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 문제는 ‘몸’의 문제, ‘돈’의 문제, ‘사랑’의 문제다
억압받는 하층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일제강점기 최고의 작가 강경애의 역작
오랜 세월이 흐른 이 시대에도 청춘의 마음을 울리는 명작의 탄생!
우리 근대소설사에서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 중 하나인 강경애의 장편소설 『인간문제』가 출간되었다. 강경애는 어려운 가정환경과 빈곤한 삶을 극복하고 작가로 성장해 고통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작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여성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그녀가 그려낸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삶은 어떨까?
흔히 요즘 젊은이들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 말한다. 강경애가 그려낸 『인간문제』 속 젊은이들의 삶과 문제의식은 오랜 세월이 흐른 현재에도 유효해 보인다. 소작할 밭조차 빼앗기고 고향에서 쫓겨나 사무치는 가난을 증오하는 청년 ‘첫째’, 교사의 아들로 살며 시대의 모순을 해결하려 애쓰지만 책상머리와는 다른 현실에 좌절하는 ‘신철’, 그리고 이들이 마음에 담았던 한 여자 ‘선비’. 착하고 정직했던 부모는 세상을 떠나고 그녀에게 남은 건 비참한 현실뿐이다. 가난과 억압 속에 농촌을 벗어나 도시 노동자가 된 선비의 삶은 오늘날의 여성 문제, 계급 문제에 대한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 여성의 몸, 도시의 노동자, 자본가의 돈이 뒤섞인 이 문제작이 있었기에 한국의 노동소설, 계급소설이 가능했다.
부조리한 시대 상황과 부도덕한 인간들 사이에서 얽히고설킨 채 이어지는 삶의 끝은 어디일까?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간 문제는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이 인간 문제에 대한 직시와 물음, 결국 우리를 구원할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는 깨달음일 것이다.
저자 소개
책 속으로
단 5전만 가졌으면 이렇게 배는 고프지 않으련만…… 5전! 5전! 그의 눈에는 5전짜리 백동전이 뚜렷이 나타나 보인다. 10전보다도 좀 작은 듯한, 그리고 좀 얇은 듯한 그 5전! 그것이 없어서 자기는 이렇게 배를 곯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휘돌아보았다. 행여나 그 남녀가 빙수 값을 치르다가 그 5전을 떨어치지 않았는가? 하여 보고 또 보나 아무것도 발견치 못하였다. (.…) 앞이 아뜩해지며 휭 잡아 돌리는 듯하여 그는 의자를 붙들고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는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지 돈 5전만 주면서 너 여기서 저 아래까지 뛰어내려라 하면 그는 서슴지 않고 뛰어내릴 것 같았다. --- p.259~260
“선비야! 그런 것을 몰라서는 안 된다. 저 봐라, 지금 야근까지 시키면서도 우리들에게 안남미 밥만 먹이고, 저금이니 저축이니 하는 그럴듯한 수작을 하야 우리들을 속여서 돈 한 푼 우리 손에 쥐어 보지 못하게 하고 죽도록 우리들을 일만 시키자는 것이란다. 여공의 장래를 잘 지도하기 위하야 외출을 불허한다는 둥, 일용품을 공장에서 저가로 배급한다는 둥, 전혀 자기들의 이익을 표준으로 하고 세운 규칙이란다. 원유회를 한다느니, 야학을 한다느니, 또 몸을 튼튼케 하기 위하야 운동을 시킨다는 것도, 그 이상 무엇을 더 빼앗기 위하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작이란다…….” --- p.312
여기까지 생각하니, 이때껏 의문에 부쳤던 그의 아버지의 죽음이 얼핏 떠오른다. 옳다! 서분 할멈의 말이 맞았다! 그는 무의식간에 벌떡 일어났다. 그때 손끝이 몹시 아파 왔다. 그래서 손끝을 볼에 대며 덕호를 겨우 벗어난 자신은, 또 그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에게 붙들려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며, 오늘의 선비는 옛날의 선비가 아니다……라고 부르짖고 싶었다.
출판사 리뷰
억압받는 하층민의 목소리를 대변한 일제강점기 최고의 작가 강경애의 역작
오랜 세월이 흐른 이 시대에도 청춘의 마음을 울리는 명작의 탄생!
우리 근대소설사에서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 중 하나인 강경애의 장편소설 『인간문제』가 출간되었다. 강경애는 어려운 가정환경과 빈곤한 삶을 극복하고 작가로 성장해 고통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작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여성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그녀가 그려낸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삶은 어떨까?
흔히 요즘 젊은이들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라 말한다. 강경애가 그려낸 『인간문제』 속 젊은이들의 삶과 문제의식은 오랜 세월이 흐른 현재에도 유효해 보인다. 소작할 밭조차 빼앗기고 고향에서 쫓겨나 사무치는 가난을 증오하는 청년 ‘첫째’, 교사의 아들로 살며 시대의 모순을 해결하려 애쓰지만 책상머리와는 다른 현실에 좌절하는 ‘신철’, 그리고 이들이 마음에 담았던 한 여자 ‘선비’. 착하고 정직했던 부모는 세상을 떠나고 그녀에게 남은 건 비참한 현실뿐이다. 가난과 억압 속에 농촌을 벗어나 도시 노동자가 된 선비의 삶은 오늘날의 여성 문제, 계급 문제에 대한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 여성의 몸, 도시의 노동자, 자본가의 돈이 뒤섞인 이 문제작이 있었기에 한국의 노동소설, 계급소설이 가능했다.
부조리한 시대 상황과 부도덕한 인간들 사이에서 얽히고설킨 채 이어지는 삶의 끝은 어디일까?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간 문제는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이 인간 문제에 대한 직시와 물음, 결국 우리를 구원할 사람은 우리 자신이라는 깨달음일 것이다.
‘대한민국 스토리DNA’ 네 번째 책
‘대한민국 스토리DNA 100선’. 새움출판사가 야심차게 펴내고 있는 이 선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이야기성이 강한 소설을 골라 펴냈다는 점이다. 둘째는,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원형(DNA)이 되는 작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성에 주목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삶의 내력을 오롯이 껴안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정신사를 면면히 이어가고 있는 작품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골랐다. 옛날 민담에서부터 현대소설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스토리가 풍부하고 뚜렷한 장편소설을 선정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100권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인간문제』는 오늘날 모든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원형이 된 이광수 장편소설 『단종애사』, 마음의 불꽃을 단련시키는 모든 구도자의 이야기를 그려낸 김성동 장편소설 『만다라』, 일제강점기 때 크게 유행했던 이해조의 ‘딱지본 소설’을 편저한 『평양 기생 강명화전』 등과 함께 1차분으로 출간되었다. 대한민국 스토리DNA는 이후에도 국문학자나 비평가에 의한 선집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대중들의 선호도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한국문학사를 구성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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