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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그리고 역사 (2010) - 고고학과 유물 사진과 지도로 복원해낸 성서의 세계

동방박사님 2023. 6. 2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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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방대한 성경을 사진, 그림, 지도로 만나다

성경은 인류의 역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다. 유사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자, 전세계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믿는 종교의 뿌리가 된 책이 바로 성경이다. 서구 문명의 발전에 성경만큼 커다란 영향을 미친 책은 없다. 성경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근간을 이루며 이슬람교에서도 성스러운 책으로 인정받는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교양 지식을 쌓는 차원에서 누구나 성경을 이해해야 한다. 『성서 그리고 역사』는 방대한 성경의 이야기를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직접 제작한 지도와 성경 속 장소를 담아낸 사진을 곁들여 설명한 책이다.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는 인류 문명의 여명기부터 C.E. 7세기까지, 아브라함의 삶으로부터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진화와 확산에 이르기까지 성서의 땅이라는 캔버스 위에서 펼쳐지는 인류사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성서 속 인물들의 행적, 당시의 상황과 문화적 관습, 전쟁과 자연재해 등 성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야기들이 수백 점의 빼어난 사진 및 지도와 함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실적이고 예술성 높은 사진으로 정평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유물·예술작품·해당지역 풍경 사진과 50여 점의 상세 지도는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왔던 성서 속의 장면들을 눈앞에서 생동감 있게 재구성해준다. 뿐만 아니라 고대의 농경 및 교역·의식주·출산과 장례 등 당시 풍속, 성서의 주요 사건과 연계된 역사적·문화적 배경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성경은 훌륭한 지리역사서이기도 하다. 고대 중동, 특히 이집트와 이스라엘에서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현재의 이라크)에 이르는 초승달 형태 지역, 학자들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 부르는 곳이 주된 배경이다. 이 지역 중심부에는 시리아 사막과 지중해 사이에 끼인 가늘고 긴 땅이 있다. 가나안, 이스라엘, 유대, 팔레스타인으로 이름이 바뀌어온 땅이다. 이 책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배경으로 성장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그리고 이슬람교의 뿌리와 줄기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먼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소망과 지성이 그려낸 한 폭의 장중한 파노라마 그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서문│저자 머리말│ 책의 구성

1장 아브라함 이전의 세계
성경의 땅│ 문명의 시작
도시국가의 성립 30│나일의 땅

지도 : 오늘날 성경의 땅
비옥한 초승달 지대
고대의 교역로
고대 이라크의 유산
고왕국: 상·하이집트

2장 아브라함의 여정
아브라함의 가계(家系)│가나안 입성
사라와 하갈 62│마지막 시험

지도 : 고대 메소포타미아
아브라함의 여정
하갈의 방랑
아브라함의 마지막 시험

3장 이집트의 요셉
야곱의 아이들│요셉의 여정
야곱 일가의 이집트 이주

지도: 야곱의 여정
요셉의 여정
힉소스의 중심부
고센 지역

4장 출애굽
유대 부족들의 노예생활│수수께끼의 인물 모세
열 가지 재앙│자유를 찾아 떠나다

지도 : 이집트 군의 레반트 원정
「출애굽기」의 지리
이집트 탈출
시나이 반도를 지나다

5장 가나안 정착
가나안 정복│유대인의 정착지
바다 사람들

지도 : 여호수아와 가나안 정복
기후와 식생
열두 부족의 땅
바다 사람들

6장 다윗과 솔로몬 왕국
사울의 전투│다윗의 왕국
솔로몬의 치세

지도 : 계약궤의 여행
사울, 다윗 그리고 솔로몬의 왕국
솔로몬의 대외 교역

7장 두 왕국의 몰락
왕국의 분열│북왕국의 몰락
남왕국의 운명

지도 :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
오므리 왕조 시대의 이스라엘
아시리아 제국
산헤립의 유다 침략
구약성경 속의 예루살렘
요시야 시대의 유다 왕국

8장 추방에서 복귀까지
추방 생활의 끝│알렉산더의 유산
셀레우코스 250│로마의 정복

지도 : 바빌로니아 유수
키로스 대제의 제국
알렉산더 대제의 제국
하스모니아 왕조
로마제국

9장 예수의 세계
갈릴리의 아들│예수의 탄생과 어린시절
예수의 목회│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지도 : 헤로데 대제 왕국의 분할
예수의 갈릴리 목회
예수의 여정
신약성경의 예루살렘

10장 초기 그리스도교와 랍비 유대교
바울의 가르침│랍비 유대교의 탄생
그리스도교의 성장 | 콘스탄티누스의 세계

지도 : 바울의 선교 여행
C.E. 135년경의 팔레스타인
로마와 1차 유대 반란
C.E. 100~300년 그리스도교의 확대

에필로그 팔레스타인의 세 종교
로마 이후의 세계

지도 : 이슬람교의 확대
예루살렘 지도
성서의 땅과 유적지

부록│더 읽어볼 만한 책│감수 및 자문위원단│도판 출처│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장-피에르 이즈부츠 (Jean-Pierre Isbouts)
인문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필딩 대학원 문화미디어학과 교수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손잡고 낸 베스트셀러 《성서 그리고 역사(The Biblical World)》와 《성서 그리고 사람들(Who’s Who in the Bible)》 《예수의 발자취(In the Footsteps of Jesus)》 비롯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기원에 관한 다양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그 외 《모세에서 무함마드까지(...

책 속으로

1장 아브라함 이전의 세계
예리고는 신석기시대 인류가 거주한 최초, 최대의 흔적으로 한때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요르단의 암만 근처에서 예리고 세 배 넓이인 아인 가잘(Ain Ghazal)이 발견되었다. 연대는 B.C.E. 7200년경으로 약간 늦다. 아인 가잘의 주민들은 작물을 경작했고 개, 소, 돼지 등 가축을 길렀다. 가장 놀라운 점은 예리고의 진흙 벽돌 오두막과 달리 돌로 사각형 주택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집 안의 공간은 벽으로 구획되었는데 겨울철의 습기와 여름철의 열기를 막기 위해 벽에 회반죽을 칠해두었다. 나중에는 바닥에도 회반죽 칠을 했다. 이러한 가옥 형태는 이후 수천 년 동안 이 지역에서 그대로 유지되었다. --- p. 25,〈문명의 시작〉중에서.

2장 아브라함의 여정
이슬람 전통은 하갈의 이야기에서도 나타난다. 《코란》 저자들은 아브라함(이브라힘)이 하갈(하자르)과 어린 아들 이스마엘(이슈마일)과 함께 사막으로 들어가 트랜스요르단 고원 너머 아라비아 반도의 히자즈(Hijaz) 지역으로 향했다고 기록한다. 사막에서 곧 물이 떨어진다. 아브라함은 하갈 모자를 두고 혼자 우물을 찾으러 간다. 하갈 역시 물을 찾아 앗 사파(As Safa) 산맥에서 알 마르와(Al Marwa) 고원까지 돌아다닌다. 하갈이 앞뒤로 일곱 번 뛰자(이슬람교도들은 하지 때 메카에서 이를 기념하는 의식을 행한다) 갑자기 땅에서 물이 솟아오른다. 잠잠(Zam-Zam)이라는 이 우물이 바로 메카의 시작점이다. --- pp. 68~69,〈사라와 하갈〉 중에서.

소돔과 고모라는 과연 어디에 위치했을까? 학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역청 수렁’(창세기 14:10)이라는 표현으로 보면 사해 남 끝단, B.C.E. 1900~2100년에 지진으로 파괴된 곳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이곳에는 정말로 끓는 타르가 비처럼 쏟아졌을 것이다. 다른 한편 소돔과 고모라는 사해 연안의 정착지 밥에드라(Bab edh-Dhra)와 누메이라(Tell Numeira)라는 주장도 있다. 둘 다 1970년대에 하버드의 발굴팀이 찾아낸 곳이다 소금기둥으로 굳어버린 롯의 아내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소금 말뚝을 보면서 영감을 얻은 것일지 모른다. 소돔의 기억은 하르 세돔(Har Sedom)이라 불리는 근처의 소금 산 명칭에도 남아 있다. --- pp. 70~71,〈마지막 시험〉 중에서.

3장 이집트의 요셉
요셉이 처음 보게 된 이집트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학자들은 이 시기를 B.C.E. 17세기 중반, 이집트 상하 왕국의 통일이 다시 한번 깨지던 때로 추정한다. 이집트 북에서는 지역 통치자들이 힘을 키워갔다. 이러한 균열 상황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나일강 범람 수위가 계속해서 낮아진 바람에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을 수도 있다. 제13왕조(B.C.E. 1755~1630년경) 통치자들의 사카라 피라미드는 진흙 벽돌에 얇은 석회석 판을 대었을 뿐인 초라한 모습이다. 예를 들어 B.C.E. 1747년경에 지어진 켄제르(Khendjer) 의 피라미드는 그로부터 800년도 더 전에 세워진 쿠푸나 카프레의 웅장한 기자 피라미드와 비교도 되지 못할 정도이다. 지역 군벌의 압력에 밀린 끝에 국가 권력의 중심은 북의 새로운 수도 아바리스(Avaris)로 이동했다. 아바리스는 나일강의 한 지류에 자리잡은 도시이다. --- p. 92, 〈요셉의 여정〉중에서.

하지만 〈창세기〉에서 그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내용은 파라오가 요셉을 ‘자기 것에 버금가는 병거에 태웠다’는 부분이다(41:43). 물론 식량 보관 상황을 감독하기 위해 왕국 전체를 돌아다녀야 하는 요셉에게 병거는 꼭 필요했다. 하지만 힉소스족이 침범해오기 전까지 이집트에는 말이 없었다. 당연히 말이 끄는 병거도 있을 수 없었다. 살 달린 바퀴에 말 두 마리가 끄는 병거는 힉소스족이 전해준 문물이었다. 그러니 요셉 이야기에 병거가 등장한다는 것은 요셉 시대와 힉소스의 이집트 통치 시대가 겹친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새로운 힉소스 권력층이 자기들과 마찬가지로 동방 출신인 아시아 청년의 패기를 높이 사는 일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 pp. 97~98,〈요셉의 여정〉 중에서.

4장 출애굽
모세 이야기의 서막은 몇 가지 의문을 갖게 한다. 새 도시 건설을 서두르던 파라오는 어째서 노예의 아들들을 죽여 없애려 했을까? 혹독한 노역을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노예 수를 줄여나가면 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첫째, 유대 아이들의 학살은 이후 일어날 열 번째 재앙, 즉 이집트인의 첫 자녀가 죽게 되는 재앙을 정당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둘째, 모세 5경에 자주 나타나듯 이 역시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설화 모티프를 차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피루스 바구니에 담긴 모세 이야기는 아카드 왕국의 시조 사르곤 1세가 어린시절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이야기와 흡사하?. --- p. 118,〈수수께끼의 인물 모세〉 중에서.

얼핏 보기에 이 재앙들은 우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 순서에 설득력이 있다. 나일강물이 피처럼 붉어지는 것(출애굽기 7:17~21)은 오늘날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아비시니아 지역 호수에서 생긴 침전물, 혹은 녹조와 박테리아에서 나오는 독성을 꼽는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났던 모양이다. 힉소스 시대의 파피루스 기록인 ‘이퓨어(Ipuwer)의 훈계’(현재 네덜란드의 라이든(Leiden)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를 보면 나일강이 ‘피로 변하는 현상’을 포함해 몇 가지 자연 재해가 기술되어 있다. --- p. 125,〈열 가지 재앙〉 중에서.

5장 가나안 정착
고대 가나안의 동물계는 풍요로웠다. 멧돼지, 사슴, 가젤, 표범, 독수리, 공작, 황새를 비롯해 포유류 100여 종, 조류 200여 종이 살았다. 성경 이야기에는 여러 동물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이후 사라져버린 종들도 많다. 〈이사야서〉에서는 예루살렘 귀환을 기뻐하며 절름발이가 ‘사슴’처럼 기뻐 뛰었다는 표현이 나온다(35:6). 〈욥기〉 41장에 등장하는 용은 악어에서 착안한 것이 분명해보인다. 〈잠언〉은 사자를 ‘동물의 왕’이라 부른다(30:30). 〈호세아서〉에는 표범이 언급되는데 표범은 레반트 지역에서 멸종한 것으로 여겨지다가 1974년 엔게디 근처에서 한 마리가 목격된 바 있다. --- p. 164, 〈바다 사람들〉 중에서.

6장 다윗과 솔로몬 왕국
궁에서 편히 살게 된 다윗 왕은 예언자 나단에게 “나는 이렇게 삼나무로 지은 궁에서 사는데, 하느님의 궤는 아직도 천막 안에 있소.”(사무엘 하 7:1~2)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날 밤 나단은 야훼의 말씀을 듣고 왕에게 전한다. “신께서 이 왕조를 위대하게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신의 집을 지어 바치는 것은 폐하의 아들이 할 일이라 하십니다”(사무엘 하 7:11~13). 야훼의 신전을 완성하는 것은 다윗 후계자의 몫이었던 것이다.
다윗 왕궁의 정확한 위치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치열하다. 하지만 예루살렘이 티로포에온(Tyropoeon)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뻗은 두 산줄기를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예루살렘의 초기 정착지는 아마도 동 줄기의 남, 기혼 샘 근처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윗의 도시’라 불리게 되는 주거 및 행정의 중심지도 이곳에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 p. 182,〈다윗의 왕국〉 중에서.

이어 솔로몬은 교역에 관심을 두었다. 100여 년이 흐르면서 지중해 무역은 바다 사람들의 약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중이었다. 블레셋인들도 이제는 평화로운 바다 상인으로서 항해술을 닦는 상황이었다. 철기 중기에 도입된 두 가지 혁신적인 운송 수단은 교역을 한층 더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
두 번째 혁신은 낙타를 길들여 쓰게 된 것이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14일까지 걸을 수 있는 이 대단한 동물은 가히 ‘사막의 배’라 할 만했다. 낙타는 곧 당나귀를 대신해 장거리 화물 운송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어느 모로 보나 낙타는 사막 여행을 위해 딱 맞는 존재이다. 두꺼운 털가죽은 햇빛을 가려주고 넓은 발바닥은 모래를 밟기에 적당하다. 넓적한 콧구멍과 긴 속눈썹은 바람과 모래를 막아준다. --- pp. 190~192,〈솔로몬의 치세〉 중에서.

7장 두 왕국의 몰락
바빌론 궁전의 공중정원만큼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고대 건축물은 달리 없을 것이다. 이 멋진 정원은 신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 2세가 선대 왕들이 아슈르와 니네베에 남긴 전설적인 궁전을 뛰어넘을 작정으로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
거대한 궁전은 다섯 개 뜰을 거쳐야 하렘, 왕의 거주 공간, 공식 알현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옥좌가 놓인 공식 알현실은 삼목 들보, 번쩍거리는 벽돌 벽, 금은 장식으로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 p. 228,〈남왕국의 운명〉 중에서.

8장 추방에서 복귀까지
그 상황에서도 건축, 연극, 문학, 철학, 민주주의와 같은 정치 이념 등 그리스 문화가 페르시아로 전해졌다. 이는 군사력으로 막을 수 있는 흐름이 아니었다. 유다 왕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중해 연안과 갈릴리 지역까지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페니키아를 통해 헬레니즘 문화를 전해받은 것이다. 그리스 풍으로 장식된 도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반라 혹은 전라의 신들이 운동을 하거나 주연을 즐기는 그림은 독실한 유대교도에게 충격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우상숭배를 금하는 모세 율법의 입장에서 신을 인간의 모습으로 묘사하는 일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유대교와 그리스 신앙의 충돌 가능성은 알렉산더라는 젊은 전사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다. 그리스 사고방식과 문화를 만든 것이 아테네라면 이를 중동 전역에 소개하게 될 인물은 바로 알렉산더였다. --- pp. 244~245〈알렉산더의 유산〉 중에서.

9장 예수의 세계
예수의 룁재를 증명하는 1세기의 가장 흥미로운 비그리스도교 기록은 아마도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의 저술일 것이다. 그가 쓴 《유대인 고대사Antiquities of the Jews》는 중세 내내 수도사들이 베껴 써 전하였다. 그 과정에서 수도사들은 나름의 내용을 덧붙여 넣기도 하였다. 이렇게 덧붙은 내용을 분리해내려는 연구도 있지만 이런 시도는 늘 논란에 휘말리곤 한다. 요세푸스의 기록이라는 가정 하에 소개하면, 그는 ‘이때에 예수라는 현인이 있어 놀라운 일을 해 보였고 많은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그를 따랐다.’라고 썼다. 또 ‘빌라도가 관리들의 조언에 따라 그를 십자가로 처형한 후에도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여전했다.’라고도 하였다. --- p. 269,〈갈릴리의 아들〉 중에서.

복음서에는 예수가 배를 탔다는 언급이 스무 번쯤 나온다. 〈마태오 복음〉을 보면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는 구절이 나온다(8:23). 배는 열 명, 혹은 예수와 열두 제자까지 포함해 열세 명이 탈 수 있을 만큼 컸던 것 같다.
배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없는 탓에 그 모습은 알수 없었다. 그런데 가뭄으로 갈릴리해 수위가 유난히 낮아졌던 1986년, 완벽히 보존된 고대의 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버나움에서 채 8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 전문 복원가들은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배가 B.C.E. 50~C.E. 50년에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수 목회기와 일치하는 시기이다. --- p. 286,〈예수의 목회〉 중에서.

10장 초기 그리스도교와 랍비 유대교
콘스탄티누스의 건축열은 로마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예루살렘 마카리오스 주교에게 하드리아누스가 지은 아프로디테 신전을 부수고 예수의 무덤과 골고다 언덕을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예수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성묘교회를 세웠다.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 황후 역시 팔레스타인의 교회 건설에 관심을 쏟았다. 황후가 예루살렘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예수가 처형당한 십자가를 찾아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p. 333, 〈콘스탄티누스의 세계〉 중에서

에필로그 팔레스타인의 세 종교
페르시아가 팔레스타인을 정복하기 직전인 610년, 메카 출신의 무함마드(Muhammad, ‘마호메트’의 아랍어 이름)라는 사람은 신의 계시를 받았다. 무함마드는 꿈속에서 대천사 가브리엘이 전하는 신의 말씀을 들었다고 한다.
메카에서 시작된 신의 계시는 알 마디나까지 25년 동안 이어졌고 이를 모은 것이 경전 《코란》이다. 무함마드는 자신이 받은 계시를 다른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주었다. 곧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자들이 생겨났다. 아랍 세계를 대표하게 될 종교,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인정하는 종교 이슬람교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메카 주민들에게는 무함마드의 가르침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메카는 알라라는 최고 신 휘하의 여러 신을 모시는 전통 다신교의 뿌리가 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서사, 성경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 텍스트!

* 성경 속 장소와 사건을 담아낸 350여 개의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
*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직접 제작한 50여 개의 상세 지도
* 해당 지역의 역사를 비교하여 보여주는 60여 개의 시대 요약표
* 텍스트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의 감수

여기, 한 권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유사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이자, 전세계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믿는 종교의 뿌리가 된 책. 바로 성경이다. 종교인이든 아니든, 성경을 빼놓고 세계사를 논하기란 불가능하다. 까마득한 과거부터 인류사의 부침浮沈이, 다채로운 예술과 문학이, 수많은 정복전쟁이 남긴 파괴적인 상처들이 이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성경을 제대로 읽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줄줄이 등장하는 낯선 인물, 어딜 가리키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명, 맥락을 짚어내기 힘든 알쏭달쏭한 이야기들……. 자신의 지적 결핍과 한계를 절감하며 성경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성스러운 이야기의 현장을 탐사하다
이 책 《성서 그리고 역사》는 탐사학과 최신 과학의 연구 성과를 끌어들여 성경 속 이야기를 재현해낸 탁월한 저작이다.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는 인류 문명의 여명기부터 C.E. 7세기까지, 아브라함의 삶으로부터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진화와 확산에 이르기까지 성서의 땅이라는 캔버스 위에서 펼쳐지는 인류사를 다채롭게 그려냈다. 성서 속 인물들의 행적, 당시의 상황과 문화적 관습, 전쟁과 자연재해 등 성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야기들이 수백 점의 빼어난 사진 및 지도와 함께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사실적이고 예술성 높은 사진으로 정평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직접 촬영하고 제작한 유물?예술작품?해당지역 풍경 사진과 50여 점의 상세 지도는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왔던 성서 속의 장면들을 눈앞에서 생동감 있게 재구성해준다. 뿐만 아니라 고대의 농경 및 교역?의식주?출산과 장례 등 당시 풍속에 대한 보충설명 및 매 장마다 등장하는 시대 요약표를 통해 독자들은 성서의 주요 사건과 연계된 역사적?문화적 배경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성서 그리고 역사》는 고대 설형문자 기록에서부터 최신 과학기술을 이용한 분석 자료까지 다양한 학문적 연구 성과를 담아냈을 뿐 아니라, 종교?역사 분야 석학들의 감수로 텍스트의 정확도를 높였다. 역사와 신학이라는 두 갈래의 전문성 높은 지식들을 유려하고 풍성하게 엮어낸 이 책에 대해 학계는 경탄 어린 신뢰를 표했고, 독자들 역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감동적인 저작이라며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전설 속의 성경: 대홍수와 세 종교의 아버지 아브라함
이 책 《성서 그리고 역사》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라고 알려진 풍요로운 땅에 먹을거리를 찾아온 석기시대 인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가 정착한 곳,〈창세기〉의 배경이자 성경의 모든 기억이 아로새겨진 땅이다. 한편 그곳은 문명 발상지로서 최초의 도시들이 탄생하고, 인류의 삶이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 역사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저자는 성경 속에 숨겨진 최초 문명의 흔적들을 지금까지 축적된 고고학적 증거와 함께 보여준다.
아득하고 아련한 역사일수록 규명되지 않은 공간은 신화적 상상력으로 채워지는 법. 성경도 그랬다. 성경 속 천지창조 이야기는 멤피스의 창조신화와 흡사하고, 에덴은 수메르 전설 속 유토피아 ‘딜문(Dilmun)’과 닮았다. 아담과 이브를 죄에 빠뜨린 뱀은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영생의 식물을 훔치는 뱀을 연상시킨다. 그러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이르면 성경과 전설의 접점은 극대화된다. 노아가 방주에 태운 생명들만 제외하고 신이 온 세상을 물로 쓸어버린다는 설정은 수메르나 바빌로니아 전설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B.C.E. 1000년대의 아트라하시스(Atrahasis) 서사시에서는 마미(Mami) 여신이 진흙으로 빚어낸 인간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소란을 피운 탓에 대지와 공기의 신 엔릴(Enlil)이 대홍수를 일으켰다고 한다.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Ashurbanipal) 왕 궁전에서 발견된 석판에도 길가메시 왕이 등장하는 대홍수 전설이 적혀 있다.
세 종교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행적에서도 신화는 발견된다. 〈창세기〉에서 ‘엘’(또는 ‘엘로힘’)이라 불리는 아브라함의 신은 시리아에서(아마 가나안에서도) 숭배된 여러 신들 중 하나였으며, 우가리트 신화에서 신들의 우두머리이자 창조의 아버지로 등장한다. 이 책은 아브라함이 신을 따라나서는 최초의 순간부터 아들 이삭을 희생시키라던 신의 마지막 시험 장면까지 충실히 따라가며, 신화 속 여러 신 가운데 하나였던 ‘엘’이 어떻게 유일신으로서의 지위를 드러냈는지 그리고 다신교 전통 속에서 일신교 신앙이 어떻게 자리잡고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성경, 역사와 만나다
〈창세기〉의 후반부에 이르면 배경은 갑자기 이집트 수도의 화려한 저택으로 바뀐다.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저자는 유물과 옛 문헌, 그림 등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삼아 성서에 스며든 이집트의 실제 역사와 당대 풍속을 추적해간다.
이집트 총독의 노예로 살다가 파라오의 총애를 받아 총리대신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요셉. 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집트 역사나 문화에 대한 중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파라오가 옥새 반지를 빼주었다는 〈창세기〉의 언급은 목걸이 등의 장신구가 성스러운 권력을 상징했던 당시 이집트 현실과 통하고, 요셉에게 이집트 이름이 붙여진 것 역시 당시 이주해온 아시아인 노예 대부분이 겪은 일이었다. 요셉의 이집트 체류 시기를 구체적으로 추정해볼 근거는 파라오가 요셉을 ‘자기 것에 버금가는 병거에 태웠다’는 구절이다. 살 달린 바퀴에 말 두 마리가 끄는 병거는 힉소스족 침략 이후 이집트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출애굽기〉의 핵심 인물이자 수수께끼의 존재인 모세 시대로 넘어오자, 엄청난 인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람세스 2세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대로 출애굽이 람세스 2세의 치세와 겹친다면 모세의 열 가지 재앙 역시 실제로 있었던 일일까? 저자는 우리에게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1995년 5월, 룩소르에서 거대한 지하 무덤이 발견됐다. 파라오 람세스 2세의 가족 무덤으로 밝혀졌는데, 거기서 발굴한 50개의 미라 중에는 아버지보다 먼저 죽은 왕세자 아모네르케페시프도 있었다. 어쩌면 이 왕세자의 때 이른 죽음이 맏이 몰살이라는 이야기의 소재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굶주린 유대인들에게 신이 내려주었다는 메추라기와 ‘만나’ 역시 시나이 베두인족의 생활환경을 엿보게 해주는 단초다. 메추라기를 포함해 여러 종의 새들이 매년 봄 아프리카에서 북쪽으로 날아가기 위해 시나이 지역을 지나치며, 만나 역시 작은 벌레가 뽑아낸 위성류의 수액으로 베두인족에겐 익숙한 현상이었다. 이런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저자는 성서가 언제나 당대 현실과 맞닿아 있었음을 증명해낸다.

바빌로니아의 유대인, 성경을 편찬하다
자, 그럼 성경은 언제 어떻게 경전으로 만들어졌을까? 이 책이 안내하는 성경의 탄생 과정 속에는 피비린내 그칠 줄 모르는 성스러운 땅과 그곳을 되찾으려는 한 민족의 역사적 불운이 깊숙이 새겨져 있다.
가나안 정착 이후 끊임없는 외세 침략에 시달리던 이스라엘인들. ‘판관’이라는 임시 지휘관의 통치를 받아들여 어렵게 탄생시킨 이스라엘 왕국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지나며 정치적 통일과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영광은 한 세기도 지속되지 못했다. 번성하는 교역로의 교차점에 자리잡은 그 땅에 전쟁은 쉬지 않고 찾아왔다. 아내를 위해 공중정원을 지었다는 저 유명한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의 공격을 받아 마침내 뿔뿔이 흩어지기까지, 유대인은 자신들의 왕국이 몰락하는 모습을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했다.
고향을 잃은 그들은 자기 민족의 정신적 버팀목이자 후대 삶의 지침서가 될 책, 바로 성경을 편찬하는 일에 박차를 가했다. 학자들은 이 시기부터 이스라엘인들을 유대인이라 불렀으며, 정치적 지리적으로는 한 단위가 되지 못하지만 종교적으로는 구별되었던 공동체를 유대교라 칭했다. 이 불행한 ‘선민’들에게 비로소 하나의 이름이 부여된 것이다.

성경의 오늘
이제 저자는 그리스도교의 분수령이 된 사건 속으로 독자를 잡아끈다. 예수의 탄생부터 십자가형과 부활에 이르는 일대기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 이야기에 얽힌 뜨겁고 긴긴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예수의 행적을 담은 〈마르코 복음〉과 〈루카 복음〉 등 복음서들은 시대에 따라 정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었고, 토리노 수의의 진위에 대한 공방 역시 아직도 치열하다. 그러나 예수에 대한 그 어떤 논란도 부정하지 못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고통받는 이들 편에 서서 사랑과 평화, 평등을 설파했던 나자렛 예수의 정신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이후 더욱 크게 살아남아 로마제국을 휩쓸고, 세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종교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성경의 세계가 이스라엘 영토 안에 국한되지 않았던 것처럼 성경 텍스트의 감동은 구약 및 신약 시대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이 이 책 《성서 그리고 역사》가 비잔틴과 이슬람 시대의 문화까지 담아낸 이유다. 문명 발상지인 수메르에서부터 이어지는 유장한 역사, 성서를 주제로 한 수많은 예술 작품, 성경을 통해 삶의 의미를 설명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렸던 인물들의 삶 등 성서 안팎의 이야기들은 성서를 이해하고 싶거나 세계사의 핵심을 꿰뚫고 싶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2년 간의 인내와 공력으로 탄생한 한 권의 명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모든 책들이 그렇지만, 특히 《성서 그리고 역사》는 슬쩍 넘겨보기만 해도 글쓴이의 무시무시한 내공과 제작 과정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방대한 자료로부터 흡수해왔음이 분명한 성서?역사?고고학에 대한 풍성한 정보와 매끄럽고 읽기 쉬운 문장,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생생한 이미지, 텍스트 속 장면을 복원하기 위해 만든 맞춤 지도, 한눈에 들어오는 60여 개의 연대표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경 관련 텍스트를 보유한 영미권 독자들조차 “지금껏 읽어왔던 작품들과 차원이 다른 명저”라며 극찬한 책이었지만《성서 그리고 역사》의 한국어판을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기 그지없었다. 까다로운 번역 작업을 거쳐 마침내 원고가 손에 들어왔다는 기쁨도 잠시, 본문 텍스트와 책 곳곳의 수많은 부속 정보들을 꼼꼼히 확인하고 바로잡는 일 그리고 상세하기 이를 데 없는 수십 개의 지도를 한글화하는 작업은 만만찮은 시간과 공력을 요구했다. 그렇게 2년 간의 작업을 거쳐 한국어판을 손에 쥔 지금. 정리되지 않았던 세계사의 큰 줄기를 마침내 꿰어냈다는 독자로서의 자부심, 그리고 오랫동안 바라만 보던 큰 산의 한 구비를 돌았다는 편집자적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당신이 그리스도교도이든 이슬람교도이든 혹은 완강한 무신론자이든, 그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서 그리고 역사》를 읽는 독자 그 누구든 성서 텍스트라는 씨실과 역사라는 날실이 하나로 엮여 비어 있던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는 짜릿함, 나아가 먼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소망과 지성이 그려낸 한 폭의 장중한 파노라마 그림과 마주하는 감동에 휩싸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