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기독교세계사(2024~) [해설서]/3.성서(구약)이해

[웹북] 에덴동산 (성경기록, 위치)

동방박사님 2024. 8. 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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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동산

에덴 동산, 루카스 크라나흐

아담의 창조

에덴 동산 또는 에덴(히브리어: גַּן עֵדֶן Gan ‘Ēden, 영어: Garden of Eden 또는 Paradise)은 구약성경의 창세기에서 야훼가 최초의 사람인 아담과 하와를 위해 만들어 살게 했다는 이상향의 이름이다. 아브라함 계통 종교들의 창조 신화에 등장하는 이 정원은 기독교가 세계적으로 전파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낙원의 대명사로서 사람들에게 전형적인 낙원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보면, 네 줄기의 강(비손, 기혼,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과 근처의 세 지역(하윌라, 에티오피아, 아시리아)을 언급하면서 에덴의 지리적 위치를 기술하고 있다.

에덴이 실제 장소였다고 보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에덴의 위치는 지금도 논쟁 대상이 되고 있다. 대체로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만의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고대 서사시와 신화들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레바논에 위치해 있었다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창조설화가 과학적 사실과는 다름이 밝혀져 세계의 주류 기독교단에서는 에덴을 가공의 상징적이고 비유적 장소로 본다.

어원

에덴이라는 단어는 페르시아어 헤덴(Heden)’에서 유래한 히브리어로 환희의 동산’, ‘태고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메르어의 에디누(edinu: 평지, 황무지)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창세기의 기술

창세기 2:5-9에 따르면, 야훼는 7일간에 걸친 천지창조 후에 최초의 사람 아담을 만들어 그에게 에덴 동산을 일구고 지킬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따 먹을 수 있지만, 동산 한가운데 있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 나는 열매만은 절대로 만지지도 먹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이윽고 야훼는 세상의 모든 동물과 식물을 만들어 에덴 동산에 풀어놓았다. 그리고 아담의 갈빗대로 하와라는 여성을 만들어 아담의 아내로 삼았다. 어느 날 뱀이 하와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물었다.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에서 가장 간교하였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동산의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를 먹어도 된다.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만은, ‘너희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러자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는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슬기롭게 해 줄 것처럼 탐스러웠다. 그래서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도 그것을 먹었다. 그러자 그 둘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 성경: 창세기 3:1-7

그런데 이 일을 그날로 야훼가 알게 되었다. 하와가 뱀의 꾐에 빠져 선악과를 먹었다고 고백하자 야훼는 그들에게 벌을 내렸다. 뱀은 앞으로 모든 동물 가운데 가장 혐오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고, 하와는 출산의 고통을 크게 치러야 하며 신랑을 따라야 할 것이고, 아담은 앞으로 일생 동안 배고픔에 시달리며 땀을 흘려 노동하며 먹을 것을 얻어야 하며 마지막에는 죽어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야훼는 이렇게 말씀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이 사람이 우리들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으니,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먹고 끝없이 살게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시고 에덴 동산에서 내쫓으셨다. 그리고 땅에서 나왔으므로 땅을 갈아 농사를 짓게 하셨다.

— 성경: 창세기 3:22-23

이렇게 해서 아담과 하와는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는 벌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생명 나무로 가는 길을 봉쇄하기 위해서 지식의 천사인 케루빔에게 번쩍이는 불 칼로 무장하게 한 다음 에덴 동산의 동쪽을 지키게 했다.

그후부터 인류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살게 되었다. 지금의 모든 사람이 배고픔이나 괴로움의 나날을 보내며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은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가 지은 죄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기독교의 기본 교의인 원죄라는 사고는 이 사건에 발달을 두고 있다.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들인 것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 성경: 로마서 5:12

문학과 전승

중세의 민간전승에 따르면, 노환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아담이 아들 셋을 불러 에덴 동산으로 돌아가서 은혜의 기름’[5]을 가지고 올 것을 부탁했다. 셋은 아담이 가르쳐준 길을 따라 에덴 동산에 도착했다. 셋이 머리를 조아리고 경배하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그가 에덴을 찾아온 목적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미카엘은 셋을 데리고 가서 그에게 세 번 에덴 동산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에는 네 줄기의 강물이 합쳐지는 지점에 있는 호수를 보았다. 호수 뒤편에 나무껍질을 벗은 고목이 있었다.

두 번째 보았을 때는 그 고목에 뱀이 감겨 붙어 있었다. 그 나무는 깊은 계곡의 벼랑 위에 나 있었는데 계곡 밑에서는 셋의 맏형인 카인이 그 뿌리에 휘감겨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세 번째로 본 것은 거대한 나무였다. 무럭무럭 자란 그 나무는 풍성한 나뭇가지를 크게 뻗고 있었으며 기둥은 하늘에 닿아 있었다. 가장 높은 가지에는 신비한 아이가 있어서 머리 위에 있는 일곱 마리의 하얀 비둘기가 바라보고 있었다. 대천사는 그 아이를 가리켜 제2의 아담이자 미래의 구세주가 될 분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대천사 미카엘은 그 거대한 나무에서 세 개의 씨앗을 따서 셋에게 주며 아담이 죽거든 그 씨앗을 그의 혀 위에 놓으라고 일렀다.

셋이 낙원에서 가지고 돌아온 세 개의 씨앗도 많은 전설을 만들어냈다. 아담이 죽은 후에 그의 시체에서 나무 세 그루가 자라났다. 측백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히말라야 삼목이었다. 이 나무들은 서로 얽히면서 거대한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레바논에서 가장 고귀한 나무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나무의 자손은 그후에 여러 가지 기적을 일으켰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홍해를 가른 지팡이도 이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솔로몬 왕이 궁전을 지을 때 이 나무로 기둥을 세우려고 했는데, 나무가 멋대로 높이를 바꾸는 등 애를 먹이자 연못에 묻어 버렸다. 그러자 그 연못의 물이 기적의 물로 바뀌어 그 연못에서 멱을 감은 병자나 불구자는 곧 병이 나았다고 한다.

시대가 흘러 골고타 언덕에서 예수가 처형될 때 로마 병사의 대장은 신기하다고 전해지는 한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서 예수를 못박아 매달았다. 물론 이 신기한 나무는 아담의 시체에서 자라난 그 나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덴의 위치

성경의 기록

성경에서는 에덴 동산의 위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에덴에서 강 하나가 흘러 나와 그 동산을 적신 다음 네 줄기로 갈라졌다. 첫째 강줄기의 이름은 비손이라 하는데, 은과 금이 나는 하윌라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그 땅은 좋은 금뿐 아니라 브돌라라는 향료와 홍옥수 같은 보석이 나는 곳이었다. 둘째 강줄기의 이름은 기혼이라 하는데, 구스 온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셋째 강줄기의 이름은 티그리스라 하는데, 아시리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넷째 강줄기의 이름은 유프라테스라 하였다.

— 공동번역: 창세기 2:10-14

티그리스강(힛데겔)과 유프라테스강은 이미 가리키는 대상이 무엇인지 알려져 있지만 비손강과 기혼강의 정체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한편, 하윌라 지방은 중앙 아라비아의 북부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추정과 알려진 사실에 근거하여, 페르시아만 깊숙이 있는 쿠웨이트나 이라크 남부 근방에 에덴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되기도 한다. 바빌로니아 평원, 즉 메소포타미아의 대평야 지대는 예전에 에디누(Edinu)라고 불렸으며, 또한 이 평원은 팔레스타인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에드워드 리핀스키(Edward Lipinski)와 피터 카일 멕카터(Peter Kyle McCarter)와 같은 학자들은 가장 오래된 낙원과 관련된 수메르 기록들은 낙원을 안티-레바논 산맥에 위치시킨다고 제안하였다 길가메시 서사시의 경우, 길가메시가 우트나피쉬팀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레바논의 산맥을 넘는 것으로 묘사한다.

중세의 추정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은 에덴 동산을 상상의 산물이거나 우화가 아니라 지구상에 실존하는 장소로 생각했다. 일례로 바빌론의 술탄이 자신의 재산을 몽땅 소비하면서 이 동산을 찾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처럼 많은 사람이 에덴 동산이 실재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그곳을 찾기 위해 문헌학, 고고학, 민족학 등 여러 가지 각도에서 접근해 보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동쪽 또는 서쪽에 낙원이 있다는 설이나 세계가 네 줄기 강에 둘러싸여 있다는 기록은 고대의 신화적인 세계관으로 비추어볼 때 희귀한 일이 아니다. 우선 동쪽은 해가 뜨는 방향이고 서쪽은 해가 지는 방향이다. 그리고 강을 중심으로 해서 태고의 부락이 생겨나서 이윽고 마을을 형성하게 되는 것은 일반적인 도시의 성립 과정이기도 하다.

중세 연구가들은 에덴 동산의 위치에 대해 매우 낭만적으로 추리해 갔다. 예를 들면, 어느 연대 사학자는 수단과 에티오피아 근방에 에덴이 있다고 상정하고 이렇게 기록했다.

우선은 에덴 동산에서 시작하여 이집트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에 대해서 말해야 할 것이다. 강이 이집트 안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숙련된 사람들이 저녁 무렵에 커다란 그물을 던져넣는다. 이렇게 해서 아침에 그들은 그물로 그 땅으로 흘러들어온 귀중한 식물들을 건져올린다. 그 식물들은 뿌리생강일 때도 있고 대황일 때도 있으며, 알로에나무나 계수나무일 때도 있다. 그 식물들은 에덴 동산에서 흘러온 것들인데 에덴 동산의 나무들이 바람에 쓰러져서 강물을 타고 그곳까지 흘러온 것이라고들 한다.

— 전설의 나라, 르네 테브넌

이집트를 가로질러 흐른다는 이 강에는 어느 시기가 되면 사람이 결코 넘을 수 없는 수직의 거대한 벽이 나타나서 강물의 흐름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이 벽의 건너편에는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모습의 생물들이 가끔씩 보인다고 한다. 그것들은 강의 상류 방향, 즉 에덴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존 만데빌(John Mandeville: 14세기)의 여행 안내서 동방여행기(The Travels of Sir John Mandeville)에도 에덴 동산에 대해 적고 있다. 참고로 만데빌은 에덴에 대해서 보고 온 것이 아니므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나라의 현자들이나 신뢰할 만한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라고 단서를 달아놓았다.

지상의 낙원은 소문에 따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최고의 땅이다. 너무나도 높이 있어서 달에 닿을 정도이다. 대홍수가 대지를 모조리 뒤덮었을 때에도 너무나 높았기 때문에 물이 낙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낙원의 주위는 벽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했는데 그 벽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바깥 면에 이끼가 자라 이끼와 수풀로 완전히 뒤덮여 있기 때문에 돌도 보이지 않을뿐더러, 혹시 다른 어떤 재료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낙원의 벽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뻗어 있으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때문에 입구도 열리지 않는다. 이 불은 불타는 칼이라 불리며, 아무도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느님이 입구 앞에 놓으신 것이다.

— 동방여행기

또한 낙원 한가운데 우물이 있어 이것이 네 줄기의 강물이 시작되는 수원(水源)이라고 한다. 이 강은 낙원 안에서는 땅속을 몇 킬로미터나 흐르다가 그후에 머나먼 나라들에서 다시금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여기까지의 기록은 중세 유럽 사람들이 가졌던 소위 상식적인 에덴관이다. 다만 성경에 나오는 네 줄기 강에 대한 설명 부분을 매우 크게 파악하고 있다. 첫 번째 강인 비손은 만데빌에 따르면 갠지스강이다. 그는 비손이라는 단어가 집합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갠지스 강은 인도 일대의 많은 하천이 모여서 이 강으로 흘러든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갠지스 강에는 보석이나 침향목, 다량의 사금이 묻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2의 강인 기혼에 대해서 그는 나일강을 상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만데빌의 기록에 따르면 강은 아프리카 북서부에 있는 아틀라스 산맥 끝에서 지상으로 나온 다음 다시 지하로 들어가 이번에는 홍해 연안을 거쳐서 에티오피아 근방에서 지상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런 다음 이집트를 경유해서 지중해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강이 기혼이라 불리는 까닭은 강물이 끊임없이 요동을 치기 때문에 파란(기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만데빌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였다. 에덴 동산에는 어느 누구도 살아서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육로로 가려면 야수가 덮치고 산과 바위가 앞길을 가로막는다. 또한 곳곳에 있는 암흑의 땅때문에 결코 에덴까지 당도할 수가 없다. 수로로 간다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덴에서 시작된다는 강은 험하기 그지없고 물살도 세다. 흐르는 강물이 내는 엄청난 소음 때문에 아무리 큰소리로 고함을 질러도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한다

 [Sources Wikipedia]

책소개

『인간의 타락과 진화: 현대 과학과 기독교 신앙의 대화』는 창세기에 대한 문자적 해석에 바탕을 둔 전통적인 성서해석과 고인류학, 생물진화학, 유전학 등 현대 과학이 발견한 성과 사이에 내재된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소개하는 책이다. 창세기를 문자적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인류의 첫 조상이 약 6천 년에서 1만 년 전에 하나님의 직접 창조에 의해 출현했다고 믿는다. 이에 반해 오늘날 대다수 과학자들은 지금부터 약 5백만 년 전 영장류에서 인류가 갈라져 나왔으며 현생 인류의 경우 수십만 년 전에 비로소 출현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쪽 주장은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첨예한 간극을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기독교인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도덕적 고결함과 이성적 합리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길이 될 것인가? 이 어려운 화두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성서의 창조와 타락 이야기를 고대 중동의 신화적 산물로 맹목적으로 폄하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과학의 주장을 외면하고 성서를 문자적으로 신봉함으로써 그 긴장과 갈등을 외면하려 하며, 또 어떤 이들은 과학의 입장에서 성서를 재구성함으로써 내면의 평화를 도모한다. 하지만 성서의 말씀이 하나님의 영감 받은 진리임을 확신하는 동시에 현대 과학의 성과 또한 하나님이 일반은총을 통해 주신 선물이라는 점을 무시하지 않고 양자를 통합 내지 조화시키는 새로운 길은 없을까? 과연 과학과 성서는 서로 적대적인 존재일까? 또는 성서 자체는 현대 과학의 발견 내지 성과에 대해 열린 해석을 수용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는 것인가? 현대를 살아가는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이런 물음 앞에 정직하게 자신을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과학적 탐구가 제기하는 도전에 보다 설득력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제임스 스미스의 말대로 신학적 상상력을 통해 전통을 충실히 확장하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신학적 작업을 경험한다. 논의 주제가 진화론과 관련하여 원죄, 아담과 하와의 역사성, 타락의 의미 등이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을지에 주로 집중되어 있지만, 이와 더불어 진화론이 제기하는 신학적 도전과 함의는 무엇이며, 현대 과학과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진화 생물학의 도전 앞에서 낯선 땅으로 사유의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신앙의 사유자들은 이 여행에서 이 책을 반드시 지참해야 할 것이다.

목차

머리말
감사의 글
서론 ┃ 갈릴레이를 넘어 칼케돈으로

1부 문제 설정
1장 인간의 기원_과학의 이야기
2장 아담 안에서 모두가 죽는다?_틈새 환경 조성, 공동체 진화, 원죄의 경계선에서 던지는 질문들
3장 타락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_철학적 탐구

2부 성경 연구와 신학적 함의 139
4장 인간의 진화를 고려한 창세기 3장 읽기_일치설과 “겹치지 않는 고유 영역” 이론을 넘어
5장 “아담이여 당신은 무슨 일을 한 것입니까?”_죄의 기원에 대한 신약의 목소리
6장 아담의 신비_전통적 교리에 대한 시적 변명

3부 “기원”을 넘어: 문화적 함의
7장 인간의 본래적인 모습의 회복을 넘어서_타락과 완전에 대한 추구
8장 타락한 동시에 번성하는 창조세계를 인식하는 법 287_세상을 바라보는 대안적인 방식들

4부 대화를 다시 상상하며: 믿음의 진로
9장 초기 근대 정치 이론에서의 타락의 타락_과학의 정치학
10장 과학과 종교의 갈등은 항상 나쁜 것인가?_기독교와 진화에 관한 아우구스티누스적인 고찰

저자 소개

저 : 윌리엄 T. 카바노프 (William T. Cavanaugh)
1962년생. 가톨릭 신학자. 노틀담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듀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 Ph.D.를 받았다. 이후 세인트 토마스 대학교에서 15년간 신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드폴 대학교 교수 및 세계 가톨릭 신학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이른바 급진 정통주의radical orthodoxy로 알려진 신학 운동을 대표하는 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며 학술지 「현대 신학」Modern Theol...

저 : 제임스 K. A. 스미스 (James K. A. Smith)

미국 캘빈대학교의 철학 교수이자 문화비평가.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와 미국 엠마오성경대학을 졸업하고, 기독교학문연구소(ICS)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빌라노바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 철학, 현상학과 현대 프랑스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예술과 신앙의 교차점을 다루는 저널 《이미지Image》의 편집장이며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크리스천 센추리》 등에도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

역 : 이용중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KBS 취재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이후 교회를 섬기는 종으로 부르심을 받고 기독교 서적 전문 번역가이자 개혁파 목사로 일하고 있다. 모순된 현실을 복음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예언자적인 신학에 관심이 많다. 『새 하늘과 새 땅』, 『인간의 타락과 진화』, 『초기 기독교와 축귀 사역』, 『왕이신 예수 따르기 프로젝트』(이상 새물결플러스), 『E....

책 속으로

이 책은 전통적인 성경적 관점이 인간의 기원을 설명하는 점과 현대의 과학 이론이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는 점이 서로 마주하면서 발생하는 일단의 문제들을 다룬다. 물론 과학 이론들은 움직이는 대상물이다. 새로운 증거가 발굴되고, 다양한 이론이 자주 제안되며 공격을 받고, 옹호되며 폐기된다. 그럼에도 성경적 전통과 수월하지 않게 부합하고, 신학자들과 더 광범위한 교회가 무시할 수 없는 몇 가지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 충분한 과학적 의견 일치가 존재한다. 과학적 의견 일치는 인간이 영장류에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간이 최초의 한 쌍의 부부가 아니라 어떤 집단에서 출현했음을 암시한다. 인간이 영장류에서 출현했다면, 인간이 “타락”을 경험한 원래의 순결한 역사적 상태가 존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원에 대한 성경의 설명 및 타락과 원죄에 대한 기독교 전통의 교리적 사고는 어떻게 되는가?
_서론 중에서

성경적 기원과 생물학적 진화를 모두 긍정하는 입장에 일어나는 가장 곤란한 국면 중 하나는 “타락” 교리다. 성경은 (창세기 3장에서) 최초의 부부가 최초의 낙원과 같은 시기 이후에 하나님의 명령을 특정한 시점에서 어긴 사건을 가르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원죄”라는 고전적인 교리가 (그 모든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 신조에 입각한 정통 신앙에 반드시 필요한지 아닌지의 질문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그럼에도 성경 자체는 분명히 언뜻 보기에는 악의 기원을 우리가 진화 생물학에서 발견하는 내용과는 사뭇 다른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이해와 결부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성경적·신학적 주장과 진화 과학 사이에 가정되는 모순을 고려하면, 정직한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_4장 인간의 진화를 고려한 창세기 3장 읽기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포스트휴먼 신화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포스트휴먼 신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독교의 신화를 나쁘게 왜곡시켜 다시 표현한 것이다. 타락한 창조세계는 중립적이고 비효율적인 자연으로 대체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통한 삼위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이성과 창의성 및 기술적 발전이라는 삼두 정치로 대체된다. 하나님과의 영원한 교제에 대한 종말론적 소망은 불멸의 포스트휴먼에 대한 희망으로 대체된다. 이러한 대체의 부적절성은 쉽게 입증할 수 있지만 이 알맹이가 빠져 있는 신화에서 가장 골칫거리는 바로 이 신화에서 빠져 있는 내용이다. 즉 거기에는 성육신이 없으며 그 이야기에는 은혜와 용서가 없다.
_7장 인간의 본래적인 모습의 회복을 넘어서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더욱 생산적인 대화에 몰두하는 이들은 세속화는 과학의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게 유익하다. 앞서 했던 이야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과학의 세속화를 포함해서?세속화에 비과학적인 원인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타락”이 퇴조한 데는 과학적 뿌리가 아닌 정치적 뿌리가 있으며, 초기 근대 정치 이론에서 타락의 “자연화”(naturalization of the Fall)는 근대 국가의 출현 및 신학과 정치학의 결별, 그리고 신학과 자연과학의 결별에 기여한다는 점을 입증하고 싶다.
_9장 초기 근대 정치 이론에서의 타락의 타락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이 책은 타락-원죄 및 진화라는 심각한 주제에 대한 진지하면서도 흥미진진한 고려를 여럿 담고 있으며, 우리의 고민과 토론을 위한 핵심적인 재료를 제공한다. 두려움에서 비롯된 방어적 신앙에서 한 걸음 앞으로 더 나아가볼 일이다.
- 김근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
이 책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과학적 탐구가 제기하는 도전에 대응하는 보다 설득력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과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를 거부하거나 기독교의 신앙고백적 전통을 폐기하는 대신, 과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전통의 충실한 확장”을 모색하는 매우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과업을 탁월하게 수행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 책의 논의를 통해 또한 그것을 뛰어넘어 신학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되길 소망한다.
- 김정형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유익하다. 특히 진화론과 신앙의 양립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에겐 필수적이다. 진화 생물학의 도전 앞에서 낯선 땅으로 사유의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신앙의 사유자들은 이 여행에서 이 책을 반드시 지참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안내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 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이 책은 인류의 진화와 관련하여 기독교의 교리적 고백인 타락 및 원죄 그리고 구속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촉구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과학적 발견과 그 진술들이 그동안 고백해온 기독교 교리에 어떤 논리적 함의를 갖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부디 저자들의 제안을 길라잡이 삼아 우리 고백이 갖는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더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 장승순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 재료공학과 교수)
우리는 이 책에서 제임스 스미스의 말대로 신학적 상상력을 통해 전통을 충실히 확장하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신학적 작업을 경험한다. 이 책은 진화와 타락이라는 쉽지 않고 논쟁과 오해도 많은 주제를 전통주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창조적으로 계승된 전통 안에서 논의하는 시도를 만나게 한다. 그러한 시도를 제임스 스미스, 리처드 미들턴, 조엘 그린 등의 일급 복음주의 학자들의 글을 통해 접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 전성민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원장)
우리는 과학, 전통, 신학, 성경에 대한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평가절하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할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지만, 우리는 이 책의 저자와 편집자들처럼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지성을 자극하고 믿음을 확증해주는 이런 기고문들은 우리가 협력하여 우리의 관심이 무척이나 절실히 필요한 주제들을 다룰 때 면밀한 조사를 위해 환영해야 할 글들이다.
- 존 H. 월튼 (휘튼 대학 구약학 교수)

출처: https://japan114.tistory.com/20189 [동방박사의 여행견문록 since 2010: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