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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BMW, 폭스바겐, 포르쉐, 푸거, 크루프, 자이스, 보쉬, 베텔스만, 머크…
이들은 어떻게 세계적 브랜드가 되었는가!
소유와 경영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한 아홉 가지 모범 사례
“가족기업은 독일 경제의 견인차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가족기업은 독일 경제의 기둥” -라이너 브뤼덜레, 독일 연방정부 전 경제·기술부 장관
독일에는 가족 단위의 사업장으로 출발하여 현재 전 세계를 호령하는 브랜드가 많다. 대표적인 산업이 자동차로 BMW, 폭스바겐, 포르쉐 역시 소규모 가족기업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동차는 1900년대에 들어서서야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니 역사가 그리 오래지 않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가족기업 중에는 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도 있다. 무역업, 광산업, 대부업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푸거가 그 주인공으로, 창립연도가 1512년이다. 그 밖에 철강 기업 크루프는 1811년, 광학기기 기업 자이스는 1816년, 산업기기 전문 보쉬는 1886년, 글로벌 미디어 기업 베텔스만은 1835년, 제약 기업 머크는 1827년에 창립됐다. 모두 2세기가 넘도록 지속되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업들은 단순히 오랜 역사만을 기준으로 선정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사회공헌’으로, 이들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력이기도 하다. 대부분 국가에서 가족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반면, 독일인들은 상당히 우호적으로 평가한다. 비텐 가족기업연구소가 2010년에 조사한 기업 평판 결과에 따르면, 가족기업의 평판이 비가족기업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 기초한 경영, 이에 따른 좋은 노동 조건과 고용 유지에 대한 책임감, 고객 및 거래처와의 장기적인 관계, 종업원 상호 간의 유대감·책임감·안정감, 고품질의 상품·서비스, 기업의 연속성과 안정성, 권한 이양에 따른 종업원의 행동 자유도’ 등을 높게 평가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경영학 석사와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프랑스 퐁텐블로 인시아드와 파리 제9대학 등에서 10년 가까이 강단에 섰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기업의 경영 사례를 연구하여 출판해왔는데, 그중 하나가 이 책이다. 독일 가족기업들은 명성은 드높지만 의외로 정보는 적은 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역사와 독일 사회 전반의 기업문화 및 노사상생 관계, 특히 기업재단제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한글판을 펴내며
프롤로그: 독일의 가족기업은 왜 사회적 명성이 높을까?
제I부 독일 기업의 제도·사상·역사
1장 소유구조와 기업 형태
독일 100대 기업의 소유구조
독일 vs. 프랑스 vs. 영국
독일의 다양한 기업 형태: 총 17종류
기업 형태의 진화 과정: 무한책임출자자의 유한책임화
기업 형태의 제도 간 경쟁: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맺는말
제2장 공익재단과 기업지배구조
공익재단의 설립 동기
독일 공익재단의 특성별 분류
공익재단의 기관 구조
공익재단, 설립기업, 가족집단 간의 지배 관계
제3장 독일 기업공동체의 사상과 역사적 배경
공동결정제도의 법적 근거
공동결정제도의 역사
‘소유권의 사회적 책임’의 이념적 배경
‘소유권의 사회적 책임’ 조항의 입법 담당자
제II부 독일의 대표적인 9개 가족기업
제1장 독일의 대표적인 가족기업을 소개하며
사례 기업의 선택 기준
공익재단을 설립한 기업
공익재단을 설립하지 않은 기업
제2장 공익재단과 기업지배구조
공익재단의 설립 동기
독일 공익재단의 특성별 분류
공익재단의 기관 구조
공익재단, 설립기업, 가족집단 간의 지배 관계
제3장 크루프
철강으로 부를 이룬 크루프 가문
일본의 이와쿠라 사절단과 크루프
크루프 가문의 기업이념
크루프공익재단
창업자 프리드리히 크루프(1787~1826)
2세대 알프레트 크루프(1812~1887)
3세대 프리드리히 알프레트 크루프(1854~1902)
4세대 베르타 크루프(1886~1957), 구스타프 크루프(1870~1950)
5세대 알프리트 크루프(1907~1967)
맺는말
제4장 자이스
창업자 카를 자이스
프롤레타리아의 아들, 에른스트 아베
아베와 자이스의 협력 관계
자이스의 기술력을 끌어올린 오토 쇼트
공익재단 설립: 아베의 설립 동기
재단지배기업의 탄생
공익재단 종업원의 복지 향상 및 유지
예나대학교에 기부하다
제3 제국 시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후까지
동서독 재통일부터 2004년 재단 정관 개정까지
재단지배기구의 개혁
앞으로의 과제
맺는말
제5장 보쉬
기업이념과 기업문화
기업전략
기업윤리
보쉬 가족집단의 지배구조
기업지배와 재단지배: 이중재단
맺는말
제6장 베텔스만
세계적인 복합 미디어 기업
창업자와 5세대 라인하르트
기업이념과 기업문화: 자본과 노동의 동격성
기업전략
기업윤리
기업지배구조
맺는말
제7장 BMW
전후 기업 존속의 위기(1945~1959)
대형차 우선 전략의 실패
초소형차 이세타 생산
경영파탄과 임시 주주총회
헤르베르트의 구제 결단
재건 계획과 자금조달
헤르베르트의 인사 정책
크반트 가문
기업지배에서 크반트 가문의 역할
공익활동
BMW의 전통
BMW에서 얻는 교훈
맺는말
제8장 포르쉐
명품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발자취
포르쉐 가문과 피에히 가문
포르쉐와 폭스바겐의 관계
경영파탄에서 고실적으로(1992~1996): 일본식 생산방식 도입
30억 유로의 보유현금과 비데킹의 자만심
폭스바겐 인수에 도전하다
오히려 폭스바겐에 인수되다
포르쉐 자회사화 이후 폭스바겐의 기업지배
맺는말
제9장 폭스바겐
자동차광 히틀러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국 군정하의 기업경영
사업장위원회의 설치
폭스바겐의 소유권 귀속 문제
포르쉐 퇴사 후의 피에히(1972~1993)
폭스바겐 사장 시절의 피에히(1993~2002)
포르쉐 인수 후의 폭스바겐
제10장 머크
머크가 걸어온 길
가족의 정의
기업이념
기업 형태와 소유구조
가족지배의 우위성
E-머크합자회사
주주지배
맺는말
에필로그: 기업공동체에서 가족자본주의로
옮긴이 후기
저자 소개
저 : 요시모리 마사루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학교 명예교수 1938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생하였으며, 1961년 도쿄 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와 일본을 오가며 학업을 이어갔다. 1965년 6월 프랑스 퐁텐블로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하였고, 1967년 도쿄도립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했으며, 1985년 3월 프랑스 몽펠리에 제1대학에서 경제학 박사(Docteur en Sciences econo...
역 : 배원기
공인회계사,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석사, 박사.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신한회계법인 고문. 1978년부터 2010년까지 32년간 삼일회계법인, Kim&Chang 법률사무소, KPMG삼정회계법인 등에서 회계사로 활동했고, 2010년부터 홍대 경영대학원 세무학과 교수로서, 2020년에 정년퇴직한 후에는 다시 겸임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약 20여년 전부터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4∼5개의 비영리...
역 : 재단법인 동아시아경제연구원
고 조이제 박사(1936~2020)의 동북아 경제공동체 추진이라는 비전,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기본 재산 출연,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의 허가로 1988년 12월 29일 설립됐다. 우리나라와 아시아 각국의 경제·사회 발전 및 경제공동체에 관한 연구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http://www.apikorea.org
책 속으로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 전 총리는 독일 가족기업의 혁신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그의 발언은 독일에서 널리 퍼졌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Angela Merkel) 역시 가족기업을 ‘독일 경제의 견인차’라고 찬사를 보내며, 2014년 여름에 일본과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레이저 가공 기계의 세계적인 기업 트럼프(Trumpf)를 견학했다. 메르켈 총리 밑에서 연방정부의 경제·기술부 장관을 지낸 라이너 브뤼덜레(Rainer Bruderle)는 ‘가족기업이 독일 경제의 기둥’이라고 평가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독일 자본주의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현상은 가족이 지배하는 대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에는 기업의 형태가 거의 스무 종류나 있다. 대부분은 영국·미국·프랑스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형태이며, 가족기업의 특성에 따라 하나씩 새로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기업 형태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진 제도 혁신의 성과이며, 그 목적은 ‘무한책임’을 ‘유한책임화’하는 것이다. 특히 합자회사가 도산했을 때 무한책임출자자에게 부과되는 채무변제 리스크(개인 자산으로 변제해야 한다)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것만 이해하면 독일의 복잡하고 무절제해 보이는 다양한 기업 형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제I부 1장 소유구조와 기업 형태」 중에서
공익재단이란 국세기본법 제52조와 2007년부터 시행된 개정 국세기본법에 따른 공익성 적격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상속세, 법인세, 소득세 등 여러 세금의 면제·경감 조치 등의 세제 우대 조치가 적용되는 재단을 말한다. 적격성 기준인 공익 목적은 국세기본법 조항에 과학, 연구, 예술, 교육, 의료 등 25개 항목에 걸쳐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예시되어 있다. (…) 공익 목적은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이익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 「제I부 2장 공익재단과 기업지배구조」 중에서
독일의 공동체 중시 경향은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독일의 경제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공동결정제도가 단적인 예다. (…) 유럽의 나머지 국가와 비교할 때 독일의 공동결정제도는 노동자 측 대표에게 가장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동결정권을 주고 있다. 공동결정제도는 독일의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경영 및 자본주의의 성격까지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 공동결정은 기업의 번영을 공동 목표로 하는 노자의 협력 관계를 전제로 하며, 이를 사회적 파트너십이라고 한다.
--- 「제I부 3장 독일 기업공동체의 사상과 역사적 배경」 중에서
남부 독일 뮌헨에서 급행열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에 푸거라이(Fuggerei)라는 건물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빈곤자 주택으로, 약 500년 전인 1514년에 토지를 취득하고 1516년부터 1523년에 걸쳐 건축됐다. (…) 설립 목적은 푸거라이 입구에 새겨진 세 형제의 라틴어 명판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 살고 있는 푸거 가문의 형제 울리히, 게오르크, 야코프는 이곳에 태어난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생각하며, 또한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많은 재산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우리의 믿음과 관용을 표현하기 위해 이곳에 가난한 마을 주민 106가구의 주택과 부대건물 및 시설을 바친다.”
--- 「제II부 2장 푸거」 중에서
1945년 4월 5세대 계승자 알프리트가 체포돼 6년간 수감됐고, 1948년 뉘른베르크 재판을 통해 12년간의 금고형과 모든 재산의 몰수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1951년 미·소 간 냉전 격화로 독일의 부흥을 필요로 한 미국이 점령 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나머지 형기가 면제되고 1953년에 석방됐다. 거의 동시에 알프리트가 전액 소유하던 크루프의 기업 자산이 반환되고, 알프리트 자신도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복귀했다. 주요 중역들을 소집한 첫 회의에서 설비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역들에게 알프리트는 “종업원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기계다. 그것이 우리의 100년 전통이다”라고 선언해 중역들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즉 1만 6,000명의 모든 종업원에게 전후 지급되지 못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새로운 공장, 새로운 설비투자는 그다음 순서라는 의미다.
--- 「제II부 3장 크루프」 중에서
1945년 5월 8일 독일이 항복했다. 2월의 얄타협정에 따라 7월 1일부터 소련의 점령하에 있게 됐다. 자이스 본사와 공장은 폭격을 받아 공장 94%가 파괴되고 나머지 생산설비는 자이스 기술자 336명과 함께 소련으로 이송됐다. 이 요원들은 1950년대 초반까지 소련에 억류됐다. 그 후 1948년 7월, 주독 소련군 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자이스와 쇼트는 대가 없이 국유화되어 ‘VEB Optik Carl Zeiss Jena’로 개편됐다. (…) 그런데 자이스의 기술적 가치를 잘 알고 있던 미국이 소련군이 점령하기 전에 엄청난 양의 희귀한 특허공고와 설계문서를 입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945년 4월 미군이 소련보다 예나에 먼저 진주하여 이 서류들을 확보했다.
--- 「제II부 4장 자이스」 중에서
보쉬는 크루프, 자이스와 함께 직원 복지를 중시하는 인사 및 노무 정책을 펼쳐 독일의 모범적인 가족기업 중 하나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정책은 초기 크루프에서 볼 수 있었던 19세기의 일반적인 모습, 즉 위에서 아래로 주어지는 가부장적이고 온정적인 제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직원의 자주적 독립과 존엄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 보쉬는 1906년에 8시간 근무를, 1910년에는 주 5일제와 유급휴가를 도입했다. 1912년에 이 회사의 임금은 같은 지역 정밀기계 산업의 평균치를 62.4%나 웃돌았다. 이런 고임금은 보쉬 자신에게 이익이 됐다. 그의 유명한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나는 부유하기 때문에 고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고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부자인 것이다.”
--- 「제II부 5장 보쉬」 중에서
베텔스만이라는 회사명은 창업자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 회사는 1835년 루터파 교회 목사의 아들이자 석판 인쇄 장인이었던 카를 베텔스만(Carl Bertelsmann)이 프로테스탄트·복음파의 성경, 찬송가 같은 종교 서적의 출판·인쇄 기업으로 설립했다. 출판과 인쇄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은 이런 전통 때문이다. 초대 사장 카를은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공헌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교회·관공서 등의 임원을 겸임하고 프로테스탄트 고등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모범을 보였고 이를 2세대 하인리히(Heinrich)가 이어받았다. (…) 이 선대 사장들은 종업원을 위한 기업 독자적인 연금제도와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했다.
--- 「제II부 6장 베텔스만」 중에서
크반트 가문은 기존 기업 BMW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창업자 또는 기업가와는 다르다. 헤르베르트는 회사를 인수하여 재건한 중흥 시조다. 본래 BMW의 주거래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주간사로서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인수 업무를 해야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헤르베르트는 단독으로 증자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 발행한 주식이 팔리지 않고 남으면 크반트 가문이 사들여야 했는데, 이는 큰 리스크였다. 그러나 그는 이 위험을 감수했다. 바로 이 점이 그를 창업자와 동일한 기업가로 인정하게 해준다. 헤르베르트가 BMW를 구원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BMW는 (많은 주주가 우려했던 것처럼) 다임러 산하의 일개 공장이나 일개 사업부문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 「제II부 7장 BMW」 중에서
포르쉐주식회사의 911 고급 스포츠카는 독일에서는 숫자인 ‘나인 엘프’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911의 매력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애호가와 그들의 공동체인 클럽을 만들어냈다. 고도의 기술과 유선형의 완성된 디자인으로 오늘날까지 불후의 스포츠카로 불리며, ‘911이 없으면 포르쉐도 없다’라는 말까지 있다. 애호가들 간의 유대는 매우 강력해서 서로 스쳐 지나갈 때는 라이트를 깜빡여 인사를 나눈다고 한다.
--- 「제II부 8장 포르쉐」 중에서
오늘날 폭스바겐주식회사는 공개기업이면서 독일 최대의 가족기업이다. 발행주식의 50.7%는 피에히와 포르쉐 양 가문이 포르쉐자동차지주유럽회사를 통해 보유하는 의결권 주식이다. 여기에 양가가 소유하는 포르쉐지주유한회사의 의결권 지분 2.37%를 더하면, 양가의 폭스바겐 지분비율이 총 53.1%에 달한다. 나머지 약 47%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이며 개인 주주나 기관투자가가 소유하고 있다.
--- 「제II부 9장 폭스바겐」 중에서
이 회사는 수많은 독일 가족기업 중에서 기업지배구조의 전형을 보여준다. 가족 결속, 일체성의 유지·강화, 교육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가족선거를 통해 2명의 가족 대표가 선임되므로 정당성도 높다. 양 대표는 머크의 전략을 수립하고, 그 실행을 비가족 무한책임출자자인 업무집행책임자에게 위임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일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가족인 4명의 업무집행책임자도 무한책임출자자로서 가족과 일체화되어 있다. 가족의 주식 보유율이 70%에 달하는 압도적 과반수이며,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가족과 회사의 강한 유대관계가 이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 「제II부 10장 머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소규모 공장에서 세계를 지배하는 일류 기업이 되기까지
힘의 원천이 되었던 독일 특유의 지배구조를 최초로 공개한다!
가족기업, 즉 가족이 지배적 의결권을 가지는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에서는 가족기업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실제로 가족기업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데, 2006년 기준 43%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 책에서는 그중 선구적인 기업을 선정해 소개하는데,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선구적인 고임금, 노동시간 단축, 기업 내부의 복리후생제도와 시설의 자발적인 도입 및 확충
· 사회적 공헌 실천과 공익재단 설립
·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의 개발, 다각화 등의 기업전략
· 타사에 미치는 영향도, 명성, 실적 등
이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이 푸거, 크루프, 자이스, 보쉬, 베텔스만, BMW, 포르쉐, 폭스바겐, 머크 등 9개사다. 각 기업의 역사와 특성을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집중 조명한다.
· 어떤 전략으로 발전의 기초가 된 혁신적인 제품·기술·판매 방식을 실현하여 발전의 기초를 형성했는가.
· 그 과정에서 종업원의 근무조건·복리후생제도·시설을 어떻게 개선했는가.
· 공익재단을 설립한 목적은 무엇인가.
· 공익재단, 가족집단, 사업회사가 어떤 지배구조로 되어 있고 서로 간에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가.
· 이상의 결과, 이해관계자 간의 지배 관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독보적 시장지위와 사회적 명성
대를 이은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크게 다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기술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가족기업은 창업 초창기에 주요 사업에서 성공하여 번영의 바탕을 마련했다. 푸거는 16세기에 직물 생산업에서 도매무역상으로 업종을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이후 대부업으로 확장해 막대한 부를 쌓았고, 빈곤자들을 위한 주택 ‘푸거라이’를 건축했다. 크루프는 최고 품질의 철강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으로써 당시 막 일기 시작하던 철도 붐에 올라타 큰돈을 벌었으며, 이후 대포와 군함 등 무기제조업으로 다각화했다. 자이스는 현미경·천체망원경·쌍안경 등의 분야에서, 보쉬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내연기관용 점화플러그 분야에서, 베텔스만은 출판 분야에서 성공하여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둘째는 종업원 근무 조건의 대폭적인 향상이다. 독일의 노동 조건은 어떤 나라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간 24일간의 유급휴가가 보장되며, 최종 월급의 75%를 연금으로 지급하고, 연말에는 1개월분의 급여를 수당으로 지급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의 노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특히 해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노동 조건이 자리 잡기까지 크루프, 자이스, 보쉬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 베텔스만이 이익참여제도를 도입하여 노동 조건 개선과 종업원의 자산 형성을 이끌었다.
셋째는 공익재단의 설치와 사회적 책임의 실천이다. 기업이 거둔 이익을 직원들에게 더 많이 배분할수록 노사가 서로 신뢰하고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게 된다. 이런 선순환의 결과물로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곳이 많은데 푸거, 크루프, 자이스, 보쉬, 베텔스만, BMW가 그 예다. 공익재단은 기업의 탄탄한 윤리관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재단이 제 역할을 해내면 회사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노사상생과 사회공헌의 롤모델을 제시하여
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성찰하게 하는 책
이 책은 가족기업 소유자나 관리자, 종업원 또는 독일과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경영자, 독일의 기업경영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연구자를 위해 쓰였다. 또한 사회공헌 및 지배구조에 대한 실마리를 준다는 점에서, 최근 경제계의 화두인 ESG를 고민하는 경영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세 사업장에서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각 기업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극복해왔는지, 종업원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어떤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는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떤 소명의식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해왔는지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이 책은 독일 기업의 제도와 사상, 소유구조, 기업형태, 공익재단을 통한 기업지배구조와 사회공헌, 노사 상생관계에 관하여 독일의 대표적 9개 가족기업의 사례를 소개한다. 독일의 가족기업은 기업재단을 통해 기업경영에 참여하는 한편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어 평판이나 명성이 높기에 이를 롤모델로 하여 가족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9개 기업의 사례에는 우리나라의 가족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참고하고 본받을 만한 내용이 많다.
-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독일 가족기업의 형태와 지배구조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기업재단을 가족기업의 영속성 및 사회적 공헌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기업재단 제도의 장래 설계를 하는 데 유익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이 분야의 필독 도서라고 할 수 있다.
- 김진우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일의 가족기업들이 기업재단을 통해서 기업의 지배구조를 강화하여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하는 모습을 9개의 대표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기업재단의 형태도 다섯 가지나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측면에서도 정책적 시사점이 크다. 우리나라의 중소 가족기업은 물론 재벌기업들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박병원 (안민정책포럼 이사장·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독일의 명문 장수기업 대부분은 기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부를 사회에 환원함과 동시에 가업의 영속성 유지와 안정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재단을 설립해 운영한다. 국가는 기업과 기업인의 이러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 독일 가족 대기업의 사례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 기업을 소유한 가족의 책임과 역할, 장수기업의 탄생을 촉진하는 법제도적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등을 성찰할 수 있다.
-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972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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