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전쟁연구 (박사전공>책소개)/3.국방군사안보

한국군의 뿌리

동방박사님 2022. 12. 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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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다룬 바이블”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현대 한국군의 기원을 찾다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순위권이다. 한국은 높은 수준의 방위산업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는 포병전력과 기계화군단, 초음속 전투기, 이지스 구축함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과학화 전투훈련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한국군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조선군은 옷도 무기도 없었고, 1948년 건군 초창기만 해도 한국군은 입을 전투복이 없어 일본군이 남기고 간 전투복 혹은 미군이 쓰던 전투복을 입었다. 당시 한국은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한 군대였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는 어디에서 왔을까.

군대는 시대별 정치, 제도, 인물과 리더십, 문화, 사상 등에 영향받으며 형성된다. 특히 외세의 침입이 많았고 권력 다툼으로 내홍이 컸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속에서 군대의 뿌리를 추적하는 일은 복잡한 국제관계를 분석하며 민족사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는 작업이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각종 왜곡과 오해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 탓에 늘 논쟁의 대상이 된다.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역사가 정치 논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역사를 정확하게 바라보기보다 민족이라는 관념에 치우쳐 사실을 호도하거나 일부 사실을 사실로 얼버무리는 일이 만연한 현실이다. ‘한국군의 뿌리는 독립군이다’라는 슬로건이 난무하지만 정작 한국군의 뿌리에 관한 단행본은 거의 없으며 관련 논문조차 희박한 현실이 이를 적라하게 보여준다.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선 한 걸음 뒤에 서서 있는 그대로의 역사와 마주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군의 뿌리를 추적하며 역사를 단편적으로만 이해하는 현실을 일깨우며, 더 나아가 우리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확장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한국군은 북한군, 중국군, 러시아군, 일본 자위대뿐만 아니라 테러, 사이버전, 인지전, 우주전 등 더욱 다양해지는 안보위협에 대응해야 합니다. 역사적 사실과 차이가 있는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며 개인과 집단의 시야를 흐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앞선 비극이 다시 나타나는 걸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와 『징비록』을 쓴 류성룡의 외침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며, 한국군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 여는 말 中

 

목차

여는 말

제1장 저물다 - 조선군
제2장 움트다 - 대한제국군
제3장 갈라지다 - 의병, 독립군, 광복군, 일본군, 만주군, 중국군
제4장 싹트다 - 남조선 경비대와 한국군

한국군의 뿌리는 무엇인가?
부록
닫는 말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김세진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전국 곳곳에서 자연과 함께 성장했고 2011년 육군사관학교 67기로 졸업했다. 최전방 야전부대 등에서 5년간 복무한 뒤, 더 크게 애국하고자 2016년 육군 대위로 정든 군문을 떠났다. 건명원을 졸업한 뒤 뱅크샐러드에서 고객감동팀과 조직문화팀을, 클라썸에서 고객성공팀을 만들고 이끌었으며, 이노베이터를 위한 미래학교 ‘Tide En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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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임오군란을 전후로 조선군은 매우 짧은 기간에 여러 번 개편됐다. 기존군대 체제를 모두 없애고 청나라식으로 5천 명 규모의 신건친군영(新建親軍營)을 창설했다. ‘왕이 지휘하려고 새롭게 만든 군대’란 뜻이다. 이들은 청나라군의 옷을 입고 청나라 방식으로 훈련했다. 조선은 청나라의 지나친 간섭을 조금이나마 견제하려고 일본식 군대인 친군 전영과 후영도 만들었다.

조선, 청나라, 일본 방식이 뒤섞인 부대들은 복장, 무기, 구령, 지휘, 훈련 등이 모두 달랐다. 1884년 친군5군영체제로 개편하며 겉으로나마 군사제도를 통합했지만, 외세 침입에 대응하는 건 기대조차 할 수 없었고 기껏해야 궁궐을 지키는 수준에 불과했다. 국가 단위에서 국방전략과 제도, 재정/행정기반을 운영하고, 국가를 수호하려는 의지 등은 임오군란을 기점으로 소멸됐다.
--- p.43

앞서 살핀 것처럼 조선군은 짧은 기간 여러 번 제도가 바뀌었고, 군대라는 형태가 있었지만 궁궐 수비 이상은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외국군대가 조선에서 전쟁을 일으켜도 꼼짝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자체적인 노력이 아주 없던 건 아니지만 군대는 과정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조직이다. 특히 국가 생존과 관련된 상황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전쟁 패배는 곧 국가소멸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국가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사이 외세는 광산개발, 철도/도로 구축, 생산시설 건설 등 근대화에 관련된 주도권과 이권을 모두 앗아갔다.
--- p.61

조선도 주체적인 근대화를 시도했다며 실학, 동학 등을 대표 사례로 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둘 모두 농업시대 담론이었다. 불편한 사실이지만, ‘실학’은 1930년대 조선학운동 당시 식민사관에 대항해 꾸린 담론이었고, 그전까지 실학이란 개념과 명칭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조선은 농업문명에 머물러 있었다.
--- p.79

요컨대 조선은 갑오개혁 당시 개혁, 혁파를 명분으로 삼고 기존의 군대를 해산하고 군사제도를 무너뜨리며 안보 공백을 자초했다. 청나라, 일본, 러시아, 영국, 독일, 미국 등이 각축을 벌이는 과정에서 국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으로 바꾼 뒤에야 국방을 챙겼다. 한해 정부 총예산 중 무려 40% 내외를 국방에 투자하고 중앙군과 지방군을 갖추며 간부도 길렀지만 스스로를 지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왕실 행사에 쓰려고 턱없이 비싸게 화물선(양무호)을 구입하는 등 ‘국방’이란 이름만 달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었다. 또한 외교 전략은 부실하고, 국가정책은 과거로 회귀하고, 부정부패가 판치며, 자체적인 산업기반이 없어 무기 하나도 만들지 못하는 등 전반적인 국력이 쇠약했다. 즉,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힘도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 p.101

‘한국군의 뿌리는 독립군이다’에서 뜻하는 독립군은 도대체 누구를 지칭하는 걸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곧이곧대로 믿고 외우기를 강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독립군’은 매우 다양한 갈래로 나뉜다. 민족주의,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이념과 가치관, 자본과 이해관계, 활동 지역과 시기 등을 기준으로 수많은 단체와 개인이 ‘독립군’이란 하나의 관념으로 퉁쳐서 정의된다.
--- p.132

하지만 여기서도 이념과 의견이 달라 애를 먹었다. 정의부는 힘 있는 단체를 중심으로 작은 단체들이 모이자는 ‘단체본위 조직론(조직중심론)’을, 정의부 외 단체는 기존 단체들을 해체하고 개인 중심으로 뭉치자는 ‘개인본위조직론(개인중심론)’을 주장했다. 결국 회의는 결렬됐고 서로를 비난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3부는 각자 유일당 운동을 펼쳤는데 그마저도 내부에서 세력이 나누어지며 끝장나버렸다. 민족유일당을 만들어보려다가 모두 해체된 꼴이 됐다.

이들은 1928년 12월 ‘혁신의회’를 거쳐 1929년 4월 ‘국민부’로 통합된 뒤 1929년 12월 ‘조선혁명당’이 됐다. 1920년 초반 북간도 지역독립운동 단체는 24개, 서간도 지역은 23개였고, 그 후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사라지길 반복했다. 당시 사람들도 기억하기 힘들 만큼 단체는 수시로 바뀌었다.
--- p.154

광복군 창설 인물은 다음과 같다. 총사령관 지청천(이청천)은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제국군에서 활동한 뒤 만주 지역에서 독립군 활동을 지휘했다. 2인자인 참모장 이범석은 중국 운남육군강무학교를 졸업하고 신흥무관학교에서 교관을 한 뒤 청산리대첩에서 활약했다. 그는 훗날 대한민국 제1대 국무총리이자 제1대 국방부장관이 되고, 여수순천 사건과 제주4·3사건의 진압을 총지휘했다. 서안에서 총사령관 대리임무를 맡은 황학수는 대한제국 육군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제국군, 상하이 임시정부 군무국을 거쳐 만주로 건너가 김좌진과 함께 서로군정서, 신민부, 생육사에서 활동하고 한국독립군 창설을 주도했다.
--- p.169

중국에서는 1970년대 문화혁명 시기까지도 일제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끝까지 색출해 처참하게 처벌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건국 및 건국과정에 걸쳐 나타난 대내외적인 특수성 때문에 친일행위자 식별과 그 처벌이 지지부진했다. 북한도 한국전쟁 전까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건국 초기는 ‘친일청산’보다 ‘반공산주의’가 시대정신이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과제였다.

1948년 9월 ‘반민족행위 처벌법’을 제정하고 반민특위가 활동하긴 했지만 그 성과는 34년 11개월 식민지배를 청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009년 11월이 되어 대한민국 대통령 직속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705인의 명단을 재차 정리했다. 그리고 2022년 현재도 친일행위에 대한 논쟁과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 p.206

일제 항복 직후 ‘국가를 건설하자’는 건국운동과 ‘군대를 만들자’는 건군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국내외에서 군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각자 새로운 군대의 주인공이 되려고 했다.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조선국군준비대’, ‘광복군 국내지대’, ‘학병동맹’, ‘학병단’ 등이 생겼는데, 채 하루도 되지 않아 70개 넘는 단체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1945년 12월에도 크고 작은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존재했지만 정치적인 구심점 없이 출신, 연고, 이념에 따라 모였다 흩어지고, 조직원 일부는 단체장 이름을 팔아 서민들의 돈을 빼앗거나 협박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 p.220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대국(IMF GDP 통계, 2020), 세계 6위 군사력을 갖춘 국가다. 이승만 대통령이 체결한 한미군사동맹은 북한, 소련, 중국 등 위협에 맞서 국방에 투입했어야 할 예산을 아껴 경제에 투자하도록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대한민국이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르게 건국, 산업화, 민주화란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국가안보의 중심축이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미국, 유럽연합, 중국 모두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됐다.
--- p.263
 

출판사 리뷰

한국군의 뿌리는 정말 독립군일까?
육사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의
광범위한 자료 수집과 치열한 연구의 결과물


이 책의 저자는 지난 2018년 출간된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를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육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나 전국 곳곳 군부대를 돌아다니며 성장했다. 저자 역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장교로 복무하였다. 그럼에도 저자는 한국군의 역사에 대해 듣거나 배운 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2018년경부터 ‘한국군의 뿌리는 독립군이다’라는 슬로건이 여기저기서 들렸지만, 이와 관련된 자료는 거의 없었다. 대다수의 남성이 군대를 다녀오는 현실 속에서 그 누구도 국군의 뿌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 저자는, 결국 자신이 직접 한국군의 뿌리를 추적하기로 다짐한다.

『건군사』(建軍史, 2002) 등 선대 연구자들이 남겨온 다양한 서적과 논문은 있었지만, 저자는 자신의 질문을 말끔하게 해소할 자료는 찾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군대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재단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며 어떤 위험성을 갖는지도 살펴보면서 탐구를 이어나갔다. 저자는 군대의 뿌리를 특정 진영 논리에 따라 규정하고 반복 학습하면, 현존하는 안보위협과 앞으로 다가올 위협을 판단할 때 시야가 흐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변화하는 국제질서에 무지하고 코앞에 닥친 위협을 도외시한 채 자기정체성과 명분에 매몰되어 있을 때, 한반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임오군란과 청일/러일전쟁, 식민 지배와 분단 등을 겪어야 했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며, 한국군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자 작업을 계속 이어나갔다.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마땅한 벌이도 없는 현실에서, 하루 대다수 시간을 집필에 쏟아부었습니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쓰는 상황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의 도움으로 간간이 견뎠지만 이제는 그 도움마저 끝났습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누군가는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이 문제만큼은 반드시 풀어내 보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인내했습니다. 대학에서 5,000원짜리 학식을 먹으면서 연구와 집필을 이어갈 힘을 얻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취방 대출 이자, 마이너스 통장 이자, 생활비 등이 계속해서 숨통을 조여 왔지만, 제 몸뚱아리 하나 살려낼 호구지책은 잠시 뒤로 미루며 제가 느낀 문제의식에 몰입하고자 했습니다. 옛날 독립군들은 이보다 더 고되고 힘든 순간도 견뎠을 텐데, 제 어려움쯤이야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자 인터뷰 中

저자는 시기별 기록, 기사, 서적과 논문 등에 관련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자료를 살폈다. 저자는 민족사관, 식민사관, 민중사관 등에 한정되기보다는 국제(법)적이며 인류 문명사적인 시선에서 지난 과거를 바라보고자 했다고 이야기한다. 한국군의 역사를 더듬다 보면 결국 한국의 근현대사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치열한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을 선보이며 한국군의 뿌리를 찾는 여행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한국군의 뿌리는 다양하다!
놀랍도록 이어진 역사 왜곡과 그 진실


한국군은 창군 당시 일본군, 중국군, 만주군, 독립군, 광복군, 대한제국군, 미국군, 러시아군, 청나라군 등에 직·간접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한국전쟁 전후 한국군은 인사, 보급, 교육, 훈련, 부대 관리, 시설, 물자, 장비, 보급, 수송, 통신, 정보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식 군대로 탈바꿈했다.

2022년 현재 국방부 정신교육 자료는 “우리 헌법 전문에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듯이 우리 국군 역시 의병,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의병, 독립군, 광복군과 지금의 한국군을 연결하는 건 감성적으로 옳고도 마땅하다. 그들이 보였던 투쟁 정신과 민족을 위한 충정도 기려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의문을 던진다. ‘독립군’으로 불린 수많은 단체 중 도대체 누구를 계승하는 걸까? 일제와 싸우기보다 서로 싸우다 죽은 경우가 많았는데, 어떤 ‘독립군’을 계승한다는 걸까? 저자는 이에 대해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정해놓은 답만 외우도록 강요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역사는 구태의연한 과거가 아니라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한국 사회의 각종 현상을 관찰하며, 그 근원과 배경이 무엇일까 의문을 가졌습니다. 특히 국가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분야인 경제, 국방, 외교, 교육 등에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면, 일제 강제징용자와 군 위안부 문제를 보면서 왜 그분들이 피해를 본 건지, 왜 태평양전쟁(대동아전쟁)이 일어난 건지, 왜 조선은 망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 국가 지도자들은 어떤 비전을 갖고 있었는지 등에 관해 의문을 던지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근현대사와 이어졌습니다.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다 보니, 이제껏 공교육과 사교육을 통해 배운 내용들이 실제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이제까지 진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이 시대에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 근원을 탐색하고자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 저자 인터뷰 中

군대는 현존하는 안보위협에 대비해 훈련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합법적 폭력 조직이다. 현대 한국군이 상대해야 하는 안보위협은 무엇일까? 한국군의 뿌리는 무엇일까? 역사는 말한다. “한국군의 뿌리는 다양하다”라고. 저자는 역사를 스스로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국제관계에 따라 긴박하고 압축적으로 이루어진 멸망-식민-해방-건국 과정, 그리고 건군 과정에서 생긴 각종 모순과 역설들을 이제는 마땅히 품고 보듬어야 한다. 일부 사실을 전체라고 호도하며 억지로 외우도록 강요하는 건 거대한 폭력이다. 저자는 이러한 폭력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험난한 여정 끝에 그 결과물을 세상 밖에 선보인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조선 중·후기의 조선군을 다룬다. 임진왜란부터 시작해 흥성대원군과 명성황후의 권력싸움, 갑오개혁, 임오군란, 동학농민운동, 을미사변까지 끊임없이 요동치던 동아시아 국제환경과 그 속에서 혼돈에 빠진 조선군의 민낯을 바라본다. 2장에서는 1897년 고종이 나라 이름을 ‘대한’으로 바꾸었던 대한제국 당시의 군대를 살펴보며, 3장에서는 1910년 한일합방 이후 다양하게 갈라진 의병, 독립군, 광복군, 일본군, 만주군, 중국군 등을 나누어 살펴본다. 4장에서는 1945년 독립 이후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 상황과 우후죽순 일어난 군대창설 운동, 한국 정부의 수립, 육군·해군·해병대·공군의 창설, 한국전쟁, 이승만 정권 이후 군사정권을 중심으로 흘러간 한국 현대사에 관해서도 간략하게 살펴본다.

저자는 4장에 걸쳐 살펴본 한국군의 뿌리를 인적, 제도적, 문화적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정리하며 “한국군의 뿌리는 다양하다”라는 결론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비운의 기수 ‘육사 생도 2기’에 관한 이야기와 국군의 날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북한군의 뿌리를 추적한 내용이 간략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은 한국군뿐 아니라 일본군, 청나라 등 동아시아 근대의 군에 대한 상식을 늘려주며, 더 나아가 군대를 중심으로 우리 근대사를 역동적으로 살펴본다.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분들, 대한민국 군대를 거쳐 갔거나 현재 군 복무 중이신 분들, 장교/부사관이 되고 싶은 초중고 학생들 등 많은 분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욕심 같아선 모든 대한민국 국민이 읽어주시고, 외국어로도 변역되어 세계인들이 한반도 역사와 한국군의 기원에 대해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가장 가난한 나라, 탄알 하나 만들지 못하던 나라가 선진국으로 올라서고,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를 생산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이 나라가 겪어온 역동적인 과정이 다른 국가들에게도 또 다른 통찰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입이 아닌 몸으로, 나부터 실천!’, 독자 여러분께 이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저자 인터뷰 中
 

추천평

우리 민족의 불행한 역사적 질곡과 세계사적인 혼란 속에서 탄생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를 찾으려는 젊은 예비역 대위의 집념 어린 탐구가 정치적 의도를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의 역사로 우리 곁으로 왔다.
- 김영식(작가, 육군 대장, 전 1야전군사령관)

안보전문가로 오랜 기간 일해왔지만 우리 군의 뿌리를 찾는 일에는 소홀히 했던 것 같다. 선배의 무능을 꾸짖는 듯 저자는 지난 수년간 열정을 다해 모아온 풍부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 군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차분하게 그리고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시점은 과거지만 가리키는 바는 미래다. 역사를 직시하며 우리 군이 나가야 할 길을 조용히 제시한다. 저자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 신범철(경제사회연구원장, 전 국립외교원 교수, 전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군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다룬 바이블이 탄생했다. 저자는 지금껏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고, 말하지 못했던 주제들을 거침없이 탐구하고 균형 있게 들려준다. 전·현직 군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국민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확장하고, 역사를 단편적으로만 이해하던 현실을 일깨우는 책이다.
- 고성균(육군 소장, 전 육군사관학교장, 전 숙명여대 안보학 교수)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패권이 충돌하고 연결되는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엄중한 국제현실에서 생존하려면 비대칭 자산으로서의 ‘지력(知力)’이 필수적이다. 장교 시절에도 지피지기 백전불태를 온몸으로 실천하던 저자의 탐구심과 열정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젊음의 표상이다.
- 김종문(가톨릭대 교수, 육군 소장, 전 2보병사단장)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을 '통해' 만들어진 나라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한국군의 역사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 당연한 상식에 근거해 우리 군의 역사를 짚어보는 작업을 김세진 작가가 해냈다. 뜨거운 가슴으로 '바른 역사'를 고민하는 청춘들의 필독서가 될 것이다.
- 노정태(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