수메르 암흑기

1. 악카드 제국과 사르곤의 식민통치
2. 리무쉬와 수메르 독립전쟁
3. 마니쉬투슈의 남방 무역전쟁
4. 나람-씬과 수메르 독립전쟁
5. 나람-씬의 과대망상
6. 제국의 어두운 그림자
7. 악카드, 사라지다
8. 구데아, 희망을 품다
9. 구데아의 꿈
10. 꿈이 이루어지다
11. 유일한 빛이 저물다

4부 해방과 통일 그리고 종말

1. 해방자, 우투-헤갈
2. 통일 황제, 우르-남무
3. 수메르 재건
4. 우르-남무 법전
5. 슐기의 내치
6. 슐기의 광기
7. 우르의 분열
8. 배신자, 이쉬비-에라
9. 수메르, 사라지다

덧붙이는 글: ‘최초의 역사’를 되찾은 기쁨

이쉬비-에라의 본색
악카드인의 기질
과거사 청산 실패와 망국
수메르의 배신자와 「수메르 왕명록」
우르 3왕조판 「수메르 왕명록」과 역사왜곡
우르와 라가쉬의 지역감정 싸움
수메르 역사에서 라가쉬의 증발
「수메르 왕명록」 역사왜곡의 진범
애국심은 사악한 자의 미덕
라가쉬 애국 청년의 분노
대혼란
수메르족이 먼저냐, 셈족이 먼저냐
유치찬란한 제국의 속성
‘기억의 역사’도, ‘기록의 역사’도 허구였다
‘최초의 역사’를 되찾은 기쁨

맺는 글
제국·전쟁·국경 없는 세상을 꿈꾼다

부록
인류 역사상 ‘최초의 목록 57가지’ 해설
수메르와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간략한 연표
이 책에 나오는 사람
이 책에 나오는 도시·국가·유적지
이 책에 나오는 신
이 책에 나오는 신전·왕궁
이 책에 나오는 강·운하·해협·바다·산
이 책에 나오는 기타 목록
이 책에 나오는 박물관·컬렉션
 

저자 소개

저 : 김산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신화와 인류학을 공부했다. 30여 년 동안 수메르의 신화·역사·문명 연구에 전념했고, 수메르어·악카드어 같은 고대어를 해독하며 인류의 ‘최초’를 찾아 나섰다. 지은 책으로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신화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청소년을 위한 길가메쉬 서사시』, 『수메르, 최초의 사랑을 외치다』 등이 있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

출판사 리뷰

물 흐르듯 읽히는 수메르문명 통사
_역사적 맥락을 선명히 살린 시간순 서술로 박진감 넘치는 수메르의 진면모를 되찾다!


수메르는 8,500여 년 전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의 비옥한 초승달 지대(오늘날의 이라크)에서 발달한 세계 최고(最古)의 문명이다. 악카드·아시리아·바빌로니아 등 메소포타미아 문명 가운데서도 단연 앞서 태동한 문명이 수메르였다. 한때 지구상에 미개와 야만만이 존재하는 것으로 오해받았던 기원전 6500년경부터 수메르인은 마을을 일구고, 힘을 합쳐 농사를 짓고, 권력과 도시를 창조해내더니 전쟁과 평화의 변주곡 안에서 국가와 문명을 탄생시켰다.

『최초의 역사 수메르』는 원(原)수메르인이 유프라테스 강가 오우에일리(Tell el’Oueili)에 정착해 마을을 형성한 기원전 6500년경부터 우르 3왕조 멸망으로 수메르문명이 지상에서 사라진 기원전 2004년까지 약 4,500년 동안의 이야기를 통째로 건져 올렸다. ‘수메르인의 경제-생활-문화’ 식으로 나뉘어 이야기의 흐름이 툭툭 끊기던 기존의 교과서식 주제별 서술에서 탈피해, 역사적 맥락을 선명히 살린 시간순 서술로 박진감 넘치는 수메르의 진면모를 되찾았다.

최초의 도시가 발달하고, 대홍수가 대지를 집어삼키고, 영웅-왕 길가메쉬가 등장하고, 비옥토 ‘에덴’을 차지하려는 끝없는 쟁탈전이 벌어지고, 최초의 수메르 제국이 개창하고, 끔찍한 부정부패가 자행되고, 악카드의 사르곤이 쳐들어와 수메르를 점령하고, 수메르 도시국가들이 독립운동을 펼치고, 왕과 신하 간 권력 암투로 문명의 마지막 빛줄기가 꺼져가기까지 피 튀기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수메르의 대서사를 오롯이 담아냈다.

수메르 땅은 에안나툼이 벌인 전쟁의 광기로 피바다가 되었다. 수메르의 평화는 온데간데없었고 오직 먹고 먹히는 처절한 전쟁만이 있었다. 에안나툼은 눈에 보이는 도시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어느덧 그가 정복할 곳은 더 이상 없었다. 에안나툼은 수메르의 남쪽과 북쪽의 도시를 모두 차지했다. 엘람과 수바르투까지 정복한 그는 모든 수메르 군주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 에안나툼은 명실공히 수메르 ‘최초의 황제’였다.
_2부 17장 「최초의 황제, 에안나툼」에서

키쉬를 통합한 사르곤이 남쪽으로 칼끝을 돌렸다. 그는 아가데(Agade)의 아홉 부대를 이끌고 우루크로 쳐들어갔다. 우루크에서 수메르 황제 루갈자게씨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 그의 마지막은 끔찍했다. 루갈자게씨의 목은 엔릴 신전의 문설주에 걸렸다. 수메르 황제의 치욕이었다.
_2부 29장 「수메르 황제의 치욕」에서

수메르 독립전쟁이 다시 일어났다. 수메르 도시들은 악카드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 수메르 전역의 도시들이 대대적으로 봉기할 태세였다. 수메르 북쪽과 남쪽 지도자들이 서로 힘을 모아 악카드를 쳐부술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_3부 4장 「나람-씬과 수메르 독립전쟁」에서

수메르어―한국어 국내 유일 직접 해독
_전 세계 18개 박물관에서 일일이 발굴해낸 5,000년 전 수메르어 점토판의 생생한 기록!


수메르 발견은 고고학이 이룬 최대의 성과로 꼽힌다. 150여 년 전부터 오늘날 이라크 땅에서 발굴되기 시작한 수메르문명의 유산들은 5천 년 넘는 시간 동안 사막의 모래 아래 파묻혀 있던 인류 문명의 새벽을 되찾게 해주었다. 수메르인들은 이기(利器)를 만들 줄 알았고, 인류 최초의 문자인 설형문자 체계를 정립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점토판에 촘촘히 기록해 두었다.

『최초의 역사 수메르』는 바로 이 5,000년 전 제작된 수메르어 점토판이라는 일차 사료에 철저히 근거한다. 전 세계 18개 박물관에 보관된 수백 장의 점토판에서 설형문자 기록들을 일일이 발췌해 오기·오독의 문제 가능성을 엄정히 검토한 뒤, 수메르 역사의 ‘미싱 링크(missing link)’들을 꼼꼼히 깁고 엮어 우리 눈앞에 수천 년 동안 존재해왔으나 여태껏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수메르의 문명사를 짜임새 있게 복원해냈다. 더욱이 영어 중역에 의존하지 않고 수메르어 점토판을 한국어로 바로 해독한 만큼 여타 번역서들은 범접할 수 없는 광범하고도 생생한 수메르 역사 이야기를 선사한다.

푸주르-슐기의 편지가 입비-씬에게 도착했다. 푸주르-슐기는 편지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이제 이쉬비-에라가 제 쪽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를 도와줄 사람도 없고, 저와 연대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가 아직 저를 그의 손아귀에 넣지 못했으니, 그가 저를 덮치면 전하께 (도망)가겠습니다. 통촉해주시옵소서!”(영국박물관 소장 “푸주르-슐기가 입비-씬에게 보낸 편지” 점토판 명문 중)

입비-씬이 답신을 보냈다. 왕은 마지막 충신에게 배신자 이쉬비-에라의 실체를 폭로하며 버텨줄 것을 호소했다. “나에게 오지 마라! 개같은 성향을 지닌 마리 출신의 이놈이 통치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 강토를 되찾으면 정말로 모든 이방의 땅에 우리의 힘을 알리게 된다. 급하다! 모두 포기하지 마라!”(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인류고고학박물관 CBS 14224 점토판 명문 18~38행)
_3부 8장 「배신자, 이쉬비에라」에서

30여 년의 연구, 13년의 집필… 생애를 바친 압도적 전문성
200여 장의 현장감 넘치는 시각 자료까지
_기존 수메르 학설의 모순과 오독을 바로잡는 놀랍도록 치밀한 연구!


저자 김산해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신화와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30여 년 동안 수메르의 신화·역사·문명 연구에 전념했고, 수메르어·악카드어 같은 고대어를 해독하며 인류의 ‘최초’를 찾아 나섰다. 특히 『최초의 역사 수메르』는 2007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1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내용 조사와 자료 수집, 원고 집필에 몰두한 회심의 역작이다. 집필 도중 3번의 시한부 선고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해 병마와 싸워가며 글을 썼고, 마지막 원고를 탈고한 지 4개월여가 흐른 지난 11월, 안타깝게도 출간을 지켜보지 못한 채 영면했다.

생애를 바쳐가며 완성해낸 이 책에서 그는 오늘날 수메르학의 교과서로 여겨지는 「수메르 왕명록」에만 치중한 기존 수메르 학설의 모순과 오독을 바로잡는다. 인류 최초로 역사를 점토판 위에 남긴 도시국가 ‘라가쉬’ 필경사들의 기록을 찾아내고, 「수메르 왕명록」의 의도적인 라가쉬 기록 누락을 증명하는 한편, 200여 장의 현장감 넘치는 시각 자료와 압도적인 전문성을 갖춘 주석·캡션까지 가득 담았으니 깊이 있는 수메르문명 연구에 목말라 하던 마니아 독자들의 묵은 갈증을 해소해줄 만하다.

저자 김산해는 살아생전 수메르학의 토대가 전무한 우리나라 고대 역사 연구의 현실을 늘 애석해했다. 이제 그의 책이 국내 수메르학의 고전이 되어 인류의 최초를 향한 지적 탐험의 정수를 독자들에게 선물할 것이다.

출처: https://japan114.tistory.com/7484 [동방박사의 여행견문록 since 2010:티스토리]

책소개

인간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합일점.
인간을 창조했다는 신들의 정체는 무엇이며,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고고학자 제카리아 시친의 '지구연대기' 시리즈의 하나인 이 책은 최초의 문명 발상지인 수메르 관련 역사를 다루며, 이를 통해 인류가 지나온 자취들을 짚어간다.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에서 저자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맨 처음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에 집중하고, 인간을 창조하고 최초로 지구에 문명을 건설한 우주인, 더 구체적으로는 12번째 행성의 신적인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되살린 수메르의 점토판들에는 태초에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누가 왜 어떻게 인간을 창조했는지, 노아의 홍수로 알려진 대홍수 등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 그 진실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에서 역사를 풀어가는 과정은 새롭고 놀라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으며, 저자는 구체적이고 풍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수메르 문명과 신화·종교·문학·과학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즐거운 역사 산책의 기회를 제공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한국의 독자들에게
역자 서문|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자 서문|신과 인간, 그리고 문명의 기원을 찾아서

1. 인간은 진화의 결과가 아니라 진화의 예외다
난데없는 인류의 출현 | 진화의 뒷걸음질 | 불가사의한 문명의 등장

2. 예고 없이 시작된 수메르 문명
문명의 시원을 찾아서 |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 아카드어의 비밀
수메르어의 발견 | 수메르의 도시와 신전들 | 수메르 문명의 실체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 수메르 문명의 수수께끼

3. 하늘과 땅의 신들
그리스의 신화와 신들 | 힌두의 신화와 신들 | 히타이트의 신화와 신들
수메르 문명의 전달자 후르리인 | 가나안의 신화와 신들
이집트의 신화와 신들 | 아모리의 신화와 신들

4. 수메르, 모든 신들의 고향
수메르 신들의 계보 | 신들의 아버지, 안(아누) | 만왕의 왕, 엔릴
엔키와 닌후르쌍 | 엔릴의 아들 닌우르타와 신들의 전쟁
주는 누구인가? | 엔릴의 또 다른 장자, 난나 | 난나의 장자, 우투
수메르의 아프로디테, 인안나 | 엔릴의 막내아들, 이시쿠르
수메르 신들의 계보도

5. 네필림, 불 뿜는 로켓을 탄 사람들
여신의 날개옷 | 구약에 나타난 천사들의 복장
고대의 비행사와 비행체들 | 쉠, 하늘을 나는 비행물체
바벨탑의 정체 | 신의 분노 |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
길가메시의 여행 | 하늘에서 본 지구의 풍경 | 독수리의 정체
네필림, 불 뿜는 로켓을 탄 사람들

6. 12번째 행성
수메르에서 찾아낸 태양계의 모습 | 천문 지식의 역사
수메르 천문학의 수준 | 네필림과 수메르의 천문학

7. 창조의 서사시
수메르인의 태양계에 담긴 비밀 | 달과 명왕성의 비밀 | 화성과 목성의 사이
창조의 서사시 제1막 | 창조의 서사시 제2막 | 창조의 서사시 제3막
창조의 서사시 제4막 | 「창세기」와 「창조의 서사시」 | 창조의 서사시 제5막

8. 하늘의 왕권
마르둑, 혹은 12번째 행성의 정체 | 주님의 날과 12번째 행성의 궤도 | 신들의 1년

9. 지구 착륙
태양계의 7번째 별 | 수메르의 새해 축제와 7개의 정거장
행운의 숫자 7과 태양계의 두 부분 | 지구로 가는 길의 7개 정거장
신들이 남긴 우주 여행의 지도

10. 신들의 도시
왜 메소포타미아인가 | 최초의 도시 에리두 | 우주 센터가 차려진 도시 니푸르
산업도시 바드티비라와 그 외의 도시들 | 수메르에 세워진 최초의 우주공항
하늘과 땅의 유대, 혹은 통신 센터

11. 아눈나키의 폭동
아래 세계, 압수 | 아프리카의 고대 광산 유적 | 노동하던 신, 아눈나키
하급 신 아눈나키의 반란

12. 인간을 창조하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만남 | 인간의 창조와 생명공학 | 신의 형상을 한 인간의 탄생
복제 인간의 탄생 | 신의 유전자 | 아프리카에서 메소포타미아로

13. 대홍수와 인간의 종말
지식인 아담, 에덴에서 추방되다 | 사악하지만 지혜로운 뱀의 정체
대홍수와 수메르의 노아

14 지구를 떠나는 신들
대홍수의 시대 | 대홍수 이전 | 신들의 피난 | 대홍수의 실체
대홍수와 주님의 날 | 지구 연대기

15 지구의 왕권
갑작스러웠던 수메르 문명의 비밀 | 바벨탑과 신들의 혼란 | 남겨진 이야기들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제카리아 시친 (Zecharia Sitchin)
 
러시아에서 태어나 팔레스타인에서 자라난 유대계 미국인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자라는 동안 고대 히브리어와 셈어 등을 익히고, 구약과 근동의 역사 및 고고학 대한 폭넓은 지식을 쌓았다. 런던 정경대(LSE)에서 공부한 후 이스라엘에서 한동안 저널리스트 및 편집자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뉴욕에 살면서 저술과 강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수메르어 및 아카드어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며, 근...

역 : 이근영

빅 히스토리를 한국에 소개하고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제2회 유미과학문화상을 받았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시간의 지도: 빅 히스토리』와 신시아 브라운의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현재까지』를 포함해 30여 권의 번역서와 저서가 있다. 빅 히스토리 연구소의 소장으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학, 사회단체, 기업 등에서 빅 히스토리를 강의하고 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경영 대표로 일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12번째 행성의 비밀
신화·종교·문학·과학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고대사 산책!

이 책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은…
수메르에서 찾아낸 인간, 문명, 신화의 모든 것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스터리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도 근본적인 수수께끼는 아마도 ‘도대체 인간이라는 존재는 맨 처음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두 가지 설명이 바로 성경의 창조론과 다윈의 진화론이다. 하지만 둘 다 불완전한 설명일뿐더러, 자체 내에 많은 모순들을 안고 있다. 수메르 문명 전문가인 고고학자 제카리아 시친은 이 문제에 대해 아주 명쾌하고도 충격적인, 그리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가 되살린 수메르의 점토판들에는 우리가 미처 상상치도 못했던, 우리가 의문을 품지조차 않았던 수없이 많은 문제들에 대한 설명이 그림과 문자로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흥미진진하고도 도발적인 이 기록들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현존하는 모든 종교와 신들의 정체는 물론, 그 계보와 각국 신화들로의 번안 과정, 그리고 신과 인간의 관계를 둘러싼 모든 의문에 대한 상세하고도 지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성경은 수메르 서사시의 일부
아무것도 없었던 태초에, 신(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만들고, 동식물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창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참으로 이상한 존재다. 자신이 유일한 신임을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는가 하면, ‘우리’라는 복수의 신들이 바벨탑을 쌓은 인간들을 처벌하기 위해 함께 지구로 내려오기도 한다. 「창세기」에는 선악과라고 알려진 지식나무의 열매를 따먹은 인간들이 에덴에서 추방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들이 알게 된 지식이라고는 고작 자신들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성(性)을 인식하고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어째서 에덴에서 추방될 이유가 되는 것일까?
이어지는 「창세기」의 이야기들은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아담의 자손들은 어디서 출현했는지 알 수 없는 이민족의 사람들과 마주치고, 신성한 아담의 자손들은 하나님이 엄격히 금지한 근친상간을 통해 자식을 낳기도 한다. 그들의 주된 관심은 신과의 관계를 제외하면 모두 섹스와 장자 승계 문제, 그리고 그 와중에서 발생하는 여러 암투들에 불과하다. 서로 싸우고 다투고 시기하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적인 신들의 이야기를 연상시킬 정도다.
그러다가 노아에 이르러 하나님은 인류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멸망시키기로 결심하는데, 그 이유가 또한 여간 모호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노아에게만 비밀을 알려 방주를 만들어 생명을 구하도록 하는데, 그가 어떻게 이레 만에 그런 엄청난 규모의 방주를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노아를 비롯한 고대의 인간들이 950년이나 그 비슷한 정도로 오래 살았다는 성경의 기록 또한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산 채로 승천한 에녹의 이야기 역시 이해하기가 퍽 어려운데, 성경에 따른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우주 어딘가에, 신체를 가지고 찾아갈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일까? 죽어서 영혼만 가는 세계가 하나님의 나라라는 가르침과 이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그런가 하면 신‘들’은 바벨탑을 쌓는 인간들을 처벌하여 그 언어를 여럿으로 나누기도 하고, 죄악으로 가득 찬 마을(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을 통째로 없애 버리기도 한다. 이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는 여러 가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예컨대 지상에서 수천 미터 위에 실재하는 것도 아닌 하늘(하나님의 나라)에 닿으려는 인간들의 시도가 왜 신을 분노케 했는지 우리는 우선 이해하기 어렵다. 그토록 높은 탑을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던 당시의 사람들이, 하늘이라는 공허한 공간에 닿고자 무식하게 탑을 쌓았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또한 인간을 징벌하거나 인간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지상에 출현하는 천사들의 경우에도 왜 신적인 존재인 그들에게 굳이 날개 같은 것이 필요한지, 어째서 천사들이 사람들처럼 지상을 걸어다니고, 많이 걸으면 다리가 아프기도 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여러 이유들 때문에 학자들은 성경의 이야기들을 모두 신화로 돌린다. 하지만 성경, 특히 구약의 「창세기」와 모세오경에 등장하는 인명이며 지명들이 속속 역사상 실재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에덴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유적지들 가운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니네베, 우르, 갈데아 같은 수메르 문명권 안의 도시들이다. 여기서는 이미 발굴이 진행되었고, 수많은 유적과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몼경의 원전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는, 성경보다 훨씬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경보다 훨씬 자세한 기록들도 함께 쏟아져 나왔다.
수메르의 이 점토판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창조의 서사시(창세기의 원전)」와 「길가메시 서사시(에녹 이야기의 원전)」 그리고 「대홍수 이야기(노아의 홍수의 원전)」로 알려진 것들이다. 이 서사시들에는 태초에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누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창조했는지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노아의 홍수로 알려진 대홍수의 이야기가 지구에서 실제로 언제 어떻게 일어난 사건인지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노아를 피신시킨 구체적인 신(신들 가운데 한 명의 신)이 누구인지까지 소상히 적혀 있다. 신들의 계보와 관계, 신과 인간들의 갈등까지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로써 우리는 성경에 기록된 이야기들이 실은 수메르 서사시의 일부를 번안한 것이며(그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왜곡되었다), 신화가 아니라 실재했던 역사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합일점
인간의 탄생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이론 중 가장 믿을 만한 학설은 당연히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그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투성이의 이론으로 남아 있다.
진화론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인간인데, 원숭이가 인간이 되기까지의 과정에는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우선 수십억 년에 이르는 기나긴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불과 수십만 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원숭이가 갑자기 직립으로 보행을 하고,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농사를 짓고, 언어를 창조하고, 종교와 예술까지 발전시키게 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믿기 어렵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변화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창조론에 기대어 인류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던 학자들은 최근 참으로 난감한 사태들을 여럿 만나고 있는데, 예컨대 4~5만 년 전에 활동했다고 믿었던 호모 사피엔스가 실은 수십만 년 전에도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다는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이후의 시기에도 오랫동안 호모 에렉투스와 같은 그 이전 조상들이 활동했다는 증거들이 남아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진화는 순서 없이, 혹은 지역에 따라 수십만 년의 편차를 두고 제각각 일어났다는 말인가? 게다가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과 최초 문명의 탄생이, 가장 혹독한 빙하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학자들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체 원숭이들은 어째서 이 혹독한 시절에, 그리고 어떻게 그토록 짧은 시간 동안에, 인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
호모 사피엔스 이후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의문은 더욱 다양하게 확대된다. 근동의 어떤 지역에서는 신석기 문명이 다시 구석기 수준의 문명으로 퇴보하는 양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의 원시 부족들은 어째서 다른 문명권의 인류처럼 진보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찾을 길이 없는 것이다. 인류는 또한 수메르라는 최초의 문명 세계를 건설한 지 겨우 6,000년 만에 이제는 달에 우주선을 쏘아 보낼 정도의 과학기술 문명을 이룩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전체 진화의 기나긴 세월을 놓고 따져 보자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탄생과 발전 과정에 대하여 진화론만큼 합리적인 사고의 틀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큰 틀에서 진화론을 인정하고, 세부적인 문제들을 보완할 과학적인 이론은 없는가?
이 책의 저자인 시친에 따르면 당연히 그런 이론은, 있다. 그리고 그 이론은 시친 자신이나 현대의 어떤 학자가 창안한 이론이 아니라, 바로 수메르의 점토판에 이미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수메르의 고대 기록에 따르자면 태초에 지구에는 신들만이 있었다. 동식물이 있기는 했지만 인간은 없었다. 그 무렵 신들은 아프리카의 광산에서 금광 채굴에 매달리고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실제로 아프리카에서는 구석기 시대나 그 이전 시기에 해당하는 수십만 년 전의 채광 흔적이 발굴되고 있으며, 그런 고대의 채광 흔적만을 찾아 다시 금광을 개발하는 업자들까지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신들은 채광에 활용할 노예가 필요했으며, 그 결과로 창조된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한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돌보는 노동을 시키기 위해 아담과 이브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인간은 애초에 신들의 노동을 대신 하는 노예로 창조되었다는 얘기다.
신들이 인간을 창조하는 과정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배아복제 과정이나 DNA 합성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이전에 진화론의 방식에 따라 이미 존재하던 어떤 존재(예컨대 원숭이 인간)를 인간으로 개량했다는 기록이 수메르의 점토판에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으며, 그 구체적인 과정까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수메르의 유적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기록들이 담긴 점토판들이 수십만 장이나 발굴되었고, 지금도 발굴을 기다리고 있다.

신들의 정체와 12라는 숫자의 비밀
구약에는 12지파가 있고, 예수에게는 12명의 제자가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는 무수한 신들이 등장하지만 올림포스의 원탁회의에는 12명의 신들만이 참석했다. 인도와 이집트의 신들도 주요한 신들만을 간추리면 항상 12명이고, 동양의 12간지에는 역시 12종류의 신비동물들이 등장한다. 1년은 12달이고, 하루는 두 번의 12시간으로 구성되며, 하늘(황도대)에는 12종류의 별자리가 있다. 이것은 과연 우연일까?
만유인력을 발견한 과학자 뉴턴은 실제로는 생의 많은 시간을 고대의 종교 연구에 투자한 사람이다. 그가 남긴 연구 결과는 사후 50년이 지나서야 겨우 출판되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프린키피아』가 그것이다. 거기서 뉴턴은 ‘모든 고대 민족은 12명의 똑같은 신들을 믿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시친이 주장하는 것도 같은 내용이다.
시친은 이 책에서 이집트, 인도, 바빌로니아, 그리스, 로마, 이스라엘, 미케네, 기타 중동과 소아시아 문명권 각국의 여러 신들을 비교하고 분석한 결과, 모든 중요한 신들은 항상 1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모든 다양하고 복잡한 신들의 계보와 관계가 결국은 하나의 전형적인 관계와 계보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데, 그 기본 모델은 당연히 수메르의 점토판에 기록된 신들의 계보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결론은 세계 각국의 모든 신들의 이야기는 수메르가 그 원천이고, 여기에서 파생된 신화들이 전파되어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신들의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친은 이 전파의 과정과 신들의 변화 과정까지 이 책에서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계 각국의 주요 신화들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각각의 신들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 신들의 관계와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수메르의 점토판에서 신화는 인간의 역사와 동떨어진 신들만의 황당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끊임없이 문명을 창조하고 역사를 이어가는 실존적 인물들로 되살아난다. 수메르에서 역사와 신화는 떨어질 수 있는 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수메르, 그 찬란한 문명의 재발견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 가운데 수메르는 우리(동아시아 변방의 우리)에게 가장 덜 알려진 문명권이다. 황하는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그 문명권의 한 자락을 우리가 직접 담당해 왔기에 남의 문명권이 아니다. 이집트와 인더스의 문명은 거기서 발굴된 화려하고 거대한 유적들 때문에 오래전부터 우리의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해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인도와 이집트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수메르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문명이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 정도가 우리가 아는 정보의 대부분일 정도다.
하지만 수메르는 우선 모든 문명 가운데 가장 최초의 문명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책이 이미 국내에도 소개되었거니와, 인류의 가장 중요한 모든 과학적 발견과 발명의 맹아가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법과 교육 시스템이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목축과 농경과 철기 문명이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본격적인 의미의 의학과 문학과 예술이 모두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언어와 문자 역시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바퀴와 건축, 술과 각종 음식, 천문학과 수학 역시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이 책의 관심이 집중되는 신화와 종교 역시 수메르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시친의 책을 읽는 일은, 그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주장을 읽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수메르 관련 서적보다도 풍부한 수메르 관련 역사와 문화를 읽는 흥미진진한 지적 여행의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설령 시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놀라울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을 읽는 재미는 결코 반감되지 않는다.
수메르 문명은 또한 고대 문명 가운데 가장 발달된 문명이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수메르의 지구라트를 모델로 한 것이지만, 수메르의 지구라트에 비해 그 실용성과 과학적 설계에서 뒤떨어지는 건축물이다. 그런가 하면 수메르인들은 60진법을 사용했고, 북반구와 황도대의 별자리는 물론, (이해하기 어렵지만) 남반구의 별자리들까지 알고 있었다. 그들이 알고 있었던 목성 너머의 행성들, 그러니까 토성·천왕성·해왕성·명왕성 등의 존재는 수메르 이후 완전히 잊혀졌다가 근세에 이르러서야 천문학과 물리학의 발전으로 다시 그 존재가 증명된 별들이다. 수메르인들은 별들의 세차운동떵 알고 있었으며, 의학적인 뇌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을 만든 것도 그들이었으며, 별자리의 이동을 통해 우주의 시대를 처음 구분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별자리들에 이름(양자리, 게자리 등)을 붙인 것도 그들이었다. 그들은 명왕성 너머의 또 다른 행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 행성을 둘러싼 의문을 풀어나가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시친의 관심이고, 이 행성의 우주인들이 지구에 문명을 창조하고 인간을 탄생시킨 신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의 지문』과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의 종합판
저자 시친의 관심은 앞서 밝힌 대로 인간을 창조하고 최초로 지구에 문명을 건설한 우주인, 더 구체적으로는 12번째 행성의 신적인 존재들에 모아진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이 바로 성경에서 ‘거인’이라고 번역되곤 하는 ‘네필림’의 진정한 주인공이며, 현존하는 모든 신화의 주인공들이 바로 이들이라고 한다.
수메르의 점토판들을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저자 시친은 이들의 존재를 입증하고, 이들의 계보도와 지구에서의 활동에 대해 보고한다. 시친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의 과학이나 기술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수메르의 점토판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런 지식의 전수자가 바로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명왕성에서 지구에 이르는 우주여행용 항로 지도를 점토판에 남겨 놓았고, 수많은 우주선들과 우주인의 복장, 그리고 신비한 무기와 도구의 그림들도 남겨 놓았다. 이런 지식이나 도구들에 대한 묘사는 성경에서도 여럿 발견되는데, 이를 기독교 신앙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성품과 연결시키고자 할 때에는 많은 모순들이 발견되는 반면, 12번째 행성의 우주인들과 연결시킬 때에는 아무런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시친의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과격하고 허무맹랑하기만 한 것일까? DNA 구조를 밝혀냄으로써 생명의 신비를 최초로 풀어낸 J. 왓슨(미국)과 F. 크릭(영국)은 ‘생명의 기원이 우주에 있다’는 주장을 한 바 있으며, 1999년 1월 나사(NASA)는 공식적으로 지구상의 생명이 외계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지구에서 태어난 인간의 인체가, 실은 지구에 흔한 화학 성분이 아니라 지구에서는 희귀한 성분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 역시, 학자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난제 가운데 하나다.
어쨌든 이런 과격한 주장 덕분에 시친은 종종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로서보다는 신비과학자로 간주된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그의 책을 읽는 일은 『신의 지문』을 읽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여전히 매우 흥미롭고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즐거운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시친의 책을 읽는 진정한 즐거움은, 그가 조목조목 설명하고 해설하는 수메르 문명의 역사 및 문화 지도를 꼼꼼히 따라 읽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6,000년 전의 그 척박한 땅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최초의 문명이 어떻게 창조되고 전파되었는지, 그 문명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눈앞에 그리듯 확인할 수 있다.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가 수메르 문명이 이룩한 최초의 문명사적 사건들에 대한 간추린 보고서라면, 시친의 책은 수메르 문명과 신화·종교·문학·과학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즐거운 역사 산책이다.

출처: https://japan114.tistory.com/7483 [동방박사의 여행견문록 since 2010:티스토리]

책소개

히브리 창세기의 기원은 수메르, 그 신화에서 답을 찾다

크레이머 교수의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를 읽은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인류의 정신문명이 수메르에서 시작된 39가지 사실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세상의 창조, 에덴동산, 인간창조, 노아의 홍수, 신의 죽음과 부활 등 성경의 중심 내용이 수메르 신화의 모방 내지는 표절이라는 점이었다. 그때부터 필자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히브리, 그리스 신화에 매달려 기독교의 핵심인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역사가 까마득하게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필자는 신화만이 아니라 신화에 영향을 끼친 정치·경제·사회적인 배경도 함께 탐구하여 수메르인의 삶과 죽음의 테크닉을 조명하려고 노력하면서 후기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를 사로잡은 죽음의식을 탐구하였다. 필자가 오리엔트 신화를 20여 년 동안 연구했지만 이 책은 전문적인 학술서적이라기보다 인류의 초기 문명사가 나타난 수메르 문명과 종교, 그리고 히브리 신화에 대한 대중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1부 수수께끼의 종족 수메르

1장 메소포타미아, 인류 문명의 발상지
2장 수메르 문명의 비밀
3장 유적의 발굴과정
4장 쐐기문자의 의혹
5장 괴이한 수메르의 왕들의 족보
6장 히브리의 노아와 대홍수의 흔적

2부 수메르 문명의 원동력

1장 아프리카, 인류의 고향
2장 신석기 혁명: 농경을 시작하다
3장 신석기 혁명: 동물을 길들이다
4장 신석기 혁명: 마을을 만들다
5장 인도까지 교역한 수메르의 도시들
6장 위대한 기술의 창안

3부 히브리의 신화와 수메르

1장 수메르 도시국가들의 흥망사
2장 인류의 정신문명은 수메르에서
3장 표절한 노아의 대홍수
4장 모방한 히브리의 천지창조
5장 편집된 모세의 십계명

4부 수메르의 종교

1장 종교의 기원
2장 신전에서 발전한 수메르의 도시국가
3장 심리적 종교기술: 접신, 꿈
4장 물리적 종교기술: 간점, 주문, 시죄법, 점성술
5장 신들의 위계질서

5부 신들의 창조활동

1장 신화, 기원에 대한 탐구
2장 엔릴 신: 달과 저승신을 창조하다
3장 엔키 신: 점토로 인간을 만들다
4장 닌후르상 여신: 치료의 신들을 창조하다
5장 인안나 여신: 저승에서 남편을 살려 내다

6부 수메르인의 죽음의식

1장 사제의 환각식물
2장 샤먼의 하계여행과 하늘여행
3장 저승에서 돌아온 왕
4장 두 종류의 천국: 에덴과 무덤
5장 인류의 죽음의식과 포틀래치

저자 소개

저 : 이원구
 
전북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한 뒤 30여 년 동안 중 ·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일하면서 주로 문예창작 방법을 실험해왔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 회장으로도 활동하며 민족문학 교과서를 편찬하기도 했다. 현재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서울 휘경여자중학교를 퇴임하고 대안학교와 중동 지방의 신화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대안교육을 모색하며 음악, 미술, 문학이 어우러진 감성교육을 위주로 하는 〈푸른 느낌학교...

책 속으로

메소포타미아의 땅속에서 출토된 유물을 조사하고 종합한 결과, 아주 먼 옛날에 아시리아인과 함께 다른 민족이 살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드디어 마지막 수수께끼가 풀렸다. 완전히 잊혀졌던 고대언어가 갑자기 나타나 베일을 벗은 신부처럼 햇빛에 그 자태를 드러냈던 것이다. 두 민족은 바로 아카드와 수메르였다.
---「1부 수수께끼의 종족 수메르」중에서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이집트처럼 농사짓기가 쉬운 지역은 아니었지만 대체로 원료는 풍부했다. 수메르인은 일찍부터 이 갈대와 진흙을 이용하여 집을 지었고, 갈대 섬유와 아마로 직물을 생산하여 옷을 만들어 입었다. 또한 메소포타미아 서쪽으로 석회암 지대가 이루어져 있었고, 역청이 솟는 샘까지 있었다. 수메르인은 저절로 나오는 역청, 아스팔트, 석유, 가스를 연료와 방부제, 물감, 접촉제 등으로 사용했다.
---「2부 수메르 문명의 원동력」중에서

델리취의 강연 이후에 범바빌론주의 운동이 생겨났다. 놀랍게도 이 운동은 세계의 모든 신화와 기독교의 구약과 신약은 단지 바빌론 신화의 개작일 뿐이고, 그리스도의 수난은 바빌로니아의 마르두크 신화에 근거를 두었다고까지 주장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마르두크 신화, 즉 바빌론의 창조서사시 「에누마 엘리시」에는 신들의 죽음과 소생에 대한 극적인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3부 히브리의 신화와 수메르」중에서

크레이머의 해석에 따르면, 수메르인은 바다에서 하늘과 땅이 창조되었다고 생각했다. 남성인 하늘의 신 안과 여성인 땅의 신 키가 결혼하여 대기(大氣)의 신 엔릴을 낳고, 대기의 신 엔릴이 하늘과 땅을 갈라놓는다. 그리고 엔릴과 그의 어머니 키 여신이 결혼하여 만물을 창조하고 문명을 열었다. 이처럼 수메르의 원초적인 신들이 나타난 창조신화는 혼돈으로부터 질서를 세우는 신들의 활동이다. 그러나 수메르 신화에서는 완전한 무(無)로부터의 창조가 아니라 혼돈에서 질서가 세워진다.
---「4부 수메르의 종교」중에서

복잡다단한 역사를 지닌 메소포타미아의 신화는 수메르, 바빌론, 아시리아의 세 형태로 전해지지만 그 기원은 수메르에 있다. 수메르의 창조신화에서 우주는 스스로 만들어진 뒤에 신들이 해와 달을 창조하고 저승신과 인간, 사제들을 창조한다. 셈족인 바빌로니아의 우주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시」에서 최고신 마르두크는 티아마트를 죽인 뒤 그 시체로 우주와 천체, 인간을 창조한다. 역시 셈족인 히브리의 여호와 신은 오로지 말로써 우주와 천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한다.
---「5부 신들의 창조활동」중에서

수메르인은 지하세계로부터 이승에 나타난 악령들이 방황하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병들게 하고 죽인다고 생각하였다. 이들은 운명신, 병마를 몰고 오는 우둑귀신, 알라귀신, 악한 유령, 허깨비, 저승사자 등이었다. 또한 수메르인은 한이 맺힌 원혼들이 악한 귀신으로 변하여 밤마다 밤거리를 헤매면서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전쟁에서 죽은 자나 조상들의 혼을 달래 주는 날을 정해 매달 탐무즈의 달, 즉 두무지의 달이 되면 신전이나 신당에서 제사상을 차리고 직업적인 곡꾼들이 마음껏 곡하게 하였다.
---「6부 수메르인의 죽음의식」중에서

출판사 리뷰

수메르와 관련한 책들을 검색해 보면, 나오는 제목들은 『최초의 여신 인안나』(김산해 저, 휴머니스트, 2022), 『최초의 역사 수메르』(김산해 저, 휴머니스트, 2021),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김산해 저, 휴머니스트, 2020),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새뮤얼 노아 크레이머 저, 박성식 역, 가람기획, 2018),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제카리아 시친 저, 이근영 역, AK, 2009), 『수메르, 최초의 사랑을 외치다』(김산해 저, 휴머니스트, 2007), 『신화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김산해 저, 가람기획, 2003) 등 최초, 고향, 시작과 같은 기원과 관련한 키워드들로 많이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목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 최초로 문명을 이룩한 수메르의 찬란한 문명은 지중해를 통해 고대 유럽에 퍼져 나갔”다고 말한다(22쪽). 저자에 따르면, “수메르 문자가 해독되면서 수메르 문명이 아카드,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문명의 근원이며, 인류 문명의 가장 빠른 출발점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57쪽). 따라서 이러한 제목들은 수메르 문명이 인류의 기원적 문명이라는 일종의 선언인 셈이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수메르의 기원적 면모는 히브리 신화와 수메르 신화의 유사성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직설적으로 말하면, 히브리인들은 「길가메시 서사시」나 「아트라하시스의 태초 이야기」 서사시를 표절하여 ‘노아의 홍수’를 만든 것이다. 그것도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방했다”라고 말하고 있다(84쪽).

그렇다면 저자는 도대체 왜 다른 문명이 아닌 수메르에 관심을 품게 되었을까? 저자가 중동사나 신화를 전공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약 20년 전 크레이머 교수의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를 탐독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크레이머 교수는 인류의 정신문명이 수메르에서 시작된 39가지 사실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세상의 창조, 에덴동산, 인간창조, 노아의 홍수, 신의 죽음과 부활 등 성경의 중심 내용이 수메르 신화의 모방 내지는 표절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다량의 도서를 독파하며 연구한 20여 년 동안의 연구결과물을 집대성한 것이 바로 이 『수메르 문명과 히브리 신화』인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이 단순히 사적 연구결과물로서만 머물기를 바라지 않았다. 자신이 20년가량의 연구를 통하여 알게 된 수메르의 이야기들을 대중에게 전하고 싶어 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학술적으로 쓰기보다는 대중이 읽기 쉽도록 대중서로서 풀어서 쓰고자 했다.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키워드는 수메르 문명, 히브리 신화, 신성결혼, 부활과 인류의 죽음이다. 한눈에 봐서는 어울리지 않을 듯도 어울릴 듯도 한, 또 익숙하기도 익숙하지 않기도 한 이 키워드들은 과연 어떻게 어우러져 하나의 책이 되었을까? 그리고 저자가 2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밝혀낸 수메르의 이야기들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 책을 통해서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japan114.tistory.com/19762 [동방박사의 여행견문록 since 2010: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