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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함석헌선집』은 동서고금의 사상을 넘나들며 사람의 도리와 생명의 본질을 설파한 함석헌 선생의 글 중 대표적인 글 94편과 시 11편을 모았다. 함석헌학회와 한길사가 선생 탄생 115주년, 한길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기획했다. 선생의 사상이 농축된 글들을 선정해 분야별로 정리했으므로 통독하면 함석헌사상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각 권에 권별 해제와 선집을 아우르는 전체 해제를 넣어 독자가 함석헌의 사상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함석헌전집』(전 20권)과 『함석헌저작집』(전 30권)을 저본으로 삼고 각 글이 최초 게재되었을 때의 원본과 대조해 완성도를 높였다.
저자 소개
출판사 리뷰
함석헌학회·한길사
공동기획의 의의
함석헌학회는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철학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세워졌다. 함석헌사상의 철학적 연구는 오늘날 우리 철학계가 중요하게 다루는 화두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2008년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는 함석헌사상을 소개하는 특별분과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만큼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그의 글은 끊임없이 다시 읽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함석헌 선생이 남긴 방대한 글과 강의록 등을 발굴하고 정리해 책으로 내는 것이다. 한길사는 지난 40년 동안 이 작업을 꾸준히 해오며 인문학 출판사로서 ‘우리 사상가’를 ‘우리 독자’에게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그중 대표적인 책으로는 『함석헌전집』(전 20권), 『함석헌저작집』(전 30권), 『뜻으로 본 한국역사』 『간디 자서전』 『바가바드 기타』 등이 있다.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소중히 이어온 함석헌학회와 한길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함석헌학회 명예회장 이만열 명예교수, 함석헌학회 회장 김영호 명예교수, 함석헌학회 부회장 이재봉 교수, 함석헌학회 고문 김제태 원로목사가 주축이 되어 함석헌선집편집위원회를 꾸렸다. 선생의 사상을 열심히 공부해온 두 곳이 합심해 완성해낸 기획이니만큼 국내 학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씨알’에서 ‘혁명’까지
함석헌사상의 고갱이를 아우르다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이 남긴 방대한 글 중 “사상적으로 의미가 깊은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는지, 독창적인 사유와 발상의 전환을 꾀했는지, 사회개혁의 원리와 방법을 논했는지, 생애의 전환점을 기술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수록할 글을 선정했다.” 특히 선생의 핵심사상을 기준으로 각 권을 구성해 일목요연하게 함석헌사상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제1권 『씨알의 소리』는 기독교와 동양종교 그리고 역사에 대한 글을 모았다. 기독교 정신의 참뜻은 무엇이며 동양철학, 특히 노장사상과 불교를 재해석해 숨은 정신이 무엇인지 밝혔다. 무엇보다 그러한 뜻과 정신이 역사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함석헌 선생의 고유 개념인 ‘씨알’을 들어 설명한다.
“씨알은 믿음으로 전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제 모자람을 스스로 알면서도, 누구를 가르치잔 것도 아니요
누구에 추종하잔 것도 아니요
다만 전체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겸손하게 열린 마음으로
모든 씨알들이 제 소리를 할 수 있게 될 때
전체의 소리, 소리 아닌 소리를 듣고 입으로 부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말씀이 육(肉)이 되어 우리 가운데 왔다는 것이고,
그 말씀은 곧 창조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역사는 새 단계에 오르게 됩니다.”_ 제1권 636쪽
제2권 『들사람 얼』은 민중과 민족 그리고 통일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주의·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뜻’으로 대표되는 보편적인 역사관이 필요함을 밝힌다.
“문명은 병이다.
역사상의 어느 문명도 제 속에서 난 원인 때문에
망하지 않은 문명이 없다.
그럴 때면 반드시 소수의 들사람이 나타나서 썩어져가는
백성을 책망하여 맘속에 잃어버린 야성을 도로 찾도록
부르짖는다. 그 말을 들으면 살아났고 아니 들으면 죽었다.
들사람이여, 옵시사!
와서 다 썩어져가는 이 가슴에 싱싱한 숨을 불어넣어줍시사!
빈 들에 외쳐라!” _ 제2권 493~495쪽
제3권 『인간혁명』은 실천의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실천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폭력 평화운동의 가치를 밝힌다. 그 틀에서 ‘같이살기 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설명하고 결론적으로 오늘날 필요한 혁명의 철학을 정립한다.
“사람이 고쳐 된다는 것은 정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반드시 성인이 된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새 정신은 새 시대에 있다.
새 시대의 정신에 몸을 던지란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부족했던 사람도 새 시대 새 역사의 일꾼이 된다.
그것이 정말 혁명이다. 그것이 정말 종교다.
참 종교는 참 전쟁이요, 참 싸움은 참 종교다.
개인으로는 여전히 잘못이 많아도 참 싸움,
참 종교에 참여하면 참 사람이다.
내가 참을 하는 것 아니라 참이 나를 살릴 것이다.” _ 제3권 719쪽
2016 대한민국,
왜 지금 함석헌인가?
“최근에 와서 로봇,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 로봇이 가까운 장래에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고 예언했다. 사람이 기계를 부리는 대신 기계가 사람을 부리게 된다는 함석헌의 전망과 일치하는 시각이다. 그의 사상을 되살펴보아야 할 또 한 가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기에는 그 자신이 희구하던 제3의 사상의 씨앗이 뿌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문명의 전환과 제2의 차축시대를 촉발할 씨앗이다.” _ 김영호, 「함석헌사상의 갈래와 특성」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의 탄생 115주년을 기념하기도 하지만 한길사의 고전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 20주년을 기념한 책이기도 하다. ‘위대한 지적 유산을 집대성해 우리 사회에 소개한다’는 이 시리즈의 출간 취지에 시의적으로 가장 부합한 기획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함석헌인가? 그 이유는 오늘날 세계와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와 맞닿아 있다.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미래가 불투명하고 비관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이미 함석헌은 서구가 주도한 물질문명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문명의 종말은 막을 수 없다. 그의 경고 이후 한 세대가 지나가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갈등, 전쟁, 재앙, 파괴, 폭력, 탐욕, 양극화 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권력유착형 부패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각종 모순과 비리로 가득 찬 집단으로 내려앉았다. 인권, 윤리, 공공정신 등의 가치가 이 땅에서 사라지고 있다. 모든 공공재가 급속히 사유화·사물화되고 있다. 이 과정이 정치, 경제, 교육, 언론뿐만 아니라 청지기(기독교)와 무소유(불교, 힌두교)의 덕성을 가르쳐야 하는 종교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찍이 함석헌 선생은 근본적인 전환과 혁명을 외치고 새 나라, 새 윤리, 새 종교, 새 교육을 설계했으나 우리 사회는 그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생은 현 문명의 종말과 함께 새 문명의 출현을 기대했다. 그래서 새 씨앗(씨알)을 심고자 했다. 『함석헌선집』이 새 씨앗이 싹트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했으면 한다. 함석헌의 사상은 사상사적·문명사적 가치가 있다. 이 가능성을 『함석헌선집』을 읽는 이들이 간파하리라고 기대한다.
공동기획의 의의
함석헌학회는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철학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세워졌다. 함석헌사상의 철학적 연구는 오늘날 우리 철학계가 중요하게 다루는 화두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2008년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는 함석헌사상을 소개하는 특별분과가 마련되기도 했다. 그만큼 선생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로서 그의 글은 끊임없이 다시 읽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함석헌 선생이 남긴 방대한 글과 강의록 등을 발굴하고 정리해 책으로 내는 것이다. 한길사는 지난 40년 동안 이 작업을 꾸준히 해오며 인문학 출판사로서 ‘우리 사상가’를 ‘우리 독자’에게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그중 대표적인 책으로는 『함석헌전집』(전 20권), 『함석헌저작집』(전 30권), 『뜻으로 본 한국역사』 『간디 자서전』 『바가바드 기타』 등이 있다.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소중히 이어온 함석헌학회와 한길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함석헌학회 명예회장 이만열 명예교수, 함석헌학회 회장 김영호 명예교수, 함석헌학회 부회장 이재봉 교수, 함석헌학회 고문 김제태 원로목사가 주축이 되어 함석헌선집편집위원회를 꾸렸다. 선생의 사상을 열심히 공부해온 두 곳이 합심해 완성해낸 기획이니만큼 국내 학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씨알’에서 ‘혁명’까지
함석헌사상의 고갱이를 아우르다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이 남긴 방대한 글 중 “사상적으로 의미가 깊은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는지, 독창적인 사유와 발상의 전환을 꾀했는지, 사회개혁의 원리와 방법을 논했는지, 생애의 전환점을 기술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수록할 글을 선정했다.” 특히 선생의 핵심사상을 기준으로 각 권을 구성해 일목요연하게 함석헌사상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제1권 『씨알의 소리』는 기독교와 동양종교 그리고 역사에 대한 글을 모았다. 기독교 정신의 참뜻은 무엇이며 동양철학, 특히 노장사상과 불교를 재해석해 숨은 정신이 무엇인지 밝혔다. 무엇보다 그러한 뜻과 정신이 역사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함석헌 선생의 고유 개념인 ‘씨알’을 들어 설명한다.
“씨알은 믿음으로 전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제 모자람을 스스로 알면서도, 누구를 가르치잔 것도 아니요
누구에 추종하잔 것도 아니요
다만 전체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겸손하게 열린 마음으로
모든 씨알들이 제 소리를 할 수 있게 될 때
전체의 소리, 소리 아닌 소리를 듣고 입으로 부르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말씀이 육(肉)이 되어 우리 가운데 왔다는 것이고,
그 말씀은 곧 창조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역사는 새 단계에 오르게 됩니다.”_ 제1권 636쪽
제2권 『들사람 얼』은 민중과 민족 그리고 통일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주의·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뜻’으로 대표되는 보편적인 역사관이 필요함을 밝힌다.
“문명은 병이다.
역사상의 어느 문명도 제 속에서 난 원인 때문에
망하지 않은 문명이 없다.
그럴 때면 반드시 소수의 들사람이 나타나서 썩어져가는
백성을 책망하여 맘속에 잃어버린 야성을 도로 찾도록
부르짖는다. 그 말을 들으면 살아났고 아니 들으면 죽었다.
들사람이여, 옵시사!
와서 다 썩어져가는 이 가슴에 싱싱한 숨을 불어넣어줍시사!
빈 들에 외쳐라!” _ 제2권 493~495쪽
제3권 『인간혁명』은 실천의 문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 실천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폭력 평화운동의 가치를 밝힌다. 그 틀에서 ‘같이살기 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설명하고 결론적으로 오늘날 필요한 혁명의 철학을 정립한다.
“사람이 고쳐 된다는 것은 정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반드시 성인이 된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새 정신은 새 시대에 있다.
새 시대의 정신에 몸을 던지란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부족했던 사람도 새 시대 새 역사의 일꾼이 된다.
그것이 정말 혁명이다. 그것이 정말 종교다.
참 종교는 참 전쟁이요, 참 싸움은 참 종교다.
개인으로는 여전히 잘못이 많아도 참 싸움,
참 종교에 참여하면 참 사람이다.
내가 참을 하는 것 아니라 참이 나를 살릴 것이다.” _ 제3권 719쪽
2016 대한민국,
왜 지금 함석헌인가?
“최근에 와서 로봇, 인공지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 로봇이 가까운 장래에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고 예언했다. 사람이 기계를 부리는 대신 기계가 사람을 부리게 된다는 함석헌의 전망과 일치하는 시각이다. 그의 사상을 되살펴보아야 할 또 한 가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기에는 그 자신이 희구하던 제3의 사상의 씨앗이 뿌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문명의 전환과 제2의 차축시대를 촉발할 씨앗이다.” _ 김영호, 「함석헌사상의 갈래와 특성」
『함석헌선집』은 함석헌 선생의 탄생 115주년을 기념하기도 하지만 한길사의 고전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 20주년을 기념한 책이기도 하다. ‘위대한 지적 유산을 집대성해 우리 사회에 소개한다’는 이 시리즈의 출간 취지에 시의적으로 가장 부합한 기획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함석헌인가? 그 이유는 오늘날 세계와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와 맞닿아 있다.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미래가 불투명하고 비관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이미 함석헌은 서구가 주도한 물질문명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새로운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 문명의 종말은 막을 수 없다. 그의 경고 이후 한 세대가 지나가도록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갈등, 전쟁, 재앙, 파괴, 폭력, 탐욕, 양극화 등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권력유착형 부패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각종 모순과 비리로 가득 찬 집단으로 내려앉았다. 인권, 윤리, 공공정신 등의 가치가 이 땅에서 사라지고 있다. 모든 공공재가 급속히 사유화·사물화되고 있다. 이 과정이 정치, 경제, 교육, 언론뿐만 아니라 청지기(기독교)와 무소유(불교, 힌두교)의 덕성을 가르쳐야 하는 종교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찍이 함석헌 선생은 근본적인 전환과 혁명을 외치고 새 나라, 새 윤리, 새 종교, 새 교육을 설계했으나 우리 사회는 그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생은 현 문명의 종말과 함께 새 문명의 출현을 기대했다. 그래서 새 씨앗(씨알)을 심고자 했다. 『함석헌선집』이 새 씨앗이 싹트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했으면 한다. 함석헌의 사상은 사상사적·문명사적 가치가 있다. 이 가능성을 『함석헌선집』을 읽는 이들이 간파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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