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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려해 보이지만 모호한 존재인 ‘귀족’
tvN [벌거벗은 세계사] 임승휘 교수와 함께하는
난생처음 귀족사 수업
‘귀족’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매우 낯설지는 않다.
웹툰과 웹소설 등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그래서 어딘가 익숙하면서 때로 친근함이 느껴지는 존재다.
일상에서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존재이지만, 귀족의 실제 역사나 삶에 대해 우리가 아는 바는 많지 않다.
귀족의 역사는 실로 매우 긴 시간대에 걸쳐 펼쳐져 있다.
지리적 범위를 유럽으로 한정해도 고대 그리스·로마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어림잡아도 2천 년이 넘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판타지 문학에서의 고정된 이미지처럼 귀족은 한결같은 모습이었을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들의 삶은 치열하게 계속 변화했다.
상업주의의 홍수 속에서 손쉽게 소비되고 인용되는 그런 ‘고급’의 문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실제 귀족의 모습을 밝혀볼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귀족, 화려하지만 모호한 이름
Chapter 1 키워드로 읽는 귀족 문화
1. 블루 블러드
2. 결투
3. 기사도
4. 노블레스 오블리주
5. 무도회와 애프터눈 티: 영국 상류사회에서 뉴욕 사교계까지
6. 그랜드 투어
7. 예절과 에티켓
8. 요새와 성
9. 가문을 상징하는 문장들
Chapter 2 귀족의 일상 엿보기
1. 귀족에게 가족이란
2. 귀족은 어떻게 결혼했을까
3. 귀족 자녀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4. 귀족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5. 영국 귀족 엿보기 1: 『오만과 편견』과 [다운튼 애비]
6. 영국 귀족 엿보기 2: 윌리엄 호가스의 연작 『요즘의 결혼』
Chapter 3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귀족들
1. 제1대 버킹엄 공작 조지 빌리어스
2. 기즈 공작 프랑수아 드 로렌과 앙리 드 로렌
3. 보르자: 로드리고, 체사레, 루크레치아
4. 콘수엘로 밴더빌트
Chapter 4 낯설고 신기한 귀족의 세계
1. 그래서 귀족이 뭔가요
2. 귀족 되기
3. 귀족의 작위와 위계
4. 유구한 가문, 고귀한 혈통의 신화
5. 귀족은 무슨 일을 했을까
6. 보호와 피보호
에필로그: 무엇도 잃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바꾸어라
저자 소개
저 : 임승휘 (林承徽)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4대학(Universit ё Paris IV-Sorbonne)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근대사 연구를 중심으로 하면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절대왕정의 탄생』 (2004), 『식인양의 탄생』 (2009), 『서양사강좌』 (공저, 2016)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프랑수아 ...
책 속으로
왜 유럽에서는 귀족이 ‘블루 블러드blue blood’로 일컬어졌고, 이것이 오늘날까지도 곧잘 이야깃거리로 등장해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블루 블러드는 푸른 피가 아니라 피부 위로 내비치는 푸른색 혈관, 즉 정맥을 의미한다.
물론 정맥을 흐르는 혈액도 실제로는 파란색이 아니다.
다만 피부에 빛을 비출 때 빛이 굴절되는 방식 때문에 파란색을 띤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는 정맥의 혈액이 동맥의 혈액보다 산소를 적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것은 역사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의 영역이다. 결론적으로 블루 블러드에 대한 온갖 이야기는 단순한 오해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해는 오해를 부르는 법이어서 오해가 켜켜이 쌓이다 보면 제법 탄탄한 이야기가 될 때가 있다.
--- p.16
오늘날 퍼져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이미지는 서유럽 귀족의 역사적 실재와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자선이나 시혜의 미덕쯤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그렇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의 의무와 책임의식을 의미하는데,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능력이 안 되어도 동료 귀족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수행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울 것, 두려워도 결투에 나설 것, 당장 가족의 끼니를 걱정할 처지라고 해도 구걸하는 빈민을 모른 척하지 말 것.
이 모든 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동료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태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값비싼 가발을 쓰고 재정적 능력과 무관하게 최신 유행으로 의복을 갖춰 입는 것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 p.47~48
1530년에 처음 출간된 에라스뮈스의 『어린이를 위한 예절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예절교육서라는 문학 장르를 만들었다.
물론 이 예절서는 귀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6세기 말부터는 귀족의 사회적 지위와 그 차별성을 유지하는 문제에 집중한 예절서가 등장했다.
1528년에 출간된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Baldassare Castiglione)의 『궁정인』이라는 책이 그 시작이다.
이 책에서는 완벽한 궁정인이 되려면 타고난 우아함과 그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스틸리오네의 주장을 따른다면, 진정한 귀족은 자신의 장점을 과시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것이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여야 한다.
한마디로 무심하게 우아해야 한다는 매우 어려운 주문이다.
--- p.82~83
혈통과 가문을 강조한 귀족에게 가족의 중요성은 다른 사회계층과 구별될 정도로 달랐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전통 사회에서 사회의 최소 구성단위는 가족이었다. ‘
개인’이라는 개념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가장 기초적 구성 요소이므로 가족은 귀족에게나 평민에게나 중요한 토대였다.
물론 중요했다는 말의 의미와 뉘앙스는 오늘날과 다르다.
예컨대 과거의 귀족에게서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 그 사랑의 결실인 자식들 그리고 이들이 이루는 화목한 가족의 이상적 모습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사랑이 넘치는 단란한 가족의 신화는 19세기에 등장한 것으로 전근대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다.
--- p.110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 1697~1764)는 영국의 화가이자 사회비평적 풍자화가이다.
1743년부터 1745년 사이에 그는 『요즘의 결혼(Mariage a la mode)』이라는 연작 여섯 편을 그렸는데, 이 작품은 현재 런던 국립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는 귀족의 도덕적인 삶이라는 신화를 까발리고 중매결혼과 그 이후 결혼생활을 징그러울 정도로 잔인하게 풍자했다.
정교하게 기획된 이 연작은 [혼인 합의], [나란히 앉은 부부], [검진], [아침 단장], [백작의 죽음], [백작부인의 죽음]의 순서로 한 망나니 귀족의 정략결혼, 바람과 도박으로 얼룩진 엉망진창인 결혼생활, 치정에 따른 남편의 죽음과 뒤이은 부인의 비참한 자살에 이르기까지 돈과 사회적 신분 상승을 위한 정략결혼의 막장극을 보여준다.
--- p.159~160
동서양의 여러 사회에서 발견되는 귀족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기능과 모습을 보이지만 대체로 부계에 따라 세습되는 다양한 특권을 누리는 왕족 다음의 신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신분은 출생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경제적인 생산관계 속에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결정되는 계급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귀족이 무엇인가에 대답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전제조건이 있다. 먼저 ‘사회’다. 귀족이 존재하려면 이를 인정해 주는 타자, 즉 다른 사회구성원이 존재해야 한다.
귀족만으로 구성되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이 동일하게 귀족의 특권을 누린다면, 이는 특권이 아니라 권리가 된다.
두 번째로 귀족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개념이다. 이들은 일정한 특권을 누리는 비교적 동질적인 집단으로 존재한다. 오직 한 명으로 존재하는 것은 국왕뿐이다.
--- p.226~227
출판사 리뷰
“귀족은 정말 ‘푸른 피’를 타고나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 · 로마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켜켜이 쌓여 온
귀족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풀어본다!
우리는 ‘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귀족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찾으면 다음과 같다.
“가문이나 신분 따위가 좋아 정치적·사회적 특권을 가진 계층 또는 그런 사람.” 저자인 임승휘 교수는 이러한 사전적 정의로는 귀족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귀족에 대한 가장 기본 정보는 전할 수 있겠으나, 2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역사에 그들이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지, 시대의 흐름에 호흡하면서 탄생시킨 사회문화와 생활양식 등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겉핥기식으로 다루어 왔던 ‘귀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다. ‘챕터 1’에서는 혈통의 신화부터 결투, 기사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거쳐 에티켓과 귀족 가문의 문장에 이르기까지, 독자가 한 번쯤 접해보았을 비교적 익숙한 개념으로 귀족 세계를 설명한다.
‘챕터 2’에서는 귀족의 가족, 결혼, 자녀 교육, 의식주 같은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챕터 3’에서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귀족 중 주목할 만한 인물을 선별, 그들과 얽힌 사건을 통해 귀족의 삶을 반추한다.
마지막 ‘챕터 4’에서는 귀족에 대한 역사학적인 개념 정의, 귀족이 되는 방법과 작위의 구조, 귀족이 하는 일과 귀족들 사이의 고유한 사회적 관계를 정리했다.
귀족에 대한 저자의 체계적인 설명을 통해 귀족의 실제 모습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 ‘블루 블러드’, ‘기사도’, ‘결투’, ‘노블레스 오블리주’, ‘요새와 성’…
다양한 키워드로 살펴보는 귀족의 역사와 문화
‘귀족’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키워드가 있다. 블루 블러드(푸른 피), 기사도, 목숨을 건 결투, 노블레스 오블리주, 요새화된 으리으리한 성, 가문을 상징하는 다양한 문장 등. 이 키워드들은 마치 귀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귀족은 푸른 피를 타고난다’는 신화는 꽤 오랜 기간 동안 대중에게 ‘진실’로 받아들여졌다.
저자는 이 ‘푸른 피’ 신화가 이방인과 피가 섞이지 않은 귀족 가문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일종의 표식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한다.
귀족의 ‘푸른 피’와 창백한 피부는 사회적 신분을 구별하는 장치로도 활용되었는데, 전통 사회에서 검게 그을린 피부는 대체로 농사나 밭일 같은 야외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그러므로 창백한 피부는 땡볕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피부가 그을릴 수밖에 없던 농민과 구별되는 귀족의 사회적 표식으로 인식되었다.
푸른 피 신화를 통해 우리는 귀족이 어떻게 일반 대중과 구별되는 삶을 살았는지, 그것이 함의하는 사회적 코드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귀족’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결투’다. 수많은 영화와 연극, 오페라 등으로 재탄생한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도 유명한 결투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촌인 ‘티볼트’ 간의 결투가 그것이다.
로미오와 티볼트의 가문은 서로 앙숙 사이로, 이들의 결투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문으로서도 명예가 걸린 아주 중차대한 일이다.
그렇다면 왜 귀족들은 ‘결투’라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했을까?
저자는 결투가 중세 때 재판방식에 하나였다고 설명한다. 즉 분쟁이 일어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싸워서 이기는 사람이 옳다는 식의 논리를 따라 결투를 벌인 것이다.
이처럼 귀족의 전유물 같던 결투는 이후 귀족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명맥이 이어졌다.
결투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싸움에서 이긴 자는 무죄이고 진 자는 유죄가 된다는 점이었다.
9세기 프랑스는 결투 남용을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실시했으나 실효성이 크지 않았고, 17세기 절대왕정 시기에 이르러 국가의 사법과 행정기구가 강화되면서 조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하지만 결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통치권을 강화하려는 국왕에게 있어 결투는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었다.
반면 귀족에게는 잃어가는 자신들의 권리, 즉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권리와 힘에 대한 향수의 표현이었다.
저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익숙한 키워드를 통해 ‘귀족의 세계’를 분석하고 설명한다.
귀족은 일반 대중과 구별되는 신화 속 존재가 아니라 실제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대상이었다.
저자는 귀족 또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고 주장한다.
특권층으로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를 도모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귀족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그들이 추구했던 삶의 가치와 목표를 이해함으로써 이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귀족은 한편으로 자유분방하고 럭셔리하다 못해 때로 사치와 방탕으로 흐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호방하고 세련된 엘리트의 삶을 추구하며 그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무를 자임하기도 한다.
이 책은 지난 시대 역사의 중추 집단이었던 귀족의 다채로운 측면을 실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유럽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 주경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귀족’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은 영락없이 임승휘 교수를 닮았다. 익숙하지만 낯선 ‘귀족’의 역사와 그들의 문화를 과장과 가감 없이 전달한다.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살아 숨 쉬는 실제 역사의 한 공간에 서 있는 기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독자를 만나는 일이겠는데, 눈 밝은 독자라면 이 책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 윤춘호 (작가, SBS 기자)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99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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