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정치의 이해 (독서>책소개)/9.정치외교학일반

민주주의에 관한 공화주의적 왜곡 (2021)

동방박사님 2024. 7. 2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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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컴퓨터공학과 출신이자 법률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의제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군주제의 어두운 장막 속에서 태어난 공화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민주주의적 한계가 이제 그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간접민주주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의제는 단지 공화주의일 뿐이다. 이제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공화주의의 한계를 메꾸어야만 한다.” 는 실효성 있고 살아 움직이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오롯이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은, 진정한 민주주의, 그 고민과 해결책을 가감 없이 제시한다. 흔히 민주주의로 착각하는 대의제와 엘리트 과두제에 대한 효과 높은 백신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의 저자는, 마치 아테네 시민에게 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대중을 깨우기 위해 ‘말에 붙어서 피를 빠는 등에’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듯하다. 건강하고 엄청난 힘을 가졌지만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말’을 일깨우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의 자극은 이전 저서보다 더 직접적이고 간절하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동반자로서의 새로운 테크놀로지인 블록체인을 최초로 제시한다! 저자는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비트코인 채굴, 국내 ICO(Intial Coin Offering) 광풍, 그리고 2021년 상반기를 떠들썩하게 한 암호화폐 투자에 가려져 있던 블록체인에서 김현철 변호사는 직접민주주의의 희망을 찾아낸다. 선거의 4대 원칙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기술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법·제도·투표 문화의 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직접민주주의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 가장 가까이에 블록체인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계속 진화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민주주의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목차

추천의 글 _4

제1부 보수는 다시 집권할 수 있을까?

1장 실패한 우파는 어떻게 승리했을까? _16
문재인의 2020년 데드크로스와 보수 집권의 가능성 _16
토마스 프랭크의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_18

2장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나는 통계적 패턴 _22
미국의 양당체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_22
무엇이 공화당-민주당의 지배권을 교체하는가? _27
두 번씩 집권하는 패턴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_38

3장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통계적 패턴 _41
87년 체제의 미국화 현상 _41
각 당의 ‘적극지지층’비율은 몇 퍼센트 정도나 될까? _45
스윙-보터는 어떤 기준으로 정부를 선택하나? _48

4장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7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까? _54
양당체제에서 제3지대 후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_54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_58
1기 집권 교체기와 2기 집권 교체기의 역사적 패턴 _61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7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까? _63
양당체제에서 ‘양당의 실패’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_65
대중은 항상 권력 바깥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일까? _77

제2부 대의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1장 ‘민주주의의 위기’는 무엇인가? _82
통제할 수 없는 엘리트와 무기력한 시민 _82
대의제와 무기속위임(자유위임)의 원칙 _87

2장 민주주의에 관한 공화주의적 착각 _92
민주주의는 과연 올바른 정치체제인가? _92
대의제는 정말 민주주의적 제도인가? _95
‘민주주의에 관한 공화주의적 착각’의 역사적·논리적 배경 _97

3장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공화주의의 한계’이다 _102

제3부 엘리트의 권력독점을 어떻게 깨트릴 수 있을까?

1장 ‘민주주의’라는 용어의 모호함 _106

2장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 _110
‘저항권’으로 엘리트의 권력독점을 깨트릴 수 있을까? _110
시민들의 ‘정치 참여’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_115
숙의민주주의는 엘리트의 권력독점을 깨트릴 수 있을까? _119

3장 직접민주주의, 그 자체로서의 민주주의 _122
민주주의 체제를 구현하는 방법으로서의 직접민주주의
- 시민발의와 국민투표 _122
‘수(數)의 독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 _125
숙의민주주의의 문제점 _128

4장 디지털 거버넌스를 가능하게 한 새로운 테크놀로지, 블록체인 _130
직접민주주의는 스위스처럼 작은 나라에서나 가능한 것일까? _130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을까? _132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와 블록체인 _133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_136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민주주의 _141

5장 민주주의의 적 _145
민주주의의 첫 번째 적-시민들의 정책 결정능력을 의심하는 것 _145
민주주의의 두 번째 적-다양한 의견과 합리적인 토론을 방해하는 것 _149
민주주의의 세 번째 적-영웅주의와 전체주의 _153

제4부 엘리트 과두정부를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

1장 민주주의를 가장한 전체주의의 맹아 _156
문파 파시즘 논란 _156
파시즘 논란에 대한 문파의 반론 _159
첫 번째 반론에 대한 진단-문파의 전체주의적 특징은 반(反)다원주의성에 있다 _161
두 번째 반론에 대한 진단-SNS 욕설은 정치적 의사표현이 될 수 없다 _162
세 번째 반론에 대한 진단-전체주의와 다원주의 차이점은 반대파에 대한 태도와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는 방법에 있다 _164

2장 대중은 왜 지도자에게 복종하고 그를 숭배하는가? _170
전체주의적 대중은 왜 지도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가? _170
전체주의적 대중은 왜 지도자에게 자신의 자아이상을 동일시할까? _172

3장 대중들의 영웅에 대한 복종과 숭배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_176
대중의 정치적 무기력을 해결해야 한다 _176
통치구조를 개인 중심에서 정당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_179
영웅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없애야 한다 _181

4장 엘리트 과두정부를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 _189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는 과연 ‘분권형 통치구조’인가? _189
의원내각제는 정치엘리트가 장기적으로 권력을 독점하는 체제가 아닐까? _193
권력을 축소하라, 그리고 더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조하라! _199

제5부 민주주의와 이데올로기

1장 민주주의는 이데올로기인가? _204

2장 보수주의와 민주주의 _207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_207
보수주의의 민주주의적 수정 _215

3장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_220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_220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 _223
개입주의와 민주주의 _231

4장 이데올로기와 스윙-보팅 _236

5장 결어 _241

에필로그 _246

참고문헌 _254

저자 소개 

저 : 김현철
80년대 말 학생운동에 참여하여 반정부투쟁을 하다가 옥고를 치렀다. 그후 1994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후 2004년 사법연수원을 제33기로 수료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2012~2015), 공익소송위원(2014~2015),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진상조사단(2016~2017)으로 활동했으며, 2021년 현재 서울시 공익변호사단 활동과 함께 법무법인 〈공존〉에...

책 속으로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는 우리 정치체제를 미국식 대통령제에 근접시켰다. 미국의 경우에도 여러 군소정당이 있지만, 이런 작은 정당들이 대통령 후보를 내는 것은 고사하고 하원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조차도 아주 드문데 반하여, 한국의 군소정당은 제법 캐스팅 보트를 쥐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단순다수대표제로 인한 ‘전략적 투표’(strategic voting) 경향은 사실상 우리 정당구조를 미국의 공화당-민주당 체제에 흡사한 양당체제로 만들었다. 더구나 정의당과 같은 진보정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군소정당들, 예를 들어 유승민의 바른정당,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같은 정당들은 근본적으로 민주당과 보수당의 뿌리에서 정략적으로 갈라진 집단들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였다. 아래는 필자가 이전에 집필한 「지배당한 민주주의」에서 ‘전략적 투표 현상’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 pp.41~42

“대의제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군주제의 어두운 장막 속에서 태어난 공화주의가 가지고 있었던 민주주의적 한계가 이제 그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간접민주주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의제는 단지 공화주의일 뿐이다. 이제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함으로써 공화주의의 한계를 메꾸어야만 한다.”
--- p.103

전자투표 시행을 방해하는 가장 중대한 이유가 관리자에 의한 조작 가능성인데, 블록체인은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의 신뢰성 있는 서비스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기술을 마련하였다. 이로써 ‘디지털 거버넌스’를 가능하게 하였다. 1991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북유럽 국가인 에스토니아(Estonia)는 세계 최초로 2005년 모든 국민의 전자ID 시스템과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권자의 대부분이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인증서가 들어있는 ID카드를 바탕으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전자투표 시스템 ‘아이보팅’(i-Voting)을 구축하였다. 이 때 두 개의 블록체인을 사용하는데, 하나는 유권자가 등록을 했는지 여부에 관한 블록체인으로, 투표를 안 한 유권자를 확인하기 위한 트랜잭션을 기록하여 이중투표를 방지한다. 또 다른 하나는 투표 내용, 즉 기호 몇 번에 투표를 했는지에 관한 블록체인이다. 이로써 유권자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 pp.142~143

대중이 진영으로 나뉘고 적대적으로 행동하는 그 심리적 기저에 바로 ‘영웅주의’와 ‘전체주의’가 있으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세 번째 적(敵)이다. 자신이 권력을 장악하여 사회를 발전시키고 대중들을 평화롭게 하겠다는 정치엘리트의 마키아벨리즘이 영웅주의의 한 축을 차지한다면, 그 정치적 영웅에 대한 대중의 절대적인 숭배가 영웅주의의 또 다른 축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영웅과 대중은 서로를 동일시하고, 정치적 반대파를 적으로 간주하면서 전체주의적 특징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이르게 되면 민주주의의 주체인 시민들이 바로 민주주의의 적(敵)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끊임없이 영웅에 대해 복종하고 영웅을 숭배하는 노예적 모습은 ‘인민은 과연 자기 통치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되새기게 한다. 영웅주의와 전체주의 문제는 제4부에서 살피기로 한다.
--- p.153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실제로 ‘한나라당’이라는 정치의 주체는 변하지 않았는데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된 이유는 바로 대통령제가 정치를 인격화시키기 때문이다. 군주제와 마찬가지로 정치와 권력을 인격화시키는 체제인 대통령제는 당연히 군주제만큼이나 영웅숭배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치엘리트의 기반을 개인에서 정당으로 바꾸어야 하며, 통치구조를 정당중심의 정치체제로 개조해야 한다. 그래야만 군중의 개인숭배 경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p.181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학자들도 민주주의의 시초를 그리스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대 아테네에서 시민이란 ‘판결을 내리고 공직을 맡는’ 데 참여하는 사람이었다(Aristotle, The Politics, 169). 고대 그리스의 관점에서 지금을 따진다면, 국회의원이나 공직자만이 시민으로 불릴 수 있어 결국 현대국가에서 시민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각에서 민주주의는 경멸적 단어로, ‘가난한 사람들’이 공공의 이익보다는 모든 사회적 차이나 기득권을 없애 버리고 평등하게 만들겠다는 전제적 권력형태였다(데이비드 헬드, 74). 최근에 어떤 대선후보가 ‘최저임금제’를 ‘폐지되어야 할 규제’라고 말한 것을 보면, 위와 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각은 결코 과거의 것이 아니라 아직도 현존하는 정치적 스탠스로 이어 오고 있다.
--- p.246

출판사 리뷰

필자는 최근 우리가 겪었던 변화, 무엇보다도 국내에서는 현 정권의 데드크로스, 국외에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에 보다 깊이 천착하여, ‘바람의 변화(wind of change)’가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 가는지 보다 신경을 곤두세워 분석하였다.

특히 이 책에서 필자의 시선은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일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과거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났던 패턴, 가령 양당 체제에서 2기마다 정부가 교체되는 패턴을 분석하면서 우리가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하여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이번 책에서 필자의 가장 주된 고민의 대상은 대의제와 공화주의이다. ‘공화주의’란 말은 ‘민주주의’란 말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여기에서는 고전적 공화주의, 다시 말해서 군주에 의한 전제적 지배를 폐지하고 통치자를 선거로 선출하는 정체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사실 전제적 군주제 하에서 공화주의와 민주주의는 형제와 같은 관계였다. 그 후 전제적 군주제가 종식되고 선거로 선출된 자가 과거의 군주를 대신하여 국가를 통치하는 방식, 즉 대의제가 일반화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의제가 간접민주주의로 불리면서 민주주의적 제도의 전부인 것 마냥 대체되고 있는데, 사실은 공화주의의 제도적 표현이라는 것이 필자의 지적이다.

제3부에서는 지배엘리트들 사이에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전작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도 현재 법률가이자 과거 공학도였던 필자의 경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법제도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새로운 테크놀로지로서의 블록체인에 관한 주장은 필자의 고민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전체주의적 대중’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또 민주주의자로서 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는 전작에는 없거나 간단히 다루었던 문제였는데, 이번 저작의 제4부와 제5부에서 자세히 논하고 있다.

필자는 전작에 이어 이번 저작에서도 마치 아테네 시민에게 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대중을 깨우기 위해 ‘말에 붙어서 피를 빠는 등에’와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듯하다. 건강하고 엄청난 힘을 가졌지만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말’을 일깨우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의 자극은 지난번보다 더 직접적이고 간절하다. 부디 그의 노력이 결실을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현실의 등에’가 그러하듯이 결실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그의 자극은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