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계국가의 이해 (독서>책소개)/5.중동이슬람

알라외에 다른 신은 없도다

동방박사님 2022. 9. 1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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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란 혁명 때 미국으로 망명한 이슬람교도이자 종교학자인 젊은 작가가 쓴 책으로, 이제껏 서구의 눈을 통해 이슬람을 보았던 시각에서 벗어나 가장 진솔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슬람을 보여 주고 있는, 시사성 풍부한 이슬람 입문책이다. 저자는 이슬람에 대한 악성 오해를 무너뜨리면서 이슬람을 역사 속에서 진화되어 온 하나의 종교라는 것과 현대에 들어와 보여주는 이슬람의 과격한 모습이 ‘문명 충돌’이라기보다는 이슬람 내부의 갈등임을, 또한 이슬람이 세워진 초기의 정신으로 개혁하는 길만이 갈등의 해결책임을 역설한다. 조국을 떠난 이슬람교도이자 미국에서 활동하는 학자라는 상충적인 정체성 위에서 씌어진 글들은, 서구가 이슬람을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지 또 이슬람의 내부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고, 이슬람이 우리와 비슷한 근현대사를 소유하고 있음을 알고 나면 서구와 이슬람 사이의 '제삼자' 입장에서 저절로 벗어나게 됨을 느낄 것이다.

 

목차

2005년도판 서문
서문_유일신교의 충돌
중요한 사건들의 연대기
용어 해설

1. 사막의 성소-이슬람 이전의 아라비아 반도
2. 열쇠의 보관자-메카의 무함마드
3. 예언자의 도시-최초의 무슬림들
4. 알라를 위한 싸움-지하드의 의미
5. 정통 칼리파-무함마드의 계승자들
6. 이슬람은 학문이다-이슬람 신학과 율법의 발전
7. 순교자의 발자국-쉬아주의에서 호메이니주의까지
8. 예배용 양탄자를 포도주로 물들여라
9. 동양의 각성-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10. 메디나를 향해 느리게 나아가기-이슬람의 개혁

저자 소개 

저 : 레자 아슬란 (Reza Aslan)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이자 종교인문학자로 1972년 이란 테헤란에서 태어나 1979년 이란 혁명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십 대 시절,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했다가 다시 가족의 종교인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젤롯: 나사렛 예수의 삶과 그 시대』를 비롯해 그가 쓴 책은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산타클라라대학교에서 종교미술로 학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신학 석사를,...

역자 : 정규영

1986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를 졸업하고 이집트 카이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선대학교 외국어대학 부학장으로 재직중이고, <한국중동학회>, <한국이슬람학회>, <한국아랍어아랍문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이집트에는 미라가 없다>, <이집트와 이집트 문명의 이해>, <영혼의 나라, 이집트로 가는 길>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50년 이상 미국을 위시한 한 서구의 정치·경제·문화·종교에 종속되어 살면서 뉴스를 통해 보이는 이슬람의 모습은 총과 폭탄을 쥔 과격하고 충혈되고 헐벗은 남자들 얼굴, 히잡(베일)으로 온몸을 가린 불안한 눈초리의 여자들의 모습으로, 이슬람이 무엇인지, 왜 저러는지에 대한 궁금함보다는 알라밖에 모르는 극단적이고 억압적인 종교로 각인되게 하기 충분하다.

그런데 그 ‘알라’가 누구인가? 관심 있는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바로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섬기고 있는 바로 그 ‘하나님’이다. 그럼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마호메트)는 누구인가? 바로 모세, 예수와 같은 ‘신의 사도’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무함마드는 낡고 비합리적인 부족사회를 신의 도덕률과 평등주의 사회로 개혁한 혁명가이다.

1970년에 태어나 1979년 호메이니의 이란 혁명 당시 부모의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간 작가 레자 아슬란이 이슬람교도로서, 이슬람의 적국인(?) 미국에서 살면서 현재의 ‘문명의 충돌’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균형 잡힌 눈으로 이야기한다. 핵심을 말하자면 현재 이슬람이 보이고 있는 모습은 ‘이슬람 내부의 갈등’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2005년도판 서문에서부터 그는 2005년 7월에 있었던 런던 테러가 ‘서양’에 대한 공격임과 동시에 온건하고 다원주의적인 이슬람에 대한 공격, 즉 내전의 결과였음을 명백히 지적한다. 그리고 현대의 이슬람이 결코 처음부터 극단적인 본질을 가진 종교가 아니었음을 이슬람 초기 역사에서 시작하여 강의해 나간다.

1장에서부터 7장까지는 이슬람교의 성립과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다른 종교들과 다른 독특하고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종교와 같다는 점과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그리고 이슬람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무함마드의 출생과 성장 과정에 수반한 경이로운 사건과 표적은 기독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와 같으며, 그가 9명의 여인과 결혼한 것은 당시 유대교와 기독교의 왕(다윗, 솔로몬 등)이나 예언자(아브라함, 야곱, 모세 등)들이 그렇게 했던 것과 같은 행위이며, 무슬림 여인들의 상징인 ‘베일’은 다른 지역에서 온 풍습으로 무함마드의 아내들에게만 적용되다가 수세기 후에 모든 여성들이 착용해야 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으며(남성 법학자와 성서 학자에 의해), 지하드(성?! ?) 역시 무함마드 사후 탄생한 것으로 당시는 종교와 국가가 하나인 시대였기 때문에 정복은 곧 개종을 의미한 것이었지만 이슬람은 결코 개종을 강요하거나 권장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지하드가 ‘영적 노력’이라는 첫 번째 의미보다는 ‘군사적 분투’라는 두 번째 의미가 부각되었다는 점 등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꾸란’에 의거하여, ‘무함마드’의 언행에 의거하여 바로잡는다.

이중 지하드의 교리는 전쟁의 개념에 윤리와 이념을 제공하였다고 하는데 그 내용도 놀랍거니와 그것이 현대의 국제 전쟁법에 수용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예를 들면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차별, 성폭행 금지, 외교관 살해, 재산·종교·치료기관의 파괴 금지 규정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이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이전의 성서들의 확인’이며, 무슬림은 과거의 성경을 인정하면서 꾸란이 가장 완성된 마지막 성경이라고 주장한다는 점, 무함마드에게 유대인과 기독교도는 성경의 백성이고 같은 신을 숭배하고 같은 성경을 읽는 영적 사촌으로 간주했다는 점으로, 지금의 갈등과 충돌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라 하겠다. 무함마드 사후 이슬람의 이상은 종교 집단(울라마)의 보수적인 ! 꾸란 해석에 의해 흐려졌고, 현대 15억에 육박하는 현대 이슬람 사회는 초기 무함마드의 신앙 공동체와 전혀 공동점이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나머지 장에서 저자는 19세기에 와서 이슬람 세계는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과 근대화의 문제에 봉착하여 커다란 갈등과 분열을 겪는 모습을 훑어 내려간다. 범이슬람주의, 범아랍주의, 이슬람 사회주의 운동, 이슬람주의,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주의)가 이슬람 세계에서 차례로 일어났다가 사라지면서 수많은 폭력과 살상을 초래했는데 이것은 무슬림 사이의 내부 충돌이지 이슬람과 서양의 전쟁이 아니며 서양은 오히려 그 피해자라고 한다.

작가는, 문명 간·종교 간 갈등의 한 축으로서 피상적·수동적으로 인식했지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슬람의 내면을, 알라를 섬기는 개혁 지향적인 이슬람교도로서 그 역사적 중요 사건들과 그에 대한 수많은 해석·논점 등을 아우르고 지적하며 논리정연하게 논지를 펼쳐나간다. 각 장 첫머리는 소설적인 기법으로 서술하여 독자를 이슬람 역사의 살아있는 현장의 목격자(또는 가담자 또는 이슬람교도!)로 만들어 버리는데, 특히 <제10장 메디나를 향하여 느리게 나아가기>에서, 작가 자신이 현대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버리는 대목은 혁명을 피해 조국의 적대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편하게 자라나고 학문을 한 이 젊은 작가의 가책과 조국에 대한 미안함, 슬픔을 엿보게 해서 가슴 뭉클하며, 이어지는 ‘개혁을 촉구하?! ? 강력한 목소리’는 자신의 소중한 정체성의 동지인 이슬람 모두에게 부르짖는 웅변처럼 가슴에 와 닿는다. 작가는 1500년 전, 메디나의 예언자가 정했고 정통 칼리파들이 지키려고 했던 이상과 기준에 따른다면 왜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없느냐고 외친다.

이슬람 근현대의 모습은 ‘식민지’를 겪었던 우리의 역사와 겹쳐져 더욱 절실히 다가오고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인식과 저항, 이슬람식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의 고민은 현재 우리의 고민이기도 하여 책을 읽고 나면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서양보다 그들 이슬람이 더 가까운 이웃임이 느껴진다.

본사의 <사람 잡는 정체성>에서 기독교도이자 아랍인이라는 상충하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 아민 말루프가 이슬람의 극단성에 대해 ‘타인’으로서 그 원인을 짚어냈다면(마찬가지로 현대 이슬람이 근현대 역사의 산물이지 그 종교의 초기 근본 모습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책은 이슬람교도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가 ‘당사자’로서 자신의 종교의 깊숙한 속 모습을 역사 속에서 보여준, 그리고 하나의 종교로서 보여준 가장 시사성 ?! 獵? 이슬람 입문서라고 하겠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행한 ‘문명충돌론’으로 전사·투사의 종교로 인식되면서 그 종교적 충돌을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