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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평등 민주주의 (2024)

동방박사님 2024. 4. 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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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

고려대학교 정치연구소에서 기획한 정치연구총서 3권인 이 책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에 대한 이유에 주목한다. 한국은 임금, 소득, 그리고 자산불평등이 증가해왔고, 경제적, 사회적 격차가 심화되어왔다. 이는 저출생 고령화 문제와도 연결된다. 하지만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한국의 재분배 노력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가장 최하위에 속한다.

한국이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한 이유는 총 네 가지다. 첫째, 투표 참여의 소득편향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정치적 소외를 느껴 투표하지 않게 되고, 기권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않는 악순환이 생긴다. 둘째, 저소득층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해에 조응하지 않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책선호를 갖는 경우가 있다. 셋째, 정치대표성의 문제다. 청년 세대, 지방대 출신, 고졸, 여성은 형편없이 과소대표되고 있다. 넷째, 선거제도 문제가 있다. 한국의 선거제도는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보편적 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과 입법보다 자신의 지역구 사업 예산 확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한국의 불평등이 심각한 문제인 것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분석하고, 정치참여, 투표선택과 정책선호, 정치대표성, 정치제도라는 주제들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왜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해왔는가에 대한 물음은 현시점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정치적인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이 책처럼 불평등 민주주의 화두를 제시하고, 끝없이 논의하며 합의해가는 과정은 곧 정치적인 평등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4

1장 한국의 불평등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 10
임금불평등 13
소득불평등 19
자산불평등 29

2장 민주주의의 이상과 현실

불평등과 재분배 36
로빈 후드의 역설(The Robinhood paradox) 40

3장 정치참여

투표참여의 소득편향 48
한국 투표참여의 소득편향 52
고용형태와 투표참여 63

4장 투표선택과 정책선호

경제적 위치에 따른 투표선택 71
복지국가를 지지하지 않는 저소득층 79
국가정체성 86
정보 문제 92
사적 대체재 95

5장 정치대표성

정치대표성이란 102
기술대표성: 조응성 106
누가 의원이 되는가 114
실질대표성: 반응성 118

6장 정치제도

선거제도와 불평등 민주주의 126
표적 혜택 대 보편 정책 131
정부당파성 135

나가는 말 138

참고문헌 141
 

저자 소개

저 : 권혁용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이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 『선거와 복지국가』, 『불평등과 민주주의』 등을 출간했으며, British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Political Research Quarterly, Socio-Economic Review 등 학술지에 학술 논문을 게재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 정치경제, 정치행태이다.

저 : 엄준희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 경제학, 사학을 전공했으나 정치연구소 에세이 공모전을 계기로 같은 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 과정에 진입했다. 비교정치경제, 불평등과 민주주의, 한국정치에 관심이 있다. 2022년 9월 24일 시청 앞길에서는 1장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렸다. 그런 날의 불안은 절망보다 희망과 교차한다.

책 속으로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지위에 따른 임금불평등이 심각하다. 앞의 그림들은 2004~2022년 시기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월평균 임금의 추이, 그리고 2003~2022년 시기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 변화를 보여준다. 2022년,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각각 약 348만 원과 188만 원이었다.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는 줄곧 확대되어왔다. 지난 18년간 정규직의 명목임금은 96.7%가량 증가했으나 비정규직의 경우 63.1% 정도 인상되는 데 그쳤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에는 815.6만 명에 이르렀음을 감안하면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의 심화가 매우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임을 알 수 있다.
--- p.16

한국 시민들의 고용형태와 투표참여의 관계에 대해 보기로 하자. 1990년대 이후, 중요한 구조적 변화인 노동시장 이중화(dualization)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두되었다. 노동시장 이중화는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고용계약을 갖는 노동시장 내부자(labor market insiders)와 불안정한 고용계약을 맺는 노동시장 외부자(outsiders)로 구분되어 그 간극이 구조화되었다는 개념이다(Rueda 2007). 노동시장 내부자는 대체로 정규직 노동자에 해당하고, 노동시장 외부자는 다양한 비정규, 비정형 고용형태를 가진 노동자를 가리킨다. 노동시장 외부자들이 더 실업에 취약하고 고용불안을 상시로 느낀다. 특히 한국과 같이 저발전된 복지국가를 갖는 나라들의 노동시장 외부자들은 다양한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 p.63~64

다수제보다 비례대표제를 갖는 나라들에서 더 많은 재분배 노력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는 선거제도가 어느 정당이 집권할 것인가에 영향을 미치고, 집권정당의 정치적 당파성에 따라 그에 걸맞는 경제, 사회, 재분배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즉, 선거제도가 정부당파성을 매개로 해서 불평등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다.
--- p.135

출판사 리뷰

정치적인 평등은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누군가는 벤트리를 몰고 타워팰리스에 살면서 어린 자녀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키고, 누군가는 중고 포터 트럭을 구입해서 자녀들과 함께 택배 배달을 한다. 또 누군가는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채 폐지를 수집하며, 쪽방에서 혼자 노년의 삶을 버틴다. 한국의 불평등은 이렇듯 굉장히 극심하고, 경제, 정치, 사회 전 분야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임금, 소득, 자산불평등의 수준과 추이를 알아본다. 2장에서는 불평등의 악화가 재분배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모형을 소개한 뒤, 그 같은 이론과 실재의 간극을 살핀다. 3장은 정치참여의 측면에서 투표참여의 소득편향을 알아보고, 4장에서는 투표선택과 정책선호에 대해 들여다본다. 5장에서는 정치대표성을 이야기하며, 6장에서는 정치제도를 살펴본다.

불평등은 정책의 결과이며, 정책 결정은 집단적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불평등은 정치가 만든 것이고, 따라서 정치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 핵심인 정치적인 평등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그 해법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