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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 신궁은 유이츠신메이츠쿠리(唯一身命造り)라 불리는, 신토 건축의 가장 단순한 정수의 가장 신성한 예라 할 수 있다. 이세 신궁은 사실 내궁과 외궁, 그리고 이에 딸린 작은 규모의 여러 부속 신사를 총괄하여 일컫는 이름이다. 내궁은 일본 황실의 조상신으로 섬기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고 있으며, 외궁에는 곡식의 여신인 도요우케 오미카미(豊受大神)를 모시고 있다. 내궁과 외궁의 본당은 5세기 청동 거울에 새겨진 곡물창고의 형상과 비슷하다.
이세 신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신전들을 20년에 한 번씩 정확히 같은 모습으로 모두 다시 짓는다는 것이다. 내궁과 외궁 모두 각각 본전 옆에 성소(聖所)가 있어 이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 따라서 현재의 건물은 1993년, 제61차 시키넨 센구(式年遷宮) 때에 지어진 것이지만, 그 모습은 690년에 처음 지어진 최초의 신궁과 동일하다. 이세 신궁은 일본 고유 전통—불교 사찰이나 옛 관청 건물에서 볼 수 있는 건축 양식은 6세기 후반에서 7세기에 일본에 처음 전해졌으며, 모두 중국과 한국에서 건너온 것이다—을 가장 순수하게 대변하고 있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루노 타우트나 월터 그로피우스, 단게 겐조 등의 모더니즘 건축가들이 일본 건축과 그 '모던함'의 뿌리를 찾으려고 모두 이세 신궁을 찾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