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과학의 이해 (독서>책소개)/2.동물탐구

사향고양이의 문물을 마시다

동방박사님 2022. 7. 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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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물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선택
내가 먹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이 다른 생명과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

지금 나의 사소한 선택 하나가 대륙 너머 한 동물의 삶을 빼앗을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우리는 건강을 위해서 오메가3를 먹고, 보양식품을 즐기고, 여행을 가서는 호랑이 뼈로 만든 약재를 사온다. 이런 선택이 하프물범을 잔인하게 죽이게 만들고, 아프리카의 코뿔소와 사자, 아시아 호랑이를 멸종 위기에 빠뜨린다는 걸 알지 못한다.

꾸미고 치장하는 패션을 위해서 악어 백을 사고, 모피를 두르는 일은 직접적으로 동물의 목숨을 뺏는 일이다. 생명보다 패션이 더 중요한 것일까? 단지 순간의 혀의 기쁨을 위해서 샥스핀, 푸아그라 등을 선택해서 먹는다. 동물이 등장하는 동물 쇼를 구경하는 것은 또 어떤가. 말초적 기쁨을 위해서 동물을 학대하는 산업에 동조하는 것이 된다. 이외에도 우리에게는 생소한 남아공의 통조림 사냥, 다이지의 돌고래 사냥, 아시아의 개고기 커넥션 등을 서구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성찰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한국은 동물학대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동남아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코끼리 쇼를 제주도에서 볼 수 있고, 상업화된 복제견 서비스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 안의 동물학대 산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목차

1. 비열한 사냥꾼의 먹잇감으로 길러지는 사자
맹수를 가둬서 사냥하는 통조림 사냥

2. ‘흰 고릴라’와 ‘분홍 돌고래’의 불행했던 삶
색소가 없어 하얀 알비노 동물의 신비한 모습 뒤의 비애

3. 도살 장면을 보면서 호랑이 고기를 먹는 디너쇼
고기, 약재, 가죽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돈벌이로 이용되는 호랑이

4. 코뿔소는 전설 속의 동물이 될까?
항암효과가 있다는 코뿔소 뿔, 손톱 먹는 것과 같아

5. 투우장의 소가 콧김을 내뿜는 용맹한 소인 줄 알았지?
투우는 용맹한 스포츠가 아니라 비열한 동물학대


6. '내 이름을 사용하지 마라.' 제인 버킨의 이유 있는 요구
명품 패션의 소모품이 되어 버린 파충류, 악어와 뱀

7. 파리 동물원에는 정신병으로 머리를 흔드는 동물이 없었다
동물이 보이지 않는 동물원, 파리동물원 탐방기

8. 돌고래가 야생동물에서 쇼 동물로 바뀌는 슬픈 현장
일본 다이지, 돌고래 사냥의 현장을 가다

9. 엄마 잃은 코끼리가 넘는 슬픈 재주
동물을 학대하지 않는 공정 여행자가 되자

10. 메르스 난리에 동물원 낙타가 기가 막혀!
구멍 뚫린 야생동물 방역,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을 높인다

11. 인간의 허영심 때문에 철장에 갇혀 학대받는 사향고양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루왁 커피의 비밀

12. 구멍 뚫린 배에서 쓸개즙을 채취 당하던 곰은 구조자의 손을 꼭 잡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잔인한 사육방법, 사육 곰

13. 범고래 틸리쿰을 누가 살인동물로 만들었나
수족관에 갇힌 고래에게 벌어지는 학대와 줄초상

14. 코끼리의 영혼은 모진 학대로도 빼앗을 수 없다
상처 입은 코끼리들의 보금자리, 코끼리자연공원

15. 복제견은 정말 죽은 우리 개일까?
뛰어난 복제기술을 지닌 한국에 필요한 것은 생명윤리와 동물복지

16. 지느러미가 잘린 채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상어들
샥스핀, 푸와그라, 송아지 고기…퇴출되는 ‘잔인한 음식’과 식탁 윤리

17. 하프물범은 왜 사냥의 표적이 되었나
오메가3, 물범탕 등 하프물범 부산물의 최대 수입국 한국

18.껍데기가 벗겨진 라쿤이 자신의 몸뚱이를 쳐다보았다
수요와 반대가 함께 증가하고 있는 잔혹한 모피산업

19. 살 곳 잃고 폭탄에 목숨 잃는 스리랑카코끼리
코끼리도 멧돼지도 인간과 서식지 다툼 중

20. 내가 먹은 라면이 오랑우탄을 멸종시킨다고?
다국적 기업만 살찌우는 팜유 농장의 확산으로 야생동물과 원주민이 고통받는다

21. 태국 거리의 자유로운 개들이 국경을 넘어 식용으로 팔려간다
절도, 학대, 불법 유통, 도살, 공중보건까지 위협하는 아시아의 개고기 산업 커넥션

22. 동물복지 vs. 종교의 자유, 무엇이 우선일까?
의식 있는 상태에서 목을 자르는 할랄식 도축법

23. 호주행 노아의 방주의 결말은?
호주에서 토끼와 고양이는 유해조수, 한국에서 뉴트리아는 괴물 쥐가 되었다

24.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 눈을 감다
본래 서식지와 너무 다른 곳에서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 동물원의 북극곰들
 

책 속으로

알비노 개와 고양이는 동물원 동물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의도적인 번식에 의해서 태어난다. 알비노 동물은 자라면서 시력장애, 피부질환 등 유전적 질병 때문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 어렸을 때는 신비로워 보인다는 이유로 구매했다가 성체가 되면 붉은 눈이 무섭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일도 허다하다.

밀렵꾼과 경비대 간의 총격 중에 지난 5년간 무려 500명의 밀렵꾼이 사살되었다. 그러나 밀렵꾼은 죽더라도 그의 가족에게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서 이 일에 뛰어든다. 밀렵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만드는 밀렵 조직의 악랄한 수법이다.

뱀, 악어 등의 파충류는 극악한 학대를 당하더라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 털이 복실복실하고 눈망울이 동글동글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동정심을 받기 힘든 신세다.

일본은 고래 사냥을 전통적 식습관을 위한 사냥이라고 하지만 사실 돌고래 사냥을 유지시키는 것은 전시용 돌고래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다. 고기로 유통되는 죽은 돌고래는 원화로 약 40만 원 선에 거래되지만, 산 채로 잡아 훈련시킨 돌고래는 2억 원을 호가한다.

루왁커피 농장에서 사육하는 사향고양이 48마리를 조사한 결과에서 대부분이 영양실조, 비만에 시달렸고, 카페인에 심각하게 중독되었다. 정신질환으로 정형행동에 시달리고, 자신의 팔다리를 뜯어먹고 털을 뽑는 등의 이상 자해행동을 보였다.

쓸개즙을 채취하는 사육 곰의 배에 뚫린 구멍으로 하루에 두 번 쓸개즙을 짜낸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염증 때문에 곰은 평생 복막염이나 암에 시달린다. 채취한 쓸개즙이 담기는 10킬로그램짜리 금속 상자인 금속재킷을 단 곰은 앉거나 누울 수도 없다. 곰을 눕히고 금속 격자로 압박한 금속 철장인 크러시케이지에 갇힌 곰은 평생 바닥에 눌린 채로 살아야한다.

수족관에 사는 벨루가의 폐사율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여러 번 입증되었다. 야생상태의 벨루가는 50년까지도 살지만 수족관의 벨루가는 30살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다. 수족관에서 번식된 벨루가의 폐사율은 65퍼센트에 달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탐사전문기자 존 웨스텐딕도 저서 [[개 주식회사(Dog, Inc)]]에서 한국은 복제견 5마리와 복제 고양이 11마리를 얻기 위해 난자를 기증하는 도너 동물로 319마리, 대리모로 214마리, 3,656개의 배아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한국에서 개 복제 기술이 발달한 이유가 개 복제에 대한 윤리적 잣대가 다른 국가보다 월등하게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앙고라는 섬유 종류가 아니라 토끼 종류의 이름이다. 2013년 동물보호단체 PETA가 중국의 앙고라토끼 농장에서 살아있는 토끼의 털을 무자비하게 잡아 뜯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웬만해서는 소리를 잘 내지 않는 토끼는 털을 쥐어뜯기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케시라는 이름의 오랑우탄은 생후 3개월 때 소포상자에 넣어진 채 오랑우탄 구조센터에 버려졌다. 케시의 왼팔은 잘려져 있었다. 나무를 타는 어미의 배털에 매달려 생활하는 새끼 오랑우탄은 손아귀 힘이 엄청나게 강하다. 사냥꾼들은 쓰러진 어미 오랑우탄의 몸에 매달려 놓지 않는 아기 오랑우탄의 팔을 가차 없이 잘라버렸을 것이다.

태국에서 중국,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개고기 산업은 가난한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한 생계수단이 아니다. 국경을 넘나들며 인신매매, 마약밀수를 하는 범죄조직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다. 메콩 강을 건너면 개 값은 순식간에 여섯 배에서 열 배까지 뛴다. 들어가는 자본도 없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잘 벌릴 때는 1년에 우리 돈으로 15억 원이 넘게 번다고 하니 범죄조직의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2014년 2월 덴마크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기절 과정이 없는 종교적 도축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동물의 권리가 종교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영하 40도의 기온에 적응하도록 태어난 북극곰 아르뚜로에게 40도가 넘는 아르헨티나의 날씨는 고문과도 같았다. 기력은 점점 쇠약해졌고, 시력을 잃었으며, 식욕감소로 체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결국 2016년 7월 아르뚜로는 22년을 더위와 싸우다 눈을 감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의 선택이 세계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
세계의 동물학대산업은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나

인간 중심주의 세상에서 동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산다. 반면 인간의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다. 무엇을 먹고, 입고, 쓰고, 구매할 것인지 하루에도 몇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선다. 동물문제에 있어서 세계는 이제 서로를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밀착되어 버렸다. 동물문제가 국경을 넘어서 연결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별 것 아닌 것 같은 지금 나의 선택이 지구 저 편 동물의 생과 사를 가른다.

가장 비싸다는 루왁 커피를 위해 인도네시아 사향고양이가 고통 받고, 오메가3 구입이 잔인한 하프물범 사냥을 지속시킨다. 악어 백을 사고, 모피를 두르는 것은 직접적으로 동물의 목숨을 뺏고, 푸아그라, 샥스핀을 먹고, 동물 쇼를 구경하는 것도 동물 학대 산업에 일조하는 것이다.

세상은 나아졌다는데 왜 우리는 여전히 남의 생명을 뺏고서야 존재할 수 있는가? 동물은 잃기만 하고 인간은 취하기만 하는 세상은 공정한가? 동물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가? 인간에게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권한이 있는가?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생명을 살리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고, 재미있고 신기하고 예쁘고 맛있는 것에 대한 욕구를 조금 줄이면 어떻게 지구 반대편 생명이 살게 되는 지 알려준다. 나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위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그간 우리는 현대의 동물보호운동에 관한 소식은 모두 외국 저자의 글을 통해서 접했다. 그런데 이 책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동물보호활동을 해 온 저자가 처음으로 우리의 시선으로 세계 동물학대 산업과 그에 맞서는 세계 동물보호 활동가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세계의 동물학대산업이 국내산업,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때로 많은 동물보호활동이 전통, 문화 사대주의 등의 논리와 부딪치는데 시대의 상식에서 벗어난 과거의 관습은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동물문제에 있어서 문화사대주의라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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