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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교육과 지휘문화 (2021) - 미국과 독일의 장교교육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 미친 영향

동방박사님 2024. 5. 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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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장교단의 역량, 그것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20세기 초중반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자랑한 미국과 독일의 상반된 군사교육 역사를 통해
군사교육과 지휘문화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생각한다

국가 간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교단의 지휘 역량, 즉 장교가 부대를 어떻게 지휘하느냐이다. 장교가 생각하는 지휘의 정의, 지휘 방식과 위기 대처 방식 등 지휘에 대한 장교의 인식과 실천에 부대의 전투 역량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뛰어난 장교는 그 국가의 군사교육 체계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 책은 1901년부터 1940년까지 세계 최강의 군대로 손꼽힌 미국과 독일 양국 군대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보여준 지휘 문화와 그 바탕인 장교 교육 체계를 비교해 설명한다. 독일 출신인 저자는 미국과 독일을 오가며 다양한 참고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민주주의 사회인 미국의 군대가 매우 경직되어 있었고, 오히려 엄격한 사회인 독일의 군대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문화는 바로 장교 교육 방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저자는 이 점을 구체적인 사례와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적나라하게 서술한다.

목차

감사의 글
머리말
독일과 미국 육군의 장교 계급 일람표

제1장 서론: 미국과 독일의 군사적 관계와 독일군 총참모부에 대한 환상

제1부 장교 선발과 임관
제2장 ‘전우’는 없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생도
제3장 ‘죽는 방법을 배운다’: 독일의 생도

제2부 고등 교육과 진급
제4장 교리의 중요성과 관리 기법: 미국 지휘참모대학과 보병학교
제5장 공격의 중요성과 지휘 방법: 독일의 전쟁대학

제3부 결론
제6장 교육, 문화 그리고 결론

저자 소개

유타 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리드리히 대왕 시대 프로이센 군대의 탈영을 연구한 Flucht aus dem militarischen Alltag: Ursachen und individuelle Auspragung der Desertion in der Armee Friedrichs des Großen을 썼다.
 
역 : 진중근
 
1975년 부산에서 출생했다. 육군사관학교(54기) 졸업 후, 기계화보병사단, 기갑여단,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했다. 독일연방군에서 기갑고군반(2002), 지휘 참모대학(2010)을 수료하고 현재 육군대학 전략학 교관으로 근무 중이다. 주요 역서로 《전격전의 전설》(2007, 일조각), 《독일군의 신화와 진실》(2016, 길찾기), 《롬멜과 함께 전선에서》(2018, 길찾기), 《군 사교육과 지휘문화》(2021, ...

책 속으로

조직의 성패는 최고지도부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하부 조직이 많은 것을 보완해 주지만 ―특히 군 조직의 경우에는― 견실한 수뇌부가 필수적이다. ‘군의 두뇌’에는 종양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독일군을 관찰한 미군 장교들은 독일군 총참모부의 환상에 깊이 빠진 나머지 더 중요하고 훌륭한 독일군 장교단의 특성을 간과하고 말았다.
---p.55

1학년 생도들은 입교 후 몇 주간 혹독한 괴롭힘과 인격 모독, 상식을 뛰어넘는 가혹한 육체적 훈련에서 살아남아야 했는데, 이 훈련은 소위 ‘짐승의 막사Beast Barracks’라고 불렸으며 이는 매우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이 과정 자체를 ‘가혹행위’라 부를 수 있을 정도였으며, 그 강도는 해마다 그리고 생도 중대마다 달랐다. 이것은 미국의 모든 사관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지속되어 왔다.
---p.66

짐작할 수 있듯이, 앞에서 논의한 교육제도만큼 생도들이 받은 군사훈련도 시대착오적이었다. 대부분의 군사훈련 시간을 과도한 제식과 승마훈련에 낭비했고 웨스트포인트는 “승마 교습소”라 묘사되곤 했다. 승마는 제1차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때에도 쓸모없는 기술이었다. 사격 훈련은 낡은 구식 소총과 하계 군사훈련 기간에 운용된 장비로 시행되었다.
---p.94

독일에서는 인성 표출과 솔선수범이 동의어였다. 유년군사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진두지휘의 필요성을 소년들에게 신조로 가르쳤다. 유년군사학교의 교장은 열 살짜리 생도에게조차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했고, 전장에서 장렬히 전사하겠다는 태도가 독일 장교단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p.117

전쟁 이전에 미국 시찰단은 독일군의 전투 효율성이 높은 결정적 특징이 진두지휘의 리더십임을 인식하지 못했다. 독일군 부대들은 종종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월등히 우세한 적을 상대로 공격 또는 방어에 성공했다.
---p.118

미국과 독일 간에 또 다른 두드러진 차이점은 교관과 학교장의 선발 방식이었다. 전투 경험이 풍부한 사람만이 육군의 학교 기관이나 전쟁대학에 보직되었고 교수 능력을 검증받았다.
---p.182

여하튼 장교후보생은 임관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했다. 최종적으로 젊은 후보생에게 장교의 자질이 있는지를 ―대개 연대의 모든 장교와 협의한 후― 결정하는 사람은 연대장이었다. 독일군 장교후보생에게는 고립된 사관학교라는 인위적 환경이 아닌 야전부대의 실생활 자체가 시험이었다.
---p.208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독일군의 장교 교육이 훌륭한 ‘인성’과 의사 표현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발하는 데 크게 성공했고 독일군에 해악을 초래하거나 옳지 않은 불법적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전통이 있었다면, 어떻게 인종말살 전쟁을 벌인 나치 체제에 그렇게 대대적으로 협력하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었단 말인가?
---p.227

출판사 리뷰

군사교육 체계와 동료관계 문화에 좌우되는 장교의 지휘 역량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가 될 것인가,
기계를 작동시키는 스위치가 될 것인가?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한 프로이센군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대상이었다. 미군 역시 프로이센군과 그 뒤를 이은 독일군을 롤 모델로 삼았다. 미국 독립전쟁 이후 미군 장교들에게 독일군은 대단히 매혹적인 조직이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 국방군은 낭만적인 대상으로 비치기까지 했다. 미군은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군에 시찰단을 보내 직접 견학하고 교리를 받아들이는 등 독일군을 닮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미군과 독일군의 지휘 문화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지휘 문화란 지휘에 대한 장교의 인식이며, 장교가 전쟁과 전투의 대혼란과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휘 문화는 군사학교에서 교육체계에 의해, 동료들 간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저자는 미군과 독일군의 관련 문헌들을 상세히 조사하여 양국 지휘 문화의 차이가 군사교육 체계와 동료관계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음을 밝혀낸다.

현재 미국육군사관학교, 일명 웨스트포인트는 세계 최고의 군사학교로 손꼽힌다. 20세기 초 웨스트포인트의 어떠했을까? 웨스트포인트에 입교한 17세 이상, 22세 미만의 청년들은 혹독한 생도 생활을 거치면서 끈끈한 동료애를 맺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경직된 교육 체계와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 과정, 변화를 용인하지 못하는 교수단이 철벽처럼 웨스트포인트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 안에서는 1학년 생도에 대한 가혹행위가 만연했다.
미국과 달리 독일에는 10세 정도의 소년들이 입교한 유년군사학교와 14세 전후의 소년들이 수학한 중앙군사학교가 있었다. 학생들은 유년군사학교와 중앙군사학교를 거치면서 자신이 장교에 적합한지를 단계별로 검증할 수 있었고, 교육체계와 학생-교관 간의 관계도 개방적이었다.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면 바로 장교가 되는 미군과 달리 독일군에서는 군사학교 졸업 후 연대와 전쟁학교에서 장교의 자질을 입증해야 비로소 임관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중간 단계의 고등 군사교육 기관인 지휘참모대학도 웨스트포인트와 마찬가지로 시대에 뒤처진 교육 내용과 방식을 고수했다. 예를 들어 독일군이 직접 벌판에 나가 워게임을 할 때 미군은 교실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워게임을 했다. 게다가 지휘참모대학이 국방산업대학에 입학하기 전의 관문처럼 인식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고등 군사교육 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가 힘들었다. 조지 마셜이 부학교장 겸 교수부장으로 임명되면서 현대적인 교육기관으로 거듭난 보병학교가 있었지만, 전체 시스템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독일의 전쟁대학은 고등 군사교육이라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전쟁대학에서 독일 장교들은 엄격한 군관구 시험과 다양하고 실용적인 교육, 후배를 가르치면서 키우는 전우애, 학생장교와 교관 간의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토론 방식 등을 거치며 뛰어난 장교로서의 자질을 키워 나갔다. ‘상급자가 지침을 주되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는다’는 그 유명한 임무형 전술의 기반은 이러한 총체적 전문 군사교육 제도에서 창출된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 때, 전쟁대학이 일류 종합대학의 박사과정 세미나라면 미국의 지휘참모대학은 ‘보통 수준의’ 장교들이 어떻게든 합격하는 중학교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지휘참모대학에도 유능한 장교가 많았으나 교관들은 그들의 전문성을 철저히 무시했다. 무엇보다 미군 교육기관들에는 ‘모범답안’이 존재했다. 학교마다 자신들의 모범답안을 설정하고 학생장교들에게 그것을 외우게 했다. 따라서 여기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거나 질문을 하는 학생장교는 핍박을 받거나 자퇴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창의성은 설 자리가 없었다. 교관들은 그것이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생각했으나, 모범답안이란 존재하지 않는 실제 전쟁에서 병사들을 지휘할 수 있는 장교를 키우기에는 완전히 부적합한 교육 방법이었다.

미군에서 장교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 같은 존재였으나 독일군에서 장교는 기계를 작동시키는 스위치였다. 미군 장교는 민주적 사회에서 억압적인 군사교육을 받았으나 독일군 장교는 엄격한 사회에서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전문 군사교육을 받았다. 미군 생도들이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을 때 독일군 생도는 병사들의 귀감이자 전우가 되는 태도를 배웠다. 미군 생도들이 시대착오적인 교육 과정과 구형 장비 속에 있을 때 독일군 생도들은 실전에 필요한 전략 전술을 배우며 정규군과 동일한 장비를 사용했다. 미군은 독일군의 탁월함을 본받고 싶어 했지만 외양만 보았을 뿐, 그 속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도 수용하지도 못했다. 미군은 장교에게 실전 지휘 능력보다 관리 능력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에 출중한 장교들이 있었다. 이들은 강렬한 성장 욕구를 가지고 스스로를 혹독하게 훈련하고 공부했다.
독일군 장교 교육이 이처럼 민주적이고 창의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독일군이 끔찍한 인종말살 정책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책임이 당시 고위급 장교들에게 있었다고 본다. 수세기 동안 불복종과 상급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당시 고위급 장교들은 히틀러에게 반발하지 않았다. 그들의 개인적 목적과 히틀러의 목적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치 체제를 신봉하는 문화를 장교단에 주입시켰고, 히틀러의 추가 수당을 받아 챙겼다. 적군의 규모와 전투 능력을 과소평가한 장교단의 오만함도 독일군 몰락의 한 요인이 되었다.

이 책의 가치와 시사점

『군사교육과 지휘문화』는 2011년에 출간된 후 크게 주목받았다. 내용의 가치를 증명하듯, 미국 해병대 사령관 대장, 육군기동센터장, 육군참모총장 및 호주 육군참모총장에 의해 필독서로 선정된 바 있고, 2012년 미국 육군역사재단의 ‘우수저작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1901~1940년의 양국 군사교육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결코 과거의 이야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동안 미군 군사교육 체계가 크게 발전하였지만 여전히 곱씹어볼 구석이 있는 것이다. 이라크 자유작전 때 층층시하의 지휘계통이 문제가 되었고, 선더런 작전 시에도 지휘관이 임무형 전술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군대조차도 실전에서 임무형 전술을 실행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 책의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국은 미국육군사관학교와 지휘참모대학을 롤 모델로 육군사관학교와 육군대학을 창설한 바 있다. 이 책은 수십 년 전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현재 한국 장교 교육 체계와 지휘 문화에도 중요한 시사점과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우리의 현재는 어떤 모습이며, 어느 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느냐고.

추천평

이 책은 미국과 독일의 양국 군대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보여준 지휘문화를 다루고 있다. 지휘문화란 지휘에 관한 장교의 인식으로서 ‘집단적 동질성’을 의미하며, 지휘 방식, 혼란 및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 인재 양성 및 선발 방식 등이 모두 담겨 있다. 저자는 제도의 ‘정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형’만을 모방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지적한다. 우리 군에서 되풀이되는 오류를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정홍용 (예비역 육군 중장,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참고 자료의 폭넓은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놀라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자유분방한 미국 사회에서 군대의 분위기는 매우 엄격하고 경직되어 있었다. 반면 독일은 가정과 사회에서 엄격했지만 군에서만큼은 매우 유연했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저자는 이것이 두 군대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이며, 근본적인 지휘문화가 장교 교육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장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지적한다. 우리 군이 이 책의 출간을 강군 육성, 장교단 정예화의 방향을 바로잡는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
- 주은식 (예비역 육군 준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장교단의 역량에 달려 있다. 그들이 부대를 어떻게 지휘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보였던 독일과 그와 맞서 싸웠던 미국 장교단의 지휘문화와 그 기원에 대한 정밀한 보고서다. 그들이 왜 그렇게 싸웠는지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다. 『전격전의 전설』을 한국에 소개하여 탁월한 번역 솜씨를 발휘했던 역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국방부 현대군사명저 번역간행위원장)
지휘문화(指揮文化)는 ‘지휘가 그려내는 무늬’라는 뜻이다. 군에서 지휘는 장교의 몫으로서 결국 지휘문화는 ‘장교들이 만들어내는 조직행태’이다. 저자는 미군 장교를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으로, 독일군 장교를 기계를 작동시키는 스위치에 빗대어 극명하게 비교, 분석한다. 무비판적 시각이 존재하던 미군 장교단이 결국 내부 시스템에 대한 가식과 조작이라는 지휘문화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경고를 우리 군도 의미 있게 새겨야 할 듯하다.
- 김선호 (예비역 육군 중장, 전 수도방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