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이데올로기 연구 (독서>책소개)/2.러시아혁명

젊은 스탈린

동방박사님 2022. 2.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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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 《젊은 스탈린》(원제 : Young Stalin)은 스탈린의 어린 시절, 혁명가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 폭력단의 일원, 시인, 수습 사제이던 시절, 한 여자의 남편이자 혈기 방장한 연인인 남자, 또 사생아를 낳게 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저버리는 남자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젊은’ 스탈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스탈린의 전반기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극악무도한 후반기 삶과 세계사를 뒤흔든 사건들에 대해 좀 더 깊고 치우침 없이 이해하기 위함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를 통해 볼셰비키로 대변되는 러시아 사회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국내외 주요 언론사와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예루살렘 전기》를 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Simon Sebag Montefiore다. 방대한 양의 자료조사와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으로 대작을 만들어온 그답게 이번에도 스탈린의 젊은 날에 대한 기념비적인 작품을 써냈다. 모스크바, 트빌리시, 바투미의 새로 공개된 기록보관소를 비롯하여, 23개 도시 9개국을 돌아다니며 발굴한 엄청난 자료와 세밀한 인터뷰를 통해 스탈린의 젊은 생애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특히 이 책에는 스탈린 어머니의 회고록 일부 등 처음 공개되는 내용들이 다수 담겼다. 아주 사소한 일화부터 오랫동안 잘못 알려졌던 사실까지 스탈린에 관한 가장 정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목차

서문 / 스탈린 가계도 / 지도 / 등장인물 소개 / 스탈린의 이름, 별명, 필명, 가명 / 일러두기

프롤로그_ 은행 강도
1부 : 1장 케케의 기적, 소소 / 2장 미친 베소 / 3장 싸움꾼, 레슬러, 합창단원 / 4장 고리에서의 교수형 / 5장 시인과 성직 / 6장 불타는 눈의 젊은이 / 7장 소소와 ‘검은 점’의 대결 / 8장 기상관측소 직원: 당과 공작들 / 9장 스탈린, 지하로 들어가다: 콘스피라치아 / 10장 바투미 화재, 학살, 체포

2부 : 11장 죄수 / 12장 얼어붙은 그루지야인: 시베리아 유형 / 13장 유혹적인 볼셰비키 여인 / 14장 1905년: 산악지대의 왕 / 15장 1905년: 싸움꾼, 부랑배, 재봉사 / 16장 1905년: 스탈린이 레닌을 만나다 / 17장 결혼, 소동 (그리고 스웨덴) / 18장 해적과 아버지 / 19장 런던에 간 스탈린 / 20장 강도들과 카자크의 게임 / 21장 스탈린의 돌 같은 심장 / 22장 흑색 도시의 두목 / 23장 살인, 광기, 감옥 게임 / 24장 ‘강의 수탉’과 귀족 여성 / 25장 스탈린은 차르 체제의 첩자였는가?

3부 : 26장 잃어버린 두 약혼녀와 임신한 농민 여성 / 27장 중앙위원회와 여학생 ‘예쁜이’ / 28장 그 이름을 잊지 말고 각별히 조심하라! / 29장 카모의 도약과 최후의 은행 강도 / 30장 수수께끼 같은 발렌티나와의 여행 / 31장 1913년 빈: 놀라운 그루지야인, 오스트리아인 화가, 늙은 황제 / 32장 비밀경찰의 무도회: 배신당한 여장 전문가

4부 : 33장 스탈린, 절박한 처지에 놓이다 / 34장 1914년: 북극권의 섹스 코미디 / 35장 사냥꾼 / 36장 시베리아의 로빈슨 크루소 / 37장 스탈린의 순록썰매와 시베리아에서 낳은 아들

5부 : 38장 1917년 봄: 비틀거리는 지도자 / 39장 1917년 여름: 거리로 나선 수병들 / 40장 1917년 가을: 소소와 나디야 / 41장 1917년 겨울: 카운트다운 / 42장 영광스러운 1917년 10월: 엉망이 된 봉기 / 43장 권력: 그늘을 벗어난 스탈린
에필로그_ 늙은 독재자

감사의 말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Simon Sebag Montefiore)
 
1965년 출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예카테리나 대제와 포템킨Catherine the Great and Potemkin』으로 새뮤얼 존슨상, 더프 쿠퍼상, 마시 전기문학상의 최종 후보명단에 올랐다. 『스탈린 : 붉은 짜르의 궁전Stalin : The Court of the Red Tsar』으로는 2004년 영국출판대상 ‘올해의 역사책상’을, 또 다른 저서 『젊은 스탈린Young Stalin...
 
역 : 김병화 (金炳華)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음식의 언어》 《문구의 모험》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짓기와 거주하기》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회고록》 《세기말 빈》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등 여러 권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스탈린의 초년을 다룬 저술은 (히틀러의 젊은 시절을 다룬 수많은 책에 비하면) 별로 없다. 자료가 거의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어린 시절, 혁명가로서의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 폭력단의 일원이고, 시인이고, 수습 사제이던 시절, 한 여자의 남편이자 혈기방장血氣方壯한 연인인 남자, 또 사생아를 낳게 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저버리는 남자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생생하게 말해줄 새 자료들이 새로 공개된 기록보관소에 숨어 있었다. 흔히 간과되어온 그루지야의 기록보관소는 특히 보물창고였다.
스탈린의 초년 시절은 많은 부분이 어둠 속에 숨어 있었지만, 어느 모로 보든 매우 특이했다. 레닌이나 트로츠키의 어린 시절보다도 더욱 격동적이었다.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그는 최고 권력에 수반되는 승리와 비극, 또 맹수 같은 특성에 대비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파괴되기도 했다. --- p.11-12「서문」중에서

스탈린의 성장 과정에서 공감의 요소가 어떤 식으로 누락되었기에 그가 그토록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고 또 정치적 삶에 그토록 잘 대비할 수 있었을까? 1878년에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났고, 1898년에는 이상주의 성향을 지닌 신학생이던 사람이 어찌하여 1907년에는 은행 강도, 1914년에는 망각 속에 잠긴 시베리아의 사냥꾼이다가, 1930년대에는 광신적 마르크스주의의 대량학살자가 되고, 또 1945년에는 베를린의 정복자가 되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을까? --- pp.13-14「서문」중에서

그 뒤 한 세기 동안 그날 스탈린이 맡았던 역할은 의혹의 대상이었지만 입증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모스크바와 트빌리시의 기록보관소의 개방으로 그가 작전 전체를 지휘했고 여러 달 전에 이미 자기 사람을 은행 내부에 잠입시켜두었음이 밝혀졌다. 그의 처형인 사시코 스바니제의 미발표 회고록이 그루지야 기록보관소에 있는데, 거기에는 스탈린 자신이 작전 전체를 주도했음을 그가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
스탈린은 “정치라는 더러운 업무”, 혁명의 음모적인 드라마에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 소비에트 러시아의 독재자가 되었을 때 그는 그런 ‘카자크들과 강도떼’, ‘경찰과 도둑들’의 러시아식 버전인 ‘카자키 이 라즈보이니키kazaki I razboyniki’의 게임에 대해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리운 듯 회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치가로서 자신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pp.50-51「프롤로그_은행 강도」중에서

이런 터무니없는 소문을 제외한다면, 누가 스탈린의 생부인가? 에그나타시빌리는 분명히 그 가족의 후견인이었고, 그 아내를 위로해주고 아들을 뒤에서 돌봐주었다. 그는 결혼한 사람이었고 자녀와 함께 유복하게 살았으며, 장사가 잘되는 술집이 많고, 포도주가 흘러넘치는 고장에서 잘나가는 포도주 거래상이었다. 그뿐 아니라 윤기 흐르는 콧수염을 기른 이 끈 레슬러는 싸움꾼을 숭배하는 고장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레슬러였다. 이미 지적했듯이 케케 본인도 그가 “우리 가족을 위해 도움을 주려고 항상 애썼다”고 쓴다. 이는 불행하게도 어떤 숨은 뜻을 내포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말이 문자 그대로 사실일 가능성은 없지만, 혹시 뭔가 속내를 드러내려고 했던 건 아닐까? --- p.80「1장_케케의 기적, 소소」중에서

이런 독한 의심이 끓어오르는 솥에다, 일찍이 1902년부터 있어온 그가 배신자라는 비난과, 그의 비밀경찰 연줄과 유형지와 감옥에서 감행한 그의 탈출 등의 일을 던져 넣으면 그가 차르 체제의 첩자라는 설이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 장래의 국제 마르크스주의의 대제사장이 원칙도 없는 과대망상적인 배신자였는가? 스탈린이 만약 스파이였다면 소련의 실험 전체도 사기가 되어버리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그가 행한 모든 일이, 특히 대숙청이 자신의 죄의식을 은폐하려는 시도였는가?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다. 특히 냉전 때는 그랬다. --- p.413「25장_ 스탈린은 차르 체제의 첩자였는가?」중에서

리디야의 회고록에는 고주망태가 되도록 이어진 술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스탈린과 리디야가 함께 그런 술판에 갔다가 비틀거리며 돌아오는 모습을 흘낏 엿볼 수 있다. “시간이 나면 스탈린은 저녁에 춤추러 갔다. 그는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는 노래하고 춤추기를 매우 좋아했다. 특히 ‘난 황금을, 황금을 지키고 있지. 나는 황금을, 황금을 파묻고 있지. 어디일까 맞춰봐. 금발머리의 순결한 아가씨여’라는 노래를 좋아했다. 그는 생일잔치에도 자주 끼어들었다.” 스탈린의 열세 살 난 애인의 회고록은 20년 뒤, 그의 독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기록되었다. 그때 그녀는 시베리아에 사는 주부였다. 그녀의 옛 기억을 기록했던 관리는 감히 그 유혹 사건을 기록하지 못했겠지만, 그래도 회고록에서 그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그는 누군가의 집에 불쑥 들르기를 좋아했다.” ‘누군가’는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리고 술도 마셨다.” 이런 식으로 그녀를 꾀어냈을까? 아니면 그녀가 그를 꾀었는가? 쿠레이카 같은 곳에 사는 여자들은 일찍 어른이 된다. 그리고 하는 말로 보건대, 리디야는 수줍어 움츠러드는 유형은 아니었던 것 같다. --- pp.522-523「34장_ 1914년: 북극권의 섹스 코미디」중에서

스탈린은 케렌스키가 대장(레닌)을 추적하던 사흘 동안 그의 거처를 다섯 번 옮겼다. 트로츠키와 카메네프는 체포되었지만 레닌은 스탈린의 호위하에 지하로 돌아갔다. 경찰은 레닌의 누이 집을 습격했다. 크루프스카야는 레닌의 행방을 알기 위해 시로카야 거리에 있는 스탈린과 몰로토프의 집으로 서둘러 갔다.
7월 6일 밤, 스탈린은 레닌을 다섯 번째 은신처로 옮겼다. 그곳은 로즈데스트벤스카야 거리 10번지에 있는 알릴루예프 가족의 말끔한 새 아파트였다. 그 집에는 제복을 입은 경비와 하녀가 있었다.
“출입구를 전부 알려주게.” 레닌은 도착하자마자 다락방까지 점검하면서 말했다. “우리는 그에게 스탈린의 방을 내주었다.” 올가가 말했다. 레닌은 긴장감 속에서 나흘을 묵는 동안 놀랄 만큼 쾌활했다. 안나 알릴루예바가 집에 돌아와서 보니 자기 아파트에 불안한 기색의 낯선 사람들이 잔뜩 있었다. “나는 처음 소개받은 사람이 누군지 금방 알아보았다.” 레닌은 “셔츠 차림으로, 조끼와 밝은색 셔츠를 입고 타이를 매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참을 수 없이 후끈거리는’ 방에서 레닌은 그녀에게 상세히 물었다. 거리에서 무얼 보았는가? --- p.590-591「40장_ 1917년 가을: 소소와 나디야」중에서

이 순간에도 전술적인 겸손의 게임이, 볼셰비키 문화의 일부가 된 금욕적 부정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었다. 레닌은 트로츠키에게 수상을 맡으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유대인이 러시아의 수상이 될 수는 없었다. 트로츠키는 거절했고, 레닌이 수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탈린에게 민족성 담당 인민위원을 맡으라고 제안한 것은 아마 레닌이었을 것이다. 예누키제가 나중에 사기라시빌리에게 말해준 바에 따르면, 스탈린 역시 겸손하게 거절했고, 자신은 경험이 없으며 중앙위원회만으로도 너무 바쁘고 그저 당의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레닌이 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렇게 말한 상대도 아마 스탈린이었을 것이다. “자네는 우리 중의 누가 이런 일에 경험이 있을 것 같나?” 레닌이 계속 우겼기 때문에, 스탈린은 생애 최초로, 17년 전에 기상관측소에서 직원으로 지낸 이후 최초의 진짜 직업을 받아들였다. 사실, 진짜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중앙위원회 멤버들 일부는 이런 내각 구성작업을 장난으로 여기기도 했다.
--- pp.623-624「42장_ 영광스러운 1917년 10월 : 엉망이 된 봉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1878~1917년,
한 독재자와 그들 집단의 프리퀄
가난한 우등생, 이상주의적 신학생, 낭만주의 시인에서
강도, 음모가, 살인자, 마침내 무자비한 독재자가 되기까지


여기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이상주의 신학생이 되었으며, 낭만주의적 시를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한 사람이 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레닌, 부하린, 트로츠키 같은 유능한 정치가를 능가했으며, 산업화 계획을 진행했고, 농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치렀으며, 무시무시한 대숙청을 감행한 한 사람도 있다. 평범한 태생의 한 남자와 20세기의 거인,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이 둘은 철저하게 같은 인물이다. 그는 바로 스탈린이다.
20세기 최고 괴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스탈린은, 러시아의 독재자로서 자신을 위협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처단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람의 목숨이 희생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과연 그의 젊은 날에 무엇이 있었기에 그가 그토록 쉽게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고 또 정치적 삶에 그토록 잘 대비할 수 있었을까?
이 책 《젊은 스탈린》(원제 : Young Stalin)은 스탈린의 어린 시절, 혁명가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 폭력단의 일원, 시인, 수습 사제이던 시절, 한 여자의 남편이자 혈기 방장한 연인인 남자, 또 사생아를 낳게 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저버리는 남자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젊은’ 스탈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스탈린의 전반기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극악무도한 후반기 삶과 세계사를 뒤흔든 사건들에 대해 좀 더 깊고 치우침 없이 이해하기 위함이다. 더욱이 우리는 이를 통해 볼셰비키로 대변되는 러시아 사회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국내외 주요 언론사와 독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던 《예루살렘 전기》를 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Simon Sebag Montefiore다. 방대한 양의 자료조사와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으로 대작을 만들어온 그답게 이번에도 스탈린의 젊은 날에 대한 기념비적인 작품을 써냈다. 모스크바, 트빌리시, 바투미의 새로 공개된 기록보관소를 비롯하여, 23개 도시 9개국을 돌아다니며 발굴한 엄청난 자료와 세밀한 인터뷰를 통해 스탈린의 젊은 생애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특히 이 책에는 스탈린 어머니의 회고록 일부 등 처음 공개되는 내용들이 다수 담겼다. 아주 사소한 일화부터 오랫동안 잘못 알려졌던 사실까지 스탈린에 관한 가장 정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왜 ‘젊은’ 스탈린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스탈린의 젊은 날에 관한 수많은 궁금증들이 있다. 무엇이 스탈린을 만들었는가, 그가 사생아였는가, 차르 체제의 첩자였는가, 레닌 휘하 강도 두목이었는가, 아내 케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 살인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이렇듯 1917년 10월 혁명 이후 그늘 밖으로 나오기 전 스탈린의 행적은 언제나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책으로 인해, 가난하게 태어났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으며, 뛰어난 우등생이었고, 카리스마 넘치는 낭만주의 시인이었던, 또 성직자를 꿈꾸며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비로소 혁명가의 임무를 깨닫게 된 한 소년에 관한 감추어진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또한 은행 강도, 방화, 살인의 숨겨진 기획자였다는 사실과,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의 그, 여러 정부들과의 연애행각과 사생아를 낳게 한 일까지, 지하에서 더러운 업무를 수행해온 이야기와 개인적 삶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모두 담겼다.
이 책 《젊은 스탈린》은 스탈린을 너무 단순하고 불분명하게 만들어버린 기존 심리학적 역사의 견해를 따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단지 불우한 어린 시절 때문에 그가 극악무도한 독재자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는 스탈린을 형성한 것은 비참한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한 것이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다. 소련을 형성한 것이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라는 사실과 같은 맥락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책은 스탈린 및 그 주변의 작은 서클이 누린 친밀하고 은밀한 정치적, 사적인 삶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은 결국, 레닌과 스탈린 치하 정치의 본질이 성품과 후원관계에 의거하는 소수 독재정치였음을 밑바닥부터 이해하게 한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의 주역들-
레닌, 트로츠키, 카메네프, 그리고 스탈린의 만남과 뒷이야기

책에는 볼셰비키당의 주요 인물들인 레닌, 트로츠키, 카메네프 등과 관련된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도 소개된다. 특히 처음에는 스탈린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레닌이, 그가 ‘더러운 업무’를 마다하지 않고 두각을 내보이자 점차 그를 인정하고 또 그에게 도움을 받았으며, 마침내 1917년 난관에 부딪친 10월 혁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이상적인 부관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트로츠키의 경우에도, 스탈린과 처음 만남부터 일생의 라이벌이었던 관계가 거침없이 묘사되어 있다.
이들 외에도 스탈린 주변의 여러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풍부한데, 스탈린의 정치를 이해할 때 이러한 주변 관계에 대해 숙지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왜냐하면 스탈린의 통치가 무척 사적인 성격을 띠었고, 더욱이 레닌과 스탈린이 혁명 전 각자가 거느리던 무자비한 음모가들의 작은 그룹을 모방하여 기묘한 소비에트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책은 무척 성실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스탈린과 관계가 있던 사람이라면 스쳐지나간 아주 사소한 인연까지도 무척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유형생활 중 탈출할 때 썰매를 태워주었던 썰매꾼 쿤가로프와의 일화(12장에 나오는 이야기로, 스탈린이 권좌에 오른 후 쿤가로프는 스탈린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처음에 그를 도와주기를 거절해서인지 스탈린은 그를 선뜻 도와주려하지 않았다), 신학교 때 친구 데브다리아니와 휴가를 보낸 이야기(6장에 나오는 이야기로, 스탈린은 데브다리아니의 집에서 휴가를 보낸 후에야 그와 절연한다) 등은 스탈린이 통치 시절에 보인 성격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제화공의 운명을 가질 수도 있었고 지하세계에서 힘겹게 인생을 살아온 한 남자가, 결국 소련을 창조하고 산업화했으며, 처칠과 루스벨트를 요리하고,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지휘했으며, 히틀러는 패배시켰다는 사실은 무척 놀랍다. 그러나 지금까지 스탈린에 대한 기존의 평가나 기술은 스탈린 본인이 주도한 숭배 위주의 편협한 견해이거나 ‘트로츠키의 시각’에서 비롯된 반스탈린적인 견해가 전부였다. 이제 우리는 이 두 견해 중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스탈린의 성장과정에 대한 진짜 이야기, 원본 그대로의 기록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1878년부터 1917년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젊은 스탈린이 우리 시대에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보자.

“이것은 그저 한 사람의 전기만이 아니라 그들 집단의 연대기이며, 소련의 전사이자 강철 날개를 가진 나비로 탈피하기 전 땅속에 있는 벌레, 침묵 속의 유충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