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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음악 칼럼니스트 이채훈이 들려주는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들’
어렵기만 한 클래식, 이제 이야기로 들으며 그 높은 담장을 뛰어넘어 보자.
“한 사람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의 글이 다르게 읽힌다. 글에서 음성이 들리고 모습이 보이게 되니까. 만남이란 그렇게 엄청난 것이다. 내가 ‘슬픈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 이채훈은 그렇게 우리에게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음악에서 육체가 느껴지고 감각이 생생해져서 그만 음악 듣기가 어떤 사건으로 변해버린다. 이 봄날, 꽃그늘 아래서 그가 추천해주는 곡을 하나씩 들으며 야금야금 읽어야겠다. 음악은 육체를 가지고 내게로 와서 봄날의 추억으로 쌓일 테니….”
- 공지영 (소설가) -
MBC PD로 일할 땐 감동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로, 음악 칼럼니스트가 된 이후엔 다양한 글과 팟캐스트, 대중 강연을 통해 쉼 없이 클래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 온 이채훈.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에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처럼 풀어낸 31편의 짧은 글들이 담겨 있다.
까까머리 소년 시절, 누나의 LP 판을 통해 운명처럼 만난 클래식. 그 기나긴 여정은 17세기 바로크 시대 음악가 비발디에서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으나 가톨릭 사제로서는 빵점이었던 비발디, 사후 자연스레 잊혔던 그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 건 바흐 덕분이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는 실제 훌륭한 음악가 자식들을 둔 ‘음악가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거지 오페라]에 의문의 패배를 당한 헨델과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이었던 ‘부퐁 논쟁’, 유쾌한 하이든의 가슴 따뜻한 음악을 거쳐 최초로 자유음악가가 된 모차르트와 불멸의 천재 베토벤에게로 향한다.
여정에는 슈베르트와 쇼팽,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등 친숙한 이름들도 등장한다. [니벨룽의 반지]로 유명한 바그너와 최초로 육성과 연주를 녹음으로 남긴 브람스도 빼놓을 수 없다. 긴 여행의 끝자락엔 근대 민족국가 탄생기에 활약했던 민족주의 음악가들, 평생 모든 사랑에 실패했던 차이콥스키,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던 드보르자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역사를 마무리 지으며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가들은 말러와 메시앙 그리고 윤이상이다.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를 만한 말러의 음악들과, 쏟아지는 햇살의 향연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려 했던 메시앙 그리고 한국 음악사에 쓰리고도 아픈 이름을 남긴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클래식의 이야기에 음악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인 제 7악장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휘자들로 가득하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유명한 브루노 발터,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지휘하던 카라얀,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제일 좋아한다는 지휘자 농담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설한 다니엘 바렌보임처럼 음악을 통해 세계 평화를 외친 지휘자들도 만날 수 있다. 바렌보임은 2011년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함께 임진각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중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에 합세해 거장 로린 마젤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루어내며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
이 책은 저자가 평생에 걸쳐 음악이라는 넓은 바다를 건너오며 겪은, 한 편의 ‘오디세이’라 할 수 있다. 그 여정의 중간 중간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쉼터 같은 글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글들은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을 만나 사랑에 빠진 한 소년의 성장 소설로도 읽힌다. 까까머리 중학생 소년이 방송국 PD를 거쳐 음악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과,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삶의 순간들 그리고 그때마다 그를 단단히 붙잡아주었던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들 중간엔 클래식 음악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삽입해 두었다. 음악가들의 생애와 음악을 동시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어 한결 이해가 쉽다. 책의 마지막엔 ‘클래식의 시대’를 연표로 정리해 두었다. 이 연표들은 독자들이 클래식 400년의 큰 그림을 좀 더 쉽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 이제 항구에 멈춰 서 있던 배에서 기적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클래식 400년의 역사를 향해, 위대한 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위해 여행을 떠날 시각이다!
어렵기만 한 클래식, 이제 이야기로 들으며 그 높은 담장을 뛰어넘어 보자.
“한 사람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의 글이 다르게 읽힌다. 글에서 음성이 들리고 모습이 보이게 되니까. 만남이란 그렇게 엄청난 것이다. 내가 ‘슬픈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 이채훈은 그렇게 우리에게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음악에서 육체가 느껴지고 감각이 생생해져서 그만 음악 듣기가 어떤 사건으로 변해버린다. 이 봄날, 꽃그늘 아래서 그가 추천해주는 곡을 하나씩 들으며 야금야금 읽어야겠다. 음악은 육체를 가지고 내게로 와서 봄날의 추억으로 쌓일 테니….”
- 공지영 (소설가) -
MBC PD로 일할 땐 감동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로, 음악 칼럼니스트가 된 이후엔 다양한 글과 팟캐스트, 대중 강연을 통해 쉼 없이 클래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 온 이채훈.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에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처럼 풀어낸 31편의 짧은 글들이 담겨 있다.
까까머리 소년 시절, 누나의 LP 판을 통해 운명처럼 만난 클래식. 그 기나긴 여정은 17세기 바로크 시대 음악가 비발디에서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으나 가톨릭 사제로서는 빵점이었던 비발디, 사후 자연스레 잊혔던 그가 다시 세상에 알려진 건 바흐 덕분이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는 실제 훌륭한 음악가 자식들을 둔 ‘음악가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거지 오페라]에 의문의 패배를 당한 헨델과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이었던 ‘부퐁 논쟁’, 유쾌한 하이든의 가슴 따뜻한 음악을 거쳐 최초로 자유음악가가 된 모차르트와 불멸의 천재 베토벤에게로 향한다.
여정에는 슈베르트와 쇼팽, 멘델스존, 슈만, 리스트 등 친숙한 이름들도 등장한다. [니벨룽의 반지]로 유명한 바그너와 최초로 육성과 연주를 녹음으로 남긴 브람스도 빼놓을 수 없다. 긴 여행의 끝자락엔 근대 민족국가 탄생기에 활약했던 민족주의 음악가들, 평생 모든 사랑에 실패했던 차이콥스키, 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던 드보르자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역사를 마무리 지으며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가들은 말러와 메시앙 그리고 윤이상이다.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를 만한 말러의 음악들과, 쏟아지는 햇살의 향연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려 했던 메시앙 그리고 한국 음악사에 쓰리고도 아픈 이름을 남긴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클래식의 이야기에 음악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인 제 7악장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휘자들로 가득하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유명한 브루노 발터,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지휘하던 카라얀,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제일 좋아한다는 지휘자 농담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설한 다니엘 바렌보임처럼 음악을 통해 세계 평화를 외친 지휘자들도 만날 수 있다. 바렌보임은 2011년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함께 임진각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중 [환희의 송가]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에 합세해 거장 로린 마젤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루어내며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
이 책은 저자가 평생에 걸쳐 음악이라는 넓은 바다를 건너오며 겪은, 한 편의 ‘오디세이’라 할 수 있다. 그 여정의 중간 중간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쉼터 같은 글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글들은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을 만나 사랑에 빠진 한 소년의 성장 소설로도 읽힌다. 까까머리 중학생 소년이 방송국 PD를 거쳐 음악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과,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삶의 순간들 그리고 그때마다 그를 단단히 붙잡아주었던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들 중간엔 클래식 음악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삽입해 두었다. 음악가들의 생애와 음악을 동시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어 한결 이해가 쉽다. 책의 마지막엔 ‘클래식의 시대’를 연표로 정리해 두었다. 이 연표들은 독자들이 클래식 400년의 큰 그림을 좀 더 쉽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 이제 항구에 멈춰 서 있던 배에서 기적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클래식 400년의 역사를 향해, 위대한 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위해 여행을 떠날 시각이다!
목차
4 이야기를 시작하며
제1악장 비발디 바흐 헨델 페르골레시 하이든
16 비발디 르네상스
17 ‘기괴한 음악’의 시대에 클래식의 기초를 확립하다
21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
24 바흐 덕분에 다시 부활한 비발디
27 아버지 바흐와 아들 바흐
28 설탕으로 코팅한 바흐
31 3가지 사건으로 돌아보는 바흐의 생애
33 음악가들의 아버지 바흐
36 바흐 이전의 음악가들
38 헨델에게 굴욕을 안긴 「거지 오페라」
40 조지 1세와의 질긴 인연
42 「거지 오페라」에게 당한 의문의 1패
45 오라토리오 작품 중 최고의 걸작 「메시아」
48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 페르골레시의 「마님이 된 하녀」
49 영화 「아마데우스」에 모차르트의 곡이 아닌 것이 있다?
51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슬픔의 성모」
54 ‘오페라 부파’의 선구자가 되다
55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 ‘부퐁 논쟁’
58 유쾌한 하이든 씨의 따뜻한 음악들
59 하이든의 「놀람」보다 차이콥스키의 「비창」이 더 놀라운 이유
62 교향곡의 표준을 완성하다
63 친절하고 유쾌한 ‘파파 하이든’
65 상냥하고 따듯한 음악 「고별」
67 하이든을 향한 마지막 질문
70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음악회에 대한 가장 오래된 추억
제2악장 모차르트
78 「대미사 C단조」에 새겨진 모차르트 부부의 아픔
79 일과 사랑, 모두 실패하다
81 하느님, 그 다음은 아버지
84 최초의 자유 음악가가 탄생하다
87 아버지에게 바친 오마주,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88 자유 음악가로서 성공을 거두다
90 아버지와의 극적인 화해
93 아버지의 눈물
96 인공지능 시대의 모차르트
97 AI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
99 모차르트와 클레멘티의 피아노 연주 대결
102 황제의 진짜 속마음
105 상처를 어루만지는 음표 다섯 개
106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며
108 프리메이슨 단원이 되다
109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하여
113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누나와 베토벤
제3악장 베토벤
120 「전원」 교향곡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
121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124 6번 「전원」 교향곡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
126 베토벤의 두 얼굴
128 마지막 소나타, 그 숨 막힐 듯 단순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129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소나타를 헌정하다
132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은 루돌프 대공과의 우정
134 지난 인생을 회고하는 마지막 소나타
138 불멸의 천재,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139 5편의 마지막 4중주곡
141 끝내 찾아오고야 만 마지막 순간
142 순진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다
146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모차르트와의 은밀한 사랑
제4악장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쇼팽
152 슈베르트와 나무
153 나무는 증언한다
155 마음속으로 난 오솔길을 걷다
157 그의 인생에 찾아든 슬픈 역설
159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 내놓은 걸작들
161 나무와 인간의 삶
164 얼어붙은 세상, 슈베르트 「겨울 여행」
165 차디찬 겨울밤, 홀로 여행을 떠나다
168 사랑의 광기를 녹여 넣은,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169 베토벤 음악보다 훌륭한 음악은 가능한가
170 음악 안에 미칠 듯한 사랑을 녹여 넣다
172 이루어진 사랑과 깨져 버린 결혼
174 베토벤 사후에 이뤄 낸 교향곡의 혁명
176 21살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여행
177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명문가의 외아들
179 이탈리아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다
182 젊은 천재 베를리오즈와의 만남
185 쇼팽, 피아노로 시를 쓰다
186 유작으로 남은 애틋하고 아름다운 곡들
187 저녁의 시정, 녹턴
190 ‘피아노의 시’, 4곡의 발라드
192 고결한 춤곡, 왈츠
196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좌절된 음악가의 꿈
제5악장 슈만 리스트 바그너 브람스
204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피아노 협주곡 A단조
205 우리 두 사람의 이름으로
207 사랑하는 클라라를 위하여
210 프란츠 리스트와 최초의 ‘리사이틀’
211 자연이 내려 준 피아니스트
213 헝가리의 국민적 영웅이 되다
214 음악혼을 담아 새롭게 재창조하다
216 삶에 대한 강렬한 긍정, 교향시 「전주곡」
219 바그네리안 되기
220 베토벤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낯선 사운드
222 나는 왜 바그너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225 「니벨룽의 반지」를 위한 해설
227 “우리는 이제 새로운 예술을 갖게 되었다”
230 브람스의 ‘알레그로 아마빌레’
231 브람스의 연주와 육성을 직접 듣다
233 갑자기 튀어나온 거장
235 누가 베토벤의 진정한 후계자인가
237 소중한 우정을 위해 남긴 불후의 명곡
23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나의 3M - 모차르트, 말러, 메시앙
제6악장 베르디 스메타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246 「라데츠키 행진곡」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247 19세기 유럽의 민족주의 음악
249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블타바’
251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254 차이콥스키, 그가 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255 차이콥스키의 여인들
257 러시아의 낭만적 사랑
260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들
262 「백조의 호수」 취재를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다
264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 학교
265 공연 당일의 흥분과 긴장 속에서
267 슬픈 사랑 이야기, 「백조의 호수」
269 드보르자크, 「신세계에서」와 첼로 협주곡
270 ‘젊고, 재능 있고, 가난한’ 예술가
272 두 개의 신세계가 만나다
274 천사와 함께한 세월
275 평생 우정을 나누었던 한 여인을 위하여
27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제 7악장 말러 메시앙 윤이상 브루노 발터 다니엘 바렌보임 게오르크 숄티 로린 마젤
288 사랑과 죽음의 변증법, 말러 교향곡
289 말러의 교향곡을 제대로 들어보겠다면
290 「지상의 삶」 vs 「천상의 삶」
293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르다
295 말러를 들을 시간
297 말러, 광주에서 다시 부활하다
300 삶의 찬가, 말러 「아다지에토」
301 「아다지에토」를 기억하는 방식
304 말러의 교향곡, 그 거대한 세계로 들어가다
307 그의 삶, 그의 사랑
309 메시앙, 20세기 음악의 성자
310 모든 화음은 색채다
312 거역할 수 없는 사랑, 교향곡 「투랑갈릴라」
315 지상에서 천상까지 이어지는 신비의 여행
318 ‘상처 입은 용’ 윤이상
319 “산더미를 준다 해도 그런 짓은 안 하겠다”
320 피 묻은 손가락으로 유언을 쓰다
322 감옥에서 쓴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
324 분노와 슬픔 속에 탄생한 「광주여, 영원히!」
326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329 지휘자 감상법 - 마에스트로 구자범에게 배우다
330 수평적 리더십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
332 마에스트로, 위대한 옛 거장들의 영혼을 되살리다
334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혼이다
336 지휘자 구자범에게 배우다
340 평화를 꿈꾼 지휘자들
341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343 게오르크 숄티와 ‘세계평화 오케스트라’
346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연주회
34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인생의 사계, 음악의 사계
354 클래식의 시대
제1악장 비발디 바흐 헨델 페르골레시 하이든
16 비발디 르네상스
17 ‘기괴한 음악’의 시대에 클래식의 기초를 확립하다
21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
24 바흐 덕분에 다시 부활한 비발디
27 아버지 바흐와 아들 바흐
28 설탕으로 코팅한 바흐
31 3가지 사건으로 돌아보는 바흐의 생애
33 음악가들의 아버지 바흐
36 바흐 이전의 음악가들
38 헨델에게 굴욕을 안긴 「거지 오페라」
40 조지 1세와의 질긴 인연
42 「거지 오페라」에게 당한 의문의 1패
45 오라토리오 작품 중 최고의 걸작 「메시아」
48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 페르골레시의 「마님이 된 하녀」
49 영화 「아마데우스」에 모차르트의 곡이 아닌 것이 있다?
51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슬픔의 성모」
54 ‘오페라 부파’의 선구자가 되다
55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 ‘부퐁 논쟁’
58 유쾌한 하이든 씨의 따뜻한 음악들
59 하이든의 「놀람」보다 차이콥스키의 「비창」이 더 놀라운 이유
62 교향곡의 표준을 완성하다
63 친절하고 유쾌한 ‘파파 하이든’
65 상냥하고 따듯한 음악 「고별」
67 하이든을 향한 마지막 질문
70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음악회에 대한 가장 오래된 추억
제2악장 모차르트
78 「대미사 C단조」에 새겨진 모차르트 부부의 아픔
79 일과 사랑, 모두 실패하다
81 하느님, 그 다음은 아버지
84 최초의 자유 음악가가 탄생하다
87 아버지에게 바친 오마주,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88 자유 음악가로서 성공을 거두다
90 아버지와의 극적인 화해
93 아버지의 눈물
96 인공지능 시대의 모차르트
97 AI 피아니스트 ‘테오 트로니코’
99 모차르트와 클레멘티의 피아노 연주 대결
102 황제의 진짜 속마음
105 상처를 어루만지는 음표 다섯 개
106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며
108 프리메이슨 단원이 되다
109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하여
113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누나와 베토벤
제3악장 베토벤
120 「전원」 교향곡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
121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124 6번 「전원」 교향곡을 다시 들어야 하는 이유
126 베토벤의 두 얼굴
128 마지막 소나타, 그 숨 막힐 듯 단순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129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소나타를 헌정하다
132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은 루돌프 대공과의 우정
134 지난 인생을 회고하는 마지막 소나타
138 불멸의 천재,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139 5편의 마지막 4중주곡
141 끝내 찾아오고야 만 마지막 순간
142 순진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다
146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모차르트와의 은밀한 사랑
제4악장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쇼팽
152 슈베르트와 나무
153 나무는 증언한다
155 마음속으로 난 오솔길을 걷다
157 그의 인생에 찾아든 슬픈 역설
159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 내놓은 걸작들
161 나무와 인간의 삶
164 얼어붙은 세상, 슈베르트 「겨울 여행」
165 차디찬 겨울밤, 홀로 여행을 떠나다
168 사랑의 광기를 녹여 넣은,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169 베토벤 음악보다 훌륭한 음악은 가능한가
170 음악 안에 미칠 듯한 사랑을 녹여 넣다
172 이루어진 사랑과 깨져 버린 결혼
174 베토벤 사후에 이뤄 낸 교향곡의 혁명
176 21살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여행
177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명문가의 외아들
179 이탈리아로 ‘그랜드 투어’를 떠나다
182 젊은 천재 베를리오즈와의 만남
185 쇼팽, 피아노로 시를 쓰다
186 유작으로 남은 애틋하고 아름다운 곡들
187 저녁의 시정, 녹턴
190 ‘피아노의 시’, 4곡의 발라드
192 고결한 춤곡, 왈츠
196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좌절된 음악가의 꿈
제5악장 슈만 리스트 바그너 브람스
204 슈만과 클라라의 사랑, 피아노 협주곡 A단조
205 우리 두 사람의 이름으로
207 사랑하는 클라라를 위하여
210 프란츠 리스트와 최초의 ‘리사이틀’
211 자연이 내려 준 피아니스트
213 헝가리의 국민적 영웅이 되다
214 음악혼을 담아 새롭게 재창조하다
216 삶에 대한 강렬한 긍정, 교향시 「전주곡」
219 바그네리안 되기
220 베토벤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낯선 사운드
222 나는 왜 바그너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225 「니벨룽의 반지」를 위한 해설
227 “우리는 이제 새로운 예술을 갖게 되었다”
230 브람스의 ‘알레그로 아마빌레’
231 브람스의 연주와 육성을 직접 듣다
233 갑자기 튀어나온 거장
235 누가 베토벤의 진정한 후계자인가
237 소중한 우정을 위해 남긴 불후의 명곡
23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나의 3M - 모차르트, 말러, 메시앙
제6악장 베르디 스메타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246 「라데츠키 행진곡」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247 19세기 유럽의 민족주의 음악
249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블타바’
251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254 차이콥스키, 그가 한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255 차이콥스키의 여인들
257 러시아의 낭만적 사랑
260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들
262 「백조의 호수」 취재를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다
264 세계 최고 수준의 발레 학교
265 공연 당일의 흥분과 긴장 속에서
267 슬픈 사랑 이야기, 「백조의 호수」
269 드보르자크, 「신세계에서」와 첼로 협주곡
270 ‘젊고, 재능 있고, 가난한’ 예술가
272 두 개의 신세계가 만나다
274 천사와 함께한 세월
275 평생 우정을 나누었던 한 여인을 위하여
27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제 7악장 말러 메시앙 윤이상 브루노 발터 다니엘 바렌보임 게오르크 숄티 로린 마젤
288 사랑과 죽음의 변증법, 말러 교향곡
289 말러의 교향곡을 제대로 들어보겠다면
290 「지상의 삶」 vs 「천상의 삶」
293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르다
295 말러를 들을 시간
297 말러, 광주에서 다시 부활하다
300 삶의 찬가, 말러 「아다지에토」
301 「아다지에토」를 기억하는 방식
304 말러의 교향곡, 그 거대한 세계로 들어가다
307 그의 삶, 그의 사랑
309 메시앙, 20세기 음악의 성자
310 모든 화음은 색채다
312 거역할 수 없는 사랑, 교향곡 「투랑갈릴라」
315 지상에서 천상까지 이어지는 신비의 여행
318 ‘상처 입은 용’ 윤이상
319 “산더미를 준다 해도 그런 짓은 안 하겠다”
320 피 묻은 손가락으로 유언을 쓰다
322 감옥에서 쓴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
324 분노와 슬픔 속에 탄생한 「광주여, 영원히!」
326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329 지휘자 감상법 - 마에스트로 구자범에게 배우다
330 수평적 리더십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
332 마에스트로, 위대한 옛 거장들의 영혼을 되살리다
334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혼이다
336 지휘자 구자범에게 배우다
340 평화를 꿈꾼 지휘자들
341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343 게오르크 숄티와 ‘세계평화 오케스트라’
346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연주회
349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 인생의 사계, 음악의 사계
354 클래식의 시대
책 속으로
25살 때 사제 서품을 받은 비발디는 기관지가 나빠서 미사 집전을 힘겨워 했다고 한다. 사실 그는 미사보다 음악에 미쳐 있었기 때문에 미사 중에도 틈만 나면 조금씩 작곡을 했다. 베네치아의 법률가 겸 극작가 골도니는 이런 비발디를 가리켜 “바이올리니스트로는 만점, 작곡가로는 그저 그런 편, 신부님으로는 빵점”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에 비발디도 지지 않고 “골도니는 험담가로는 만점, 극작가로는 그저 그런 편, 법률가로는 빵점”이라고 응수했다. 비발디는 5년 만에 미사 집전을 포기하고 고아 소녀들을 보호하는 피에타 자선원에서 음악을 가르치게 됐는데,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내심 기뻐했다고 한다.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 자선원의 소녀들이었다.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중에서
먼저, 나 자신이 바흐의 종교음악은 전혀 모른다고 할 정도로 무지하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의 기악곡 또한 종교음악처럼 근엄하게 느껴져서 친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고등학교 시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를 거장 안드레 세고비아가 A장조의 기타모음곡으로 편곡한 것을 듣고 처음으로 바흐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첼로로 연주한 원곡은 이렇다 할 화음 없이 선율만 구불구불 흘러가기 때문에 건조하고 지루하게 들렸지만 기타로 연주한 것은 각 음들의 여음이 분산화음을 이루기 때문에 쉽게 감성을 건드렸다. ‘슈가 코팅’된 바흐라고 할까.
---「설탕으로 코팅한 바흐」중에서
젊은 아저씨 두 분이 연주회장 입구를 어슬렁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니?”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연주회에 들어가고 싶은데 표가 없어요.” 아저씨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물었다. “너 오늘 뭐 연주하는지 알기나 해?” 까까머리 꼬마가 클래식을 알 리가 없다고 여긴 게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또박또박 대답했다.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요.” 아저씨들은 코흘리개의 뜻밖의 대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제법인데?” 하더니, 서로 눈짓을 하며 “흠, 들여보내 줄까?” 하는 게 아닌가. 아저씨들은 내게 잠깐 기다리라 말하고 연주회장 사정을 살피러 안으로 들어갔다.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중에서
황제 요제프 2세는 이 날의 음악 경연을 오래도록 기억했다. 황제가 궁정 음악가 디터스도르프에게 물었다. “모차르트의 연주를 들어본 적 있나?” “세 번이나 들었습니다, 폐하.” “어땠나?” “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입니다.” “클레멘티 연주도 들어봤나?” “네, 그렇습니다.” “모차르트보다 클레멘티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대의 의견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클레멘티의 연주는 기술인 반면 모차르트는 예술입니다.” “내 생각도 그렇다네.”
---「황제의 진짜 속마음」중에서
누나가 모은 LP 음반 중 브루노 발터가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5번(「운명」)을 듣고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은 건 누나가 죽은 뒤였다. 이 음반은 아직도 내 책꽂이 한구석에 그대로 있다. 1972년 4월 20일, 누나는 내게 음악을 남겨주고 이 세상의 짧은 여행을 마쳤다. 나는 너무 어려서 누나의 고뇌를 짐작도 못 했고, 누나 또한 죽음을 암시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숨이 멎은 누나를 제일 먼저 발견한 게 바로 나였다.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중에서
망연자실한 채 쓰러져 있던 그녀는 석 달 뒤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다시 빙판 위에 섰다. 죽은 남편에게 바치는 공연, 「삶의 찬가」를 위해서였다. 차가운 빙판 위엔 말러의 「아다지에토」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혼자였지만 세르게이가 곁에 있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그녀의 전부였던 세르게이는 빙판 위에, 「아다지에토」 선율 속에 살아 있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이날 공연은 TV로 생중계됐고, 고르디에바는 그날의 기록을 『나의 세르게이 : 러브 스토리』란 책으로 남겼다.
---「‘아다지에토’를 기억하는 방식」중에서
윤이상은 이 오페라의 악보를 중앙정보부가 압수해서 찢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악보는 당국의 검열 끝에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부인 이수자 여사가 독일로 가져갔다. 1969년 2월 뉘른베르크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의 초연은 엄청난 성공이었다. 청중들의 갈채 때문에 31차례나 막이 다시 올라갔고, 뉘른베르크는 축제의 밤이 됐다. 서대문 형무소에 있던 윤이상은 이 역사적인 초연을 볼 수 없었다.
---「감옥에서 쓴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중에서
2008년 2월 26일 열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은 북미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거장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은 북한의 「애국가」와 미국의 국가 「성조기」로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시작했다. 뉴욕 필이 연주하는 북한의 「애국가」를 들은 미국인들은, 북한 국민들도 자기들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뿐 머리에 뿔난 도깨비가 아니라는 걸 느꼈을 것이다. 미국의 「성조기」를 들은 북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상념이 머릿속을 맴돌았을 것이다.
이에 비발디도 지지 않고 “골도니는 험담가로는 만점, 극작가로는 그저 그런 편, 법률가로는 빵점”이라고 응수했다. 비발디는 5년 만에 미사 집전을 포기하고 고아 소녀들을 보호하는 피에타 자선원에서 음악을 가르치게 됐는데,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내심 기뻐했다고 한다.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 자선원의 소녀들이었다.
---「비발디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중에서
먼저, 나 자신이 바흐의 종교음악은 전혀 모른다고 할 정도로 무지하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의 기악곡 또한 종교음악처럼 근엄하게 느껴져서 친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고등학교 시절,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를 거장 안드레 세고비아가 A장조의 기타모음곡으로 편곡한 것을 듣고 처음으로 바흐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첼로로 연주한 원곡은 이렇다 할 화음 없이 선율만 구불구불 흘러가기 때문에 건조하고 지루하게 들렸지만 기타로 연주한 것은 각 음들의 여음이 분산화음을 이루기 때문에 쉽게 감성을 건드렸다. ‘슈가 코팅’된 바흐라고 할까.
---「설탕으로 코팅한 바흐」중에서
젊은 아저씨 두 분이 연주회장 입구를 어슬렁거리는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니?”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연주회에 들어가고 싶은데 표가 없어요.” 아저씨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물었다. “너 오늘 뭐 연주하는지 알기나 해?” 까까머리 꼬마가 클래식을 알 리가 없다고 여긴 게 분명했다.
하지만 나는 또박또박 대답했다. “모차르트의 「주피터」 교향곡,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요.” 아저씨들은 코흘리개의 뜻밖의 대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제법인데?” 하더니, 서로 눈짓을 하며 “흠, 들여보내 줄까?” 하는 게 아닌가. 아저씨들은 내게 잠깐 기다리라 말하고 연주회장 사정을 살피러 안으로 들어갔다.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중에서
황제 요제프 2세는 이 날의 음악 경연을 오래도록 기억했다. 황제가 궁정 음악가 디터스도르프에게 물었다. “모차르트의 연주를 들어본 적 있나?” “세 번이나 들었습니다, 폐하.” “어땠나?” “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입니다.” “클레멘티 연주도 들어봤나?” “네, 그렇습니다.” “모차르트보다 클레멘티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대의 의견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클레멘티의 연주는 기술인 반면 모차르트는 예술입니다.” “내 생각도 그렇다네.”
---「황제의 진짜 속마음」중에서
누나가 모은 LP 음반 중 브루노 발터가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5번(「운명」)을 듣고 세상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은 건 누나가 죽은 뒤였다. 이 음반은 아직도 내 책꽂이 한구석에 그대로 있다. 1972년 4월 20일, 누나는 내게 음악을 남겨주고 이 세상의 짧은 여행을 마쳤다. 나는 너무 어려서 누나의 고뇌를 짐작도 못 했고, 누나 또한 죽음을 암시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날, 숨이 멎은 누나를 제일 먼저 발견한 게 바로 나였다.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중에서
망연자실한 채 쓰러져 있던 그녀는 석 달 뒤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다시 빙판 위에 섰다. 죽은 남편에게 바치는 공연, 「삶의 찬가」를 위해서였다. 차가운 빙판 위엔 말러의 「아다지에토」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혼자였지만 세르게이가 곁에 있는 것만 같았다고 했다. 그녀의 전부였던 세르게이는 빙판 위에, 「아다지에토」 선율 속에 살아 있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이날 공연은 TV로 생중계됐고, 고르디에바는 그날의 기록을 『나의 세르게이 : 러브 스토리』란 책으로 남겼다.
---「‘아다지에토’를 기억하는 방식」중에서
윤이상은 이 오페라의 악보를 중앙정보부가 압수해서 찢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악보는 당국의 검열 끝에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부인 이수자 여사가 독일로 가져갔다. 1969년 2월 뉘른베르크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의 초연은 엄청난 성공이었다. 청중들의 갈채 때문에 31차례나 막이 다시 올라갔고, 뉘른베르크는 축제의 밤이 됐다. 서대문 형무소에 있던 윤이상은 이 역사적인 초연을 볼 수 없었다.
---「감옥에서 쓴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중에서
2008년 2월 26일 열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은 북미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거장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은 북한의 「애국가」와 미국의 국가 「성조기」로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시작했다. 뉴욕 필이 연주하는 북한의 「애국가」를 들은 미국인들은, 북한 국민들도 자기들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뿐 머리에 뿔난 도깨비가 아니라는 걸 느꼈을 것이다. 미국의 「성조기」를 들은 북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상념이 머릿속을 맴돌았을 것이다.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연주회」중에서
출판사 리뷰
음악이 이야기를 만나 만들어내는 풍경,
그 속에서 당신은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다.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해설서가 아니다. 인생의 굽이굽이를 돌아온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 음악가들과의 만남, 그 축복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정리한 글들이다.
저자의 말대로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음악 취향도 모두 다르다. 그중 클래식은 좀 유난스러운 면이 있어, 쉽게 다가가기도, 들으며 열광하기도, 듣고 난 후 이해하기도 어려운 장르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은 클래식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일까? 얼마 전 TV에서 한 외국인이 이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게,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더라고요!” 생각보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삶의 곳곳에, 무척 가깝게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클래식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느끼는 이가 많다. ‘클래식과 좀 가까워지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들어야 할까?’ 이런 고민부터,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가들의 이름과 복잡하기만 한 작품명들을 전부 외워야 할 것 같아.’ 이런 부담감까지, 누군가의 도움 없이 클래식을 향해 첫발을 떼기란 쉽지 않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저자는 “많이 알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알고 싶어지는 것”이라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까까머리 중학생 때 처음 클래식을 접하게 된 사연, 갑작스러웠던 누나의 죽음,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끝내 좌절된 꿈 그리고 PD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다시 만나게 된 클래식 음악…. 그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그곳엔 언제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가, 자신의 영혼을 녹여 만들어낸 음악가들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문득 클래식이 듣고 싶어질 때, 마음이 호수처럼 고요해지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고 그저 이야기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보자. 음악이 이야기를 만나 만들어내는 풍경, 그 속에서 당신은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다.
그 속에서 당신은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다.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해설서가 아니다. 인생의 굽이굽이를 돌아온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 음악가들과의 만남, 그 축복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정리한 글들이다.
저자의 말대로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음악 취향도 모두 다르다. 그중 클래식은 좀 유난스러운 면이 있어, 쉽게 다가가기도, 들으며 열광하기도, 듣고 난 후 이해하기도 어려운 장르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은 클래식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일까? 얼마 전 TV에서 한 외국인이 이렇게 얘기하는 걸 들었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게,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더라고요!” 생각보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삶의 곳곳에, 무척 가깝게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클래식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느끼는 이가 많다. ‘클래식과 좀 가까워지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들어야 할까?’ 이런 고민부터, ‘클래식 음악을 듣다 보면 음악가들의 이름과 복잡하기만 한 작품명들을 전부 외워야 할 것 같아.’ 이런 부담감까지, 누군가의 도움 없이 클래식을 향해 첫발을 떼기란 쉽지 않다. 이런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저자는 “많이 알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알고 싶어지는 것”이라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까까머리 중학생 때 처음 클래식을 접하게 된 사연, 갑작스러웠던 누나의 죽음,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끝내 좌절된 꿈 그리고 PD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다시 만나게 된 클래식 음악…. 그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그곳엔 언제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가, 자신의 영혼을 녹여 만들어낸 음악가들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문득 클래식이 듣고 싶어질 때, 마음이 호수처럼 고요해지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고 그저 이야기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보자. 음악이 이야기를 만나 만들어내는 풍경, 그 속에서 당신은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좋다.
추천평
한 사람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의 글이 다르게 읽힌다. 글에서 음성이 들리고 모습이 보이게 되니까. 만남이란 그렇게 엄청난 것이다. 내가 ‘슬픈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친구 이채훈은 그렇게 우리에게 클래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음악에서 육체가 느껴지고 감각이 생생해져서 그만 음악 듣기가 어떤 사건으로 변해버린다. 이 봄날 꽃그늘 아래서 그가 추천해주는 곡을 하나씩 들으며 야금야금 읽어야겠다. 음악은 육체를 가지고 내게로 와서 봄날의 추억으로 쌓일 테니….
- 공지영 (소설가)
- 공지영 (소설가)
1972년 빈 필하모닉의 방한 공연, 티켓도 없이 마냥 설레며 밖에서 기다릴 정도로 클래식 음악을 동경하던 중학교 1학년 까까머리 소년 이채훈. PD가 되어 음악 다큐멘터리로 우리를 감동시켰던 그가 이제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로 또 다시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책을 통해 작곡가와 클래식에 대한 그의 폭넓은 경험과 성찰, 특히 모차르트에 대한 깊은 사랑을 즐겁게 만나보길 바란다.
- 장일범 (음악평론가, 유튜브 [장일범의 K Classic World], 팟캐스트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 장일범 (음악평론가, 유튜브 [장일범의 K Classic World], 팟캐스트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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