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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인가 친일인가 (일제강점기 무관15인)

동방박사님 2022. 2. 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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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0여년 동안 자료를 수집하여 엮은 일제 강점기 무관 15인의 약전

45명의 대한제국 마지막 사관생도들과 두 스승 이갑과 노백린, 그리고 선배 김경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써 엮기 위해 작가는 10년 이상 자료를 수집했다. 얻은 것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모두가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으며 저항과 굴종이라는 두 가지 길로 극명하게 갈렸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친일과 굴종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광복 후 창군의 주도권을 잡은 역사의 모순이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는 그래도 끝까지 절조를 지킨 지사들이 있어서 이 나라 현대사를 덜 부끄럽게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의 삶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냉정하게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묻혀진 진실을 밝혀내려 했다. 그러면서 민족에 대한 반역행위마저 우리 역사의 일부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썼다. 슬프지만 그들의 생애는 우리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목차

책을 내면서 5

이종혁 중위 이야기 21
용맹무쌍했던 김석원 장군 28
조선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이갑 42
호방하고 거침없던 노백린의 생애 56
일제에 순응한 우등생 염창섭 71
우등생 홍사익이 달려간 영욕의 길 85
6·25때 순절, 친일 멍에 벗은 안병범 117
관산 조철호의 거룩한 생애 134
만주국 고관이 된 우등생 윤상필 157
친일 흠결에도 참모총장 국방장관 지낸 신태영 173
제자 증언으로 밝혀진 친일 이희겸, 항일 이동훈 191
백마 탄 김 장군의 전설, 김경천 206
일제에 충성하고도 초대 참모총장 된 이응준 244
민족의 자존심 지청천 장군 281
 

저자 소개 

저 : 이원규
 
1947년 인천에서 출생. 인천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나와 젊은 시절 고교 교사로 일했다. 1984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겨울무지개」가, 1986년 『현대문학』 창간 30주년 기념 장편 공모에 베트남 참전 경험을 쓴 「훈장과 굴레」가 당선되었다. 인천과 서해를 배경으로 분단 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주로 썼으며, 분단에 대한 진보적 시각을 온건하게 표현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작집 『침...
 

책 속으로

일제강점기 무관 15인 약전을 내놓으며

이 책은 지난 7월까지 18회에 걸쳐 월간 『책과인생』에 연재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일제강점기 직전과 직후 일본 육사를 나온 무관 15명의 삶을 정리한 여러 편의 약전이다. 망국의 역사 위에 던져진 그들이 어떤 삶을 선택했는가를 공통 주제로 잡아 쓴 논픽션이다.

2016년 대한제국 무관학교 마지막 생도들의 생애를 추적한 장편소설 『마지막 무관생도들』을 출간했다. 그 직후에, 평소 인생의 사표(師表)로 존경해온 대학 선배 범우사 윤형두 회장님께서 소설적 허구를 뺀 사실 중심의 주요 인물들 약전을 『책과 인생』에 연재하라고 권유하셨다. 그리하여 연재가 끝나고 이제 책을 내는 보람을 안게 되었다. 작가로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행운인데다 명문 출판사 범우사 출간이라 기쁨이 크다.

젊은 독자들이 읽기 쉽게 수필체 스토리텔링 문장을 선택했으나 자료를 최고 가치로 삼고 조심스럽게 썼다. 약전의 대상들이 이 나라 근현대사의 중요인물이고 대부분 친일로 지목되었고 자녀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이다.

1909년 망국의 길목으로 몰렸을 때, 이 나라에는 50명의 사관생도들이 있었다. 명문가 출신으로 총명과 열정과 용기를 겸비했던 그들은 학교가 폐교되고 순종황제의 명으로 일본으로 가서 사관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닥쳐온 강제합방, 그들은 일본에 순치당하지 않겠다고, 일본의 군사기술을 배워 일본을 물리치겠다고 결의했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나는 10년 이상 자료를 수집했다. 얻은 것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모두가 파란만장한 생애를 살았으며 친일과 항일이라는 두 가지 길로 극명하게 갈렸고 친일이라는 타협과 굴종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친일과 굴종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광복 후 창군의 주도권을 잡은 역사의 모순이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셋째는 그래도 끝까지 절조를 지킨 지사들이 있어서 이 나라 현대사가 덜 부끄럽다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삶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나는 이 책에서 냉정하게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묻힌 진실을 밝혀내려 했다. 그러면서 민족에 대한 반역행위마저 우리 역사의 일부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썼다. 슬프지만 그들의 생애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15인이 생애 전반부에 같은 길을 걸은 터라 내용 중복이 있다. 개인 생애사의 완성도를 생각해 모두 잘라 내지 못했다. 모든 인물을 관통해 읽으시는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이 책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바탕이 되었다. 10여 년 전 처음 자료를 수집할 때 나는 모교인 동국대에서 소설을 강의하고 있었다. 사학과 이기동 교수께서 기초자료를 주셔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독립운동사 전공 장세윤·이동언 박사는 내가 구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구해 주었다. 김경천 장군의 외증손녀인 김올가 선생과 박환 교수는 자료와 사진 수록을 허락해 주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이 책을 쓸 계기를 만들어주신 윤형두 회장님, 1년 반 동안 귀한 지면을 내놓아 15인 약전을 연재하게 해주고 좋은 책으로 꾸며 준 범우사의 윤재민 대표와 직원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
2019년 여름 이 원 규
---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