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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발자취 (2015) - 예수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찾아서

동방박사님 2023. 6. 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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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예수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찾아서
◆ 각계 전문가 자문위원단이 감수한 신뢰도 높은 텍스트
◆ 예수 시대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300여 컷의 사진과 그림
◆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공들여 제작한 25개의 지도
◆ 고고학과 법의학, 종교학과 최신 과학의 연구성과 집약

예수의 삶은 길지 않았다. 서른세 해. 어부와 농민과 상인과 병자들을 몰고 다니며 복음을 전하던 그는 반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십자가형에 처해졌고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고 전해진다.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교육 한 번 받은 적 없는 그가 살아생전 사람들을 만나 육성으로 가르침을 편 기간은 고작 1년 반 정도다. 로마제국 동쪽 끝 후미진 땅을 돌면서 그가 남긴 메시지는 이후 2,000년 동안 서양 세계의 문화와 예술, 정치와 사상의 물줄기를 틀어쥐었으며,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유례를 찾기 힘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

이 책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갈릴리 전역을 누비며 활동하다가 예루살렘에서 사망한 예수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추적한 역작이다. 전작 《성서 그리고 역사The Biblical World》에서 인류학과 지리학, 기상학과 최신 고고학적 연구결과들을 끌어들여 성서의 장대한 서사를 펼쳐보였던 저자의 독보적 재능은 이 책에서 한층 품격 있게 빛을 발한다. 여기에 300여 점의 풍경화와 예술작품, 유적과 성물,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직접 제작한 25개의 지도가 예수 생애의 중심축은 물론 당대 생활상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복원해준다. 따라서 예수를 추종하든 아니든, 공들여 제작한 대형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감각의 호사를 경험하게 한다.

목차

INTRODUCTION 예수의 궤적을 복원하다 ·6

PART I
예수의 세계
Chapter 1 로마 세계 · 19
Chapter 2 헤로데 대왕의 왕국 41
Chapter 3 하부 갈릴리의 생활상 · 63

PART II
예수의 생애
Chapter 4 마리아와 요셉 · 83
Chapter 5 예수의 어린 시절 · 103
Chapter 6 요르단의 세례자 요한 · 125
Chapter 7 예수, 사역을 시작하다 · 147
Chapter 8 갈릴리의 선교활동 · 169
Chapter 9 갈릴리를 벗어나 타지로 가다 · 191
Chapter 10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 209
Chapter 11 예루살렘의 유월절 · 229
Chapter 12 재판과 십자가 처형 · 247

PART III
예수의 유산
Chapter 13 초대 그리스도인들 · 271
Chapter 14 교회의 성장 · 299
Chapter 15 그리스도교의 승리 · 323

EPILOGUE 이슬람 정복 이후의 성지순례 · 348

 

저자 소개 

저 : 장-피에르 이즈부츠 (Jean-Pierre Isbouts)
 
인문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필딩 대학원 문화미디어학과 교수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손잡고 낸 베스트셀러 《성서 그리고 역사(The Biblical World)》와 《성서 그리고 사람들(Who’s Who in the Bible)》 《예수의 발자취(In the Footsteps of Jesus)》 비롯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기원에 관한 다양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그 외 《모세에서 무함마드까지(...
 
한신대학교 철학과와 동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교회 담임목사다. 그 외 '종로구교회와 구청협의회' 총무, ‘목회자정의평화 전국협의회’ 협동총무 직을 맡고 있으며 마을공동체 품애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책 속으로
복음서를 읽을 때는 그 저자들이 말이 지닌 힘 외에 그 어떤 설명도 덧붙일 수 없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현대 작가들이 서사의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림이나 그래프, 사진 같은 장치들을 복음서 저자들은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들은 많은 고대 저자들이 활용했던 설명의 또 다른 형태, 즉 상징적 언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고대 작가들은 상징적인 이미지에 기대어 독자들이 원하는 교훈의 깊이와 의미를 서사에 불어넣었다. -13쪽

로마제국 전반에 걸쳐 통일성과 충성심을 불러일으킨 주요 동력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식민지 주민들에게 명예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는 정책이었다. 공화국 시절에도 자격을 갖춘 개인이나 지역에 시민권을 부여한 경우가 드물게 있었다. 하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런 관행을 전례 없는 정도로 강화시켰다. 로마의 시민권을 획득하고 토가를 입을 수 있는 권리가 민족을 불문해 야망 있는 사람들의 공동 목표가 되리라는 사실을 기민하게 예측한 결과였다. -35쪽

마태오의 복음서에서는 이런 상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너무나 잘 아는 요셉이 등장한다. 마리아와 부부관계를 맺지 않았기에 자신이 아이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요셉은 혼전계약서가 파기될 것을 예측한다. 하지만 그는 마리아가 창피당하고 추문의 주인공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마태오는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썼다(마태오 1:19). -100쪽

요한과 쿰란 분파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설명하는 유일한 방법은 쿰란 공동체의 일원이었던 그가 이후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는 가깝게 지내는 구성원 사회보다는 모든 유대 사람을 대상으로 회개운동을 벌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루가가 요한의 유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는 점이다. “아기는 날로 몸과 마음이 굳세게 자라났으며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루가 1:80). -138쪽

학계에서는 바리새파와 헤로데 안티파스의 법정이 공모해 예수를 제거하려 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먼저 안티파스는 예수를 체포하기 위해 법적으로든 다른 면으로든 그 어떤 핑계도 찾을 필요가 없었다. 예수에게 몰려드는 군중이 진정 자신의 통치에 위협적이라고 이 분봉왕이 판단했다면 세례자 요한을 처리한 것과 같은 방식을 동원하면 될 일이었다. 군대를 보내 예수를 체포한 뒤 지하 감옥에 처넣으면 그만이었다. 갈릴리는 안티파스 치하에 있었다. 이 지역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저항의 싹을 색출해 잘라버리는 일이야말로 로마가 안티파스에게 위임한 사항이었다. -200쪽

왜 비유일까? 예수는 왜 명확한 표현으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지 않았을까? 예수의 비유담들은 수수께끼와 같아서 의도를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이에 대한 예수의 답변은 이러했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게 해주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들려준다. 그것은 그들이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알아듣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알아보고 알아듣기만 한다면 나에게 돌아와 용서를 받게 될 것이다.”(마르코 4:11-12). 하느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로마인들이 정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했기 때문에 예
수가 내용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문헌도 있다. 따지고 보면 결국 로마인들은 그런 식으로 해석해 예수를 처형했다. -204쪽

하지만 이들보다 훨씬 더 벅찬 과제가 남아 있었다. 십자가형을 받아 죽은 예수가 메시아라고 유대인을 설득할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예수가 메시아다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를 메시아로 인정해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리고 그가 진정 하늘에서 내린 선지자라면 하느님은 어찌하여 그토록 수치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도록 했단 말인가? 이런 문제는 열두 사도에게 크나큰 고민거리였다. 대부분 어부였던 사도들은 용감하고 헌신적이었지만, 예수가 가르쳐준 내용을 기반으로 포괄적인 신학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능력은 구비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리더십이 간절하던 시기에 바울이 사도들에게 합류했다. -279쪽

이슬람 제국의 팔레스타인 지역 통합과정은 십자군 전쟁 시대에 잠시 멈추었다가 20세기 초엽까지 계속 이어졌지만, 유럽 순례자들의 성지순례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몇몇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단 한 번도 순례를 신성한 의무로 정한 적이 없으며, 해적이 들끓는 바다와 위험천만한 육로를 통해 이슬람교도의 예루살렘으로 용감무쌍하게 여행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구원의 자격을 부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348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역사가 기록하는 예수의 모습을 만나다
이 책이 그려내는 예수의 삶은 아름답고 장중하되, 서늘한 슬픔을 간직한 인간의 모습이다. 베들레헴에서 나사렛에 이르는 하부 갈릴리 ‘사역 삼각지대’를 지나 데카폴리스로 이어지고, 예루살렘의 겟세마네 동산과 골고다 언덕에서 마감되는 청년 예수의 여정은 최후의 순간까지 곤고했다.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 현실적 한계들, 주변 사람들의 반목과 회의, 철저한 고독 속에서 정련한 신념과 사랑의 메시지 등을 따라 가다보면 그의 생애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주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유대 전쟁 이전 1세기 팔레스타인 농경사회와 헬레니즘 영향을 받은 로마식 도시들과의 갈등, 헤로데의 세금정책, 당대 저명한 인물들의 생애가 수시로 스며들어 이야기의 풍성함을 배가시킨다.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는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직접 전하는 4대 복음서뿐 아니라 《미슈나》 같은 유대 문헌자료, 요세푸스의 저서, 로마제국 문헌과 인구통계, 현대 과학과 법의학이 밝혀낸 새로운 성과들을 촘촘하게 엮어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예수의 일생을 탐사해냈다. 나아가 ‘예수의 삶과 죽음’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고대 팔레스타인과 서유럽, 북아프리카와 동유럽을 종횡무진하는 역사의 한 장을 펼쳐 보임으로써 보기 드문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수를 추종하든 아니든, 이 책은 흡사 공들여 제작한 대형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감각의 호사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성으로 납득 가능한 예수의 생애
이 책은 성서라는 원료를 가지고 써내려간 테마 역사서이다. 따라서 냉담한 비신앙인의 눈에 요령부득일 수 있는 4대 복음서 속 이야기가 실증적인 맥락에서 재해석된다. 남성 중심의 유대교 전통이 완강했던 그 시절에, 요셉은 자신과 무관하게 혼전임신한 약혼녀를 순순히 받아들였을까? 예수의 사도들 중에는 왜 유독 어부가 많았던 걸까? 정식교육을 받은 적 없는 예수가 히브리어 성경(구약)에 정통했다는 게 사실일까?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장님을 눈뜨게 하고 나병환자를 고쳤다는 기사이적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저자는 고대 문서와 첨단기술이 밝혀낸 과학적 결과물들을 동원해 수많은 비유담과 생략 속에 숨어 있던 예수의 생애를 설득력 있게 추적해낸다.

새로운 시선으로 조감하는 서양사의 격동기
예수가 태어나고 활동하던 때는 세계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로마제국의 발흥기였다. 예수를 반란 혐의로 체포해 십자가에 매단 것도 로마인들이었다. 그런데도 복음서에서는 예수 처형 책임을 로마가 아닌 유대인에게로 돌렸다. 특히 〈마태오 복음〉에서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라고 적시한 구절은 중세 이후부터 20세기 홀로코스트 참상에 이르기까지, 유대인 공동체를 박해하는 근거가 되었다. 마태오와 요한은 왜 그런 식으로 썼을까? 저자 이즈부츠는 유대반란 직후 그리스도교에 대한 로마의 적대감이 강화되던 그 시기에 예수 처형 책임자로 로마 관리를 지목하는 건 자멸을 의미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니까 생존전략 차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로마에 뿌리내리기 위해 구세주 살해 책임을 유대인에게 돌린 것이다. 복음서가 저술될 무렵은 팔레스타인 영성의 주도권을 쥔 유대교가 그리스도교를 배척하며 갈등을 빚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밖에 로마제국 시민들이 이방의 종교에 쉽사리 매료된 배경, 로마 식민지 치하 팔레스타인 귀족과 기층민의 상반된 라이프 스타일, 숨가쁘게 소용돌이치던 로마 황실의 뒷이야기 등 무수한 이야기들이 미시사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고고학과 첨단과학, 예술성과 막대한 제작비가 총동원된 예수시대 복원작업
“향후 한 세기 이상 성서와 나란히 읽히게 될 역작”이라고 평한 어느 독자의 말처럼, 이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출판사는 가히 경이로운 수준의 공력을 쏟아부었다. 관련 저서와 자료를 샅샅이 탐독하고, 수차례에 걸쳐 현장을 답사하고, 기상학과 첨단과학, 법의학을 동원해 증거들을 대조하고, 고대 팔레스타인과 로마제국 및 이슬람의 정치·경제·군사·문화적 배경을 촘촘히 다지기 위해 자문위원단까지 구성할 정도였다. 여기에 세계 각국 서로 다른 단체와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도판자료를 일일이 수소문해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터. 300컷 넘는 사진과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자체 제작한 25개의 상세지도는 보는 즐거움을 넘어 시각적·실증적 차원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친절한 참고자료이다.
2천년을 거슬러 올라 딱 이맘때. ‘사람의 아들’임을 자처하며 사랑과 평화를 설파하던 청년은 십자가에 못 박혔고,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 부활절을 맞아 그의 생애와 그가 남긴 이야기, 그리고 그가 세상에 남긴 유산이 다시 궁금해지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의 선물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