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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경제학에 기댄 탈무드』는 경제학자가 현대경제학의 체계에 기대어 탈무드가 전하는 경제생활의 지혜를 소개한다.
목차
제1부 서론
제1장 탈무드와 경제학
제2장 부, 욕망, 상공업에 대한 태도
제3장 선택의 일반원리와 한계
제2부 교환과 시장의 역할
제4장 교환과 협력의 이득
제5장 수요·공급과 시장균형, 그리고 후생
제3부 소비자의 경제활동
제6장 소비 선택
제7장 노동과 임금
제8장 저축과 대출, 그리고 기부
제9장 불확실성과 투자
제10장 금융 순환과 금융위기
제4부 사업과 기업
제11장 기업과 경영 : 사업영역의 선택
제12장 시장과 경쟁 : 경쟁방식의 선택
제13장 기업의 조직운영 : 조직의 선택 문제
제1장 탈무드와 경제학
제2장 부, 욕망, 상공업에 대한 태도
제3장 선택의 일반원리와 한계
제2부 교환과 시장의 역할
제4장 교환과 협력의 이득
제5장 수요·공급과 시장균형, 그리고 후생
제3부 소비자의 경제활동
제6장 소비 선택
제7장 노동과 임금
제8장 저축과 대출, 그리고 기부
제9장 불확실성과 투자
제10장 금융 순환과 금융위기
제4부 사업과 기업
제11장 기업과 경영 : 사업영역의 선택
제12장 시장과 경쟁 : 경쟁방식의 선택
제13장 기업의 조직운영 : 조직의 선택 문제
출판사 리뷰
들어가는 글
이 책은 경제학에 기대어 탈무드가 전하는 경제생활의 지혜를 소개한다. 이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탈무드?”라고 반문할 것이다. 어린 시절 도덕적 지혜를 일깨워주던 먼 옛날의 우화를 치열하게 손익을 따지는 경제문제에 견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치기 어린 과욕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해 온 탈무드, 그리고 오늘도 서점에서 마주할 수 있는 탈무드가 아쉽게도 거의 대부분 탈무드의 흥미로운 이야기 부분(하가다)에 머물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탈무드의 본령으로서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성스러운 가르침(성문 토라라 불리는 모세 오경)을 자세히 밝힌 법전인 구전 토라와 그 주석서인 할라카를 직접 마주한 적이 거의 없다. 우리가 아는 하가다의 지혜를 기준으로 볼 때 과연 이 할라카에는 어떤 지혜가 얼마나 담겨 있을까? 할라카는 일상 속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고 또 탈무드 분량의 2/3를 점하는 만큼 그 내용이 다양하고 분량도 많다. 그만큼 요령 있게 할라카를 이해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대경제학의 체계에 기대었다. 선택에 따른 눈앞의 손익을 따지는 데 익숙한 경제학자가 지혜의 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자본주의에 기대고 있는 우리의 삶 때문이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자본주의로 삶을 구성한 것은 넉넉잡아 1백 년 가까이 되었다. 3세대를 넘어서는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자본주의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재의 우리이다. 자본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 양반 관료의 유교 이념이 경제 전반에 강건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벌거벗은 경제적 본능의 추구가 모두의 탄식을 자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우리들의 경제적 삶과 성공은 지속 가능한 것일까?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이론과 경험은 이 질문에 답을 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전자는 좌우의 이념으로 채색되어 믿음의 지식으로 변해 있고, 후자는 유통기간이 한참 지난 잡담으로 들린다.
둘째,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2천 년 이상 치열하게 살아 온 자본주의적 삶의 체험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대인 스스로 자본주의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자본주의적 삶이 그들에게 던져졌다. 그들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내쫓기던 노예와 추방자로서 농업과 토지 소유가 금지되어 상업 외에는 딱히 삶을 도모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경의와 분노를 동시에 일으키는 놀라운 경제적 성공과 지적 성취를 꾸준히 보여 왔다.
셋째,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성서의 보편적 가치로 어떻게 거친 자본주의를 조율하였는가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친 자본주의에 압도되어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기’보다는 창조주가 의도했던 바대로 ‘사람답게 벌어서 사람답게 쓰기’ 위해 끝없이 논쟁하고 행동에 옮겼다. 거친 자본주의를 외면하고 피안의 세계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바로 그 자본주의 세계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티쿤 올람의 노력을 쉬지 않고 기울였다. 그리고 그 논쟁과 노력의 과실을 탈무드에 기록하며 경제생활의 지혜를 전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할라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책과 논문을 추적하였고 메모와 노트로 정리하였으며, 이를 책으로 옮기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에는 지난 5년 동안 저자가 탈무드에서 직간접적으로 발견한 것들이 담겨져 있다. 자본주의와 더불어 태어난 현대경제학은 자본주의적 삶을 조망하는 탈무드의 지혜들을 담아내기에 제격이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시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탈무드를 공부하겠노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독자 모두 탈무드의 본령으로 나아갈 기회를 가지기를 희망해 본다. 영민하지만 정이 많고 홍익인간을 당연히 여기는 한국인에게 탈무드의 할라카 역시 자연스럽게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이 땅에 자본주의가 착근되어 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경제학을 전공한 세대로서 뒤를 이어 이 땅에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세대들에게 할 말이 무척 많다. 물론 이 세대에는 우리 가족도 포함된다. 저자가 전해 들었던 경험과 또 저자가 겪었던 경험이 모두 유통기간이 지나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좌절감은 작지 않았다. 하지만 탈무드 덕분에 앞선 세대로서 하고 싶었던 잔소리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어서 무거웠던 어깨가 이제는 한결 가벼워진 듯싶다.
이 책은 앞서 출판했던 『한국경제론 : 성취와 유산, 그리고 도전』의 맺음말이기도 하다. 한국경제는 혁신에 목말라한 지 오래되었다. 저자를 거시경제학으로 초대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Edmund Phelps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대번영의 조건(Mass Flourishing)』(열린책들, 2013)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여와 도전 정신, 자기표현, 개인의 성장과 같은 번영하는 삶이야말로 국가 번영의 핵심이다. (중략) 국가적 규모의 번영, 즉 다수의 번영(mass flourishing)은 사람들이 혁신하는 과정에 폭넓게 참여할 때, 즉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혁신이 자생적으로 발생할 때 생겨난다.” 개인의 번영하는 삶,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국가의 번영을 향한 여정에 탈무드가 큰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 책의 출판을 기쁘게 수락해 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 이번에도 편집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박세린 님, 그리고 출판부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4년 6월 최희갑
이 책은 경제학에 기대어 탈무드가 전하는 경제생활의 지혜를 소개한다. 이 말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탈무드?”라고 반문할 것이다. 어린 시절 도덕적 지혜를 일깨워주던 먼 옛날의 우화를 치열하게 손익을 따지는 경제문제에 견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치기 어린 과욕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접해 온 탈무드, 그리고 오늘도 서점에서 마주할 수 있는 탈무드가 아쉽게도 거의 대부분 탈무드의 흥미로운 이야기 부분(하가다)에 머물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탈무드의 본령으로서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성스러운 가르침(성문 토라라 불리는 모세 오경)을 자세히 밝힌 법전인 구전 토라와 그 주석서인 할라카를 직접 마주한 적이 거의 없다. 우리가 아는 하가다의 지혜를 기준으로 볼 때 과연 이 할라카에는 어떤 지혜가 얼마나 담겨 있을까? 할라카는 일상 속의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고 또 탈무드 분량의 2/3를 점하는 만큼 그 내용이 다양하고 분량도 많다. 그만큼 요령 있게 할라카를 이해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현대경제학의 체계에 기대었다. 선택에 따른 눈앞의 손익을 따지는 데 익숙한 경제학자가 지혜의 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자본주의에 기대고 있는 우리의 삶 때문이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자본주의로 삶을 구성한 것은 넉넉잡아 1백 년 가까이 되었다. 3세대를 넘어서는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자본주의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현재의 우리이다. 자본주의와는 어울리지 않는 양반 관료의 유교 이념이 경제 전반에 강건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벌거벗은 경제적 본능의 추구가 모두의 탄식을 자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우리들의 경제적 삶과 성공은 지속 가능한 것일까?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이론과 경험은 이 질문에 답을 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전자는 좌우의 이념으로 채색되어 믿음의 지식으로 변해 있고, 후자는 유통기간이 한참 지난 잡담으로 들린다.
둘째,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2천 년 이상 치열하게 살아 온 자본주의적 삶의 체험적 기록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대인 스스로 자본주의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자본주의적 삶이 그들에게 던져졌다. 그들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내쫓기던 노예와 추방자로서 농업과 토지 소유가 금지되어 상업 외에는 딱히 삶을 도모할 만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유대인들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경의와 분노를 동시에 일으키는 놀라운 경제적 성공과 지적 성취를 꾸준히 보여 왔다.
셋째, 탈무드는 유대인들이 성서의 보편적 가치로 어떻게 거친 자본주의를 조율하였는가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친 자본주의에 압도되어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기’보다는 창조주가 의도했던 바대로 ‘사람답게 벌어서 사람답게 쓰기’ 위해 끝없이 논쟁하고 행동에 옮겼다. 거친 자본주의를 외면하고 피안의 세계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자신이 발을 딛고 있는 바로 그 자본주의 세계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티쿤 올람의 노력을 쉬지 않고 기울였다. 그리고 그 논쟁과 노력의 과실을 탈무드에 기록하며 경제생활의 지혜를 전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할라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책과 논문을 추적하였고 메모와 노트로 정리하였으며, 이를 책으로 옮기는 데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에는 지난 5년 동안 저자가 탈무드에서 직간접적으로 발견한 것들이 담겨져 있다. 자본주의와 더불어 태어난 현대경제학은 자본주의적 삶을 조망하는 탈무드의 지혜들을 담아내기에 제격이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시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탈무드를 공부하겠노라고 답한 바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독자 모두 탈무드의 본령으로 나아갈 기회를 가지기를 희망해 본다. 영민하지만 정이 많고 홍익인간을 당연히 여기는 한국인에게 탈무드의 할라카 역시 자연스럽게 다가오리라 생각된다.
이 땅에 자본주의가 착근되어 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경제학을 전공한 세대로서 뒤를 이어 이 땅에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세대들에게 할 말이 무척 많다. 물론 이 세대에는 우리 가족도 포함된다. 저자가 전해 들었던 경험과 또 저자가 겪었던 경험이 모두 유통기간이 지나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좌절감은 작지 않았다. 하지만 탈무드 덕분에 앞선 세대로서 하고 싶었던 잔소리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어서 무거웠던 어깨가 이제는 한결 가벼워진 듯싶다.
이 책은 앞서 출판했던 『한국경제론 : 성취와 유산, 그리고 도전』의 맺음말이기도 하다. 한국경제는 혁신에 목말라한 지 오래되었다. 저자를 거시경제학으로 초대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Edmund Phelps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대번영의 조건(Mass Flourishing)』(열린책들, 2013)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참여와 도전 정신, 자기표현, 개인의 성장과 같은 번영하는 삶이야말로 국가 번영의 핵심이다. (중략) 국가적 규모의 번영, 즉 다수의 번영(mass flourishing)은 사람들이 혁신하는 과정에 폭넓게 참여할 때, 즉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혁신이 자생적으로 발생할 때 생겨난다.” 개인의 번영하는 삶, 그리고 그로 말미암은 국가의 번영을 향한 여정에 탈무드가 큰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 책의 출판을 기쁘게 수락해 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 이번에도 편집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박세린 님, 그리고 출판부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4년 6월 최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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