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전쟁연구 (박사전공>책소개)/5.세계냉전사

카운트다운 1945

동방박사님 2022. 1. 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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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루스벨트 대통령 사망부터 히로시마 원폭 투하까지 116일간
빠른 전쟁 종식과 반인류적 대량살상 무기의 사용 사이에서
고뇌하고 행동한 사람들을 그린 영화 같은 논픽션 스릴러


1945년 8월 6일, 눈부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류사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이다. 지금에 와서 보면 비행기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공격 행위로 여길 수 있지만, 실제 준비와 결정, 실행 과정을 결코 간단치 않았다. 전례가 없는 불확실성에 더해 폭탄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최종 결정권자인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이 사망했다. 이 극비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부통령 해리 트루먼은 4월 12일, 하루아침에 미국 대통령이자 미군 총사령관이 되었다.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카운트다운 1945』는 바로 이 4월 12일부터 시작된다. 사상 첫 원자폭탄이 히로시마 상공 580미터에서 폭발한 8월 6일로부터 116일 전이었다. 이 책은 그 116일 동안 다양한 관련자들의 심리와 고뇌, 결정과 행동을 마치 영화처럼 실감나게 그린 논픽션 스릴러다. 원폭 투하일을 디데이로 설정해 점차 ‘그날’을 향해 다가가는 숨 막히는 긴박감을 선보인다. 또한 그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고뇌와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디데이에 시, 분 초 단위로 카운트다운하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카운트다운: 9시간 15분’은 책의 백미다.

목차

카운트다운: 116일 - 4월 12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113일 - 4월 15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카운트다운: 105일 - 4월 23일, 미국 웬도버
카운트다운: 104일 - 4월 24일, 일본 오키나와
카운트다운: 103일 - 4월 25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90일 - 5월 8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70일 - 5월 28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68일 - 5월 30일, 일본 기미타
카운트다운: 66일 - 6월 1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53일 - 6월 14일, 미국 오마하
카운트다운: 49일 - 6월 18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36일 - 7월 1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카운트다운: 35일 - 7월 2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카운트다운: 34일 - 7월 3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카운트다운: 21일 - 7월 16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20일 - 7월 17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19일 - 7월 18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18일 - 7월 19일, 미국 오크리지
카운트다운: 17일 - 7월 20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16일 - 7월 21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13일 - 7월 24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12일 - 7월 25일, 미국 로스앨러모스
카운트다운: 11일 - 7월 26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8일 - 7월 29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6일 - 7월 31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5일 - 8월 1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4일 - 8월 2일, 독일 포츠담
카운트다운: 3일 - 8월 3일, 미국 워싱턴
카운트다운: 2일 - 8월 4일, 일본 히로시마
카운트다운: 1일 - 8월 5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9시간 15분 - 8월 6일, 티니안섬
카운트다운: 불 폭풍

에필로그
그 후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도판 출처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크리스 월리스 (Chris Wallace)
 
미국 폭스(Fox) 방송의 일요일 아침 시사 프로그램 〈폭스뉴스 선데이〉 진행자. 2003년부터 폭스에서 일하면서 거의 모든 주요 정치 사건을 보도했으며, 미국 대통령 7명을 비롯해 미국과 세계의 지도자들을 인터뷰했다. 폭스뉴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6년 10월 대통령 후보 토론 사회를 맡았다. 50여 년에 걸쳐 방송 생활을 하면서 피버디상과 세 차례의 에미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저 : 미치 와이스 (Mitch Weiss)
 
퓰리처상을 수상한 AP의 탐사보도 기자. 군대의 비리와 정권의 부패,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주택 시장 붕괴와 위험한 의료 장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보도했다. 『깨진 믿음(Broken Faith)』, 『출구는 없다(No Way Out)』, 『지옥의 한가운데(The Heart of Hell)』, 『체 게바라 잡기(Hunting Che)』 등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여러 책을 단독으로 혹은 함께 저술했다.
역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한국방송(KBS)·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역사와 언어·문자 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재편집해 번역한 『태조·정종본기』, 『태종본기』(3권)를 펴냈으며,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한자의 기원에 관한 글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를 연재하고 『한자의 재발견』, 『가장 빨리 외워지는 한자책』, 『기발한 한자사전』, 『처음...

책 속으로

대통령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가 2층 개인 서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딸 애나와 사위 존 보티거 중령, 그리고 스티브 얼리도 함께 있었다. 두 여자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엘리너가 트루먼에게 다가와 그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말했다.
“해리, 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트루먼은 너무 놀라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백악관에 왔다. 그런데 이제 갑자기 자신이 대통령이 됐음을 알게 됐다.
잠시 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진정이 됐다. 그는 엘리너에게 물었다.
“제가 뭘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엘리너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뭘 해드리면 되죠? 이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은 당신이니까요.”
--- pp.10~11, 「카운트다운: 116일 - 4월 12일, 미국 워싱턴」 중에서

9월에 티베츠는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미국 육군 제2공군 사령부에서 열리는 비밀 회의에 소집됐다. 티베츠는 이 회의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그는 긴장을 억누르고 회의실로 걸어 들어갔다.
… ‘이건 심문이구나’ 하고 티베츠는 생각했다. 마침내 랜스데일은 마지막 질문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체포된 적이 있습니까?”
티베츠는 심호흡을 했다. 그렇다고 그는 말했다. 열아홉 살 대학생 시절, 플로리다주 노스마이애미비치에서 차 뒷좌석에서 한 소녀와 “사랑 행위를 하고 있는데” “손전등을 든 주제넘은 경찰관” 하나가 다가와 그들을 체포했다. 기소는 나중에 중지됐다고 그는 말했다.
방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배경 조사를 했다. 그들은 단지 티베츠가 실토를 하는지 보려는 것이었다. 실토를 한다면 그들은 사람을 제대로 고른 것이었다. 제2공군 사령관 우잘 엔트 장군이 대화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는 티베츠에게 맨해튼 사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매우 강력한 폭탄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재래식 고성능 폭탄 2만 톤”의 힘으로 폭발하는 것이다. 티베츠는 이 원자폭탄을 독일이나 일본 상공으로 운반하는 방법을 개발할 적임자로 선택됐다. 그의 임무는 암호명 ‘실버플레이트(Silverplate)’ 작전이었다. 이를 누구에게라도 발설하면 그는 군사법원에 회부될 것이라고 엔트는 경고했다.
그들은 티베츠에게, 사람이든 물자든 필요한 것은 모두 주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애를 먹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요청이 ‘실버플레이트’ 작전을 위한 것이라고만 말하면 그만이었다. 그는 백지수표를 받은 것이다.
--- pp.36~37, 「카운트다운: 105일 - 4월 23일, 미국 웬도버」 중에서

레이더는 원자폭탄과 관련해 또 하나의 중요한 용도가 있었다. 대부분의 전쟁에서 쓰이는 포탄에는 착발신관이 있다. 이 작은 장약(裝藥)은 목표물에 부딪치면 폭발해 포탄 안에서 본격 폭발을 일으키고 그것이 파편의 먼지구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당시에 과학자들은 근접신관을 개발했다. 그것이 포탄의 머리에서 축소판 레이더 장치처럼 작동됐다. 폭탄과 포탄에 근접신관을 장착하면 그것이 전파를 이용해 목표물과의 거리를 탐지하고 레이더에 의해 적의 목표물에 부딪치기 전에 공중에서 폭발해 치명적인 파편을 넓은 범위에 확산시킨다. 적의 비행기의 경우 대공 포탄으로 명중시키기 어렵지만 근접신관을 이용하면 빗나갈 것을 명중으로 바꿀 수 있다.
로스앨러모스의 기술자들은 원자폭탄에 사용할 근접신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근접신관이 있으면 이 핵무기를 미리 설정한 고도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미 계산을 했다. 그들은 일본 도시 상공에서 핵 폭발을 일으키게 하면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것은 폭탄의 폭발력이 직접 아래의 지면을 강타한 다음 빠르게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폭탄을 폭파시킬 이상적인 고도는 얼마일까? 아마도 도시 상공 600미터일 것이다.
그러나 맨해튼 사업 지휘관들과 과학자들은 레이더로 통제되는 근접신관에는 무서운 취약점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레이더파는 기본적으로 전파와 같아서 적이 주파수를 알면 가로채거나 방해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원자폭탄은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폭발하거나 아예 폭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폭격 작전의 레이더 장교는 모든 상황을 장악하고 있어야 했다. 그에게는 일본 레이더를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최신 장비가 필요했다.
--- pp.96~97, 「카운트다운: 70일 - 5월 28일, 미국 워싱턴」 중에서

휘하의 두 고위 장성과 대화를 나눈 뒤 트루먼은 생각이 더 많아졌다. 폭탄이 앨라모고도의 꼼꼼하게 통제된 조건에서 벗어나서도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와 그 공격이 일본의 항복을 압박할 만큼 충분한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아울러, 아이젠하워가 제기한 고려 사항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그는 무시무시한 새 기술이 사용되는 인간 전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가?
지금으로서는 일본을 침공하는 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기네가 만든 새로운 무기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그것도 곧.
--- p.211, 「카운트다운: 17일 - 7월 20일, 독일 포츠담」 중에서

문제의 상당 부분은 제509부대의 생활을 가리고 있는 비밀의 장막 때문에 생기는 것이었다. 심지어 고위 장교에게도 별것 아닌 일처럼 보고해야 했다. 티베츠의 임무는 지금 다른 비행대들이 수행하고 있는 통상적인 폭격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다른 지휘관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무도 몰랐다.
티니안섬의 다른 팀들에게 제509부대 대원들은 “응석받이 멋쟁이 패거리”였다. 그들은 조롱을 당했다. 심지어 누군가는 제509부대를 비꼬는 시를 쓰기도 했고, 그것이 등사돼 섬에 돌아다녔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렇다.

비밀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들이 어딜 가는지 아무도 몰라.
그들은 내일 다시 돌아오지만
어딜 갔다 왔는지 전혀 모를 테지.
우린 한두 달 집에 가 있어도 될 거야.
제509부대가 싸워 이기고 있으니까.

제313폭격단 사령관 존 데이비스 준장은 티베츠 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그들의 임무가 무엇인지 계속 질문을 했다. 티베츠가 말할 수 없다고 대답하자 데이비스는 화가 났다. 그는 티베츠가 보이는 것이 화가 났다. 데이비스의 부하들은 일본 상공에서 전투 경험이 많았고, 그는 티베츠의 부하들이 자기네의 가장 능숙한 장교들로부터 요령을 전수받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츠는 시큰둥하게 받아들이고 승무원 세 명을 그들에게 보냈다. 그날 오후 데이비스는 티베츠에게 얘기 좀 하자고 청했다.
“자네 승무원들은 다, 자네가 오늘 아침에 여기 보낸 사람들 같은가?”
그의 물음에 티베츠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빌어먹을. 그놈들이 내 부하들의 기를 죽여놨어. 그들은 비행기와 조종에 대해 우리 강사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
--- pp.215~216, 「카운트다운: 16일 - 7월 21일, 티니안섬」 중에서

오후 7시 30분, 트루먼은 궁전에서 그날 회의를 마친 뒤 소련 대표단 쪽으로 걸어가 러시아어 통역을 통해 스탈린에게 말했다. 그는 별도의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는 스탈린에게 “심상하게” 말했다. 미국은 이례적인 파괴력을 가진 새로운 무기를 갖게 됐다고.
트루먼은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스탈린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그가 화를 낼까? 미국이 대형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 파괴력이 엄청난 새 폭탄을 개발하면서 몇 년 동안 이를 동맹국에 숨겼다고?
스탈린은 그런 소식을 듣게 돼 기쁘며 미국이 “그것을 일본을 상대로 잘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뿐이었다. 그 무기의 특징에 대한 질문은 전혀 없었다. 소련과 그것을 공유하는 문제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 미국과 영국 관리들은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통역관은 트루먼의 말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었다.
… 그러나 스탈린은 관심이 있었다. 그저 놀라지 않았을 뿐이다. 소련은 3년 동안 독자적인 연구를 해왔다. 그리고 그들은 맨해튼 사업 내부에 스파이를 심어두고 있었다. 로스앨러모스에 있는 클라우스 푹스라는 독일 출생의 물리학자가 소련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다.
… 소련 대표단의 한 사람은 그날 밤 스탈린과 뱌체슬라프 몰로토프 외무부 장관이 이에 대해 의논하는 것을 들었다. 몰로토프는 소련도 폭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중에 한 역사가는 이렇게 썼다.
“20세기의 핵 무장 경쟁은 1945년 7월 24일 오후 7시 30분 체칠리엔호프 궁전에서 시작됐다.”
--- pp.228~230, 「카운트다운: 13일 - 7월 24일, 티니안섬」 중에서

정확한 공격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8월 3일 이후 어느 날이었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시점이었다. 티베츠는 종이를 끄집어내고 펜을 뽑아 문서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몇 주 동안 그의 머릿속을 맴돌던 내용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공격에 대한 극비 명령이었다.
… 이 임무에는 B-29 일곱 대가 필요했다. 상부에서는 목표물의 순번을 매겼다. 히로시마, 고쿠라, 니가타 순이었다. 티베츠는 공격 비행기를 타고 눈으로 보며 폭탄을 투하하게 된다. 맑은 날씨가 결정적인 요소였다. 군 기상 전문가들의 장거리 주술에 의존하기보다는 B-29 석 대가 미리 날아가 목표물 1, 2, 3 상공의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히로시마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침로를 변경해 고쿠라나 니가타로 향하게 된다.
다섯 번째 B-29는 예비로 이오섬에 대기한다. 공격 비행기에 기계적인 문제가 생기면 이오섬에 착륙하고 폭탄을 새로운 비행기에 옮겨 싣는다. 그런 뒤에 티베츠는 임무를 계속한다.
두 대의 B-29가 추가로 티베츠와 함께 목표 도시로 간다. 보호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하나는 폭발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과학 기기를 챙겨 가고, 다른 하나는 이 사건에 대한 이미지 기록을 만들기 위해 사진 장비를 가지고 간다. 이 두 비행기는 폭탄이 투하되기 전에 퇴각해 티베츠가 폭격 운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마지막에는 티베츠의 비행기가 홀로 히로시마 상공을 비행한다. 일본의 허를 찌르는 시도다. 이는 위험할 테지만, 티베츠는 일본이 지금 비행기와 조종사 모두 숫자가 제한돼 있음을 알고 있었다. 작성을 마치자 티베츠는 보고서를 접어 봉투에 넣었다. 그는 이를 특송편으로 괌에 있는 상급 사령부에 보냈다.
--- pp.255~256, 「카운트다운: 5일 - 8월 1일, 티니안섬」 중에서

불과 116일 만에, 검증받지 않은 새 지도자는 역사상 가장 중대한 축에 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원자력 시대를 맞아들였고, 인류의 미래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세계를 만들어냈다.
지구상의 핵폭탄과 탄두(그 하나하나는 ‘꼬마’와 ‘뚱보’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비축량은 지금 5만 개에 육박한다. 히로시마 폭탄 수백만 개에 해당한다. 그러나 75년 후, 전쟁에서 이 무기를 사용해본 나라는 여전히 딱 하나다.
--- p.360, 「에필로그」 중에서

많은 과학자들에게 그것은 난제였다. 일부는 맨해튼 사업 동안, 이론을 폭탄으로 바꾸는 도전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들은 그 도덕적 결과나 물리적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많은 사람들은 이 무기의 파괴력으로 인해 괴로워했다. 일부는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서 자기네가 한 역할 때문에 우울증에 빠졌다.
--- p.374, 「그 후」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전미 베스트셀러 1위 ★★★
★★★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1위 ★★★
★★★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1위 ★★★

1945년 8월, 눈부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 무슨 일이 있었나


1945년 8월은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1차 세계대전을 거쳐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져온 거대한 제국주의의 흐름이 일본의 항복으로 표면적으로나마 종결을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그로 인해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을 맞았다. 그런데 그달에는 2차 세계대전 종식의 직접적인 원인이면서, 그 자체로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연 중대한 사건이 있었다. 두 차례의 원자폭탄 투하가 바로 그것이다.
전쟁 중에 비행기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은 흔한 일이니, 지금에 와서 보면 이 원폭 투하 역시 별다를 것 없는 공격 행위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 준비와 결정, 실행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오히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 불확실성이 매우 큰 변수였다. 더군다나 폭탄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최종 결정권자가 급작스레 사망했다. 1945년 4월 12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죽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부통령 해리 트루먼이 하루아침에 미국 대통령이자 미군 총사령관이 된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카운트다운 1945』는 바로 이 4월 12일부터 시작된다. 사상 첫 원자폭탄이 히로시마 상공 580미터에서 폭발한 8월 6일로부터 116일 전이었다. 이 책은 그 116일 동안 다양한 관련자들의 심리와 고뇌, 결정과 행동을 마치 영화처럼 실감나게 그린 논픽션 스릴러다.

숨 막히는 긴장감,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 몰입감
인간의 체취가 느껴지는 논픽션 스릴러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압도적인 재미다. 방송사에서 50년 넘게 기자 및 앵커 활동을 해온 크리스 월리스와 퓰리처상을 수상한 종군기자 미치 와이스는 독자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통달한 듯 능수능란하다.

그날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우선 책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망일을 카운트다운의 시작일로,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을 디데이로 설정해 점차 ‘그날’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물론 이는 사건 이후에 우리가 카운트다운하는 것이지, 당사자들은 언제가 ‘그날’이 될지, 심지어 ‘그날’이 오기는 할지 확신하지 못한 채 그저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이러한 구성은 디데이인 8월 6일 당일을 그린 챕터 〈카운트다운: 9시간 15분 - 8월 6일, 티니안섬〉에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그 전까지 일(日) 단위로 전개되던 챕터 구성이 이 챕터에 이르러 시, 분 초 단위로 소제목화하여 ‘그 순간’까지 숨막히게 이어진다.

준비하고 고뇌하고 행동한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

그렇다고 이 책이 그 사건을 단순한 흥밋거리로 다루지는 않는다.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철저하게 관련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급작스레 최고 결정권자가 되어버린 트루먼, ‘맨해튼 사업’을 진두지휘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미국 육군 항공대 최고의 조종사로서 원폭 투하 임무를 맡은 티베츠 대령과 그의 정예 팀, ‘사업’을 독점 취재한 기자 로런스,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원폭 사용을 반대한 호니그 과학자 부부, 자신이 원폭 제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루스 시슨과 참전 중인 약혼자 허들스턴, 그리고 투하 전날 어머니와 히로시마로 돌아온 열 살 소녀 다무라 히데코 등등. 누군가는 전례가 없던 무시무시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누군가는 그를 완벽하게 수행하고자 1년 넘게 고강도의 훈련을 거듭했으며, 누군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그날을 맞닥뜨렸다. 각 인물들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영화를 글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존 허시가 『1945 히로시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개인들의 삶을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너무도 흔히 기술적이거나 외교적으로 신비화되고 말았던 사건들에서 인간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 그레그 헤르켄(역사가이자 박물관 큐레이터), 『워싱턴 포스트』

베테랑 기자들의 치밀한 사실 고증

여기에는 저자들이 베테랑 기자라는 점이 한몫한다. 트루먼 대통령의 당시 일기를 샅샅이 훑은 것은 물론 방대한 사료와 종전 이후 관련자들의 인터뷰 기록 등을 탐독해 글을 썼으며, 1차 자료에서 풍부하게 인용해 당사자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아가 생존자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살아 펄떡이는 글을 완성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핵과 관련한 현실을 이미 당시에도 예견했으며, 그래서 더욱 우려하고 신중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물론 당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그 외에도 다양했다. 다른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폭탄이 과연 정말 (의도한 만큼의 위력으로) 터질 것인가’였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몇 년째 연구하고 실험하고 제조하고 있었지만, 모두 이론에 불과한 것이었다. 심지어 7월 16일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시험이 성공한 뒤에도, 실전 사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컸다. 일본 본토 투하만큼 강력하게 대두되던 대안인 ‘엄포용 시연’이 결국 채택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예고한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뿐더러 일본군의 투지를 더욱 불태우는 역효과가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휘하의 두 고위 장성과 대화를 나눈 뒤 트루먼은 생각이 더 많아졌다. 폭탄이 앨라모고도의 꼼꼼하게 통제된 조건에서 벗어나서도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와 그 공격이 일본의 항복을 압박할 만큼 충분한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아울러, 아이젠하워가 제기한 고려 사항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그는 무시무시한 새 기술이 사용되는 인간 전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가?
지금으로서는 일본을 침공하는 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기네가 만든 새로운 무기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그것도 곧.”
- 〈카운트다운: 17일 - 7월 20일, 독일 포츠담〉(211쪽)

핵무기와 원자력의 시대 75년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인류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반경 2킬로미터 안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6만여 명이 즉사했다. 사흘 뒤, 더 강력한 플루토늄 원자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이윽고 일본 천황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고, 많은 사람들이 종전과 해방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인류에게 커다란 숙제를 남겼다. 원자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전쟁은 최소 1년 더 걸렸을 것이고,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더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일본 민간인 수만 명의 희생으로 대체한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한편, ‘인류사에 없던 괴물을 깨우는 일’이 되리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원폭 투하는 묵시록적 핵 시대라는 또 다른 대가를 요구했다. 1949년, 소련이 원자폭탄 실험을 성공시켰다. 보복공격이 두려워 서로 핵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는 냉전기 양패구상론(兩敗俱傷論, MAD)의 국가 안보 원칙이 자리를 잡았다.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중국, 프랑스 등도 핵무기를 보유했으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북한은 계속해서 핵 능력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그런 한편 195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이 가동되었는데, 1986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에서 폭발과 함께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되는 재앙이 벌어졌다. 노후 발전소 가동 연장 문제 등에 첨예하게 논쟁이 일어나는 우리에게도 원자력 발전은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다.
책의 마지막 챕터이자 등장인물 각자의 후일담인 〈그 후〉에서는 이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마음속을 엿볼 수 있다. 자책한 이들도 있지만, 많은 관련자들은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대한 정당성 혹은 ‘어쩔 수 없었음’을 강변한다. 하지만 그 행간에서 자신의 과오에 대한 후회와 뉘우침을 애써 억누르려는 뉘앙스가 엿보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레이더 전문가로서 두 차례의 원폭 투하 작전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사람인 제이컵 비저가 노년에 한 말을 깊이 새기게 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유감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전쟁의 명분과 전쟁 자체의 근절을 위해 헌신하는 것입니다. 억제는 지금까지는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383~384쪽)

〈폭스뉴스 선데이〉의 진행자 월리스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 폭탄 투하로 이어지는 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몇 달에 관한 박력 있는 이야기를 내놓았다. 월리스는 언론인 와이스의 도움을 받아 마치 영화처럼 활기 넘치고 상세하게 썼다. 이 쉽고도 공명정대한 기록은 세계 역사의 가장 중대한 결정 가운데 하나에 대한 재미있는 안내자 노릇을 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상쾌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월리스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사실에 대한 엄밀함과 충실성 또한 잘 반영돼 있다.
─ 《타임》

월리스는 치열한 숙고와 단호한 리더십이 모두 필요했던 역사의 한 순간을 그리고 있다. 첫 번째 원자 폭탄 투하에 책임이 있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함께 엮은 상쾌한 역사책이다.
─ 《커커스 리뷰》

추천평

크리스는 기자와 뉴스 앵커로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큰 기사들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통찰력과 식견을 제공했다. 이제 그의 세부에 대한 관심이, 미국의 독립 이래 미국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건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인 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놀라운 작품이다.
- 조지 클루니 (영화배우)

생생하고 매력적이다. 월리스는 1945년 4월 12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사망으로 해리 트루먼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고부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첫 원자폭탄을 떨어뜨리기까지의, 넉 달이 채 되지 않는 극적인 나날들을 가지고 탄탄한 논픽션 스릴러를 만들었다. 이 책은 운명적인 전쟁의 마지막 몇 달에 관해 아주 몰입해서 읽을 기회를 제공한다. 대중적인 역사서의 전범(典範)이다. 호흡이 빠르고, 1차 사료를 꼼꼼하게 연구했으며, 공감하는 상상력으로 써서 중요한 순간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 올해의 논픽션 블록버스터가 될 만하다.
- 제임스 호른피셔 (해상 전문 역사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 『월스트리트 저널』)

세부 정보가 가득하고 소설처럼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훌륭한 책. 월리스는 원자폭탄을 가능한 한 빨리 만들어내기 위한 과학계의 노력과 논쟁을 보여준다. 최고위층에서 결정을 내리는 일과 그 파토스에 관한 심오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제이 위니크 (역사가이자 『1944』 등의 저자), 『뉴욕 타임스』)

박력 있다. 숨이 멎을 듯하다. 내려놓을 수 없다. 월리스와 와이스는 그 역사의 116일을 생생한 색깔로 되살려 독특하고도 끔찍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책은 스티븐 킹과 스티븐 앰브로즈를 꼼꼼하게 조합한 것처럼 읽히는 경이적인 역사의 태피스트리다.
- 스티브 레너드 (방송인), 『Modern War Institute at West Point』)

지금 미국에 크리스 월리스만 한 언론인은 없고, 미국 역사에서 원자폭탄 투하만큼 극적인 이야기는 없다.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숨가쁘게 읽어 내려가지 않을 수 없고,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내가 1년 내내 읽은 것 중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 윌리엄 맥레이븐 (전前 미국 해군 제독)

이 책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에 관한 논픽션 스릴러다. 중견 언론인 크리스 월리스는 독자에게 막후의 진실을 알리며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로 이어지는 116일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되살려낸다. 스파이소설처럼 쓰인 이 책은 교육적이면서도 손에서 뗄 수 없게 재미있다. 꼭 읽어보길 권한다.
- 대니얼 실바 (『The New Girl』 등 베스트셀러 작가)

생생하고, 전개가 빠르고, 광범위하다. 20세기에 미국이 첫 두 원자폭탄을 어떻게 설계하고, 제작하고, 일본 상공으로 가지고 가서 폭발시켰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잘 정리해준다.
- 릭 앳킨슨 (전쟁사 전문 저술가, 퓰리처상 3회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