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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핏빛 조선 4대 사화 두 번째 『갑자사화』. 이은식 박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인물사 연구원은 한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행적과 사건을 통해 진실한 역사를 반추하고, 잊히고 왜곡된 과거를 밝혀 남기고자 한다. 이 책은 폐비 윤씨의 죽음에 대한 아들 연산군의 복수와 당쟁 간 암투. 중종반정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 계속되는 정치집단의 모순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소설 형식으로 기록했다.
목차
연산군 대에 살아남은 임유겸
연산군의 외할아버지 윤기견
진성 대군의 추대를 모의한 유빈
연산군 폐위를 모의하던 중 병으로 사망한 강구손
부관참시당한 영의정 성준의 외손자 청백리 한형윤
날이 선 칼날 앞에서 권신들의 부당함을 열거한 조광보
연산군의 폭정을 극간하다 유배당한 이예견
정난공신 2등에 오른 이유청
시가와 담론으로 시사르 비판하던 우선언
사육신 박팽년의 외손자 이원
중종반정
중종반정 정국공신
연산군의 외할아버지 윤기견
진성 대군의 추대를 모의한 유빈
연산군 폐위를 모의하던 중 병으로 사망한 강구손
부관참시당한 영의정 성준의 외손자 청백리 한형윤
날이 선 칼날 앞에서 권신들의 부당함을 열거한 조광보
연산군의 폭정을 극간하다 유배당한 이예견
정난공신 2등에 오른 이유청
시가와 담론으로 시사르 비판하던 우선언
사육신 박팽년의 외손자 이원
중종반정
중종반정 정국공신
책 속으로
그러나 한편에서는 연산 군주의 방종을 충동질하며 자신들의 세력을 구축하고자 한 신하들도 있었다. 이러한 대립 상황 속에서 신하들은 궁중과 부중府」중에서 두 편으로 갈라져 서로 반목하고 배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때 임사홍은 궁중과 부중 양파의 대립 관계와 연산 군주의 복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음모를 꾸민 것이다. 그는 일찍부터 무오사화 때의 개인적인 원한을 풀고자 연산 군주의 비 신씨의 오빠 신수근과 손을 잡고 부중의 훈구 세력과 무오사화 때 남은 신진 사류까지도 일소하기 위해 옥사를 꾸몄던 것이다. ---「당쟁 간 암투에서 격화된 결과 」중에서
황윤헌의 애첩이 눈물을 보이자 연산 군주는 황윤헌을 만나보고 싶은지를 물었다. 황윤헌의 애첩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렇게 해 줄 것을 애원했고 연산 군주는 시원히 허락한 다음 내관을 불러 들였다. 그리고는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 분부를 내렸다. 연산 군주가 영을 내린 얼마 뒤 어전에는 비단 보자기로 가린 쟁반 하나가 등대되었다.
내관이 공손히 받들어 쟁반을 올리자 연산 군주는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황 생원을 대령시켰느니라. 쟁반의 덮개를 열어 보아라. 반가운 사람이 있을 것이니라.”
연산 군주는 황윤헌의 애첩을 재촉했고, 애첩은 뭣도 모른 채 조용히 덮개를 열었다.
그런데 쟁반에 담아 온 것은 다름 아닌 황윤헌의 목이었다. 황윤헌의 애첩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기절해 버렸다. 「예쁜 애첩을 거느린 것도 죽을죄인가」중에서
연산 군주는 무감들을 시켜 이렇듯 귀인 정씨와 귀인 엄씨의 시체를 여러 갈래로 찢어 내다 버리게 했고 이어 또 하나의 영을 내렸다.
“안양군과 봉안군 두 놈들은 귀인 정씨가 낳은 역적 놈들이니 각각 곤장 80대를 쳐서 항쇄족쇄項鎖足鎖를 채우고 천 리 밖 변방으로 귀양을 보내라. 즉각 거행하라.”
내관들과 무감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귀인 정씨와 귀인 엄씨의 시체를 끌어냈고, 안양군과 봉안군은 그날로 곤장 80대씩을 맞고 항쇄족쇄를 찬 채 변방으로 귀양 보내졌다.
연산 군주는 이 일이 일어난 후부터 말 그대로 짐승이요, 미친 사나이가 되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복수의 일념뿐이었다. 부왕의 후궁을 자기 스스로 몽둥이질을 하여 타살하였으니 그에게 인륜은 어떤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 ---「분노 앞에 혈연은 무엇도 아니었다 」중에서
별채에 둘만 남게 되자 연산 군주는 고미를 끌어당겼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대령해 있던 고미는 황공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며 부들부들 몸을 떨어댔다. 겁에 질려 오들오들 몸을 떠는 고미를 연산 군주가 잡아 낚아채자 열아홉의 고미는 그만 사색이 되었다.
“하하하, 오입치고는 해보지 않은 오입이 없다마는 상복 입은 계집은 또 처음이로구나. 상주랍시고 따분하게 오늘 하루를 넘길 줄 알았는데 너를 찾아내어 다행이로다. 뻣뻣한 삼베옷에 눈이 부어 오른 너의 모습이 가위 천하일품이다.”
이날 연산 군주는 비자 고미를 데리고 술과 고기로 도연히 취한 뒤 낮부터 자신의 욕정을 즐겼다. 할머니인 인수 대비가 세상을 떠난 날 행한 추악한 외도였다. ---「상중에도 더해가는 연산군의 욕정 」중에서
“전하,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이유 열 가지가 있사옵니다. 첫째는 전하는 방탕하시면서 백성들은 바르게 살라 하시니 영으로 다스릴 수 없는 것이옵고, 둘째는 충신들은 목을 치시면서 새 임금이 난다는 소문에는 놀라시니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오며, 셋째는 백성들은 학정虐政에 시달리며 굶어 죽는데도 궁중에서는 술과 고기가 썩어 나가니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것이오며, 넷째는……”
의금부 당상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연산 군주의 기대와 달리 엄청난 것이었고, 당상관이 꼽는 이유를 무심코 듣던 연산 군주에게는 마지막 이유까지 들을 수 있는 인내력이란 없었다.
당장 지엄한 어명이 떨어졌다. 끌려 나간 당상관의 목은 베어졌고, 선혈이 낭자한 그의 목은 쟁반에 올려져 연산 군주 앞에 등대되었다. ---「저잣거리에 퍼지는 풍문을 없앨 수 없는 이유 」중에서
그러나 남의 힘으로 차지한 임금 자리는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중종을 왕위에 올려놓은 박원종, 성희안, 유순정은 소위 정국공신靖國功臣이라 하여 으스댔고 이들이 나타나면 중종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의를 표시해야만 했다. 그들이 나갈 때도 중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으니 누가 임금인지 모르는 형국이었다.
이런 처지에서 중종은 부인 신씨를 폐하고 궁에서 내쫓았다. 신씨는 반정이 일어나던 날 밤 자칫하면 죽을 뻔했던 중종을 살린 은인이자, 조강지처였으나 기생 출신이었다. 그 출신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만일 신씨를 그대로 왕비로 삼는다면 혁명을 도?한 세 장군의 명분이서지 않았다.
황윤헌의 애첩이 눈물을 보이자 연산 군주는 황윤헌을 만나보고 싶은지를 물었다. 황윤헌의 애첩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그렇게 해 줄 것을 애원했고 연산 군주는 시원히 허락한 다음 내관을 불러 들였다. 그리고는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 분부를 내렸다. 연산 군주가 영을 내린 얼마 뒤 어전에는 비단 보자기로 가린 쟁반 하나가 등대되었다.
내관이 공손히 받들어 쟁반을 올리자 연산 군주는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황 생원을 대령시켰느니라. 쟁반의 덮개를 열어 보아라. 반가운 사람이 있을 것이니라.”
연산 군주는 황윤헌의 애첩을 재촉했고, 애첩은 뭣도 모른 채 조용히 덮개를 열었다.
그런데 쟁반에 담아 온 것은 다름 아닌 황윤헌의 목이었다. 황윤헌의 애첩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기절해 버렸다. 「예쁜 애첩을 거느린 것도 죽을죄인가」중에서
연산 군주는 무감들을 시켜 이렇듯 귀인 정씨와 귀인 엄씨의 시체를 여러 갈래로 찢어 내다 버리게 했고 이어 또 하나의 영을 내렸다.
“안양군과 봉안군 두 놈들은 귀인 정씨가 낳은 역적 놈들이니 각각 곤장 80대를 쳐서 항쇄족쇄項鎖足鎖를 채우고 천 리 밖 변방으로 귀양을 보내라. 즉각 거행하라.”
내관들과 무감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귀인 정씨와 귀인 엄씨의 시체를 끌어냈고, 안양군과 봉안군은 그날로 곤장 80대씩을 맞고 항쇄족쇄를 찬 채 변방으로 귀양 보내졌다.
연산 군주는 이 일이 일어난 후부터 말 그대로 짐승이요, 미친 사나이가 되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복수의 일념뿐이었다. 부왕의 후궁을 자기 스스로 몽둥이질을 하여 타살하였으니 그에게 인륜은 어떤 의미도 없는 일이었다. ---「분노 앞에 혈연은 무엇도 아니었다 」중에서
별채에 둘만 남게 되자 연산 군주는 고미를 끌어당겼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대령해 있던 고미는 황공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며 부들부들 몸을 떨어댔다. 겁에 질려 오들오들 몸을 떠는 고미를 연산 군주가 잡아 낚아채자 열아홉의 고미는 그만 사색이 되었다.
“하하하, 오입치고는 해보지 않은 오입이 없다마는 상복 입은 계집은 또 처음이로구나. 상주랍시고 따분하게 오늘 하루를 넘길 줄 알았는데 너를 찾아내어 다행이로다. 뻣뻣한 삼베옷에 눈이 부어 오른 너의 모습이 가위 천하일품이다.”
이날 연산 군주는 비자 고미를 데리고 술과 고기로 도연히 취한 뒤 낮부터 자신의 욕정을 즐겼다. 할머니인 인수 대비가 세상을 떠난 날 행한 추악한 외도였다. ---「상중에도 더해가는 연산군의 욕정 」중에서
“전하,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이유 열 가지가 있사옵니다. 첫째는 전하는 방탕하시면서 백성들은 바르게 살라 하시니 영으로 다스릴 수 없는 것이옵고, 둘째는 충신들은 목을 치시면서 새 임금이 난다는 소문에는 놀라시니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오며, 셋째는 백성들은 학정虐政에 시달리며 굶어 죽는데도 궁중에서는 술과 고기가 썩어 나가니 동요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것이오며, 넷째는……”
의금부 당상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연산 군주의 기대와 달리 엄청난 것이었고, 당상관이 꼽는 이유를 무심코 듣던 연산 군주에게는 마지막 이유까지 들을 수 있는 인내력이란 없었다.
당장 지엄한 어명이 떨어졌다. 끌려 나간 당상관의 목은 베어졌고, 선혈이 낭자한 그의 목은 쟁반에 올려져 연산 군주 앞에 등대되었다. ---「저잣거리에 퍼지는 풍문을 없앨 수 없는 이유 」중에서
그러나 남의 힘으로 차지한 임금 자리는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중종을 왕위에 올려놓은 박원종, 성희안, 유순정은 소위 정국공신靖國功臣이라 하여 으스댔고 이들이 나타나면 중종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의를 표시해야만 했다. 그들이 나갈 때도 중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으니 누가 임금인지 모르는 형국이었다.
이런 처지에서 중종은 부인 신씨를 폐하고 궁에서 내쫓았다. 신씨는 반정이 일어나던 날 밤 자칫하면 죽을 뻔했던 중종을 살린 은인이자, 조강지처였으나 기생 출신이었다. 그 출신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만일 신씨를 그대로 왕비로 삼는다면 혁명을 도?한 세 장군의 명분이서지 않았다.
---「“말 엉덩이가 어느 쪽을 향하더냐” 」중에서
출판사 리뷰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의 조선 4대 사화는 현실 정치뿐 아니라 인간 사회의 극명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인간이 공의公義를 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현실을 사는 우리들은 잘 알 것이다.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경험을 하며 자란 사람들이 믿는 각각의 진실들은 대의를 향한 합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현실에서 갖는 것이 많게 될수록 또 현실에서 원하는 것이 분명해질수록 인간들은 사심을 버린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인간 사회 속에서 폭발한 조선의 4대 사화는 각자의 권력을 확장하고 분명히 하기 위한 싸움의 결과라 보여진다. 그렇지만 또한 권력 싸움에만 그쳤던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경제적인 변동과 깊은 관련을 가지는 정치 현상이라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의 4대 사화는 조선 시대의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다. 그것이 역사이다. 그렇지만 또한 역사의 원인과 결과를 잘 알면서도 그것을 반추하기보다 유사한 실수를 저지르기가 더 쉬운 것이 우리들 인간의 모습이다.
교훈을 전제로 한 역사가 우선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가 반세기가 지난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를 바라본다.
그 인간 사회 속에서 폭발한 조선의 4대 사화는 각자의 권력을 확장하고 분명히 하기 위한 싸움의 결과라 보여진다. 그렇지만 또한 권력 싸움에만 그쳤던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경제적인 변동과 깊은 관련을 가지는 정치 현상이라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의 4대 사화는 조선 시대의 현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다. 그것이 역사이다. 그렇지만 또한 역사의 원인과 결과를 잘 알면서도 그것을 반추하기보다 유사한 실수를 저지르기가 더 쉬운 것이 우리들 인간의 모습이다.
교훈을 전제로 한 역사가 우선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가 반세기가 지난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진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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