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서양사 이해 (독서>책소개)/1.로마제국사

콘스탄 티노플의 함락 (시오노 나나미 : 전쟁 3부작)

동방박사님 2022. 10. 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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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로마인 이야기'로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 3부작 중 1편. 저자는 30년 넘게 로마 역사 연구에 매달려온 재야 사학자이다. 이 책은 동로마 제국 멸망 과정 중에서도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붕괴되는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재현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 : 시오노 나나미 (Nanami Shiono,しおの ななみ,鹽野 七生)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63년 가쿠슈인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1968년까지 공식 교육기관에 적을 두지 않고 혼자서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를 공부했다. 1968년에 집필 활동을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잡지 《주오코론(中央公論)》에 연재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1970년부터 이탈리아에 정착하여 40여 년 동안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에 천착해왔으며, 기존의 관념...

역자 : 최은석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비교정치를 공부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공군사관학교에서 전쟁사 강의를 했으며 전쟁사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역서로는 시오노 나나미의『콘스탄티노플 함락』『로도스 섬 공방전』이 있다.
 
 

책 속으로

황제는 이제 다 끝났음을 알았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이들은 세 명 밖에 안되는 기사들. 그리스 기사 한 명과 달마티아 출신 사내 한 명, 그리고 스페인 귀족 한 명 뿐이었다. 이들 네 사람은 말을 버렸다. 말에서 내려 계속 싸우리라 마음 먹었다. 그러나 주위가 너무나 혼란스러워 싸움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황제의 사촌이기도 한 그리스 기사는 포로가 되느니 죽음을 택하겠다 외치며 적과 아군이 뒤얽힌 속으로 뛰쳐들어갔다. 황제는 주홍색 망토를 버렸다. 제위를 나타내는 문장도 벗어던졌다. '내 심장에 창을 꽂아 줄 기독교도가 한 명도 없단 말인가.' 누군가는 그가 이렇게 중얼거렸다고도 한다. 동로마 제국 최후의 황제는 검을 뽑아들고 눈사태처럼 밀려오는 적군 한가운데로 모습을 감췄다. 두 기사가 뒤를 따랐다.
--- p.207
투르순에게는 젊은 주인의 행동거지가 확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재상 할릴 파샤와 심야의 밀담을 나눈 다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 그날 밤 이후, 메메트 2세의 일상은 그전까지 보여왔던 뭔가에 홀린 듯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조용한, 어떻게 보면 온화하기까지 한 빛을 띠게 되었다. 매일 밤 되풀이하던 출행도 중단했다. 바치는 잔을 갑자기 집어던지지도 않게 되었다. 여전히 하렘으로 발길을 옮기는 일은 없지만 사냥은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열두 살의 소년에게 밤에 남으라고 할 때도 늘어난 것이다. 스무 살 난 주인의 성애 방법은 언제나처럼 매가 발톱에 거머쥔 사냥감을 갖고 노는 것 같았지만.
--- p.98 - 99
메메트 2세는 실내복을 입은 채 침대에 앉아 있었다. 노재상은 그 앞 마룻바닥에 머리를 조아려 공손히 술탄에 대한 예를 표한 다음 가지고 온 은쟁반을 받들어 올려 술탄 앞에 내밀었다. 젊은 술탄이 입을 열었다.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님.'

열두 살 나이로 아버지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았을 때, 무라드는 아들에게 할릴 파샤를 스승이라 생각하고 그 충고를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날 이후 메메트는 아버지가 죽은 뒤 문자 그대로 전제군주가 된 뒤에도 공식 석상이 아닌 한 할릴을 계속해서 '라라', 곧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노재상은 답했다.

'주인님, 야심한 때에 고위 가신이 주인의 부름을 받으면 빈 손으로 알현해서는 안 됨은 오랜 관습인바, 저 역시 이에 따랐을 뿐입니다. 여기 제가 가지고 온 것은 따지고 보면 모두 주인님의 것. 제 것은 아닙니다.'

젊은이는 말했다.

'그대의 재물은 내게 필요없소. 아니, 그대가 지금 내게 주려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재물을 그대에게 내릴 수도 있소. 내가 그대엑서 받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저 도시를 주시오.'
--- pp.68-69
국가의 적은 안팎에 있다. 적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해 주는 것은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 방위력과 상대 국가와의 우호관계이다.
--- 책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