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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타임 (2022 크리스티알 틸로) - “함께하는 한, 디스토피아는 없다”

동방박사님 2022. 10. 1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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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진화인류학자 박한선 강력 추천
- BBC, 가디언, ABC 등 주요 외신 찬사
- TED가 사랑한 인간 적응 전문가의 역작

“함께하는 한, 디스토피아는 없다”

전 세계가 주목한 인간 적응력 한계 실험, 딥 타임 프로젝트
대전환의 한가운데 인간의 위기 대처 능력에 관한 가장 완벽한 보고


팬데믹과 이상 기후, 전쟁과 경제 위기 등 기존 세계의 붕괴를 알리는 징후가 속속들이 포착되고 있다. 이미 고립과 봉쇄의 공포를 겪은 인류는 더 이상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지 못한다. 냉소주의와 회의주의가 범람하는 이때, 근거 없는 비관에 전면으로 반박하며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전망을 들려주는 실험이 있다. 사상 최초의 시도이자 최대 규모로 시작할 때부터 BBC, 가디언, ABC 등 주요 외신의 찬사를 받은 ‘딥 타임(DEEP TIME)’이 그것이다.

뇌 과학, 심리학, 생리학 등 인간의 능력에 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졌다. 하지만 대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는 지금까지도 인간의 적응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TED에 수차례 출연해 주목을 받은 인간 적응 전문가이자 저명한 과학 탐험가인 크리스티앙 클로는 모든 질서와 생활 조건이 붕괴된 상황에서 인간의 적응 가능성을 밝혀내고자 딥 타임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프랑스 남서부의 거대한 자연 동굴인 롱브리브에서 15명이 40일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살아남아야 한다. 습도 100퍼센트, 평균 온도 10도에 빛이 들어오지 않으며 전자기기는 물론이고 시계도 지참할 수 없다. 빛도 시간도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15명은 무사히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인류의 미래에 유력한 단서를 제시할 것이다! 모두의 걱정 어린 시선에서 출발해 박수갈채로 막을 내린, 딥 타임 40일간의 생생한 여정을 책으로 담았다.

목차

추천의 글_시간이 사라져도 인간은 함께 새로운 질서를 찾는다
들어가며_빛도 시간도 없는 동굴에서의 40일

1. 시간과 빛이 없는 곳에서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_낮과 밤

2. 지금 우리는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는가
_시간생물학의 역사

3.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_규칙의 생성

4. 일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_개인과 공동체

5.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그림자가 있다
_멜뤼진 이야기

6.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_시간 제도

7. 인류에게는 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_여가의 탄생

8. 시간은 하나가 아니다
_멜뤼진 이야기

9. 불안과 무기력이 생기는 이유
_기억의 메커니즘

10. 우리는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_제레미 이야기

11. 새로운 세계에는 어떤 질서가 필요할까
_사회 갈등

12. 변화는 어떻게 생기는가
_멜뤼진 이야기

13. 노동 없는 사회란 존재하는가
_사회 유지

14. 평균은 아무것도 아니다
_시차의 발생

15. 일상으로 돌아오다
_빛과 어둠

나가며_함께이기에 가능한 모험
감사의 말
참고문헌
부록_시간과 고립의 연대기, 지도

 

 

저자 소개 

저 : 크리스티앙 클로 (Christian Clot)
 
불확실성과 위기의 시대,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인간 적응력 전문가. 극한의 환경에서 인간의 한계를 실험하는 탐험가였던 그는 2014년부터 인간 적응력 연구소Human Adaptation Institute를 설립, 뇌 과학, 생태학, 인지 심리학 등 다양한 전문가와 협업하여 인간의 적응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프로젝트는 기후 위기와 팬데믹 등으로 급변하는 세계에 인간의 위기 대처 능력...
 
역 : 이주영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번역을 전공했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일본학을 전공하고 있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영어 번역을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시사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일본 테마 기사 번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서구권의 자포니즘을 연구 중이다. 《거울 앞 인문학》 《인간증발》 《르몽드 세계사》 등을 번역했다
 
 

책 속으로

2020년에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4월에는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5억 명이 자신이 있는 곳에서 오도 가도 못 하게 되었다. 봉쇄 조치와 봉쇄 해제, 사회적 거리두기와 추가 봉쇄 조치가 반복되는 동안 우리는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 완전히 바뀐 세상에서 우리 인간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까? 그때 확신이 생겼다. 여러 사람이 특정 공간에 갇혀 시간 개념을 잊어버리는 실험을 수행해야 했다. 혼자 격리되어 생활하는 실험은 이미 여러 차례 진행되었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홀로 살지 못한다. 팀을 이루어 어딘가에 갇혀 보고, 이와 같은 경험이 현대인의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는가: 시간 생물학의 역사」중에서

딥 타임을 통해 우리가 특별히 이해하고 싶은 개념은 다음의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시간 개념을 알 수 없으며 모든 것이 낯선,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메커니즘이다. 두 번째는 인간이 인지 기능과 생체리듬을 통해 시간을 인식하는 능력이다. 세 번째는 시간 개념을 잊은 집단이 점차 비슷한 생체리듬을 보이느냐의 여부다. 우리는 이를 연구하고자 인지능력에서 유전자, 일반 생물학에서 심장학, 감정 인식에서 자세 분석까지 인간을 둘러싼 여러 분야를 살펴보고 있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 제도」중에서

나에게 이번 모험은 희망과 동의어다. 인간은 열정 못지않게 희망을 생각할 때도 가슴이 뛴다. 우리 인간은 무엇인가를 세우고 싶어 하고 미래를 탐험하고 싶어 한다. 인간은 같은 꿈을 꾼다.
---「인류에게는 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여가의 탄생」중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절대적인 시간에 비해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시간에 의지해 살아간다. 인간은 시간을 전혀 지배하지 못한다. 인간이나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3대 요소는 생물학적 욕구(숨쉬기, 마시기, 먹기, 쉬기)와 중력 시스템, 그리고 시간이다. 첫 번째 생물학적 욕구가 없어지면 인간은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 인간은 숨을 쉬지 못하면 몇 분 내로, 마시지 못하면 약 60시간 후, 잠을 자지 못하면 며칠 안에, 먹지 못하면 약 30일 만에 사망한다. 두 번째 중력 시스템이 없어지면 당장에 사망하지는 않아도 세포의 성장과 신체 기능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 우주 여행을 하거나 MIR, ISS 같은 우주 정거장에 머물며 무중력 상태에 노출되면 이러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요소, 즉, 시간이 없어진다면…. 이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불안과 무기력이 생기는 이유: 기억의 메커니즘」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스물다섯 번째 사이클부터 딥 타이머들의 생체리듬이 서로 많이 비슷해져 공동 활동을 하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내가 바랐던 일이다. 딥 타이머들은 계속 각자 자신의 리듬대로 잠을 자고 일어나되 그 누구도 억지로 깨우지는 않는다. 그런데 초기에 비해 서로의 수면 시간과 기상 시간의 패턴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물론 다들 자는데 한 명은 깨어있다든지 하는 경우는 늘 있지만, 처음과 달리 심하게 천차만별이 아니어서 함께 작업하는 과정이 수월해졌다. 이것이 소규모로 공동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된 이유다. 사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 인간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내용이다.
---「노동 없는 사회란 존재하는가: 사회 유지」중에서

딥 타이머들은 서로의 생체리듬이 점차 비슷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인간은 공동체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서로 속도를 맞춰가는 것은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이기에,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모두 혼란에 빠지기 쉽다. 코로나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길어지고, 서로 접촉할 수 없는 격리의 상태가 이어지며 이러한 집단의 일치성이 무너졌고, 방역 기간 동안 사람들은 시간 감각을 상실했으며 사회는 무기력에 빠졌다.

고립된 상태에서 우리는 가족이든 친구든 동료든 주변의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공통의 흐름을 형성할 수 없다. 타인과의 유일한 연결 고리가 된 스크린과 격리의 시간은 개인적인 생체리듬을 만들어내고, 이는 뿔뿔이 흩어진 집단의 리듬과 더 이상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타인의 존재는 정신적으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체 시계가 공동 시스템 속에서 균형을 찾으려면 물리적으로 다른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스크린과 기술을 통한 소통을 점점 더 많이 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물리적인 접촉의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평균은 아무것도 아니다: 시차의 발생」중에서

과학 실험과 모험, 멋진 풍경, 두려움과 슬픔 등 딥 타임에는 여러 기억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따로 있다. 바로 인간이 서로 협력하고 다양한 생각과 비전, 삶을 동원하여 다른 사람들을 돕고자 한다면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은 달라질 수 있다. 심지어는 시간의 개념도 잠시 없앨 수 있다. 우리가 함께한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어떤 조건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매우 강한 존재다. 협력하여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데,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고 배척한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평균은 아무것도 아니다: 시차의 발생」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간은 급변하는 환경에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을까?”

팬데믹과 이상 기후, 위기의 시대에 전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낙관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한 신종 ‘슈퍼 태풍’인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고, 서울은 80년 만의 폭우로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 500년 만의 가뭄으로 47퍼센트의 토양이 말라붙었다는 유럽에서는 머리를 두 번 감는 것을 금지했고, 금세기 안에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바다를 부유하는 수상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가 몰락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지금, 인류의 처절한 노력은 다시 한번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딥 타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딥 타임 프로젝트는 우리가 기존에 따르던 질서가 정말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인지를 재고하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준다. 이를테면 시간은 빅뱅 이후에 자연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지만,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12진법에 따라 정리한 것을 기계식 시계로 정교화한 인위적인 발명품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알 수 없는 컴컴한 동굴 속의 환경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는 것일까?

‘지금 우리는 어떤 질서를 따르고 있는가’, ‘일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가 보내는 시간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인류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딥 타임의 여정을 좇다 보면, 결국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질서도, 사회도, 심지어는 시간도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함께한다는 사실에 비하면. 불가피한 변화의 예행연습과도 같은 딥 타임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낙관의 유력한 근거가 된다. 《딥 타임》이 펼쳐내는 협력과 연대의 대서사시와 함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냉소주의와 비관주의를 넘어 가능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단 40일 만에, 인간은 시간을 만들어냈다”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들어 낸 40일의 여정
협력과 연대로 쓴 희망의 대기록


사회에서 통용되던 규범이 사라지면 무질서가 발생한다. 무질서한 상황에서는 사회 조직과 돌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질서인 시간마저 사라진 딥 타임 프로젝트의 성공을 그 누구도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딥 타임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며 인류의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딥 타임의 제1 규칙은 모두가 오로지 자신의 생체 리듬에 따라 자유롭게 하루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아침을 먹을 때, 누군가는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두가 같은 사이클을 공유하게 되었다. 공동의 목표인 생존과 적응을 위한 자연스러운 협력이었다. 그렇게 40일 만에 인간은 시간을 만들어냈다.

총 열다섯 장으로 정리된 오천 년 인류사의 축소판 안에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한편으로 계속해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류의 위대한 본성을 확인할 수 있다. 《딥 타임》은 한 사회가 구축되기 위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공포와 불안에 대처하고, 사회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 관문인 사회 갈등을 해결하며, 안정기가 찾아온 후에는 집단을 마비시키는 무기력을 극복해 나간다. 제반 시설이 지극히 부족한 동굴 속에서도 인류는 각자의 적성에 맞는 노동의 방식을 개발하고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여 여가를 즐긴다. 더 나아가, 실험이 끝날 때쯤에는 인류의 경계를 넘어 환경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봉사활동까지 실천한다.

《딥 타임》에는 수많은 회의와 반목 끝에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새로운 문명을 발상하는 40일간의 여정이 담겨 있다.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선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미래가 주어져 있다. 각자도생의 아비규환을 맞이할 것인가, 협력하여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는 미래를 그려갈 것인가. 《딥 타임》에 따르면, 인류의 결말은 오로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추천평

인간도, 침팬지도 동굴을 주된 거주지로 삼지 않지만, 동굴은 여전히 인류의 삶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장소다. 딥 타임에서 연구자는 마치 동굴 바닥을 파헤치는 고인류학자처럼 인간 본성의 오랜 흔적을 발굴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시간을 알 수 없는 상황을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15명의 생체 주기는 점차 서로 비슷하게 조율되었다. 태양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곳에서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작은 사회를 멋지게 꾸려나갔다. 코로나19로 세상은 전보다 어두워졌다. 강력한 록다운 조치로 수억 명이 긴 시간 동안 고립되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점차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고 있다. 비대면 수업과 재택 근무 중에도 여전히 교류하며 서로의 사이클을 동조해 나간다. 밤낮의 변화, 계절의 변화는 생체 주기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핵심 요소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관계다. 우리는 모두 다른 이를 위한 태양이다. 컴컴한 동굴처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햇빛은 바로 ‘사람’이다.
- 박한선 (진화인류학자,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