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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1세기 국제정치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라
당대 최고의 국제정세 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의 지정학적 전략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미래 예측가인 조지 프리드먼은 정세 분석에 있어 놀라운 적중률로 인해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린다. 무엇보다 그는 국제정치의 상수인 지정학에 기반하여 각국의 행동을 예측함으로써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정학은 어떤 국가도 지리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개별 국가가 처한 지리적 조건이 그 국가의 전략과 행동을 규정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원서(The Next Decade)는 2011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2012년에 Anchor판 페이퍼백이 출간되었다. 조지 프리드먼의 전작인 [100년 후]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다소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프리드먼의 예지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국제정치에 대한 그의 지정학적 접근은 그 타당성이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21세기 국제정치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행위자인 미국과 미국의 전략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 어떤 국가도 의미 있는 전략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미국이 어떻게 ‘의도하지 않은 제국’이 되었고,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대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21세기 미국이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는 데 있어 어떤 도전들에 직면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패권국인 미국과 한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 어디인가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한국의 국가 전략이 출발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당대 최고의 국제정세 분석가, 조지 프리드먼의 지정학적 전략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국제정세 분석가이자 미래 예측가인 조지 프리드먼은 정세 분석에 있어 놀라운 적중률로 인해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린다. 무엇보다 그는 국제정치의 상수인 지정학에 기반하여 각국의 행동을 예측함으로써 놀라운 예지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정학은 어떤 국가도 지리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개별 국가가 처한 지리적 조건이 그 국가의 전략과 행동을 규정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원서(The Next Decade)는 2011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2012년에 Anchor판 페이퍼백이 출간되었다. 조지 프리드먼의 전작인 [100년 후]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다소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프리드먼의 예지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국제정치에 대한 그의 지정학적 접근은 그 타당성이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21세기 국제정치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행위자인 미국과 미국의 전략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 어떤 국가도 의미 있는 전략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미국이 어떻게 ‘의도하지 않은 제국’이 되었고,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대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21세기 미국이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는 데 있어 어떤 도전들에 직면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그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패권국인 미국과 한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 어디인가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한국의 국가 전략이 출발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목차
서론: 미국의 재균형이 시작되고 있다
01 의도하지 않은 제국
제왕으로서의 미국 대통령
제국적 현실의 관리
미국의 전 세계적 지역 전략
02 공화국과 제국, 그리고 마키아벨리적 대통령
공화국과 제국은 양립할 수 있는가
마키아벨리적 대통령: 이상과 현실의 결합
03 금융위기와 다시 일어선 미국
대테러 전쟁과 금융위기
경제위기와 리더십: 루스벨트와 레이건
금융위기의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
04 대테러 전쟁과 무너진 힘의 균형
이라크 침공의 전략적 오류
이란 문제의 복잡성
05 테러리즘의 함정
테러리즘이 의미하는 것
테러리즘과 대량파괴무기
06 정책을 재정의하라: 미국-이스라엘 관계
미국과 이스라엘
현재의 이스라엘
07 전략적 반전: 미국과 이란, 그리고 중동
세 개의 지역적 균형
지역의 심장부: 이란과 이라크
미국-이란 협약
08 러시아의 귀환
러시아의 두려움
러시아의 재등장
미국의 전략
어떻게 러시아를 관리할 것인가
09 유럽: 역사로의 귀환
유럽연합의 위기
독일의 재등장
미국의 전략
10 서태평양 지역: 중국-일본 힘의 균형과 한국
중국과 일본, 그리고 서태평양
중국과 일본
중국-일본 힘의 균형
미국의 전략: 시간 벌기
인도
아시아에서의 게임
11 안전한 서반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전략
멕시코
미국의 멕시코 전략
캐나다
12 아프리카: 홀로 남겨진 대륙
13 기술적, 인구학적 불균형
14 제국과 공화국, 그리고 다음 10년
책 속으로
처음부터 계획되거나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제국은 거의 없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의 경우처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제국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오래 지속되는 제국은 유기적으로 성장하며, 그들의 제국적 지위가 압도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종종 누구에게도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는 로마 제국이나 대영 제국 모두에게 해당
되는 경우인데, 일단 그들이 제국의 지위를 성취했을 때 그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제국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 p. 36
감정을 배제한 외교정책이란,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대통령은 명확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가장 위험한 적들을 식별하고, 그들을 관리할 동맹을 창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비감상적 접근은 나토와 국제통화기금, 유엔을 포함해 냉전 체제의 모든 동맹과 조직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냉전시대의 유물들은 오늘날 세계의 다양성을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유연성을 갖고 있지 않다. 실제로 오늘날의 세계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됨에 따라 자신을 재정의했고 구시대의 조직들을 과거의 존재로 바꿔놓았다. 일부는 계속자신의 존재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조직체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그럴 뿐이다.
--- p. 59
이라크가 붕괴됨에 따라 미국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제한적인, 극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게 되면 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오히려 정권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란은 강력한 반격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이라크,심지어는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까지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란은 알카에다보다도 훨씬 뛰어난 역량을 가진 테러 조직 헤즈볼라를 움직일 수도 있다. 혹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여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흐름을 봉쇄함으로써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이로써, 지역 균형을 도모하고 개입을 자제한다는 미국의 오래된 전략의 위반은 최악의 지정학적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 p. 116
다음 10년간 이란을 상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그것은 루스벨트와 닉슨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했던 바로 그 대안, 즉 이전에는 전략적, 도덕적 위협으로 간주됐던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스탈린의 소련과 동맹을 맺었고, 닉슨은 마오쩌둥의 중국과 제휴를 했다. 이는 모두 훨씬 더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는 제3의 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새로운 두 동맹과 미국 사이에는 격렬한 이념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 동맹이 극단적이고 아주 경직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할 수 없는 대안에 직면했을 때, 미국
은 결국 전략적 이익으로 도덕적 반감을 극복했다. 루스벨트가 절대 수용할 수 없었던 대안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닉슨 역시 베트남 전쟁으로 약화된 미국을 제치고 소련이 전 세계적 힘의 균형을 재편하게 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다.
--- p. 179
유라시아(러시아와 유럽 반도)에 대한 미국의 이익은 역시 다른 지역들에서의 이익과 다르지 않다. 즉, 단일 국가 혹은 동맹이 그 지역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유럽이 통합될 경우 인구, 기술 및 산업 역량, 천연자원 보유량 등이 적어도 미국과 대등하거나 미국을 압도할 가능성이 큰 세력이 출현할 것이다. 20세기 동안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entente)으로 유라시아가 통합되고 미국의 이익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행동에 나섰다. 1917년 러시아가 독일과 맺은 단독 강화조약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불연합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2차 세
계대전 당시 미국은 영국뿐 아니라 특히 소련에도 물자를 지원함으로써 독일군을 저지하고 광대한 소련의 영토가 독일에게 넘어가는 상황을 막았다. 그리고 1944년 미국은 서유럽에 군대를 상륙시켜 독일뿐 아니라 소련까지도 봉쇄했다. 그리고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은 소련이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다.
--- p. 206
중국의 영토는 내륙이 4,000킬로미터나 뻗어 있으며,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은 한쪽 면만 바다에 접해 있지만, 실제로 태평양의 가장 자리에 접해있는 상당히 폭이 좁은 섬이라고 보는 게 유용할 것이다. 중국의 북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은 사실상 통과할 수 없는 장벽들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 중국 인구의 대부분이 동쪽 해안에서 약 650킬로미터 반경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러한 섬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p. 256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이미 중국-일본 균형의 양쪽에 가시 같은 국가이며, 특히 일본에게 거슬리는 존재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한국은 일본을 멸시하며 중국을 불신한다. 그렇다고 미국과 특별히 편안한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리적인 요인만으로도 한국은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힘이 팽창하고 중국이 약해질 때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을 필요로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한국에 의존할 것이다. 다행히 한미 간의 동맹관계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이 관계를 진척시키더라도 일본이나 중국에게 큰 우려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다.
--- p. 274
우리가 영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전쟁을 관리하는 데, 비록 이기적일지라도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잠재적인 적의 자원을 미국이 아닌 그 인접국으로 돌리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있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국내 정치에 있어 인권 선언과 같이 근본적인 것이어야 한다. 미국은 오직 가장 긴박한 상황, 즉 상대하기 힘든 강대국이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자 위협하지만 이에 맞설 수 있는 세력이 전혀 없을 때에만 동반구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이 가진 힘의 토대는 바다에 있다. 바다에 대한 지배는 다른 국가가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막고, 필요시 미국이 개입할 수 있게 하며, 미국에게 국제무역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한다. 미국은 이 힘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국가에게 양도해서도 안 된다. 국제무역은 바다에 의존한다. 바다를 통제하는 자가 결국 전 세계 무역을 통제하게 된다. 힘의 균형 전략은 도전자들이 바다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하지 못하게 막는 해전의 한 형태이다.
되는 경우인데, 일단 그들이 제국의 지위를 성취했을 때 그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제국을 관리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 p. 36
감정을 배제한 외교정책이란,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대통령은 명확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가장 위험한 적들을 식별하고, 그들을 관리할 동맹을 창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비감상적 접근은 나토와 국제통화기금, 유엔을 포함해 냉전 체제의 모든 동맹과 조직체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냉전시대의 유물들은 오늘날 세계의 다양성을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유연성을 갖고 있지 않다. 실제로 오늘날의 세계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됨에 따라 자신을 재정의했고 구시대의 조직들을 과거의 존재로 바꿔놓았다. 일부는 계속자신의 존재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조직체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그럴 뿐이다.
--- p. 59
이라크가 붕괴됨에 따라 미국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제한적인, 극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게 되면 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오히려 정권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란은 강력한 반격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이라크,심지어는 아프가니스탄의 불안정까지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란은 알카에다보다도 훨씬 뛰어난 역량을 가진 테러 조직 헤즈볼라를 움직일 수도 있다. 혹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여 페르시아 만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흐름을 봉쇄함으로써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이로써, 지역 균형을 도모하고 개입을 자제한다는 미국의 오래된 전략의 위반은 최악의 지정학적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 p. 116
다음 10년간 이란을 상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그것은 루스벨트와 닉슨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했던 바로 그 대안, 즉 이전에는 전략적, 도덕적 위협으로 간주됐던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스탈린의 소련과 동맹을 맺었고, 닉슨은 마오쩌둥의 중국과 제휴를 했다. 이는 모두 훨씬 더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는 제3의 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새로운 두 동맹과 미국 사이에는 격렬한 이념적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 동맹이 극단적이고 아주 경직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할 수 없는 대안에 직면했을 때, 미국
은 결국 전략적 이익으로 도덕적 반감을 극복했다. 루스벨트가 절대 수용할 수 없었던 대안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닉슨 역시 베트남 전쟁으로 약화된 미국을 제치고 소련이 전 세계적 힘의 균형을 재편하게 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었다.
--- p. 179
유라시아(러시아와 유럽 반도)에 대한 미국의 이익은 역시 다른 지역들에서의 이익과 다르지 않다. 즉, 단일 국가 혹은 동맹이 그 지역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유럽이 통합될 경우 인구, 기술 및 산업 역량, 천연자원 보유량 등이 적어도 미국과 대등하거나 미국을 압도할 가능성이 큰 세력이 출현할 것이다. 20세기 동안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entente)으로 유라시아가 통합되고 미국의 이익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행동에 나섰다. 1917년 러시아가 독일과 맺은 단독 강화조약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불연합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2차 세
계대전 당시 미국은 영국뿐 아니라 특히 소련에도 물자를 지원함으로써 독일군을 저지하고 광대한 소련의 영토가 독일에게 넘어가는 상황을 막았다. 그리고 1944년 미국은 서유럽에 군대를 상륙시켜 독일뿐 아니라 소련까지도 봉쇄했다. 그리고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미국은 소련이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다.
--- p. 206
중국의 영토는 내륙이 4,000킬로미터나 뻗어 있으며,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국은 한쪽 면만 바다에 접해 있지만, 실제로 태평양의 가장 자리에 접해있는 상당히 폭이 좁은 섬이라고 보는 게 유용할 것이다. 중국의 북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은 사실상 통과할 수 없는 장벽들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 중국 인구의 대부분이 동쪽 해안에서 약 650킬로미터 반경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그러한 섬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p. 256
서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이미 중국-일본 균형의 양쪽에 가시 같은 국가이며, 특히 일본에게 거슬리는 존재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한국은 일본을 멸시하며 중국을 불신한다. 그렇다고 미국과 특별히 편안한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리적인 요인만으로도 한국은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힘이 팽창하고 중국이 약해질 때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국을 필요로 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한국에 의존할 것이다. 다행히 한미 간의 동맹관계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이 관계를 진척시키더라도 일본이나 중국에게 큰 우려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다.
--- p. 274
우리가 영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전쟁을 관리하는 데, 비록 이기적일지라도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잠재적인 적의 자원을 미국이 아닌 그 인접국으로 돌리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있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국내 정치에 있어 인권 선언과 같이 근본적인 것이어야 한다. 미국은 오직 가장 긴박한 상황, 즉 상대하기 힘든 강대국이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자 위협하지만 이에 맞설 수 있는 세력이 전혀 없을 때에만 동반구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미국이 가진 힘의 토대는 바다에 있다. 바다에 대한 지배는 다른 국가가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막고, 필요시 미국이 개입할 수 있게 하며, 미국에게 국제무역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한다. 미국은 이 힘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국가에게 양도해서도 안 된다. 국제무역은 바다에 의존한다. 바다를 통제하는 자가 결국 전 세계 무역을 통제하게 된다. 힘의 균형 전략은 도전자들이 바다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하지 못하게 막는 해전의 한 형태이다.
--- p. 348
출판사 리뷰
21세기는 “딥 파워”를 가진 미국의 시대가 될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재균형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은 9ㆍ11 테러 이후 대테러 전쟁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전략적 균형을 상실했고, 그 여파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상당 기간 동안 자신의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국제무대로 복귀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중국이 잠재적인 패권 도전국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고 말았다. 중국의 경제적 팽창과 함께 2008년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쇠락에 대한 믿음을 확산시켰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것은 미국의 위기 관리 능력이 건재하고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한때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 기대되었던 유럽연합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고 점점 더 구심력이 약화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대한 강력한 도전자로 비춰지고 있지만, 경제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함에 따라 중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라나고 있다.
결국 대테러 전쟁에서의 전략적 실수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가진 근본적인 “딥 파워(deep power)”는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미국은 그 어느 국가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 균형 잡힌 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가진 자원과 인구, 기술, 그리고 지정학적 조건은 어떤 경쟁국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국경을 삼은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전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막강한 해군력으로 대양을 지배하면서 모든 해상 무역로를 통제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21세기 내내 최강의 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전세계 모든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주었듯이 미국은 이라크 군대를 신속히 패배시킬 수는 있어도 결코 자신의 점령에 저항하는 이라크인들을 패배시킬 수는 없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21세기에도 패권국으로 남아 있고자 한다면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적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세계적 차원에서 그리고 각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자신의 군사적 개입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으며 잠재적인 패권 도전국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독일을 견제하는 데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미국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적 차원에서 어떻게 힘의 균형을 재구축하고 동맹 관계를 재조정할 것인지를 분석하고 예측한다. 이러한 미국의 재균형 전략은 21세기 국제체제의 모든 측면에 상당한 충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미국 패권에 대한 진정한 도전은 중국이 아니라 일본과 독러 동맹이 될 것이다
새로운 미국의 지정학적 동맹이 떠오른다: 터키, 폴란드, 한국
현재 잠재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3개의 주요 세력이 있다. 첫째는 중동의 이슬람 지하디스트 세력이다. 이들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력에 맞서 자신들의 통일 이슬람 제국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그것을 저지하게 위해 노력해 왔으며, 대터러 전쟁도 본질적으로 그러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의도하지 않게 중동에서 이라크-이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미국은 중동에서 오랫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고 다른 지역에서 잠재적 도전국들이 부상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원유 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중동에서 철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란과의 화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은 2015년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미국-이란 협정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이란에 대한 평형추 역할은 터키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터키가 동맹을 맺어 아랍 세계를 분할 지배하는 것을 막으면서, 터키와의 장기적인 동맹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터키는 이란에 대한 평형추일 뿐만 아니라 발칸반도와 카프카스 지역에서 러시아의 열망을 차단하는 미국의 핵심적 동맹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부활 혹은 러시아-독일 동맹이다. 유럽의 경제 엔진인 독일은 잠재적으로 유럽연합의 이웃나라들보다는 러시아와 더 많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독일은 대량의 천연가스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러시아는 독일의 자본과 기술력을 원하고 있다. 대테러 전쟁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과 독일은 소원해지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방향성은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러시아와 독일 주도의 유럽이 통합될 경우 인구, 기술 및 산업 역량, 천연자원 등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압도할 가능성이 큰 세력이 출현하게 된다. 20세기에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으로 유라시아가 통합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행동에 나섰다. 21세기에도 미국의 대응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독일 동맹을 견제하는 데 있어 폴란드가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다.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독일과 러시아 양쪽 목구멍에 박혀 있는 가시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은 독일이나 러시아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는 사태를 허용할 수 없으며, 폴란드가 양측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 있게 하는 데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을 견제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강해진 폴란드를 필요로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이 가장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동아시아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해 왔으며, 현재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21세기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새로운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섬이며, 적대적인 세력들로 둘러싸여 있다. 중국은 부상이 아니라 붕괴를 걱정해야 한다. 중국은 빚으로 끌어올린 경제이며, 수출에 의존하는, 외부 세계의 인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조만간 빈곤 상태에 있는 10억의 인구를 가진 채 성숙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장이 멈추는 순간 중국은 거대한 사회적 불안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중국의 붕괴가 시작되면, 일본이 중국에 개입하여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내부적으로 대단히 응집적인 국가이며, 가까운 미래에 단호한 군사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일본은 자신의 생명선인 해상 교통로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려워하며 해군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프리드먼은 일본이 언제든 공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은 머지않아 일본으로 초점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국은 중국이 완전히 붕괴하는 것도, 일본의 힘이 과도하게 팽창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중국의 붕괴는 일본과 러시아에 대한 평형추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은 중국-일본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중국이 약화되고 일본이 부상했을 때 일본을 견제하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은 통일 한국을 지원할 것이고, 통일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제국의 관리자,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는가
힘과 도덕을 결합한 마키아벨리적 대통령: 링컨, 루스벨트, 레이건
미국은 공화국이며, 제국주의에 맞서 건국된 최초의 국가이다. 이러한 미국의 반제국주의 전통은 미국 헌법에 녹아 있다. 공화국이면서 동시에 제국인 미국은 자신의 제국적 체제를 관리하기 위해 세계적 차원에서의 권력의 행사와 도덕적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대중들에게 그렇게 보이게 할 수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위대함(American greatness)을 정의한 세 명의 대통령에 주목한다. 공화정을 구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에 세계의 대양들을 선사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소련 제국을 약화시키고 제국의 기초를 닦은 로널드 레이건이 그들이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름과 이중성을 조화시킨 이들을 ‘마키아벨리적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연방을 유지하고 노예제를 폐지하기 위해 기만전략을 사용했고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엄청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아직 자신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미국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자신이 ‘악의 제국’이라고 불렀던 소련의 파멸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그 목표를 추구했다. 이들 세 명의 미국 대통령은 올바른 전략적 목표를 설정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형식적인 규범에 얽매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를 도덕적 차원에서 포장하고, 대중이 그렇게 믿게 만들 수 있었다. 프리드먼은 권력의 본질과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모두 이해하는 마키아벨리적 대통령만이 미국이 공화국을 유지하면서 제국적 체제를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미국은 항상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위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란 문제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관련하여 관심을 끄는 주제이다.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 군대가 파괴된 이후, 이란-이라크 힘의 균형이 붕괴되었고, 미군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의 전략적 원칙에 따라 중동 지역으로부터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그 지역을 지배하고 원유 수송로를 장악하도록 놔둘 수 없었다.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이란을 상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루스벨트와 닉슨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했던 바로 그 대안, 즉 이전에는 전략적, 도덕적 위협으로 간주됐던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나찌 독일에 맞서 스탈린의 소련과 동맹을 맺었고, 닉슨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마오쩌둥의 중국과 제휴를 했다. 이는 모두 훨씬 더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는 제3의 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 미국이 이란과의 화해를 시도하게 만드는 전략적 상황은, 미국이 중동에 투입된 미군 병력을 축소하면서도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규모 지상군을 장기적으로 주둔시키길 원하지 않는 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란과 화해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란이 미국과의 거래에 동의한다면,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미국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대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란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이익은 바로 정권의 생존이다. 이 책에서 프리드먼이 제시하는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은, 이란과 북한의 여러 유사성을 고려할 때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과 조지 프리드먼의 예측
한국과 미국은 서로에게 최고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한국이 중국-일본 균형의 양쪽에 가시 같은 국가라고 규정한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한국은 일본을 멸시하며 중국을 불신한다. 미국과도 특별히 편안한 관계는 아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지리적인 요인만으로 한국은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리드먼은 한국이 두 강대국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역외의 강국이면서 독립적인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와 전략적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중국-일본 간에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이며,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그러한 균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드먼의 예측대로,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충분히 약화되거나 붕괴되기 시작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사이에 두고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지정학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할 경우, 미국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더 강력한 한국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해왔고, 그의 많은 예측은 놀랍게도 현실이 되어 왔다. 그는 자신의 예측이 정확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듣지 않고, 그들이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 위에 있는 힘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한번, 프리드먼의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21세기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는 공통의 전략적 이익에 기반하여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통일 한국은 중국-일본 힘의 균형을 관리하는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전략적 재균형이 시작되고 있다
미국은 9ㆍ11 테러 이후 대테러 전쟁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전략적 균형을 상실했고, 그 여파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상당 기간 동안 자신의 전력을 소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국제무대로 복귀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중국이 잠재적인 패권 도전국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고 말았다. 중국의 경제적 팽창과 함께 2008년의 금융위기는 미국의 쇠락에 대한 믿음을 확산시켰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것은 미국의 위기 관리 능력이 건재하고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이었다. 한때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 기대되었던 유럽연합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고 점점 더 구심력이 약화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대한 강력한 도전자로 비춰지고 있지만, 경제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함에 따라 중국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라나고 있다.
결국 대테러 전쟁에서의 전략적 실수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가진 근본적인 “딥 파워(deep power)”는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미국은 그 어느 국가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경제, 군사, 정치적으로 균형 잡힌 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가진 자원과 인구, 기술, 그리고 지정학적 조건은 어떤 경쟁국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국경을 삼은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은 전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막강한 해군력으로 대양을 지배하면서 모든 해상 무역로를 통제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21세기 내내 최강의 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전세계 모든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주었듯이 미국은 이라크 군대를 신속히 패배시킬 수는 있어도 결코 자신의 점령에 저항하는 이라크인들을 패배시킬 수는 없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21세기에도 패권국으로 남아 있고자 한다면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적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세계적 차원에서 그리고 각 지역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자신의 군사적 개입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으며 잠재적인 패권 도전국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독일을 견제하는 데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미국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적 차원에서 어떻게 힘의 균형을 재구축하고 동맹 관계를 재조정할 것인지를 분석하고 예측한다. 이러한 미국의 재균형 전략은 21세기 국제체제의 모든 측면에 상당한 충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미국 패권에 대한 진정한 도전은 중국이 아니라 일본과 독러 동맹이 될 것이다
새로운 미국의 지정학적 동맹이 떠오른다: 터키, 폴란드, 한국
현재 잠재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3개의 주요 세력이 있다. 첫째는 중동의 이슬람 지하디스트 세력이다. 이들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력에 맞서 자신들의 통일 이슬람 제국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그것을 저지하게 위해 노력해 왔으며, 대터러 전쟁도 본질적으로 그러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의도하지 않게 중동에서 이라크-이란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미국은 중동에서 오랫동안 빠져 나오지 못했고 다른 지역에서 잠재적 도전국들이 부상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원유 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중동에서 철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란과의 화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은 2015년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미국-이란 협정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이란에 대한 평형추 역할은 터키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터키가 동맹을 맺어 아랍 세계를 분할 지배하는 것을 막으면서, 터키와의 장기적인 동맹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터키는 이란에 대한 평형추일 뿐만 아니라 발칸반도와 카프카스 지역에서 러시아의 열망을 차단하는 미국의 핵심적 동맹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부활 혹은 러시아-독일 동맹이다. 유럽의 경제 엔진인 독일은 잠재적으로 유럽연합의 이웃나라들보다는 러시아와 더 많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독일은 대량의 천연가스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고, 러시아는 독일의 자본과 기술력을 원하고 있다. 대테러 전쟁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과 독일은 소원해지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방향성은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러시아와 독일 주도의 유럽이 통합될 경우 인구, 기술 및 산업 역량, 천연자원 등에서 미국과 대등하거나 압도할 가능성이 큰 세력이 출현하게 된다. 20세기에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으로 유라시아가 통합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행동에 나섰다. 21세기에도 미국의 대응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독일 동맹을 견제하는 데 있어 폴란드가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다.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독일과 러시아 양쪽 목구멍에 박혀 있는 가시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은 독일이나 러시아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는 사태를 허용할 수 없으며, 폴란드가 양측 모두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 있게 하는 데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독일 동맹을 견제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강해진 폴란드를 필요로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이 가장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동아시아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해 왔으며, 현재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21세기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새로운 패권국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섬이며, 적대적인 세력들로 둘러싸여 있다. 중국은 부상이 아니라 붕괴를 걱정해야 한다. 중국은 빚으로 끌어올린 경제이며, 수출에 의존하는, 외부 세계의 인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조만간 빈곤 상태에 있는 10억의 인구를 가진 채 성숙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장이 멈추는 순간 중국은 거대한 사회적 불안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중국의 붕괴가 시작되면, 일본이 중국에 개입하여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은 내부적으로 대단히 응집적인 국가이며, 가까운 미래에 단호한 군사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일본은 자신의 생명선인 해상 교통로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려워하며 해군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프리드먼은 일본이 언제든 공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은 머지않아 일본으로 초점을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국은 중국이 완전히 붕괴하는 것도, 일본의 힘이 과도하게 팽창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중국의 붕괴는 일본과 러시아에 대한 평형추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은 중국-일본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중국이 약화되고 일본이 부상했을 때 일본을 견제하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은 통일 한국을 지원할 것이고, 통일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제국의 관리자, 미국 대통령은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는가
힘과 도덕을 결합한 마키아벨리적 대통령: 링컨, 루스벨트, 레이건
미국은 공화국이며, 제국주의에 맞서 건국된 최초의 국가이다. 이러한 미국의 반제국주의 전통은 미국 헌법에 녹아 있다. 공화국이면서 동시에 제국인 미국은 자신의 제국적 체제를 관리하기 위해 세계적 차원에서의 권력의 행사와 도덕적 가치를 조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어도 대중들에게 그렇게 보이게 할 수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위대함(American greatness)을 정의한 세 명의 대통령에 주목한다. 공화정을 구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에 세계의 대양들을 선사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소련 제국을 약화시키고 제국의 기초를 닦은 로널드 레이건이 그들이다. 프리드먼은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름과 이중성을 조화시킨 이들을 ‘마키아벨리적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연방을 유지하고 노예제를 폐지하기 위해 기만전략을 사용했고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엄청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아직 자신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미국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했다. 로널드 레이건은 자신이 ‘악의 제국’이라고 불렀던 소련의 파멸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그 목표를 추구했다. 이들 세 명의 미국 대통령은 올바른 전략적 목표를 설정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형식적인 규범에 얽매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를 도덕적 차원에서 포장하고, 대중이 그렇게 믿게 만들 수 있었다. 프리드먼은 권력의 본질과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모두 이해하는 마키아벨리적 대통령만이 미국이 공화국을 유지하면서 제국적 체제를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미국은 항상 더 큰 전략적 이익을 위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란 문제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관련하여 관심을 끄는 주제이다.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 군대가 파괴된 이후, 이란-이라크 힘의 균형이 붕괴되었고, 미군은 중동 지역에서 이란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의 전략적 원칙에 따라 중동 지역으로부터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그 지역을 지배하고 원유 수송로를 장악하도록 놔둘 수 없었다. 프리드먼은 이 책에서 이란을 상대하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지금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전략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루스벨트와 닉슨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했던 바로 그 대안, 즉 이전에는 전략적, 도덕적 위협으로 간주됐던 국가와 동맹을 맺는 것이다. 루스벨트는 나찌 독일에 맞서 스탈린의 소련과 동맹을 맺었고, 닉슨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마오쩌둥의 중국과 제휴를 했다. 이는 모두 훨씬 더 위험한 존재로 간주되는 제3의 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 미국이 이란과의 화해를 시도하게 만드는 전략적 상황은, 미국이 중동에 투입된 미군 병력을 축소하면서도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미국이 이라크에 대규모 지상군을 장기적으로 주둔시키길 원하지 않는 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이란과 화해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란이 미국과의 거래에 동의한다면,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미국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대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란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이익은 바로 정권의 생존이다. 이 책에서 프리드먼이 제시하는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은, 이란과 북한의 여러 유사성을 고려할 때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현실과 조지 프리드먼의 예측
한국과 미국은 서로에게 최고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한국이 중국-일본 균형의 양쪽에 가시 같은 국가라고 규정한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한국은 일본을 멸시하며 중국을 불신한다. 미국과도 특별히 편안한 관계는 아니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는 지리적인 요인만으로 한국은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리드먼은 한국이 두 강대국에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역외의 강국이면서 독립적인 한국을 지지하는 국가와 전략적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중국-일본 간에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이며,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그러한 균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드먼의 예측대로,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충분히 약화되거나 붕괴되기 시작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사이에 두고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지정학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할 경우, 미국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더 강력한 한국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프리드먼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해왔고, 그의 많은 예측은 놀랍게도 현실이 되어 왔다. 그는 자신의 예측이 정확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듣지 않고, 그들이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그 위에 있는 힘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한번, 프리드먼의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21세기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는 공통의 전략적 이익에 기반하여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통일 한국은 중국-일본 힘의 균형을 관리하는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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