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한반도평화 연구 (박사전공>책소개)/2.북한탐구

북한 핵의 운명

동방박사님 2022. 1. 3. 09:31
728x90

목차

01_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과정
북한의 핵개발 의지와 동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지속적인 핵개발 정책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했는가?

02_ 북핵 협상: 왜 실패했나?
남북한 핵협상 (1991년 12월부터 1992년 12월 말까지)
미국 대 북한의 핵협상 (1993년 6월 2일-1994년 10월 21일)
6자회담 (2003년 8월 - 2008년 12월)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 가능성과 한계

03_ 북핵 위협, 억제할 수 있나?
북한 판 “억제이론”의 실상
북한의 각종 핵사용 시나리오와 전략적 함의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는 방안
소 결 론

04_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 그 효과는?
북한 핵문제의 대두 시기부터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이전까지
(1990년대 초반~2006년 6월까지
2006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의 대북한 제재
2016년 초 ~ 2017년 말까지의 대북한 제재
“제재 무용론” 대 “제재 유용론”의 논쟁
대북 경제제재의 종합적 평가와 전망

05_ 결론: 북한의 검증가능한 핵폐기를 향하여

 

출판사 리뷰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자랑하기에 이르기까지 원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우선 한국의 국내에서 보수와 진보 정파끼리 서로 “네 탓”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미국 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미온적인 대북한 제재 탓을 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한 것은 외부의 어느 누구 잘못이 아니고, 북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이다.
필자는 1991년 12월부터 남북한 핵협상의 실무진에서 일하면서 핵협상에 참가했다.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을 보고, 북한은 김일성 정권에서조차 핵무기 개발의지가 확고하구나 하고 느꼈다. 1994년 북미 핵협상에서 제네바합의를 도출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필자를 비롯한 소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미 제네바합의를 위반하고 몰래 핵개발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여 계속 추적해 왔다. 드디어 2003년에 또 다시 NPT 탈퇴를 선언하고, 김정일 정권은 핵무기 개발을 가시화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했다. 2006년 10월 3일에 핵실험 예정 선언을 했지만, 실제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필자는 1주 이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 같다고 중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내기를 걸었는데, 10월 9일에 핵실험을 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북한의 핵개발은 가시화되었다. 김정은이 정권을 잡을 때에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김정은은 스위스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 국제적 감각을 갖춘 개혁개방적 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핵개발을 멈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핵보유국의 지위를 일떠 세운 지도자”라는 김정일의 업적을 이어받아 김정은이 핵무력을 더욱 증강시킬 것으로 보았다. 김정은은 미국과 “맞장뜨기” 위해서 핵미사일 능력을 초스피드로 건설하였다. 그러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에 의해 완성된 3악장짜리 교향곡에 비유할 수 있다. 외부의 누구인가가 잘못해서 북한이 세계적인 핵미사일 무장국가가 된 것이 아니니, 우리끼리 탓할 일이 아니다. 이제 문제를 잘 분석하여,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우리의 노력을 집중할 때이다.

북한이 만든 3악장짜리 핵교향곡을 살펴보자. 제1악장인 김일성 시대에는 핵의 에너지용, 무기용 이중성을 강조하며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 능력을 갖추었다. 제2악장인 김정일 시대에는 김일성 시대의 비핵화 유언을 복선으로 깔면서, 일면 핵협상, 일면 핵개발을 지속하여 결국 핵무기를 2번 시험했고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핵무기 개발을 가시화했다. 제3악장인 김정은 시대에는 핵무기와 미국 공격용 대륙간탄도탄을 결합시켜 4번의 핵실험과 수십 수백 차례의 미사일 시험을 거쳐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많은 외부 관찰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너무 빨리 진척되었다. 현재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과 관련 정부들이 북한의 핵능력과 핵전략을 업데이트 하느라고 분주하다. 북한의 핵무장 교향곡은 3악장으로 끝날 것인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에 북한의 핵무장 교향곡은 3악장으로 끝날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북한에서는 대규모의 자축연을 벌였지만,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객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해서 모두들 떠나갔다. 북한의 관객들도 방사능에, 지진에, 기아에, 대결 일변도의 허장성세가 불러들인 경제제재에 지칠 대로 지쳐 있다. 북한의 잔치는 김정은을 비롯한 핵과 미사일 기술자들만의 잔치가 되었다. 김정은 체제는 비핵화로 돌아 길을 찾지 못할 정도로 까마득히 멀리 떠나 왔다. 이제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약소국 북한이 강대국 미국과 핵무기로 맞장을 뜨겠다는 북미 대결을 북한이 자주 되뇌고 있음으로써 북미 간에 일촉즉발의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다.

북한 김씨 왕조의 핵을 비핵화시키기 위해 국제무대에서 제3막으로 구성된 외교 무대가 펼쳐졌다. 제1막은 1991년부터 1992년 말까지 남북한 간에 핵협상이 있었다. 한국이 주인공을 맡았다.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이 합의되었다. 북한은 숨어서 재처리시설을 가동했고, 플루토늄탄을 만들 수 있게 된 반면, 한국은 비핵화공동선언에 손발이 묶여서 재처리와 농축에 대한 꿈조차 완전히 포기해버려야 되었다.

제2막은 미국과 북한 간에 핵협상이 있었다. 미국이 한국을 대체하여 주인공을 맡았다. 제네바합의가 생산되었다. 북한은 과거 핵개발 행적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했고, 비밀리에 우라늄농축을 시작했다. 미국과 북한 두 나라는 각각 외교적 승리를 부르짖었으나, 북한의 핵개발 의지는 약화되지 않았고,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막았지만 핵개발을 근원적으로 막지는 못했다.

제3막은 6자회담이 있었다. 북한과 미국이 주인공을 맡고 중국과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맡고, 일본과 러시아가 조연을 맡았다. 미국은 제2막에서 북한에게 사기 당했다고 간주해 절대로 북한과 1대1 회담은 안 한다고 했다. 9.19 공동성명, 2.13 합의, 10.3 합의 등이 생산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실험도 하고, 미사일 시험도 하고, 핵개발을 지속했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완전히 내놓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하는 통에 비핵화 연극 제3막은 다 공연 되지도 못하고 중간즈음에 파국을 맞았다.

북한을 비핵화시키기 위한 교향곡 제4악장이나, 연극 제4막은 시작되지도 못한지 오래 되었다. 누구도 주인공을 맡으려고 하지도 않고, 맡을 자신이나 지도력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일치된 의견조차도 없다. 게다가 북한의 핵능력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한국의 국내에서는 보수 탓, 진보 탓 하면서 서로 상대방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외부의 행위자들에게 책임이 조금 있을지 모르지만, 외부의 행위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원인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북한이 핵무장 국가가 된 것은 북한의 김씨 왕조가 민생을 팽개치고 국제제재를 당하면서도 반드시 핵무장 국가가 되겠다는 초지일관한 정치적 의지와 기술력 개발 때문이다. 국제무대의 막간에서 서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는 사이에 김정은의 핵 교향곡은 제4악장을 향해 가고 있다.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한가? 다시 한 번 북한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 제4악장과 제4막이 결합된 교향곡을 작곡해야 하는데, 다음 장을 성공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제4악장과 제4막은 결합되어야 한다. 이것이 잘못되어 제4악장은 모든 행위자들의 운명을 죽음의 길로 재촉하는 “운명교향곡”이 될지, 이것이 잘되어서 모든 행위자들이 국익을 조화롭게 화합시키는 “합창교향곡”이 될지는 행위자들이 북한핵의 기원과 종말을 잘 이해하고 어떤 현명한 대책을 실행하는가에 달려있다.

이 책의 집필을 마칠 즈음에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한의 특사교환, 남북한 정상회담 약속, 북미 정상회담 약속이 뉴스로 떠올랐다. 이제 제4악장과 제4막이 결합된 교향곡이 시작될 것인가에 대해 모두들 기대와 우려가 반반 혼재되어 있다. 이 책에서 북한의 검증가능한 핵폐기를 가져 올 수 있는 합창교향곡의 조건을 제시하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운명교향곡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북한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체제를 거쳐 오는 동안 어떻게 핵무력을 완성해 가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제2장은 대화를 통해 북한을 비핵화시키려는 노력이 어떤 과정을 거쳐, 무엇이 성공했고 무엇이 실패했는지 분석해 보고, 다음 대화에 던지는 귀중한 교훈을 얻고자 한다. 북핵 협상의 고비 고비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대화의 효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슈 중 몇 개를 곁들여 설명해 보기로 한다. 제3장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국방정책 및 억제 차원의 조치들을 논의해 보려고 한다. 여기서 북한이 보는 억제는 무엇인지, 미국이 보는 억제는 무엇인지, 한국이 보는 억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시키는 방법과 한국의 독자적 억제방법을 알아본다.

제4장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서, 북한에 대한 효과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과 효과를 정리하면서 향후 대북 제재의 전망을 살펴보려고 한다. 제5장은 마지막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단원의 제4악장 합창 교향곡을 만들기 위해 미래 시나리오를 2개로 압축하고 어떤 것이 가능성이 크며, 합창교향곡을 만들기 위해서 관련국가들 특히 미국이 취해야 될 조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한국을 비롯한 관련 국가들이 취해야 할 태도를 알아보려고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닥친 북핵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개인적 연구작업이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필자는 오로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사태를 관찰하고, 때로는 정책 연구와 건의도 하고, 국제적으로 핵비확산공동체와 긴밀하게 교류해 왔다. 북핵의 본질을 똑 바로 인식하고, 우리의 객관적이고 바람직한 대책 찾기에 올인해 왔다. 지금은 우리 눈앞에 닥친 한반도의 최대 안보 위기를 잘 해소해 나가는 것이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이 책이 이러한 일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의 ?2015 우수학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필자가 집필중인 한국의 핵정책과 국제정치라는 저서의 “제4장 북한 핵의 운명: 핵개발 원인과 효과적인 비핵화 방안”에 관한 부분을 별도의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다. 이 연구를 지원해 준 한국연구재단에 감사하고, 이 책의 출판을 맡아 준 안종만 박영사 회장님과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본서의 모든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임을 밝히며,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많은 가르침을 기대하는 바이다.

2018년 2월 논산 학구재에서
한용섭 국방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