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한반도평화 연구 (박사전공>책소개)/1.한반도평화

경계에서 평화를 찿다

동방박사님 2022. 8. 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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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 『경계에서 평화를 찾다: 유럽·양안·한반도』는 전 지구적으로 다양한 경계가 무너지거나 재구성되는 역동성 속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1부에서는 유럽과 양안관계 속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계의 변화상을 살핀다. 증가하는 이주민과 관련하여 경계의 안보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유럽, 독일 통일 과정의 경험 속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경계, ‘해서’라는 경제특구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양안관계를 다룬다.

2부에서는 다양한 경계의 역동성(1부)을 교훈 삼아 평화체제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진단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쟁점을 안보 딜레마와 연결하여 고찰하고, 판문점체제의 기원과 변화를 통해 제도적 측면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분석하고, 장기 갈등상태의 남북한 관계에 대한 재고찰을 통해 갈등 해소와 협력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목차

I 경계의 역동성과 평화 구축의 과정: 유럽에서 양안까지

1장 유럽에서 경계의 안보화 _질리언 와일리
서론: 만들어지는 국경들 / 경계의 안보화와 이주의 범죄화 / 이주민 위기에 대한 유럽의 응답(2015-2016) / 국경 통제의 ‘부수적 피해’와 인도적 안보의 인정 / 결론: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
2장 독일 통일 과정의 경험: 28년 후 대차대조 _요헨 프란츠케
1989-1990년 동독에서 일어난 평화혁명운동의 특징 / 1989-1990년 독일 통일의 대안적 방법들 / 독일 통일과 행정적 변화 / 독일 통일의 세 가지 특징 / 독일 통일, 그 미완의 균형(1990-2018) / 동독 시민사회의 변화상 / 결론과 전망: 성공적이지만 가려진 것들
3장 대만의 이름으로: 양안관계가 상호작동 중인 해서 공간의 전환 _주링이
착오와 모순, 기만의 공간? / 경계와 국가의 이중적 시각 / 경계로서의 해서 / 이중적 시각의 호환: ‘해서 시각’의 공간적 의의

II 한반도 평화체제의 딜레마 그리고 미래

4장 한반도 안보 딜레마와 평화체제: 2019년 12월 한반도 위기와 북한의 ‘경제·핵 병진노선’의 길 _구갑우
문제 설정: 2019년 12월 위기의 원인 / 한반도 안보 딜레마와 평화체제: 이론과 역사 / 한반도 평화과정 속의 안보 딜레마: 2019년 12월 위기와 북한의 ‘경제·핵 조건부 병진노선’으로의 길 / 한반도 평화체제의 해법: 결론을 대신하여
5장 판문점체제의 기원과 변화: 한반도 평화의 제도적 변화에 대한 역사적 분석 _김학재
서론: 제도화된 평화를 변화시키는 힘 / 판문점체제의 기원: 냉전과 자유주의 평화 / 판문점체제의 변화 1: 데탕트와 발전주의 평화 / 판문점체제의 변화 2: 탈냉전과 한국의 민주화 / 판문점체제의 변화 3: 북핵문제와 부정적 평화로의 회귀 / 판문점체제의 변화 4: 신냉전적 구도와 민주·발전 평화의 결합 / 결론: 부정적 평화를 긍정적 평화로 바꾸려면
6장 남북관계에서의 갈등, 갈등 해소, 협력 _장경룡
장기 갈등과 남북의 관계 / 남북한 협력 시도의 경험적 교훈과 가능성의 이론적 전망 / 맺는말: 갈등의 지속에서 협력의 성공으로
 

저자 소개 

저 : 구갑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유럽연합의 공공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토야마대학 외래교수, 릿교대학 방문연구원을 역임했고 현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로는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 『국제관계학 비판』, “한반도 안보 딜레마와 북한의 ‘경제·핵 조건부 병진노선’의 길”, “한반도 평화체제의 역사적, 이론적 쟁점들” 등이 있다.

저 : 김학재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사회학과에서 「한국전쟁과 자유주의 평화기획」(2013)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글로벌 히스토리 프로젝트 연구원과 동아시아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동아시아 평화체제 수립, 지역 통합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의 대표 저작으로는 「복합갈등 시대의 신뢰와 평화프로세스」(2021), 「...
 

저 : 요헨 프란츠케 (Jochen Franzke)

 
독일 포츠담대학교 정치학 박사. 포츠담대학교 교수. 포츠담대학교 지방정부학연구소 위원
주요 저서 및 논문: Co-Editor, Book Series Palgrave Studies in Sub-National Governance
 

책 속으로

국경들의 대다수가 오래된 정치적 단층선을 따라 운영되고 있지만, 오늘날 또 다른 상당수의 경계는 부유한 지역과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지역을 분리하고, 특히 이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 p.13

2015년 이후 통일의 위기가 찾아왔다. 독일은 동독지역에서 국수주의 정당이나 극우 정당(the Alliance for Germany)이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유럽 통합과 이민, 주민들에게 불리한 조건들을 거부해왔다. 그들의 편견과 두려움은 심각하다.
--- p.54

국가의 시각에서 국가를 보거나, 경계의 시각에서 경계를 보는 것은 우리의 시야를 제한할 수 있다. 관건은 경계의 시각으로 어떻게 국가에 대한 인식을 증대시킬 것인가, 국가의 시각으로 어떻게 경계에 대한 인식을 증대시킬 수 있는가이다.
--- p.66

한편으로 해서는 대만의 시선을 가지고 대만을 재현하는 화신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렇게 해서가 대만의 거울상이 되는 것은 중국이 참조할 수 있는 지식이기도 하다. 중국의 사회·경제·정치·문화적 자원은 대만의 화신이 된 해서에서 다시 조립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 해서는 경계로서 양안관계의 쇼케이스가 된다.
--- p.85~86

평화체제는 안보 딜레마를 생산하는 관련 행위자들이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가 정책을 서로 조정하는 방식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국제제도로서 평화체제의 공급은 관련 행위자 가운데 특히 힘의 우위에 있는 국가가 안보 딜레마의 탈출을 위해 ‘일방적 포용(unilateral accommodation)’과 같은 선제적 협력을 추진하고, 국가 행동을 제약하는 제도의 건설, 사회 통합(societal integration), 새로운 서사와 정체성의 형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부 간 관계를 통해 공급되곤 한다(Kupchan, 2010).
--- p.107~108

남한이 북한의 대남무시정책을 우회적으로 돌파하는 방법은 동북아 차원에서의 남·북·러, 남·북·중, 남·북·일과 같은 소다자 형태의 협력이 될 것이다.
--- p.127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한미동맹의 지속은 한국 정부가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정책 목표, 불가능한 삼위일체, 즉 ‘삼중 딜레마(trilemma)’이다. 한국 정부는 이 세 가지 정책 목표를 동시에 표명할 수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셋 가운데 두 가지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구갑우, 2018a, 106-107; 2018c, 163). 따라서 한국 정부의 우선순위가 한반도 평화체제에 있다면 한미동맹의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 p.129

브레처(2016: ch.12)는 앙숙관계 해결의 6가지 기본 요인으로 ① 피로감, ② 양국 간 국력 균형의 변화, ③ 갈등 해결을 향한 국내적 압력의 증대, ④ 갈등 해결을 위한 외부 압력의 증대, ⑤ 목표 상충 정도의 약화, ⑥ 갈등을 지속시키는 행위의 감소를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각각의 요인은 갈등 종식을 위한 충분조건이 되므로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장기 갈등을 종결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p.204

장기 갈등을 겪는 국가들 간에도 협력은 가능한가? 콜라레시 등(Colaresi et al., 2008: 14)은 전략적 대립 국가들도 분쟁만을 계속하지는 않으며 ‘협력 기간’도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챈(Chan, 2013)에 따르면, 동북아시아의 숙적관계에 있는 국가들 간에도 경제적 협력이 가능할 수 있다. 에이자(Azar, 1986: 30) 또한 가장 심각한 갈등 상황 속에서도 “분쟁 사건들과 협력적 사건들은 공존한다”고 주장한다.
--- p.211
 

출판사 리뷰

평화는 쉽게 깨지고, 어렵게 만들어진다

한반도는 분단과 전쟁 이후 지금까지 수십 년간 부정적 평화(negative peace) 상태에 머물러 긍정적 평화(positive peace)의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한반도에서 시도된 크고 작은 평화·통일 프로세스를 관찰해보면, 이와 관련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평화 만들기는 매우 어려웠고, 적대와 경쟁 관계로 되돌아가기는 너무 쉬웠다는 것이다.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에서부터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 2018년 4.27 판문점선언까지는 46년여가 걸렸지만, 다시 갈등상태로 후퇴하는 데는 불과 몇 달이 걸리지 않았다. 평화 만들기는 왜 이렇게 어렵고, 평화가 깨지는 것은 왜 이리 쉬운 걸까?

이중적 경계의 역동성에 주목하다
-유럽과 양안 그리고 한반도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는 장기간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어렵게 어렵게 한 걸음 나아갔지만 아직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 책 『경계에서 평화를 찾다: 유럽·양안·한반도』는 전 지구적으로 다양한 경계가 무너지거나 재구성되는 역동성 속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1부에서는 유럽과 양안관계 속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계의 변화상을 살핀다. 증가하는 이주민과 관련하여 경계의 안보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유럽, 독일 통일 과정의 경험 속에서 드러나는 새로운 경계, ‘해서’라는 경제특구를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양안관계를 다룬다. 2부에서는 다양한 경계의 역동성(1부)을 교훈 삼아 평화체제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진단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쟁점을 안보 딜레마와 연결하여 고찰하고, 판문점체제의 기원과 변화를 통해 제도적 측면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분석하고, 장기 갈등상태의 남북한 관계에 대한 재고찰을 통해 갈등 해소와 협력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갈등은 왜 지속되는가
-해법은 무엇인가


이제까지 남북한은 갈등을 지속했다. 화해와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상대방에 대한 정책결정자들의 부정적 인식, 상대방을 향한 제도화된 노력의 미흡, 상대방과의 협력을 이행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결여 때문이었다. 과거로부터의 경험적 교훈과 미래에 대한 이론적 전망 모두를 검토할 때 남북한의 장기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은 갈등 해소를 미래의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남북의 정책결정자들이 상대방이 갖고 있는 ‘두려움, 희망, 압박감, 제약’ 등을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끊임없는 위협을 인식’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이해해야 한다. 즉, 상대방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오판 가능성을 줄이고 과잉 대응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을 향한 제도화된 의지를 강화하여 실행해야 한다. 핵프로그램 개발이나 한미연합군사훈련 같은 갈등을 부추기는 악순환적 행위들은 중단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강한 구속력을 지닌 다자협상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비핵화 협상은 북한과 미국이 진행하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6자회담을 병행하여 서로가 우려하는 ‘배신’을 차단한다. 단, 6자회담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순회 의장국을 만드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평화는 경계를 넘어서 온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미래


한반도에서는 1953년의 군사정전이 완전한 평화협약으로 대체되지 못하고 현재에도 분단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그 이유와 전환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평화는 경계의 장벽을 넘어서 온다. 단순한 경제 발전과 국익의 추구는 국가 간 경쟁만을 강화하여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된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과 북의 국내 정치가 더 단단한 컨센서스에 기반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수록, 국내 정치의 정당성이 무력의 균형에 의한 부정적 수준의 평화가 아니라 더 긍정적인 수준의 평화를 추구하는 데서 올수록, 주변 국가들이 군사적 긴장과 경쟁보다 경제적 발전을, 개별 국가의 단순 발전보다 그 이상으로 평화적 지역 경제공동체라는 명분을 추구할수록 더 긍정적인 수준으로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은 경계에서 일어나지만, 경계는 그러한 갈등을 넘어 협력과 공존, 통일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경계의 이중성이다. 역사적으로, 이론적으로, 현재적으로 경계에서 평화 찾기를 시도한 이 책은 그래서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역사적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미래에 한걸음 다가서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