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계사 이해 (독서>책소개)/2.세계문화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2024) - 세상 가장 작은 단위로 단숨에 읽는 6000년의 시간

동방박사님 2024. 8. 14. 07:52
728x90

책소개

*중국 최고의 책 〈원진도서상〉 수상*
큰*별쌤 최태성 강력 추천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전쟁사》 저자 김봉중 교수 감수
“인류의 결정적 순간에는 늘 원소가 있었다”
세상 가장 작은 단위로 단숨에 읽는 6000년의 시간

‘고대 중국에서는 구리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 ‘인류가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결정적으로 규소 덕분이다?’ ‘현재 우주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은 타이타늄이다?’ 원소의 눈으로 읽으면 역사가 새롭고 빠르게 읽힌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위의 집합인 원소에 새겨진 역사의 결정적인 24가지 순간을 기록한다.

이 책의 저자 쑨야페이는 현재 중국에서 촉망받는 신에너지 관련 화학자이자 인기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중국 지식 오디오 서비스 플랫폼에 올린 화학 강의 시리즈는 2만 3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았으며 그가 집필한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역시 과학의 기초 개념을 잊어버렸더라도, 역사 교양서를 오랜만에 읽더라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독자들의 평가를 받았다. 또한 출간되자마자 중국도서평론학회 우수도서, 국영출판사인 중국출판그룹의 교양과학 추천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등이 수상한 그해 최고의 도서에게 주는 원진도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원소로 풀어낸 역사의 결정적 24가지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딱딱한 역사 교양서가 아니라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진진함이 느껴진다. 지식의 전문성에 문학적 감수성까지 더해진 금상첨화 같은 이 책을 통해 이 책을 통해 역사와 재미 그리고 과학 교양까지 단숨에 얻어보자.

목차

추천사1_한 편의 문학적 대서사시로 기록된 원소의 기억
추천사2_원소가 없다면 역사도 없다
들어가며_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노래

1부 금┃역사를 뒤바꾼 황금의 저주

1. 황금의 유혹과 태평양의 거친 파도
황금의 천국으로 향하다┃금을 향한 욕망의 잔혹사┃약탈자의 야심이 꺾이다┃발보아의 꿈, 운하의 탄생

2. 황금의 영광과 황금 제국의 멸망
금과 원자모형┃아름다운 금빛은 어떻게 생겨났을까?┃황금의 나라, 잉카 제국┃잉카 제국에 내려진 금의 저주

3. 황금에 이끌려 근대의 문을 열다
연금술의 씨앗┃유럽의 어둠을 밝힌 연금술┃연금술이 근대를 견인하다

4. 욕망이 계속되면 저주는 이어진다
상징의 원소, 금┃금의 현대적 쓸모┃금의 저주는 계속된다

2부 구리┃원소의 거울에 비친 진짜 청동기시대

5. 녹이 슨 구리조차 잘못이 없다
자유의 여신상은 원래 노란색이었다┃구리보다 철이 문제┃청동기의 신호탄

6. 주석과 구리가 만나 전쟁의 판도를 바꾸다
춘추전국시대의 개막┃무기 하나로 급부상한 변방의 나라들┃합쳐서 가능했던 전성기

7. 구리로 읽는 고대 기술 백과사전
구리로 만든 제일 아름다운 등롱┃철보다 방범 능력이 뛰어난 자물쇠┃소리를 빚는 원소┃뜻밖의 청동거울 사용법

8. 물건보다 돈이 비싼 시대, 구리를 잡아라
구리 도금의 발견┃중국 황제들의 오랜 고민┃통화량 부족의 근본적 원인┃어린 황제의 꿈은 그렇게 끝났다

3부 규소┃1만 년 동안의 결정적 순간을 함께하다

9. 인류의 미술은 왜 바위에서 시작되었을까?
바위그림을 찾아 나서다┃호모 파베르는 규소 덕분에 가능했다┃유연한 원소가 역사를 품는다

10. 시공간을 잇는 한 줌의 흙
명나라가 만리장성을 벽돌로 쌓은 이유┃1,000년의 해상무역 역사를 밝히다┃화학반응이 빚어낸 아름다움의 변천사

11. 유리의 눈과 이성적 사고가 만나다
페니키아인과 투명한 돌┃유리의 눈으로 멀고 깊게 들여다보다┃연약한 유리가 거대한 도시를 떠받치다

12. 손목 위 작은 기계부터 AI산업의 중추까지
스위스 시계산업은 자만했다┃더 멀리, 더 정확하게┃규소로 읽는 칩의 짧은 역사

4부 탄소┃탄소 생명체의 고탄소 생활사

13. 인류는 화학섬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디췌량의 비극이 불러온 발전┃우리가 합성섬유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이유

14. 진화적 본능이 만들어낸 단맛의 역사
인간의 유전자에는 단맛이 각인되어 있다┃싸고 효율적인 단맛 공급원을 찾아서┃뇌를 속인 대가는 무엇일까?

15. 탄소의 비극이 불러온 대전환
1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탄소 안개┃지구 온난화와의 전쟁을 선포하다┃끝없는 인류의 욕망이 지옥의 문을 열고 있다

16. 탄소가 미래를 열고 있다
자동차 연료부터 바꿔야 한다┃저탄소 자동차 시대의 시작┃탄소를 타고 우주 너머로

5부 타이타늄┃불가능을 현실로 바꾸는 최강의 금속

17. 타이타늄, 인간의 날개가 되다
달 탐사의 이정표를 세운 일등 공신┃하늘의 시한폭탄이 되어버린 비행기┃타이타늄으로 열린 새로운 하늘길

18. 우주의 금속이 바다의 금속이 되기까지
바다의 염분을 이겨라┃냉전의 균형이 깨질 뻔하다┃인류의 새로운 싸움을 해결하라┃타이타늄과 함께 떠나는 해저탐사

19. 한 건물로 시작된 중국의 타이타늄 혁명
한 국가의 상징을 지어라┃프랑스 건축가와 타이타늄의 인연┃타이타늄의 건축학적 가치

20. 탄소 생명체가 타이타늄 생명체로 바뀌는 날이 올까?
타이타늄 합금이 만든 세계 기록┃3D 프린팅과 타이타늄의 만남┃인류의 새로운 정의

6부 원소의 노래

21. 전주곡

22. 제1악장, 중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다
예측된 악보의 빈칸┃법칙이 연이어 입증되다┃멘델레예프의 실수

23. 제2악장, 법칙의 탄생
거인들의 노력┃법칙을 표현할 음계의 탄생┃원소 주기성의 법칙이 완성되기까지

24. 제3악장, 전 인류의 과학적 합
오랫동안 4원소설을 믿은 이유┃서양의 4원소설 vs 동양의 오행설┃의심의 싹┃주기성의 법칙, 세계의 법칙이 되다

25. 제4악장, 118개 원소 이름의 완성
원자의 구조가 완성되다┃주기율표의 마지막 열┃119번 원소는 언제 발견될까?

26. 후주곡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쑨야페이 (孫亞飛)
베이징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칭화대학교 화학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쳤으며 현재 신에너지 산업화를 연구하고 있다. 대중과 화학 사이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대중과학 커뮤니케이터로도 활동하는 중이다. 지식 오디오 서비스 플랫폼 더다오得到에 올린 ‘30강으로 배우는 화학 지식化學通識30講’은 2만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수강한 인기 강의 시리즈다. 저서로는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를 비롯해 《원자 왕국...
 
역 : 이신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중통역학을 전공했다. 삼성전자, 주중한국대사관에서 통번역사로, 수원법원과 대법원 인증 통역인으로 일했다. 현재 번역집단 실크로드 소속 번역가 겸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나의 중국어 다이어리》 《열정 중국어 회화 1,2,3(공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시경 속 동물》 《자존감 회복 수업》 《곤충은 어떻게 하늘을 날까요?...

감수 : 김봉중

전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톨레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샌디에이고시립대학 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다. 방송과 출판, 강연을 오가며 복잡한 세계사를 누구보다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대표적인 역사 스토리텔러로,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역사적 사건, 인물, 전쟁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내며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어...

책 속으로

그 맛깔난 서술의 힘은 다섯 개 원소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것을 인류 문명에 연결하는 능력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학의 딱딱함과 일반 역사 담론의 진부함은 보이지 않고 한 편의 문학적 대서사시를 감상하는 기분을 느낄 정도로 지식의 전문성에 문학적 감수성이 더해졌다. 게다가 독자와 대화하는 화법이 신선하다. 뻔한 전개를 앞두고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비웃을 것”이라고 돌려서 이야기하거나 아메리카 인디언을 학살하는 유럽의 정복자들을 “이 교양 넘치는 식민지 지배자들”이라고 역설적으로 꾸중하는 표현도 그렇다. 무릎을 탁 치게 하고, 웃음을 머금게 하는 서술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
---「추천사 1. 한 편의 문학적 대서사시로 기록된 원소의 기억」중에서

수백 년에 걸쳐 노력했지만, 금은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금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아랍인은 액체를 증류할 수 있는 증류 플라스크와 길고 가는 S자형 목이 붙어 있는 백조목형 플라스크 등 새로운 실험도구를 많이 발명했다. (중략) 무엇보다 연금술은 철학 체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연금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리스 고전 철학과 완전히 다른 실증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이 싹텄다. 어떤 연구가 맞는지 틀렸는지를 실증하려면 꼭 정량화를 거쳐야 한다. 연금술은 정확하게 무게를 재고 기체를 모으는 방법을 중시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근대 과학의 씨앗이 심어졌다. 이제 아랍인은 연금술로 과학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3. 황금에 이끌려 근대의 문을 열다」중에서

청동기가 나타나면서 생산력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이와 동시에 청동기를 만드는 장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사회적 분업이 일어났다. 〈고공기〉를 보면 청동기시대 중국 사회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장인을 분류했는지를 알 수 있다. 수레바퀴를 만드는 장인은 ‘윤인輪人’, 수레 칸을 만드는 장인은 ‘여인輿人’, 수레의 양쪽에 대는 긴 채인 끌채를 만드는 장인은 ‘주인?人’이라고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야금업의 직종은 더 세세하게 분류되었다. 상나라와 주나라 이후부터 청동기 제작업에 종사하는 장인은 최소 여섯 가지로 분류되었다.
---「6. 주석과 구리가 만나 전쟁의 판도를 바꾸다」중에서

규소와 산소는 거의 모든 원소를 품어주는 능력이 있어서 지구상의 광물이라면 누구나 그들과 한 팀이 되고 싶어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조합되더라도 사면체 구조라는 기본 뼈대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규산염으로 이뤄진 바위는 경도와 녹는점이 매우 높다. 또한 촘촘한 구조를 가진 덕분에 무척 강한 알칼리성 물에 닿지 않는 이상 침식되거나 녹지도 않으므로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규산염 바위의 특징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여전히 고대인이 남긴 바위그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9. 인류의 미술은 왜 바위에서 시작되었을까?」중에서

스위스의 손목시계산업을 구한 것은 하이에크가 아니라 그들이 내쳤던 수정 손목시계 기술이었다. 수정 공진 기술은 현대인이라면 하나쯤 갖고 있는 스마트폰, GPS 시스템, 원격 조종 시스템의 시간 측정 기능을 구동하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 되면서 세월이 흐를수록 더 널리 사용되는 중이다. 인류가 정보화시대를 맞이하는 바로 그 순간에도 규소는 다시 한번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마치 시간을 기록하는 타이머처럼 우리의 매분 매초를 기록하며 정보의 정확성을 지켜주었고, 이 덕분에 우리는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과거를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12. 손목 위 작은 기계부터 AI산업의 중추까지」중에서

오늘날 천연섬유는 여전히 옷을 만드는 소재로 사용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화학섬유에 비해 점점 발전 동력을 잃어가는 추세다. 천연섬유 생산에 꼭 필요한 토지가 부족하고 성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합성섬유는 분자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보온성, 청량감, 몸에 착 감기는 느낌, 통기성, 부드러움 등 다양한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방탄복과 같은 군사 장비도 과거의 사슬 갑옷처럼 금속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분자량이 엄청나게 많아 튼튼한 구조를 자랑하는 폴리에틸렌이라는 특수섬유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결국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인조 유기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으며, 옷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13. 인류는 화학섬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중에서

결국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도시라도 곤경에 빠질 터였다. 이 시기부터 ‘대기오염과 인류의 관계’는 정치가와 과학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요한 의제로 부상했다. 1989년, 세계보건기구는 녹는점이 실온 이하이면서 끓는점은 섭씨 50~260도 사이인 유기물을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유해 유기물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의한 이유는 강력하게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에 의해 우리 삶의 터전이 무너져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5. 탄소의 비극이 불러온 대전환」중에서

위투 2호의 설계자들은 타이타늄과 몰리브데넘을 섞은 형상기억합금으로 여과망을 만들었다. 형상기억 효과란 금속에 변형이 발생해도 외부의 힘이 사라지면 원래 형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위투 2호의 여과망은 둥그런 형태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로써 직경 300밀리미터, 폭 150밀리미터 크기의 위투 2호 바퀴가 탄생했다. 매우 복잡한 구조의 물질로 만들어졌지만 총질량이 보통의 책 한 권 무게 정도밖에 안 되는 735그램에 불과해 타이타늄은 우주의 금속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게 됐다.
---「17. 타이타늄, 인간의 날개가 되다」중에서

1958년 보잉은 보잉 707 동체 전체에 81.6킬로그램의 타이타늄 합금을 사용해 타이타늄 합금 비행기 제작에 성공했다. 타이타늄 합금은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고온의 환경에서도 금속피로를 잘 견디므로 강철과 알루미늄보다 훨씬 더 적합한 비행기 동체 소재다. 이후 항공 엔지니어들이 타이타늄 합금 가공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점점 더 많은 타이타늄 합금 부품이 비행기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초의 제트 여객기인 코메트가 세 번이나 추락 사고를 일으켰는데도 제트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내심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모두 타이타늄 합금 덕분이다.
---「17. 타이타늄, 인간의 날개가 되다」중에서

1주기부터 7주기까지의 원소가 모두 채워졌지만 새로운 인공원소를 만들려는 과학자들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시공간을 초월해 지구에서 ‘작은 우주’를 탐사하기 위해서다. 인공원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우주 공간상의 천체 움직임과 유사한 점이 많다. 두 번째, 의학과 원자력에 널리 사용되는 테크네튬처럼 상업적 가치가 뛰어난 새로운 인공원소를 찾아내기 위해서다.
---「25. 제4악장, 118개 원소 이름의 완성」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가 잊어버린 원소는 있어도 원소가 잊어버린 인류는 없다”
원소의 눈으로 읽으면 보이는 새로운 역사!

원소는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는 훌륭한 역사적 매개다. 인류는 고탄소 섬유로 만든 의류에 길들여져 더 이상 합성섬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본능적으로 단맛을 찾다 보니 싸고 더욱 더 단맛을 인공적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탄소 생명체의 고탄소 생활사는 재앙이었다. 1952년 12월 5일, 엄청난 규모의 검은 안개가 런던에 내려앉았다. 나흘 동안 런던을 짓누른 안개는 거대한 몸집의 소마저도 쓰러뜨리는 독성 가스였다. 이 짙은 안개는 최소 6,00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한 달간 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호흡기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검은 안개는 석탄을 태우면서 시작된 산업공해가 만든 스모그였다.

결국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비극은 다시 반복될 터였다. 이 시기부터 탄소와 인류의 전쟁은 시작되었고 이제 우리는 저탄소를 부르짖고 있다. 이처럼 인류사는 탄소, 더 나아가 원소의 변천사와 맞물려 움직인다. 구리는 주석을 만나 청동기를 열었고, 황금은 구리를 만나 현대 반도체 산업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원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류의 역사의 흐름이 좌우되는 것이다.

원소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순간들

#1. 고대 중국 황제들에게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 사회가 안정화되고 상업이 발달할수록 통화량 부족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진 것이다. 이는 바로 구리 때문에 일어난 디플레이션 현상이었다.

#2. 황금빛을 좇던 유럽인들은 가는 곳마다 인디언들을 학살했고, 심지어 당대 자신들보다 훨씬 번성했던 잉카 제국까지 멸망시켰다. 그리고 21세기에도 금의 저주는 끝나지 않았다.

#3. 2019년, 인류 최초로 창어 4호가 달의 뒷면에 도착했으며 탐사로봇 위투 2호는 2년 동안 600미터를 주행하며 우주 탐사에 이정표를 남겼지만. 이 모든 것은 철보다 강하지만 밀도가 낮아 가벼운 지구 최강의 금속, 타이타늄 덕분이다.

#4.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는 문명 세계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일까? 바로 규소의 특성 때문이다. 규소로 이루어진 바위는 경도와 녹는점이 매우 높고 알칼리성 물에 닿지 않는 이상 침식되거나 녹지도 않는다. 이 덕분에 우리는 석기 시대를 거쳐 벽돌로 만리장성을 쌓고 천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기를 남겼으며 생물학과 시계산업의 발전을 누릴 수 있었다.

#5. 중국은 1970년대만 해도 전 국민이 입을 옷감이 부족했다. 하지만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합성섬유를 개발한 결과 세계 섬유산업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탄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세계 섬유산업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역사와 과학 교양을 한번에!
원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최소한의 교양수업

지난 수천 만 년 동안 인류는 피로 얼룩진 야만적인 황금 약탈의 시대를 거쳐 구리와 주석이 만나 찬란히 빛났던 청동기시대를 지나 지금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규소가 남긴 기록을 읽고, 우리를 갉아먹어도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고탄소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제 타이타늄이 선사할 미래를 상상하며 꿈꾸고 있다. 지금도 119번째 원소를 발견하고자 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해당 원소가 발견되는 날 우리에게는 어떤 과거가 드러나고 또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이렇게 원소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물질의 근원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있었던 덕분이다. 원소 주기성의 법칙을 발견하고 오늘날의 주기율표가 탄생하기까지 기여한 거인들의 발자취로 이 책을 마무리하며 역사와 과학 교양을 한번에 그리고 보다 깊이 이해해보자.

추천평

인류의 역사가 금, 구리, 규소, 탄소, 타이타늄에 의해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니!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이 책은 새로운 시선을 갈망하는 우리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만이 인류의 역사를 품을 수 있는 뿌리라는 상식 대신 과학이 그 역할을 맡아 풀어낸 전혀 다른 새로운 인류의 발자취를 어서 따라가보자.
- 최태성 (《다시, 역사의 쓸모》 저자)
자연과학의 딱딱함과 일반 역사 담론의 진부함은 보이지 않고, 한 편의 문학적 대서사시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저자는 화학자의 탈을 쓴 인문학자임에 틀림없다. 이 탈을 쓴 인문학자를 통해 역사를 보는 시야가, 아니 우리 인간을 들여다보는 깊이가 더해지길 기대한다.
- 김봉중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
“학제 간 연구에 능하면서도 이야기를 풀어갈 능력을 갖춘 사람이 쓴 완전한 책”
- 웨이옌 (칭화대학교 화학과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