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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옛사람이 남긴 시간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서울 역사지리답사
역사는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땅에 남긴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유물과 유적을 통해 이 땅을 살았던 옛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답사의 묘미는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유물과 유적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가 그 자그마한 흔적을 통해 그 유물과 유적이 만들어진 시간으로 들어가는 묘미. 이 책은 이러한 묘미를 찾아 떠나는 역사리지 답사 이야기다. 그 장소는 바로 서울.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그동안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울 답사 강의를 진행해 온 저자가 조선시대 한양을 중심으로 답사를 하며 쌓인 노하우와 지식을 엮어 만든 서울 걷기 답사 안내서이다. 옛 지도를 펼쳐놓고 현재 서울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서울의 조영원리와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고, 조선시대 한양을 담은 옛 지도 10여 점과 등고선 지도, 현재 서울을 담은 수십 컷의 사진을 수록하여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조선의 600년 수도였던 서울은 곳곳마다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의 심장부였던 궁궐과 종로를 비롯하여 사대문을 중심으로 한 도성 안은 조선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발로 내딛으며 느낄 수 있는 걷기여행. 역사는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땅에 남긴다는 저자의 말처럼, 서울 역사지리 답사를 통해 바로 그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땅에 남긴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유물과 유적을 통해 이 땅을 살았던 옛사람들의 삶을 추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답사의 묘미는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유물과 유적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가 그 자그마한 흔적을 통해 그 유물과 유적이 만들어진 시간으로 들어가는 묘미. 이 책은 이러한 묘미를 찾아 떠나는 역사리지 답사 이야기다. 그 장소는 바로 서울.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그동안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울 답사 강의를 진행해 온 저자가 조선시대 한양을 중심으로 답사를 하며 쌓인 노하우와 지식을 엮어 만든 서울 걷기 답사 안내서이다. 옛 지도를 펼쳐놓고 현재 서울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서울의 조영원리와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고, 조선시대 한양을 담은 옛 지도 10여 점과 등고선 지도, 현재 서울을 담은 수십 컷의 사진을 수록하여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조선의 600년 수도였던 서울은 곳곳마다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조선의 심장부였던 궁궐과 종로를 비롯하여 사대문을 중심으로 한 도성 안은 조선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발로 내딛으며 느낄 수 있는 걷기여행. 역사는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땅에 남긴다는 저자의 말처럼, 서울 역사지리 답사를 통해 바로 그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_서울의 시작을 만나러 가는 길
답사를 떠나기 전에
옛 지도를 읽는 법
1장 조선의 심장부, 궁궐과 종로 답사
2장 서울을 가르는 물길, 청계천 답사
3장 한양 읽기의 하이라이트, 도성 답사
4장 성문 밖 이야기
맺음말_한양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다
부록1_사진 찍기 좋은 곳
부록2_현장에서 유용한 답사 안내 요령
답사를 떠나기 전에
옛 지도를 읽는 법
1장 조선의 심장부, 궁궐과 종로 답사
2장 서울을 가르는 물길, 청계천 답사
3장 한양 읽기의 하이라이트, 도성 답사
4장 성문 밖 이야기
맺음말_한양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다
부록1_사진 찍기 좋은 곳
부록2_현장에서 유용한 답사 안내 요령
책 속으로
문화란 결국 인간이 자연에 어떻게, 왜 손을 댔는가 하는 것을 찾는 문제입니다. 그럼, 현대 서울에서 조선시대 처음 도성을 만들기 이전 단계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의 역순으로 가장 최근에 만든 것부터 제거해나가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현대에 지은 빌딩, 도로 등을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제거하는 것이죠.--- p.13, '머리말' 중에서
답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곳이 몇 년도에 생겼고, 누가 만들었고, 언제 사라졌는지가 아니라, 장소가 하는 말에 귀기울여 들어보는 것입니다. 예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은 왜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까 상상해보기 위해 답사를 떠나는 것입니다. 왜 이곳에 이렇게 고층아파트가 들어섰을까, 왜 이곳의 부동산 가격이 지금 치솟았을까, 1호선, 2호선이 다니지 않던 구간인데 7호선이 왜 이곳에 생겼을까 하는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 p.15, '답사를 떠나기 전에' 중에서
옛 지도를 가지고 추정해보면 수표교의 남북쪽 길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길치고는 직선이고 넓은 편입니다. 왜 이렇게 직선으로 곧은 길이 옛 지도에도 표시되고 지금도 쉽게 알 수 있을까요? 옛 지도에서 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영희전이라고 표시된 곳이 있죠? 영희전이 무엇을 하는 곳인가 아니 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곳입니다. 국왕이 영희전을 왕래하는 길이 이 길입니다. 궁궐에서 종로를 거쳐 이쪽으로 와서 수표교를 건너게 되는 것이죠. 영희전은 지금 중부경찰서 자리에 있었습니다.--- p.95, '서울을 가르는 물길, 청계천 답사' 중에서
시야를 좀 더 가까이 가져와봅시다. 발밑으로 긴 숲이 보일 것입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이 숲은 창덕궁의 후원인 비원입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붙어 있고 그 앞은 종묘죠. 창덕궁 뒤쪽 숲은 북악산, 응봉, 성균관대 뒤편 와룡공원입니다. 그러니까 북에서 남으로 북한산-북악산-응봉-창경궁-창덕궁-종묘가 숲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가끔 창덕궁과 종묘에 너구리가 나타났다고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북한산에서 종묘까지는 생태길이기 때문입니다. 산에 의지해서 도성을 쌓고 궁궐을 짓고 종묘를 세웠기 때문이기도 하죠. --- p.173, '한양 읽기의 하이라이트, 도성 답사' 중에서
성곽을 일주하다 보면 이렇게 멋진 자리에 위치한 수도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옛 성곽을 한 바퀴 도는 것 자체가 훌륭한 관광코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 성곽을 일주하면서 보는 서울의 역사성, 문화적 다양성,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이 바로 문화콘텐츠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장소 자체가 가진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도시의 삶을 바꾸어나가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답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곳이 몇 년도에 생겼고, 누가 만들었고, 언제 사라졌는지가 아니라, 장소가 하는 말에 귀기울여 들어보는 것입니다. 예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은 왜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까 상상해보기 위해 답사를 떠나는 것입니다. 왜 이곳에 이렇게 고층아파트가 들어섰을까, 왜 이곳의 부동산 가격이 지금 치솟았을까, 1호선, 2호선이 다니지 않던 구간인데 7호선이 왜 이곳에 생겼을까 하는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 p.15, '답사를 떠나기 전에' 중에서
옛 지도를 가지고 추정해보면 수표교의 남북쪽 길은 조선시대부터 있던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길치고는 직선이고 넓은 편입니다. 왜 이렇게 직선으로 곧은 길이 옛 지도에도 표시되고 지금도 쉽게 알 수 있을까요? 옛 지도에서 이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영희전이라고 표시된 곳이 있죠? 영희전이 무엇을 하는 곳인가 아니 역대 왕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곳입니다. 국왕이 영희전을 왕래하는 길이 이 길입니다. 궁궐에서 종로를 거쳐 이쪽으로 와서 수표교를 건너게 되는 것이죠. 영희전은 지금 중부경찰서 자리에 있었습니다.--- p.95, '서울을 가르는 물길, 청계천 답사' 중에서
시야를 좀 더 가까이 가져와봅시다. 발밑으로 긴 숲이 보일 것입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이 숲은 창덕궁의 후원인 비원입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붙어 있고 그 앞은 종묘죠. 창덕궁 뒤쪽 숲은 북악산, 응봉, 성균관대 뒤편 와룡공원입니다. 그러니까 북에서 남으로 북한산-북악산-응봉-창경궁-창덕궁-종묘가 숲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가끔 창덕궁과 종묘에 너구리가 나타났다고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북한산에서 종묘까지는 생태길이기 때문입니다. 산에 의지해서 도성을 쌓고 궁궐을 짓고 종묘를 세웠기 때문이기도 하죠. --- p.173, '한양 읽기의 하이라이트, 도성 답사' 중에서
성곽을 일주하다 보면 이렇게 멋진 자리에 위치한 수도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옛 성곽을 한 바퀴 도는 것 자체가 훌륭한 관광코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옛 성곽을 일주하면서 보는 서울의 역사성, 문화적 다양성,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이 바로 문화콘텐츠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장소 자체가 가진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도시의 삶을 바꾸어나가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 p.227, '맺음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궁궐, 종로, 청계천, 북촌, 서울성곽까지
서울의 옛 길을 발견하는 역사지리 답사 특강
“옛 지도를 보면서 현대 도시를 걷고, 걸으면서 느끼고, 느끼면서 상상하는 것이 바로 답사입니다. 현대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것, 이것이 역사도시 답사이며, 도시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서울이 성곽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선 개국과 함께 한양에 도읍을 정한 이래 600년 이상 수도이자 한반도의 중심을 지킨 도시이지만, 서울에 대한 역사와 문화, 지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역사지리학자 이현군은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그동안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울 답사 강의를 진행해왔다. 그런 그가 조선시대 한양을 중심으로 답사를 하며 쌓인 노하우와 지식을 엮어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 마치 같이 걸으며 옆에서 강의하듯 써놓아서 누구든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옛 지도를 펼쳐놓고 현재 서울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저자의 강의 방식은 서울의 조영원리와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조선시대 한양을 담은 옛 지도 10여 점과 등고선 지도, 현재 서울을 담은 수십 컷의 사진을 수록하여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역사는 어디에 그 흔적을 남길까요? 바로 땅에 남깁니다. 유물과 유적이 남아 있는 곳에 찾아가는 것은 그 자그마한 흔적을 통해 그 시간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유도하는 통로가 장소인 것이죠. 바로 그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만나러 가는 것이 역사지리 답사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서울의 미래를 예측하는 키워드로 재탄생한 한양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가 주목한 시기는 조선시대이다. 서울이 처음 수도가 된 것이 바로 조선시대부터이고, 이때 현재 서울의 윤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조선 개국 후 개경에서 천도하기 위해 수도 후보지들을 물색하던 중 네 산으로 둘러싸인 볕 잘 드는 땅 한양이 새로운 수도로 결정되었다. 한양은 고려시대 남경으로 이미 중요한 지리적 위치로 인식되고 있었다. 궁궐과 종묘, 사직, 관청과 시전이 차례로 들어서고, 초기의 이러한 배치는 현재 서울의 원형이 되었다.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서울 답사 강의는 경복궁이 왜 북악산 아래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서대문과 동대문을 연결하는 대로인 종로가 왜 그 위치에 있는지 등을 알기 쉽게 풀어써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리 형성의 원리를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의정부와 삼사, 육조가 늘어서 있던 광화문 앞에 현재 정부종합청사가 들어선 점이나, 종로 주단 골목이 조선시대 육의전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등은 우리가 몰랐던 서울에 관한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고 있다. 그 밖에 〈도성삼군문분계지도〉, 〈한성부지도〉, 〈경조오부도〉 등 한양을 담은 옛 지도를 통해 청계천이 시작됐던 곳과 청계천의 유로, 옛 다리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현재 지명에 영향을 미친 조선시대의 지명, 현재 한강 다리의 위치와 조선시대 한강 나루터의 위치 간의 상관관계 등도 밝히고 있는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을 뛰어넘는 유쾌한 서울 상식 백과사전이다.
서울 걷기 여행의 백미, 서울성곽 답사의 필독서
최근 서울 걷기 여행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서울시에서도 10월 8일 도시의 날, 11월 14일 하이서울 국제 걷기대회를 개최하여 서울의 다양한 걷기 코스를 안내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걷기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제 예전처럼 청계천이나 광화문, 궁궐 나들이 수준을 넘어 성곽 답사, 옛 길 탐사처럼 보다 수준 높은 답사를 즐기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저자는 서울 걷기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서울성곽 답사를 꼽는다.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다시 북악산으로 연결되는 도성은 수도 서울의 형성원리와 공간적 확대과정을 볼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총 18.2킬로미터에 이르는 다소 긴 거리이지만 아침 일찍 창의문에서 출발해 책에서 설명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이동하면 하루 안에 둘러볼 수 있다. 오래 걷는 일이 다소 부담이 되는 사람들을 위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코스도 부록으로 담았다. 저자는 성곽이 해체되어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자리를 주변 지리와 지도를 통해 세밀하게 관찰하여 유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대문과 서소문의 위치를 찾아내고, 정동에서 남산에 이르는 길에서 서울성곽 안내문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꼭 직접 답사를 나서지 않아도 책을 읽으면서 서울의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고 역사지리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도성 안, 도성 밖 사람들의 생활사를 복원하다
지리학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생활의 문제이다. 역사지리학자로서 저자는 답사 강의 중에 도성 안과 도성 밖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복원하는 일도 놓치지 않았다. 도성 안 북촌, 남촌, 상대, 하대에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왜 북촌에 한옥마을이 남아 있는지, 임오군란이 일어난 지역과 그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도성 안이 지배이념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면 도성 밖은 도성 안의 생활을 지원해주는 실물경제의 세계였다. 4장 성 밖 이야기에서 도성의 안과 밖의 경계에 해당하는 성곽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한양의 주요 농업지대, 한강과 나루터, 도성과 한강 사이에 있었던 물류 중심지는 어디였는지 살펴본다. 그 밖에 종묘, 사직, 문묘(성균관)처럼 조선시대 지배이념인 유학을 상징하는 공간들이 도성 안에 배치되어 있었던 반면 도성 밖에는 말을 위한 제단, 비와 바람을 위한 제단, 불쌍한 귀신들을 위한 제단 등도 있었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서울의 문화적 가치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서울은 끊임없이 변화를 겪고 있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이 개방되었고, 도심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피마길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광화문의 복원작업도 2010년 마무리를 목표로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차원이 아닌 올바른 역사 이해에 따른 복원과 보존에 관하여 말한다. 일제 강점기 광화문을 해체하고 경복궁 가운데 조선총독부를 지으면서 교묘하게 축을 왜곡시켰던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 바로 현재의 광화문 복원사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 잘못 놓인 청계천 다리의 위치와 명칭, 도심 재개발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마길, 광화문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 등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은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역사 보존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서울의 옛 길을 발견하는 역사지리 답사 특강
“옛 지도를 보면서 현대 도시를 걷고, 걸으면서 느끼고, 느끼면서 상상하는 것이 바로 답사입니다. 현대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가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것, 이것이 역사도시 답사이며, 도시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 본문 중에서
서울이 성곽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선 개국과 함께 한양에 도읍을 정한 이래 600년 이상 수도이자 한반도의 중심을 지킨 도시이지만, 서울에 대한 역사와 문화, 지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역사지리학자 이현군은 서울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그동안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학생,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울 답사 강의를 진행해왔다. 그런 그가 조선시대 한양을 중심으로 답사를 하며 쌓인 노하우와 지식을 엮어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 마치 같이 걸으며 옆에서 강의하듯 써놓아서 누구든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옛 지도를 펼쳐놓고 현재 서울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저자의 강의 방식은 서울의 조영원리와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조선시대 한양을 담은 옛 지도 10여 점과 등고선 지도, 현재 서울을 담은 수십 컷의 사진을 수록하여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역사는 어디에 그 흔적을 남길까요? 바로 땅에 남깁니다. 유물과 유적이 남아 있는 곳에 찾아가는 것은 그 자그마한 흔적을 통해 그 시간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하게끔 유도하는 통로가 장소인 것이죠. 바로 그 장소에 남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만나러 가는 것이 역사지리 답사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서울의 미래를 예측하는 키워드로 재탄생한 한양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저자가 주목한 시기는 조선시대이다. 서울이 처음 수도가 된 것이 바로 조선시대부터이고, 이때 현재 서울의 윤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조선 개국 후 개경에서 천도하기 위해 수도 후보지들을 물색하던 중 네 산으로 둘러싸인 볕 잘 드는 땅 한양이 새로운 수도로 결정되었다. 한양은 고려시대 남경으로 이미 중요한 지리적 위치로 인식되고 있었다. 궁궐과 종묘, 사직, 관청과 시전이 차례로 들어서고, 초기의 이러한 배치는 현재 서울의 원형이 되었다.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서울 답사 강의는 경복궁이 왜 북악산 아래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서대문과 동대문을 연결하는 대로인 종로가 왜 그 위치에 있는지 등을 알기 쉽게 풀어써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리 형성의 원리를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의정부와 삼사, 육조가 늘어서 있던 광화문 앞에 현재 정부종합청사가 들어선 점이나, 종로 주단 골목이 조선시대 육의전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등은 우리가 몰랐던 서울에 관한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고 있다. 그 밖에 〈도성삼군문분계지도〉, 〈한성부지도〉, 〈경조오부도〉 등 한양을 담은 옛 지도를 통해 청계천이 시작됐던 곳과 청계천의 유로, 옛 다리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현재 지명에 영향을 미친 조선시대의 지명, 현재 한강 다리의 위치와 조선시대 한강 나루터의 위치 간의 상관관계 등도 밝히고 있는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을 뛰어넘는 유쾌한 서울 상식 백과사전이다.
서울 걷기 여행의 백미, 서울성곽 답사의 필독서
최근 서울 걷기 여행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서울시에서도 10월 8일 도시의 날, 11월 14일 하이서울 국제 걷기대회를 개최하여 서울의 다양한 걷기 코스를 안내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걷기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제 예전처럼 청계천이나 광화문, 궁궐 나들이 수준을 넘어 성곽 답사, 옛 길 탐사처럼 보다 수준 높은 답사를 즐기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저자는 서울 걷기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서울성곽 답사를 꼽는다.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다시 북악산으로 연결되는 도성은 수도 서울의 형성원리와 공간적 확대과정을 볼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총 18.2킬로미터에 이르는 다소 긴 거리이지만 아침 일찍 창의문에서 출발해 책에서 설명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이동하면 하루 안에 둘러볼 수 있다. 오래 걷는 일이 다소 부담이 되는 사람들을 위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코스도 부록으로 담았다. 저자는 성곽이 해체되어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자리를 주변 지리와 지도를 통해 세밀하게 관찰하여 유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대문과 서소문의 위치를 찾아내고, 정동에서 남산에 이르는 길에서 서울성곽 안내문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꼭 직접 답사를 나서지 않아도 책을 읽으면서 서울의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고 역사지리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도성 안, 도성 밖 사람들의 생활사를 복원하다
지리학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생활의 문제이다. 역사지리학자로서 저자는 답사 강의 중에 도성 안과 도성 밖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복원하는 일도 놓치지 않았다. 도성 안 북촌, 남촌, 상대, 하대에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왜 북촌에 한옥마을이 남아 있는지, 임오군란이 일어난 지역과 그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도성 안이 지배이념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면 도성 밖은 도성 안의 생활을 지원해주는 실물경제의 세계였다. 4장 성 밖 이야기에서 도성의 안과 밖의 경계에 해당하는 성곽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한양의 주요 농업지대, 한강과 나루터, 도성과 한강 사이에 있었던 물류 중심지는 어디였는지 살펴본다. 그 밖에 종묘, 사직, 문묘(성균관)처럼 조선시대 지배이념인 유학을 상징하는 공간들이 도성 안에 배치되어 있었던 반면 도성 밖에는 말을 위한 제단, 비와 바람을 위한 제단, 불쌍한 귀신들을 위한 제단 등도 있었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서울의 문화적 가치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서울은 끊임없이 변화를 겪고 있다. 얼마 전 광화문광장이 개방되었고, 도심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피마길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광화문의 복원작업도 2010년 마무리를 목표로 한창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하자는 차원이 아닌 올바른 역사 이해에 따른 복원과 보존에 관하여 말한다. 일제 강점기 광화문을 해체하고 경복궁 가운데 조선총독부를 지으면서 교묘하게 축을 왜곡시켰던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이 바로 현재의 광화문 복원사업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 잘못 놓인 청계천 다리의 위치와 명칭, 도심 재개발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마길, 광화문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 등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은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역사 보존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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