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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도전 - 600년 서양의학의 위대한 열 가지 발견

동방박사님 2023. 1.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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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금기를 깨고 진보를 가능케 한 의학의 개척자들
재능과 운을 사건으로, 야망과 집념을 성취로 만든
600년 서양의학의 위대한 열 가지 발견


파리의 묘지에서 미친개와 싸우며 시체를 파헤치던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1543년 서양의학사상 최초로 동물이 아닌 인간의 몸을 직접 관찰하고 쓴 『사람 몸의 구조』를 출판한다. 1400년간 잠들어 있던 의학계를 깨우며 인체 해부학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후 심장과 혈액순환의 비밀을 밝힌 윌리엄 하비부터 백신의 발견으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에드워드 제너,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모리스 윌킨스 등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의학 지식과 기술의 바탕에는 기념비적인 발견을 이룬 개척자들의 삶이 있었다. 둘이 합쳐 112년간 의학에 헌신해온 저자들은 광범위한 조사와 집요한 탐문으로 의사들에게조차 단편적으로만 알려졌거나 생소한 서양의학의 도전과 성취를 생생하게 복원한다. 기대와 좌절을 딛고 역사가 새로 쓰이는 순간의 의학적 의미와 사회적 효용은 지난날 기적이라 여겨지던 일들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려는 현대의학의 도전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인체 해부학과 베살리우스
2장 · 혈액순환과 하비
3장 · 박테리아와 레이우엔훅
4장 · 종두법과 제너
5장 · 마취술과 롱
6장 · 엑스선과 뢴트겐
7장 · 조직배양과 해리슨
8장 · 콜레스테롤과 아니치코프
9장 · 항생제와 플레밍
10장 · DNA와 윌킨스

나가며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마이어 프리드먼 (Meyer Friedman)
 
심장전문의로 예일대학 졸업 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 양식과 심장병 발병의 관계를 밝힌 ‘A형 행동Type A’ 이론을 공동 창안했다. 화를 잘 내고 성미가 급한 사람들은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이 연구로 심장의학에서 정신 상태를 살펴야 할 필요성이 새롭게 제기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A형 행동과 당신의 심장Type A Behavior and Y...
 
저 : 제럴드 W. 프리들랜드 (Gerald W. Friedland,)
 
방사선전문의로 스탠퍼드의과대학 명예교수를 지냈고 에든버러 왕립의사협회에서 활동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재향군인 팰로앨토 헬스케어 시스템VAPAHCS 병원장을 역임했고, 백 편이 넘는 의학논문과 『요로방사선학: 통합적 접근Uroradiology: An Integrated Approach』 『심장 발작!Heart Attack!』 등을 비롯한 네 권의 공저를 발표했다. 『의...
 
역 : 여인석
 
199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기생충학으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파리 7대학에서 서양고대의학의 집대성자인 갈레노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인식론·과학사)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 및 의학사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공저), 『의학사상사』, 『한국의학사』(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라캉과 정신분석혁명』, 『정상적인...
 

책 속으로

“이제 나는 파리 이노상 묘지에서 뼈를 뒤지느라 시간을 보내거나 뼈를 찾으러 몽포콩에 가고 싶지 않다. 한번은 친구랑 같이 갔다가 들개들을 만나 아주 혼이 났다. 또 골격 표본을 만들기 위해 매달아놓은 시체에서 뼈를 얻느라 혼자 한밤중에 루뱅대학에 갇혀 있고 싶지도 않다. 해부하기에 편한 날로 사형 집행일을 연기해달라고 재판관에게 더 이상 부탁하고 싶지도 않으며, 의과대학생들에게 누가 어디 묻혀 있는지 잘 살펴보라고 조언하거나 선생의 환자를 잘 지켜보고 있다가 죽으면 시체를 챙기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 무덤에서 파낸 시체나 사형수의 시체를 침실에 몇 주일씩 두지도 않을 것이며, 내가 해부하는 시체들보다 더욱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던 조각가나 화가 들의 더러운 성질도 더는 참지 않겠다. 의술로 돈을 벌기에는 너무도 어렸지만, 지식을 배우고 진보시키기를 원했기에 나는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을 참아냈다.”
---「인체 해부학과 베살리우스」중에서

파티를 하고 난 후 그는 에테르의 효과가 남아 있는 가운데 뒹굴다가 멍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실제로 멍이 생겼을 때 통증을 느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 1842년 3월 30일 롱은 에테르를 수건에 조금 부어 베너블로 하여금 들이마시게 하고 곧 그가 의식을 잃는 것을 관찰했다. 낭종 중 하나를 제거했는데 베너블은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롱은 자기 환자들에게 계속해서 에테르를 주었다. 1842년 7월 그는 어떤 소년의 발가락을 통증 없이 절단했고, 1846년 10월경에는 여덟 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외과마취술을 시술할 수 있었다. 매번 많은 목격자가 일어난 일을 확인해주었다. 이는 다가올 일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더해 롱은 1845년 12월 산과적 시술에 마취술을 최초로 사용했다. 그래서 롱은 26세가 될 무렵 장구한 의학 역사에서 처음으로 외과마취를 사용한 사람이 되었고, 29세에는 최초로 산과마취를 사용한 사람이 되었다.
---「마취술과 롱」중에서

그는 신경섬유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찾아냈다. 신경섬유는 신경세포 자체로부터 생겨난다! 그는 길어지고 있는 섬유 말단부의 성장을 주의 깊게 관찰했고 성장이 지속되는 이유는 신경섬유 말단이 아메바처럼 운동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신경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한 답이 발생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발견 자체에 너무도 몰입한 나머지 그는 이러한 발견을 할 수 있게끔 만든 방법이 인류에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십 년이 흘러 다른 많은 연구자가 조직배양 분야에 뛰어든 이후에야 해리슨은 마침내 몸 바깥에서 살아 있는 조직을 기르는 방법을 밝힌 것이 엄청나게 중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직배양과 해리슨」중에서

4월 25일 발행된 『네이처』를 살펴보면 왓슨과 크릭의 논문이 한 페이지이기는 하지만 윌킨스와 프랭클린의 논문에 앞서 나와서 왓슨과 크릭은 나머지 두 논문을 “뒤에 나오는 발표”라고 언급할 수 있게 되었다. 반대로 윌킨스와 프랭클린은 왓슨과 크릭의 논문을 어쩔 수 없이 “앞선 논문”이라고 언급해야 했다. 자신의 논문이 다른 사람의 논문보다 뒤에 나오는 불행한 사태는 과학의 성배, 즉 우선성priority을 잃는 것이다. (…) 왓슨과 크릭은 이중나선 사슬이 푸린과 피리미딘이 결합하여 유지된다는 위대한 발견을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깔끔한 영어로 기술했다. 이와는 눈에 띄게 대조적으로 윌킨스와 프랭클린의 논문은 불가해한 전문용어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독자들을 비밀스런 물리화학적 데이터로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로.

---「DNA와 윌킨스」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체 해부에서 DNA까지,
현대의학을 가능케 한 서양의학의 10대 발견

유전자 편집과 인체 냉동 등 첨단 기술이 의학의 최전선을 날마다 개척하는 가운데 특정 질병의 치료법이나 생명의 신비 등 수많은 분야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인체 구조와 기본적인 작동 원리부터 DNA까지 이미 알고 있는 의학 상식을 바탕으로 현대의학의 쾌거와 앞으로의 과제를 막연히 받아들인다. 궁금해할 것도, 앞당길 것도 없다는 듯이. 현대의학에 대한 기본 이해의 바탕에는 지난 600년간 계속돼온 서양의학의 도전이 있었다. 인체 해부학과 심장의 작동 원리, 박테리아와 항생제, 바이러스와 백신, 마취술과 엑스선, 조직배양과 DNA 이중나선의 발견 등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의학지식은 해당 기술이 발견될 당시의 사회적·학문적 조건과 함께 개인의 호기심, 천재성과 우연, 인내와 집중, 조직적 탐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의학적 조건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에 의문을 품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앎과 질문은 앞으로 펼쳐질 도전의 재료이자 도구다. 서양의학에서 가장 중대한 역할을 한 열 가지 발견의 과정과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한 이 책은 의학, 나아가 과학의 진보를 이해하는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둘이 합쳐 112년,
연륜과 열정이 담긴 의학사

이 책은 예일대학 출판부의 출간작 중 문학을 비롯해 과학, 역사, 종교, 사회과학, 평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전이 된 베스트셀러를 재출간하는 ‘예일 노타 베네’의 타이틀로 2000년도에 소개되었고, 초판은 1998년 출간되었다. 모두 고인이 된 저자 마이어 프리드먼과 제럴드 W. 프리들랜드는 각각 66년, 46년간 의학계에 몸담아온 의사들로, 의학을 연구하고 환자를 치료하고 의과대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평생을 바친 이들이다. 특히 마이어 프리드먼은 심장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A형 행동Type A 이론’을 레이 H. 로즌먼과 공동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화를 잘 내고 성급한 사람들의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힌 이 연구는 심장학에서 정신 상태를 고려해야 할 중요성을 최초로 제시했고, 수많은 후속 연구를 이끌어내며 심장 연구의 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럴드 W. 프리들랜드 역시 백 편의 의학논문과 다수의 단행본을 출간한 의사(방사선전문의)로, 전문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의학 영역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두 사람은 서양의학의 위대한 열 가지 발견에 관한 책을 쓰기로 하고 우선 의학이라는 대주제를 ?몸과 마음의 구조 및 기능 ?질병과 외상의 치료 ?진단기술이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그런 다음, 서양의학사의 수천 가지 발견 가운데 중대한 백 가지를 선정했다. 거기서 다시 스물다섯 가지를 꼽은 후, 다시 열 가지를 최종 선정했다. 저자들은 이 열 가지 키워드를 동료 의사들과 고의서를 수집하는 의사들, 고의서 전문 서적상 등 폭넓은 전문가들에게 교차 확인해 최종 확정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료 의사가 자기 분야의 선구자들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기도 한다(조직배양법을 발견한 로스 해리슨이 몸담았던 존스홉킨스대학과 예일대학은 저자들의 조사 과정에서 부랴부랴 그를 기리는 강좌와 전시를 마련했다). 덕분에 대중 독자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편, 의과대학생과 의료인도 새롭게 얻어갈 만한 게 있는 의학서가 탄생했다.

과학적 접근과 실험이라는 원리
―진정한 현대의학의 탄생

현대의학의 역사는 과거 유산의 계승과 타파를 통해 쓰였다. 첫 장을 여는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인체 해부학이 그 시작이다. 베살리우스의 시대에는 인체에 손을 대는 것이 금기시되었다. 인간 몸에 대한 당대의 지식은 모두 동물 해부로부터 얻은 것이었다. 특히 신격화에 가까운 추앙을 받던 로마 시대 의사 갈레노스가 남긴 유산(개나 원숭이를 해부해 기술한 인체의 구조와 기능)에 반하는 일은 오랫동안 목숨을 거는 이단 행위로 여겨졌다. 그로부터 1900년이라는 기나긴 공백기를 지나 인체 해부의 길이 열린다. 젊은 베살리우스는 어떤 대기를 치르고라도 인체의 비밀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결의에 차서 인체의 뼈와 근육을 얻기 위해 무덤을 파헤치고 미친개들과 싸워가며 주검을 찾았고, 썩어들어가는 시체와 며칠을 한 방에서 보냈다. 그는 갈레노스의 오류를 감히 지적하며 과학적 사실을 예술적인 삽화와 함께 실은 불멸의 걸작 『사람 몸의 구조』를 1543년 출간한다. 베살리우스는 이 책을 통해 간이 피를 만든다고 했던 갈레노스의 여러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었고, 뼈가 우리 몸을 지탱하고 보호하며 운동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비롯해 그간 알려지지 않은 중대한 해부학적 사실들을 밝혀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문제에 접근하는 과학적 방법이라는 선물을 의학에 안겼다.
윌리엄 하비는 영국이 셰익스피어 못지않게 자랑스러워하는 위인이다. 저자들이 하비를 그럴 만한 인물로 인정하는 이유는 그가 심장과 혈액순환의 관계를 밝혀냈을 뿐 아니라, 이후 의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 된 실험이라는 원리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의학사를 바꿔놓은 저작 『심장의 운동에 관하여』를 출판할 때 하비는 갈레노스를 비판하는 데 따른 위험을 잘 알았다. 그는 죽어가는 뱀의 심장에서부터 노출된 상태에서 여전히 박동하는 인간의 심장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관찰한 바를 집요하게 시연했다. 그런 신중함과 인내심, 노련함으로 하비는 왕립학회의 모든 회원에게 심장에 의해 피가 온몸을 순환한다는 자신의 혁명적인 이론을 납득시키는 데 성공하고, 갈레노스의 이론을 완전히 타파할 수 있었다.

“이 놀라운 개념을 순간적인 직관으로 제시한 하비는 뒤이은 아홉 개의 장에서 언제고 그 강력한 타당성을 잃지 않을 결과를 놀라운 방식으로 제시했다. 하비 이전의 어떤 과학자도 자신의 실험 결과를 그토록 명료하고 우아한 언어로 제시하지 못했으며 그 이후에도 그렇게 한 사람은 드물다.”(60)

네덜란드의 포목상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취미로 만든 현미경과 그것으로 관찰한 자연적 지식을 왕립학회 학술지에 50년간 기고했다. 그중 열여덟 번째 편지가 그의 업적에 불멸의 가치를 부여했다. 그것은 물통에 담긴 빗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다 우연히 발견한 ‘작은 동물들’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이 작은 생물들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적은 아닐지 의심한다. 고등교육도 받지 못한 포목상이 주장한, 빗방울에서 수많은 생물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동시대인들을 놀라게 했다. 레이우엔훅은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 자기 발견을 확인함으로써 학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이후 여러 편지를 통해 이 작은 생물들이 부패한 조직에 모여 살 뿐 아니라 부패 자체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레이우엔훅은 온갖 동물의 배설물과 기관, 자신의 배설물 정액 치태 등으로 관찰을 이어가며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의 세계를 발견하고 미생물학·세균학·원충학의 개념에 근접한다. 로베르트 코흐와 루이 파스퇴르는 그의 뒤를 이어 세균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 밖에 이 책은 현대의학의 도약을 이룬 대표적인 발견과 그에 얽힌 일화들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냉정하게 평가한다. 종두법을 발견해 천연두를 지상에서 몰아내며 백신의 시대를 연 에드워드 제너, (일명 웃음가스로 통했던) 에테르 파티에서 멍이 들어 마취술을 발견하게 된 크로퍼드 롱, 엑스선이 살을 투과해 뼈와 장기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한 기계공학자 빌헬름 뢴트겐, 살아 있는 세포를 생물체가 아닌 실험실에서 키울 수 있도록 한 조직 배양법을 발견한 조지 해리슨, 콜레스테롤과 관상동맥질환의 관련성을 밝힌 니콜라이 아니치코프, 배양접시에서 우연히 페니실륨 곰팡이의 항균작용을 발견한 페니실린의 발견자 알렉산더 플레밍, DNA가 유전정보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어윈 샤가프와 이로부터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제임스 왓슨·프랜시스 크릭, 그리고 모리스 윌킨스·로절린드 프랭클린까지―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의학 기술이 탄생하기까지는 노력과 탐구도 있었지만 전략과 경쟁, 영광과 질투도 있었으며 그 아래 가려진 무수히 많은 사람의 헌신과 희생도 있었다.
10대 발견을 갈무리하며 저자들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열 가지 발견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운이나 우연이 얼마나 작용했는가? 선구자의 공헌이 있었는가? 사회적 조건이 영향을 미쳤는가? 그리고, 발견자들의 인간적 매력과 흠결은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들은 오늘날 의학의 현장에도 던져볼 만한 것들이다. 저자들이 말하듯, “21세기에는 언젠가 의학적 성취가 앞서 서술한 열 가지 업적에 필적하거나 이를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 (…) 그러한 발견은 아직 꿈조차 꾸지 못한 도구와 기술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369) 그렇지만 과학의 경이와 발견의 가능성을 굳게 믿는 이들은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그랬듯 그 일을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