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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 (2024)

동방박사님 2024. 9. 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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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근세 일본 죄와 벌, 그리고 ‘교화’의 기록,
창살 너머 가려져 있던 ‘삶’을 석방하다”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은 에도 시대의 감옥 구조, 감옥에 입감되는 과정, 감옥 내 죄수들 간의 ‘법도’, 죄수에 대한 사정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문서 『뇌옥비록』을 해설한 책이다. 이는 현재의 근대적 감옥 및 행형 제도의 초석으로서 에도 시대 일본의 형사 및 교화 시설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기술해 당대의 행형 업무 전반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하는 실용적 ‘실무서’이자, 창살 너머 죄수와 간수들의 삶을 엿보게 하여 당시의 혼란한 사회상과 그 속에서 이루어진 개선에의 의지를 느끼게 해주는 훌륭한 한 편의 실록이다.

근세 시대 감옥의 어두운 면모를 암시로서, 옥사에 수용된 사람이 너무 많아 생활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죄수들이 옥중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나 죄인이 아닌 자가 모진 고문을 견디다 못해 허위 자백을 한 후 투옥되었다는 이야기는 오싹하면서도 음습한 ‘죄’의 현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한편, 당대 일본의 감옥에서는 일 년에 두 차례 이발사를 불러 죄수들에게 이발을 시켜주었고, 약 20일에 한 번 정도는 목욕탕을 만들고 온수를 제공해 탕욕도 가능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짚 세공이나 염색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교정 시설을 통해 죄수들에게 일을 시키고 그에 따른 상여금을 저축해주기도 했는데, 이는 현대 징역 제도에서 교정 및 자활을 목적으로 직업 훈련 및 노역 활동을 시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을 띤다. 즉, 약 300년 전의 사회에서도 이미 ‘죄’와 ‘벌’에 대한 논의를 넘어 ‘교화’에 대한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가까이 있으나, 가깝게 느끼기에는 좀처럼 다가가기 어려운 미지의 공간, 감옥.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은 어쩌면 우리가 평생 알 수 없었을 17~19세기 근세 일본의 감옥 사정을 낱낱이 폭로하며, 낯선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미지로부터의 초대장이다.

목차

1. 서문 … 006
2. 감옥사 … 018
3. 감옥의 화재 … 036
4. 형구 … 054
5. 감옥의 업무 관장 … 062
6. 야간 순찰 및 순시 … 070
7. 입감 방식 … 082
8. 죄수에 대한 차입 물품 … 100
9. 죄수의 생활 모습 … 108
10. 옥중 법도와 관리 죄수 … 116
11. 죄수 소환과 사형수 … 148
12. 감옥 내의 물품 구입 … 162
13. 태형과 탈옥 … 170
14. 병사 혹은 변사 … 194
15. 특별 옥사와 상위 신분 옥사 … 208
부록: 종신 구금 및 그 사례 … 220

일본 근세 형벌의 종류 … 236
일본 근세 감옥 및 관련 형사사법 사전 … 247
일본 근대 이행기 감옥 및 관련 형사사법 사전 … 338

옮긴이 해설 … 360

저자 소개

저 : 오사타케 다케키 (尾佐竹猛)
일본의 법학자이자 판사. 메이지법률학교를 졸업하고 판사검사 등용시험에 합격한 뒤 여러 재판소 판사를 거쳐 1924년부터 1942년까지 대심원大審院 판사를 지냈다. 중의원헌정사편찬회 위원장, 메이지대학 법학부 교수도 역임. 사료 중심의 실증적 방법으로 헌정사 및 법제사 등을 연구하였다. 저작으로는 『유신전후에 있어서의 입헌사상』, 『일본헌정사연구』, 『메이지유신』 등 다수.

역 : 장진호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한 후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 제34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법조인이 되었다. 현재 충청북도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으로는 『헌법재판과 한국 민주주의』(한국학술정보, 2015), 『일본의 헌범이념과 헌법정치』(한국학술정보, 2020), 『일본형 사법과 법조의 정착』(한국학술정보, 2022) ...

출판사 리뷰

1988년 처음 출간된 이래 ‘명수필’의 반열에 오르지 않은 적이 없는 신영복 작가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하며 당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였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수많은 패러디와 리메이크를 낳았던 [7번방의 선물]. 얼핏 각기 다른 매체와 각양각색의 장르를 가진 별개의 작품 같지만, 이 작품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데는 뚜렷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옥’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누구나 미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영원히 다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은 무한한 우주, 아직도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는 광대한 심해, 이제는 흔적으로만 짐작해볼 수 있는 고대의 유적지나 전설과 역사의 경계에서 진위를 다투는 이야기들……. 앞선 예시들에 대해 상상한 후, 다시 ‘감옥’을 떠올리라고 하면 다소 시시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옥중 기록’ 성격을 띤 작품들이 우리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바로 그 ‘가깝고도 먼’ 거리감 때문이다. 가까이 있으나, 가깝게 느끼기에는 좀처럼 다가가기 어려운 미지의 공간, 감옥.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은 어쩌면 우리가 평생 알 수 없었을 17~19세기 근세 일본의 감옥 사정을 낱낱이 폭로하며, 낯선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미지로부터의 초대장이다.

“17세기 감옥에서도 ‘배달’을 받았다고?
근세 일본 죄와 벌, 그리고 ‘교화’의 기록”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은 에도 시대의 감옥 구조, 감옥에 입감되는 과정, 감옥 내 죄수들 간의 ‘법도’, 죄수에 대한 사정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문서 『뇌옥비록』을 해설한 책이다. 편저자인 다케키는 서문에서부터 “옛날 감옥의 옥사는 실로 지옥 같아서 죄수는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취급되었다. … 오늘날의 감옥을 옛날의 그것과 비교하면 실로 하늘과 땅 차이다.”라고 읊으며 근세 시대 감옥의 어두운 면모를 암시한다. 실제로 이 책에는 당대의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감옥사監獄史가 가감 없이 기록되어 있다. 옥사에 수용된 사람이 너무 많아 생활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죄수들이 옥중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나, 죄인이 아닌 자가 모진 고문을 견디다 못해 허위 자백을 한 후 투옥되었다는 이야기는 오싹하면서도 음습한 ‘죄’의 현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하지만, 어디라도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법이다. 옥중에서 출산을 하게 된 죄수가 있다면 시중을 드는 히닌(에도 시대의 피차별 계층으로, 감옥이나 형장의 잡역 등에 종사)의 도움을 받게 했고, 아이가 젖을 뗄 때까지는 친모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일 년에 두 차례 이발사를 불러 죄수들에게 이발을 시켜주었고, 약 20일에 한 번 정도는 목욕탕을 만들고 온수를 제공해 탕욕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일부 품목에 대한 제재는 있었으나 식품이나 의복 등을 차입할 수 있었으며, 메밀국수와 같이 붇는 성질 때문에 장시간 보관할 수 없는 품목은 감옥 근처의 식당에서 주문해 면과 국물을 따로 포장하여 반입시켰다고 하니,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당대 일본에서는 짚 세공이나 염색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교정 시설을 통해 죄수들에게 일을 시키고 그에 따른 상여금을 저축해주기도 했는데, 이는 현대 징역 제도에서 교정 및 자활을 목적으로 직업 훈련 및 노역 활동을 시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을 띤다. 즉, 약 300년 전의 사회에서도 이미 ‘죄’와 ‘벌’에 대한 논의를 넘어 ‘교화’에 대한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창살 너머 가려져 있던 ‘삶’을 석방하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하지만, 어떤 것들은 결코 경험할 일이 없기도 하다. 소설과 영화, 희곡과 드라마, 심지어 게임이 그러한 것처럼, 기록은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대신 들여다보기 위한 창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도 감옥 창살 너머의 역사: 근세 일본 죄와 벌의 기록』은 현재의 근대적 감옥 및 행형 제도의 초석으로서 에도 시대 일본의 형사 및 교화 시설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기술해 당대의 행형 업무 전반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하는 실용적 ‘실무서’이자, 창살 너머 죄수와 간수들의 삶을 엿보게 하여 당시의 혼란한 사회상과 그 속에서 이루어진 개선에의 의지를 느끼게 해주는 훌륭한 한 편의 실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