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역사문화기행 (2006~) (여행)/9.전통한옥고택생가

고택 조견당 전경

동방박사님 2021. 8. 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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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은 우리문화를 담는 그릇

고택은 오래된 집을 말한다. 전통방식으로 지어진 옛집이 고택이다. 여기에서 우리조상 들은 대를 이어 살아왔다. 사람들이 한곳에서 오래 살면 일정한 생활방식과 규범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를 우리는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대가족을 이루고 한 집에서 대를 이어 살게되면 가부장을 중심으로 어떤질서가 형성되고, 이 질서에 순응하다보면 어떤 일정한 생활패턴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한때는 한반도 훨씬 북쪽에서 유목민으로 생활해오던 우리민족이 대륙의 북쪽지방을 거쳐 한반도 깊숙히 이동해 정주하년서 이 같은 안정적인 주거형태와 생활방식으로 빠르게 적응하였을 것이다.

문화는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적인 삶을 영위하면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가치추구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발생적일 수도 있고, 다소 인위적인 면도 있을 수도 있다. 문화는 사람들이 만들지만, 사람들은 다시 이를 배우고 습득하며, 다시  이를 바탕으로 확대재생산하는 스스로의 동력을 가진다. 문화에는 학습의 욕구가 담겨 있으며 삶을 살찌우고 사람 사이의 소위 인간관계를 가능케하는 무었이 존재한다. 요즘 말로 '소통'의 도구요,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이어주는 통로로서의 역할이 있다. 

따라서 고택에는 문화가 존재한다. 그것도 수 백 년 이어내려온, 실증적으로 입증된 문화가 그곳에 있다. 한 때 있었다가 금방 없어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오랫동안 존재하면서 사람들을 이어주고, 동질의식을 일깨우는 어떤 연대의식으로 자리 잡은, 그런 검증된 문화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단오에 그네를 타는 것도 문화요, 한식에 성묘 하는 것도 문화요, 널띠기와 재기차기, 팽이치기도 문화요, 넓은 마당에서 탈바가지를 뒤집어 쓰고 양반을 조롱하는 탈춤도 문화요, 가을에 이엉과 용구새를 엮어 초가지붕을  얹는 것도 문화요, 정월대보름에 쥐불놀이를 하는 것과 찰밥에 나물반찬을 해먹는 것도 문화요, 언손을 호호불며 찰밥을 얻으려 다니는 것고 문화요, 문화행위인 것이다.

고택에는 또 정신문화가 존재한다. 인간은 어쩌면 교육의 산물이다. 교육은 정신을 깨우치는 행위이다. 교육은 학교이전에 이미 부모의 품에서 부터 시작된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애로운 훈육에서부터, 어머니 아버지의 가르침은 물론, 집안 어른들의 눈총과 삼촌, 사촌, 육촌들과의 관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이들과의 경쟁과정에서 교육은 이루어진다.  교육은 인간의 행동방식을 규정하고, 한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습득과정이다. 여기에서 지식을 얻고, 관계에 대해 눈을 뜨며, 자신의 미래와 집안의 역학관계, 나아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위상과 발전적 자아에 대한 이상과 포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고택에는 이러한 교육의 틀을 규정짓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규범이 존재한다. 그래서'집안'이라는 매우 포괄적인 어휘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가문' 혹은 '문중' 이라는 말이 저절로 어떤 '규범'이라는 말로가 동의어로 자리메김하게 된 것이다. 나를 둘러싼 어떤 문화가 교육과 전통으로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인간이 규범적인 인간으로 변모하고 스스로 자아를 깨우쳐 나아가는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 '명품고택 명품강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