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책소개
인간의 육체를 지도 삼아 의·과학의 발전사를 조명한 책. 두개골 수술을 처음 시도한 원시시대부터 히포크라테스로 대표되는 고대그리스, 인간 해부를 둘러싼 교회와 과학자 간의 한판 전쟁이 벌어졌던 중세,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시작된 현대까지 의·과학 발전의 흐름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연세대 원주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역사와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인문적·대중적인 시선으로, 뇌, 내장기관, 피부, 성, 얼굴 등 신체 각 영역에 얽힌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목차
책을 내며
01 몸의 탄생과 의학의 발전
태초에 의학이 있었다
전설과 신화 속의 의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의학자들의 시대
02 인체를 바라보는 은밀한 눈, 해부
해부학의 탄생
현미경으로 떠나는 인체 탐험
03 뇌, 인간 존재를 말하다
인류는 ‘뇌’를 어떻게 사유했나
뇌는 어떻게 언어를 관장하는가
12개의 뇌신경들
자극의 전달자, 뉴런의 발견
인간 개조의 꿈, 뇌절제술
20세기를 대표하는 신경과학자들
뇌의 공격자들
04 제2의 언어, 얼굴과 피부
‘나’를 말해주는 인체 기관
인종의 탄생
독특한 기능이 남다르다, 눈·코·귀
과학을 빙자한 비과학 ‘골상학’
인체의 가장 큰 기관, 피부
05 내장기관 이야기
의사와 환자의 ‘믿음’이 위를 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위궤양
위 수술의 선구자들
우리 몸의 파수꾼, 간
작지만 중요한 장기, 췌장
인간의 이타성을 실험하다, 콩팥
담배와 폐
06 인체 순환의 신비, 혈액
인류가 혈액순환의 비밀을 알기까지
만물박사 말피기가 발견한 모세혈관
ABO만이 아니다, 혈액형의 모든 것
20세기 혈액학의 발전
신의 능력에 도전하다 - 인공혈액
07 생명 탄생의 비밀, 성
왜 인간은 남녀로 나뉘는가?
X의 고백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인류 역사와 함께한 성병
20세기 흑사병, 에이즈
08 우리 몸의 새로운 지도, 유전자
고대인도 유전을 알았다
DNA 시대를 열다
환상의 콤비, DNA 구조를 밝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다 - 유전암호 해독 경쟁
자본과 과학기술의 만남,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01 몸의 탄생과 의학의 발전
태초에 의학이 있었다
전설과 신화 속의 의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의학자들의 시대
02 인체를 바라보는 은밀한 눈, 해부
해부학의 탄생
현미경으로 떠나는 인체 탐험
03 뇌, 인간 존재를 말하다
인류는 ‘뇌’를 어떻게 사유했나
뇌는 어떻게 언어를 관장하는가
12개의 뇌신경들
자극의 전달자, 뉴런의 발견
인간 개조의 꿈, 뇌절제술
20세기를 대표하는 신경과학자들
뇌의 공격자들
04 제2의 언어, 얼굴과 피부
‘나’를 말해주는 인체 기관
인종의 탄생
독특한 기능이 남다르다, 눈·코·귀
과학을 빙자한 비과학 ‘골상학’
인체의 가장 큰 기관, 피부
05 내장기관 이야기
의사와 환자의 ‘믿음’이 위를 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위궤양
위 수술의 선구자들
우리 몸의 파수꾼, 간
작지만 중요한 장기, 췌장
인간의 이타성을 실험하다, 콩팥
담배와 폐
06 인체 순환의 신비, 혈액
인류가 혈액순환의 비밀을 알기까지
만물박사 말피기가 발견한 모세혈관
ABO만이 아니다, 혈액형의 모든 것
20세기 혈액학의 발전
신의 능력에 도전하다 - 인공혈액
07 생명 탄생의 비밀, 성
왜 인간은 남녀로 나뉘는가?
X의 고백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인류 역사와 함께한 성병
20세기 흑사병, 에이즈
08 우리 몸의 새로운 지도, 유전자
고대인도 유전을 알았다
DNA 시대를 열다
환상의 콤비, DNA 구조를 밝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다 - 유전암호 해독 경쟁
자본과 과학기술의 만남,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의학사는 곧 우리 몸에 녹아든 과학의 발전사
의학을 넘어 과학까지 인문적·대중적으로 풀어낸 의·과학 에세이
육체 지도와 함께 떠나는 의·과학 탐험기
일상에서 과학의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화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 벽면에 찰싹 달라붙은 텔레비전, 순식간에 하늘 높이 치솟는 마천루…. 모두 과학기술의 발전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그보다 더 실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으니 바로 우리 '몸'이다.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은 과학기술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자 절대 목표였다. 인류가 '신'의 영역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죽음과 질병을 가져오면서 '몸'과 '과학'이 만나 의·과학이 탄생했다.
이 책은 인간의 육체를 지도 삼아 떠나는 의·과학 탐험기다. 두개골 수술을 처음 시도한 원시시대부터 히포크라테스로 대표되는 고대그리스, 인간 해부를 둘러싼 교회와 과학자 간의 한판 전쟁이 벌어졌던 중세,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시작된 현대까지 의·과학의 흥미진진한 흐름이 펼쳐진다. 현재 연세대 원주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역사와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의·과학적 지식을 입담 좋게 풀어낸다. 신체 각 영역에 따라, 뇌, 내장기관, 피부, 성, 얼굴 등 몸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살핀다는 점도 미덕이다.
나는 '나'가 아니라 '뇌'다?
1장은 인간 탄생과 의학의 시작으로, 2장은 해부학의 역사로 시작한다. '해부'는 인체구조와 기능을 확인하는 데 필수였지만, 중세까지만 해도 인체해부는 대체로 허용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 한계를 느낀 몬디노 같은 의학자가 시체를 이용해 실습했지만, 정작 실제로 칼을 든 이는 '이발사'였다. 교사들은 중세를 대표하는 의학자인 갈레노스의 책을 읽으며 '이론'과 '실제'를 단순히 비교만 했다. 해부학 교사로 활동한 이발사의 전통은 이발소의 삼색등에 남아있는데, 빨간색은 동맥, 파란색은 정맥, 흰색은 붕대를 뜻한다. 인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레벤후크의 현미경, 뢴트겐의 X선, 로터버의 자기공명 영상술MRI로 이어졌다.
3장에서는 존재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뇌'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세학자들은 뇌척수액이 차있는 '뇌실'이 뇌의 중심지라 여겼는데, 특히 자연철학자 마그누스는 첫째 뇌실은 상식, 중간 뇌실은 상상력, 뒤쪽 뇌실은 기억을 관장한다고 주장했다. 철학자 데카르트도 인체를 통제하는 영혼이 솔방울체(좌우 대뇌반구 사이 제3뇌실의 뒤쪽에 있는 작은 원모양의 내분비 기관)에 있다고 추론했다.
20세기에 들어서서 뇌 연구는 대뇌피질의 각 영역이 담당하는 기능을 확인하고, 신경계의 기본단위인 뉴런을 발견하는 데 이르렀지만, 이러한 과학 발전이 늘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지는 않았다. '뇌'에 인위적인 영향을 가해 인간을 개조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신경병리학자 모니스가 창안한 뇌엽제술은 이마엽의 일부를 잘라내는 정신병 치료법으로, 1939년부터 1951년 사이에, 미국에서만 1만 8000건이 시술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치료율은 삼분의 일 정도로 치료 없이 회복되는 경우와 비슷했다. 심지어 몇몇 국가에서 뇌엽절제술은 일종의 행동 교정술로 악용되기도 했다.
'몸'과 '몸'이 만나는 의·과학의 역사
생명 탄생의 비밀을 다루는 7장에서는 X염색체의 고백을 들을 수 있다. X염색체는 전체 유전자의 약 4퍼센트만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3199가지 유전질환의 9.6퍼센트인 307가지를 규명할 수 있다. 유전병의 열쇠를 X염색체가 쥐고 있는 셈이다. 상처가 나면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은 일반적으로 남성만 걸린다고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 혈우병에는 10개의 혈액응고인자가 기능하는데, 이 가운데 8, 9번 인자는 X염색체에, 11번 인자는 보통염색체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11번 인자와 관련 있는 혈우병C는 여성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에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까지 '유전자의 모든 것'을 다룬다. 사람의 염기서열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내겠다는 야심찬 도전이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는 과학계와 정치권, 기업이 뛰어든 '빅 쇼'였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와 과학자 벤터가 이끄는 민간기업 셀레라 지노믹스가 경쟁하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된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끊임없는 화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뒤 가시적인 변화란 생명공학과 관련 있는 기업의 주식이 치솟았다는 정도였다. 저자는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이야기하는 생명과학의 장밋빛 미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자연 또는 신이 만든 매우 복잡한 '기계'라는 시각은, 금기의 영역에 들어선 과학의 거침없는 '질주'로 이어져 많은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수많은 의·과학자의 이야기와 그 시대의 역사가 펼쳐진다. 그 쟁쟁한 인물 속에서도 수없이 피고 졌던 '몸'들에 관한 기억은 여전하다. 바빌론 시대에는 아픈 환자를 거리에 눕혀놓았다고 한다. 그러면 지나는 사람들이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이렇듯 '만인의 경험'이 '만인'을 치료하던 때가 어디 그 시대뿐이었으랴. 결국 내 '몸'은 죽음과 끊임없이 투쟁해온 모든 이의 경험과 열정이 켜켜이 쌓인 '인체 지도'인 셈이다. 그리고 그 지도는 지금도 여전히 업그레이드 중이다.
의학을 넘어 과학까지 인문적·대중적으로 풀어낸 의·과학 에세이
육체 지도와 함께 떠나는 의·과학 탐험기
일상에서 과학의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상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을까? 화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 벽면에 찰싹 달라붙은 텔레비전, 순식간에 하늘 높이 치솟는 마천루…. 모두 과학기술의 발전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그보다 더 실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으니 바로 우리 '몸'이다.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은 과학기술 발전의 강력한 동력이자 절대 목표였다. 인류가 '신'의 영역에서 '인간'의 영역으로 죽음과 질병을 가져오면서 '몸'과 '과학'이 만나 의·과학이 탄생했다.
이 책은 인간의 육체를 지도 삼아 떠나는 의·과학 탐험기다. 두개골 수술을 처음 시도한 원시시대부터 히포크라테스로 대표되는 고대그리스, 인간 해부를 둘러싼 교회와 과학자 간의 한판 전쟁이 벌어졌던 중세,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시작된 현대까지 의·과학의 흥미진진한 흐름이 펼쳐진다. 현재 연세대 원주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역사와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의·과학적 지식을 입담 좋게 풀어낸다. 신체 각 영역에 따라, 뇌, 내장기관, 피부, 성, 얼굴 등 몸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살핀다는 점도 미덕이다.
나는 '나'가 아니라 '뇌'다?
1장은 인간 탄생과 의학의 시작으로, 2장은 해부학의 역사로 시작한다. '해부'는 인체구조와 기능을 확인하는 데 필수였지만, 중세까지만 해도 인체해부는 대체로 허용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 한계를 느낀 몬디노 같은 의학자가 시체를 이용해 실습했지만, 정작 실제로 칼을 든 이는 '이발사'였다. 교사들은 중세를 대표하는 의학자인 갈레노스의 책을 읽으며 '이론'과 '실제'를 단순히 비교만 했다. 해부학 교사로 활동한 이발사의 전통은 이발소의 삼색등에 남아있는데, 빨간색은 동맥, 파란색은 정맥, 흰색은 붕대를 뜻한다. 인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레벤후크의 현미경, 뢴트겐의 X선, 로터버의 자기공명 영상술MRI로 이어졌다.
3장에서는 존재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뇌'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세학자들은 뇌척수액이 차있는 '뇌실'이 뇌의 중심지라 여겼는데, 특히 자연철학자 마그누스는 첫째 뇌실은 상식, 중간 뇌실은 상상력, 뒤쪽 뇌실은 기억을 관장한다고 주장했다. 철학자 데카르트도 인체를 통제하는 영혼이 솔방울체(좌우 대뇌반구 사이 제3뇌실의 뒤쪽에 있는 작은 원모양의 내분비 기관)에 있다고 추론했다.
20세기에 들어서서 뇌 연구는 대뇌피질의 각 영역이 담당하는 기능을 확인하고, 신경계의 기본단위인 뉴런을 발견하는 데 이르렀지만, 이러한 과학 발전이 늘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지는 않았다. '뇌'에 인위적인 영향을 가해 인간을 개조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신경병리학자 모니스가 창안한 뇌엽제술은 이마엽의 일부를 잘라내는 정신병 치료법으로, 1939년부터 1951년 사이에, 미국에서만 1만 8000건이 시술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치료율은 삼분의 일 정도로 치료 없이 회복되는 경우와 비슷했다. 심지어 몇몇 국가에서 뇌엽절제술은 일종의 행동 교정술로 악용되기도 했다.
'몸'과 '몸'이 만나는 의·과학의 역사
생명 탄생의 비밀을 다루는 7장에서는 X염색체의 고백을 들을 수 있다. X염색체는 전체 유전자의 약 4퍼센트만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3199가지 유전질환의 9.6퍼센트인 307가지를 규명할 수 있다. 유전병의 열쇠를 X염색체가 쥐고 있는 셈이다. 상처가 나면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은 일반적으로 남성만 걸린다고 알려졌지만, 그렇지 않다. 혈우병에는 10개의 혈액응고인자가 기능하는데, 이 가운데 8, 9번 인자는 X염색체에, 11번 인자는 보통염색체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11번 인자와 관련 있는 혈우병C는 여성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에서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까지 '유전자의 모든 것'을 다룬다. 사람의 염기서열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내겠다는 야심찬 도전이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는 과학계와 정치권, 기업이 뛰어든 '빅 쇼'였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와 과학자 벤터가 이끄는 민간기업 셀레라 지노믹스가 경쟁하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된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끊임없는 화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뒤 가시적인 변화란 생명공학과 관련 있는 기업의 주식이 치솟았다는 정도였다. 저자는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이야기하는 생명과학의 장밋빛 미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자연 또는 신이 만든 매우 복잡한 '기계'라는 시각은, 금기의 영역에 들어선 과학의 거침없는 '질주'로 이어져 많은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수많은 의·과학자의 이야기와 그 시대의 역사가 펼쳐진다. 그 쟁쟁한 인물 속에서도 수없이 피고 졌던 '몸'들에 관한 기억은 여전하다. 바빌론 시대에는 아픈 환자를 거리에 눕혀놓았다고 한다. 그러면 지나는 사람들이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이렇듯 '만인의 경험'이 '만인'을 치료하던 때가 어디 그 시대뿐이었으랴. 결국 내 '몸'은 죽음과 끊임없이 투쟁해온 모든 이의 경험과 열정이 켜켜이 쌓인 '인체 지도'인 셈이다. 그리고 그 지도는 지금도 여전히 업그레이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