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전쟁연구 (박사전공>책소개)/2.1.2차 세계대전사

아르덴 대공세 1944 (2021) -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

동방박사님 2023. 9. 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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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쟁사의 거장 앤터니 비버의 역작!
100만 명 이상이 싸운 서유럽 최대전, 그 두 달 간의 지옥을 재현하다


『스페인 내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디데이』 『제2차 세계대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전쟁사의 거장 앤터니 비버의 신작 『아르덴 대공세 1944: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과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막ARDENNES 1944: Hitler’s last gamble』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4년 겨울, 연일 수세에 몰린 히틀러가 막다른 곳에서 연합군을 상대로 벌인 대역전극을 노린 아르덴 대공세를 다룬다. 아르덴 대공세는 우리에겐 벌지 전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벌지Bulge는 영어로 ‘주머니’라는 뜻이다. 독일군의 진격에 의해 전선의 일부가 돌출된 것을 가리켜 미군이 붙여준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영화 「벌지 대전투Battle of the Bulge」 이후 이 명칭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히틀러가 당시 모든 전쟁 역량을 쏟아 부운 건곤일척의 이 전투는 약 한 달에 걸쳐 혹독한 환경에서 100만 명이 서로 얽혀서 싸워, 단일 전투의 규모로는 ‘서유럽 최대전’이라 일컬어져왔다. 비버는 이 책에서 특유의 생동감 있는 문체로 아르덴 전투의 인간적 경험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리얼리즘을 재현하고,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능수능란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엮어낸다.

목차

1. 승리의 열기
2. 안트베르펜 그리고 독일군 방어선
3. 아헨 전투
4. 전쟁의 겨울 속으로
5. 휘르트겐 숲
6. 독일의 준비
7. 정보전의 실패
8. 12월 16일 토요일
9. 12월 17일 일요일
10. 12월 18일 월요일
11. 슈코르체니와 하이테
12. 12월 19일 화요일
13. 12월 20일 수요일
14. 12월 21일 목요일
15. 12월 22일 금요일
16. 12월 23일 토요일
17. 12월 24일 일요일
18. 크리스마스
19. 12월 26일 화요일
20. 연합군의 반격 준비
21. 더블 서프라이즈
22. 반격 405
23. 벌지 정리 433
24. 맺음말

부록
_사진 목록
_지도 목록
_단위 부대 부호
_용어 해설
_계급 일람표
_아르덴 전투에서의 전투 서열
_약어


참고문헌
감사의 말
감수자의 말
찾아보기

저 : 앤터니 비버 (Antony Beevor)

 
윈체스터대학과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서 공부했고, 제11경기병대의 정규 장교로 독일과 영국에서 근무했다. 주요 저서로 『스페인 내전』 『크레타: 전쟁과 르네상스』(런시먼상),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새뮤얼 존슨상, 울프슨 역사상, 호손든상), 『디데이』(웨스트민스터공 메달), 『제2차 세계대전』 『아르덴 대공세 1944』가 있다. 이 책 『베를린 함락 1945』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24...
 
역 : 이광준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 행정학 석사과정 졸업. 미국 워싱턴 주정부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주재 총영사관 영사를 역임한 후 강원도 춘천시 부시장과 제33회, 제34회 강원도 춘천시장을 역임했다. 역사와 전쟁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의 많은 책을 섭렵하면서 번역에도 참여해왔다. 옮긴 책으로 『용기의 힘』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10가지 증상』 『파워 피트니스 프로젝트』 『토탈 웰빙』 등이 있다.
 
감수 : 권성욱
 
전쟁사 연구가. 개인 블로그인 ‘팬더 아빠의 전쟁사’에 각종 전쟁사 관련 글을 쓰고 있으며, 특히 중국 근현대 전쟁사와 제2차세계대전이 전문 분야다. 국내 최초로 중일전쟁을 다룬 역사서 『중일전쟁: 용, 사무라이를 꺾다 1928~1945』와 중국 근대판 삼국지인 『중국 군벌 전쟁 1895~1930』을 저술했다. 또한 『중일전쟁: 역사가 망각한 그들 1937~1945』를 공동 번역했고, 『덩케르크: 세계사 최대 규...

출판사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4년 겨울, 연일 수세에 몰린 히틀러가 막다른 곳에서 연합군을 상대로 벌인 대역전극을 노린 아르덴 대공세를 다룬다. 아르덴 대공세는 우리에겐 벌지 전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벌지Bulge는 영어로 ‘주머니’라는 뜻이다. 독일군의 진격에 의해 전선의 일부가 돌출된 것을 가리켜 미군이 붙여준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영화 「벌지 대전투Battle of the Bulge」 이후 이 명칭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히틀러가 당시 모든 전쟁 역량을 쏟아 부운 건곤일척의 이 전투는 약 한 달에 걸쳐 혹독한 환경에서 100만 명이 서로 얽혀서 싸워, 단일 전투의 규모로는 ‘서유럽 최대전’이라 일컬어져왔다. 비버는 이 책에서 특유의 생동감 있는 문체로 아르덴 전투의 인간적 경험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리얼리즘을 재현하고,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능수능란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엮어낸다. 국지적 공격과 반격, 기만 등 다루기 어려운 장면들을 일관성 있게 묘사하는 숙련된 군사 역사학자의 역량이 탁월하게 발휘되었다는 평이다. 또 한 번 기적을 일으키려는 히틀러의 결정과 연합군 수뇌부의 오판, 티거 전차를 앞세운 독일군 병사들의 가공할 공세와 바주카포를 들고 분투하는 미군 병사들의 처절한 대결, 미군의 방어선을 뚫고 조금이라도 더 전진하려는 파이퍼 전투단의 분투, 말메디 학살로 촉발된 양측의 잔혹한 보복과 그 사이에 끼인 채 고통을 당해야 했던 주민들, 독일 공군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보덴플라테 작전’ 그리고 연합군의 본격적인 반격과 히틀러의 좌절에 이르기까지 약 한 달에 걸친 아르덴의 전황을 이 책은 마치 한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또한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 호지스 등 미군 수뇌부가 어떤 실수를 저질렀으며 ‘사막의 쥐’ 몽고메리가 자신의 야심에만 눈이 먼 나머지 연합군의 결속에 얼마나 해악을 끼쳤는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아르덴 대공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1944년 12월 16일, 히틀러는 아르덴의 눈 덮인 삼림과 계곡에서 최후의 도박을 벌인다. 그는 안트베르펜 항구를 다시 점령하면 연합군을 둘로 쪼개어 영국과 캐나다를 전쟁에서 손 떼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장군들은 이 작전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이었지만, 동부 전선에서 소련군의 보복으로부터 고향의 가족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은 젊은 장교들과 하사관들은 절망에 가까운 기대감을 걸고 있었다. 연합군에 대한 반격에 나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수많은 독일인은 환호했다. 100만 명 이상이 서로 얽혀서 싸운 아르덴 전투는 서유럽 역사상 가장 큰 전투일 것이다.
기습을 당한 연합군은 독일군의 주력이 두 개의 기갑군임을 알아차렸다. 벨기에 국민들은 독일군의 보복이 두려워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고 공포는 프랑스 파리까지 들이닥쳤다. 도주하거나 항복한 미군도 많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 영웅들 덕분에 독일군의 예봉을 꺾는 데 성공했다.
혹독한 추위와 야만적인 전투는 동부 전선에 필적할 만했다. 독일 무장친위대의 포로 학살 사건 이후 미군 장군들은 항복해오는 독일군 포로의 학살을 묵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아르덴 전투는 독일군을 재기 불능으로 몰고 갔다.

나치 독일 패망 초읽기, 히틀러의 도박

1944년 가을이 되자 나치 독일의 패망은 초읽기였다. 슈투카 급강하 폭격기의 엄호 아래 독일 전차들이 유럽과 북아프리카, 러시아 평원을 질주하며 ‘전격전의 신화’를 쌓아올렸을 때가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였다. 1944년 6월 6일 이른바 ‘디데이’에서 노르망디에 상륙한 영·미연합군은 로멜이 건설한 대서양 방벽을 돌파하고 프랑스의 대부분을 해방시킨 다음 9월에는 라인강으로 쇄도했다. 남쪽에서는 마크 클라크 대장이 지휘하는 연합군 제15집단군이 로마를 점령하고 알베르트 케셀링 원수의 독일군 C집단군을 이탈리아 북부의 고딕 라인까지 밀어붙였다.
더 큰 위기는 동쪽에서 닥쳤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보름 뒤인 6월 22일 스탈린은 독소전쟁 발발 이래 최대의 공세인 ‘바그라티온 작전’을 발동했다. 그 가공할 규모는 영·미연합군의 야심찬 노르망디 상륙작전조차 초라하게 만들 정도였다. 소련군 230만 명과 전차 및 돌격포 4000문, 야포 2만4000문, 항공기 5300대에 달하는 거대한 군대가 1000킬로미터에 걸친 전선에서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독일 중부 집단군은 단숨에 붕괴되었다. 소련군은 자국 영토 내에서 독일군을 완전히 몰아낸 후 동부 프로이센과 폴란드, 발칸으로 진격했다. 히틀러가 떠들었던 천년제국은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이제는 독일 본토가 싸움터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이 와중에 독일 수뇌부에서는 내분까지 일어났다. 7월 20일 베를린 참모본부 내 일부 장교들이 히틀러를 암살하고 반란을 일으키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반란은 몇 시간만에 실패로 끝났을 뿐더러, 히틀러는 자기반성 대신 군부의 배신에 치를 떨면서 한층 광기와 증오로 가득 찬 인간이 되었다.
독일이 궁지에 몰리면서 추축 동맹국들도 줄줄이 등을 돌렸다. 이탈리아가 제일 먼저 배신했다. 소련군이 발트해와 발칸반도로 밀려오자 핀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는 어제의 적인 소련군에게 붙어서 독일군에게 총부리를 돌렸다. 헝가리의 섭정 호르티 제독 역시 뒤늦게 소련과의 접촉에 나섰지만 이 사실을 안 히틀러는 헝가리인들이 침몰하는 배에서 자기들만 살자고 뛰어내리는 것을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라고 불리는 오토 슈코르체니 SS소령에게 ‘판처파우스트 작전’을 발동하여 호르티를 즉각 체포하고 부다페스트를 점령하라고 지시했다. 히틀러의 특명을 빈틈없이 수행하여 헝가리의 배신을 원천봉쇄한 그는 얼마 뒤 시작될 아르덴 대공세에서 또 한 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참이었다.

“더 이상의 후퇴는 없다”

1944년 9월 16일. 히틀러는 정례 회의가 끝난 뒤 국방군 총사령관 빌헬름 카이텔 원수, 육군 참모총장 하인츠 구데리안 대장, 알베르트 요들 대장, 베르노 크라이페 공군 대장을 불러들여 특별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폭탄선언을 했다. 더 이상의 후퇴는 없으며 남은 전력을 총동원하여 서부 전선에서 반격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새로 편국민척탄병 사단을 포함해 12개 기갑사단 및 18개 보병사단, 항공기 1500대에 달하는 전력으로 연합군의 허를 찌르고 단숨에 방어선을 돌파한 뒤 뫼즈강까지 진격하여 지난 9월 4일에 영국군에게 빼앗긴 벨기에 북부의 항구 안트베르펜을 탈환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담한 돌진으로 미군과 영국군을 둘로 쪼갠 다음 북쪽의 영국군을 벨기에 북부에 고립시켜 ‘제2의 됭케르크 철수’를 재현할 것, 그런 다음 방향을 바꾸어 동부 전선에서 소련군과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는 거창한 계획이었다. 독일군의 공세 지점은 다름 아닌 4년 전 전격전 신화가 시작되었던 아르덴의 삼림지대였다. 히틀러는 장군들 앞에서 연합군이 자신의 반격계획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기에 엄청난 혼란에 빠져서 무너져내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3개월의 준비가 끝나고 12월 16일 새벽, 무적을 자랑하는 판터와 티거 전차를 앞세운 히틀러 최후의 정예부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전명 가을 안개Operation Autumn Mist.’ 이른바 ‘아르덴 대공세’ 또는 나중에 ‘벌지 전투’라고 불리게 될 거대한 싸움이 드디어 그 막을 열었다.
히틀러가 보기에는 상황은 1940년과 놀라우리만큼 판박이였다. 아르덴은 호지스 장군의 미 제1군이 맡고 있었다. 그러나 예하 4개 사단은 앞서 벌어진 휘르트겐 숲 전투에서 만신창이가 되었거나 유럽으로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 부대였다. 아르덴의 방비는 위험하리만큼 허술하기 짝이 없었지만 아이젠하워와 브래들리는 독일군의 전력은 이미 바닥났기에 이제 와서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공세에 나설 리 없으며, 하물며 대규모 전차부대의 기동이 어려운 아르덴의 삼림지대에서 독일군의 공격을 받을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사전 경고는 철저히 무시되었다. 연합군에게 아르덴 인근은 가장 안전한 휴식처였다. 4년 전 가믈랭의 프랑스군 총사령부가 저질렀던 실수를 또 한 번 반복한 셈이었다. 이러한 판단은 나름의 합리적 근거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군사적 상식에서 추측했을 뿐, 가장 중요한 인간적인 부분, 즉 히틀러가 얼마나 상식 밖이며 충동적인 인간인지를 간과했다.

세계 최강 전차의 무시무시한 폭공

아르덴 대공세의 주공을 맡은 요제프 디트리히 SS상급대장의 제6기갑군의 전력은 4년 전 마찬가지로 독일군의 주공을 맡아 아르덴을 단숨에 돌파했던 클라이스트 기갑군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특히, 독일이 자랑하는 쾨니히스 티거는 중량 70톤에 700마력 엔진과 71구경 88밀리미터 장포신 주포를 탑재한 세계 최강의 전차이자 연합군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여기에 비한다면 클라이스트 기갑군이 장비했던 1~4호 전차는 한낱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1940년과 비교해서 독일군에게 불리한 점이 있다면 제공권이 완전히 연합군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이었다. 프랑스군은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며 머리 위에서 내리꽂는 독일군의 슈투카 급강하 폭격기가 나타날 때마다 겁에 질린 채 정신없이 숨었지만 이제는 독일군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연합군 ‘야보Jabo’에 떨어야 했다. 연합군 공군력의 위력을 톡톡히 절감했던 히틀러가 악천후로 비행기가 뜨기 어려운 날을 공격 개시일로 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로서는 부득이한 선택이지만 결과적으로 중대한 실수가 되었다. 히틀러의 도박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연합군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 전에 기습과 속전속결로 단숨에 연합군의 방어선을 돌파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비와 눈으로 모든 도로가 진창이 되면서 가뜩이나 전차 기동이 어려운 아르덴에서 독일군은 4년 전 이상의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어야 했다.

아이젠하워 연합군의 예상을 깬 신속한 반격

독일군의 대공세는 이미 전쟁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마음 놓고 있었던 연합군 수뇌부의 허를 찔렀다. 대비가 허술했던 최 일선 부대는 손쉽게 무너져 내렸다. 연합군 후방 또한 슈코르체니 부대의 침투와 기만작전으로 혼란에 빠졌다. 기적의 승리는 또 한 번 재현될 것처럼 보였다. 보고를 받은 히틀러는 기뻐서 날뛰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잠망경 없는 잠수함’이라는 오명을 쓸 만큼 굼뜨기 짝이 없었던 가믈렝의 프랑스군과 달리, 아이젠하워의 연합군 수뇌부는 초반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히틀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발 빠르게 대응했다. 특히 아이젠하워에게는 가믈렝에게 없었던 저돌적인 맹장 패튼이 있었다. 과감한 결단력과 강력한 추진력, 무엇보다 개인적인 공명심에 있어서 로멜에 비견될 제3군 사령관 패튼은 이전부터 아르덴에서 독일군의 공세를 어느 정도 예측했고 유사시 언제라도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쪽에서 라인강을 건널 예정이었던 그는 예하 부대를 재빨리 북쪽으로 돌려서 독일군의 측면을 강타하고 미 제1군의 위기를 구했다.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는 히틀러는 물론이고 평소 패튼의 기행과 허세를 탐탁찮게 여기던 아이젠하워조차 놀라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르덴의 진짜 영웅들은 일선의 미군 장병들이었다. 1940년의 프랑스군은 겁에 질려서 변변히 싸우지도 않고 달아나거나 투항했다. 심지어 요충지인 스당을 맡은 프랑스군 제55보병사단은 독일군을 보기도 전에 “적전차가 나타났다”라는 소문이 퍼지자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총 한 발 제대로 쏘아보지도 못하고 붕괴되었다. 프랑스군을 통틀어 저항의 시늉이라도 보여준 부대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반면, 1944년의 미군은 추태가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어도 대부분의 병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끝까지 저항했다. 특히 바스토뉴에서 압도적인 독일군에게 포위된 채 항복을 강요받은 제101공수사단장 대리 앤서니 매콜리프 준장이 “Nuts!(개소리)”라고 써서 보낸 일화는 미군의 꺾이지 않는 전의를 보여주는 것이자 지금까지도 ‘벌지 전투’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1940년 당시 호트 기갑 군단의 선봉에 섰던 로멜의 제7기갑사단은 아르덴을 단숨에 돌파하고 공세를 시작한 지 단 사흘 만에 뫼즈강을 건너서 프랑스군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지만, 4년 뒤 제6기갑군의 선봉을 맡아 거의 같은 길을 달렸던 요아힘 파이퍼 전투단은 8일에 걸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아가려고 애를 썼지만 연료 부족과 미군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한 채 뫼즈강을 눈앞에 두고 물러나야 했다. 히틀러가 기대했던 기적은 없었다.

몽고메리의 독선, 장군들의 오판 재조명

독일이 최후의 힘을 짜낸 아르덴 대공세는 연합군의 라인강 돌파를 6주 정도 늦추었을 뿐, 오히려 남은 예비 전력을 모조리 소모하면서 종전을 적어도 6개월 이상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령 독일군이 뫼즈강을 건너 안트베르펜에 당도했다고 한들, 전쟁의 결말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소련군이 더욱 빨리 동진하면서 독일의 대부분은 소련군에게 점령되었거나 어쩌면 미국의 첫 번째 핵이 떨어진 도시는 히로시마가 아닌 베를린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아르덴 대공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쟁이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싸움이었다. 아르덴 대공세는 고전 영화 「벌지 대전투」를 비롯해 비교적 최근에 나온 미국 전쟁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 그리고 「메달 오브 아너」와 「콜 오브 듀티」 등 전쟁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 한 각종 게임과 미디어에서 수없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가장 드라마틱하면서 흥미진진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 [ USA투데이 ]

철저한 조사, 신선한 통찰, 자세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다. 공격 개시 방법과 작전의 실패 원인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보다 더 가치 있는 제2차 세계대전 문헌은 없을 것이다.
- [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 ]

전쟁의 어두운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등 전쟁사의 둔탁한 포금砲金을 훨씬 매력적으로 바꿔놓는 비버의 연금술적인 재능이 잘 발휘되었다.
- [ 파이낸셜타임스 ]

앤터니 비버는 광범위한 기록 연구, 출판된 문헌들, 개인적 경험, 현지 지형에 대해 직접 체험으로 얻은 지식을 결합한다. 정책과 전략에 관한 논의, 지휘관의 성격과 상호작용,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던 사람들의 시각과 입장 사이를 종횡무진 오간다. 『아르덴 1944 ]는 그의 저술 중에서도 역대 최고의 작품이다.
- [ MHQ 매거진 ]

특히 조지 S. 패튼 장군의 폭풍 같은 진격에서 필사적으로 달아나는 독일군을 묘사한 대목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그 시간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보인 행보는 유난히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 [ 라이브러리 저널 ]

장군들의 허세와 나약함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민간인과 항복한 적들을 향한 만행과 학대를 자세히 보여준다. 탁월한 인물 묘사, 인상적인 세부 정보, 매혹적인 폭로, 넓은 통찰력을 담고 있다. 앞으로 몇 년간 완벽에 가까운 지침서가 될 보물이다.
- [ 커커스리뷰 ]

전쟁 기록자로서 비버의 특별한 재능은 세세한 것들을 찾아내 그림으로 그려내는 일이다. “한 사람이 꽁꽁 얼어붙은 거리에 친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마치 그의 식어가는 마지막 체온을 아쉬워하는 듯 등 위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 [ 옵서버 ]

비버는 전투 현장만큼이나 후방에 대한 서술도 뛰어나다. 진지하면서도 술술 읽히는 이 책은 신뢰 넘치는 침착함으로 가득하여 그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다.
- [ 인디펜던트 ]

연합군의 범죄는 이따금씩 덜 중요해보이게 쓰거나 열혈한 복수에 관해서만 다뤄온 것과는 달리 비버는 보다 과감하게, 독일 포로들에 대한 보복 처형을 제대로 폭로하고 있다. 이것은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역사다.
- [ 스펙테이터 ]

다양한 사람의 관점을 능수능란하게 섞어서 이야기를 엮어낸다. 국지적 공격과 반격, 기만 등 다루기 어려운 장면들을 일관성 있게 묘사하려면 숙련된 군사 역사학자의 주의력이 요구된다. 비버의 책 속 아르덴 공격에서 그러한 일관성을 엿볼 수 있다.
- [ 밀리터리 히스토리 ]

전쟁에 지친 세상의 잔혹한 초상화!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으로 가득하다.
- [ 보스턴글로브 ]

탁월한 인물 묘사, 인상적 세부, 매혹적 폭로와 넓은 통찰력. 완벽에 가까운 보물이다!
- [ 커커스리뷰 ]
 

추천평

비버는 소대, 연대, 사단, 사령관, 정치인, 민간인의 관점을 제각각으로 떼어내 보존하는 기술이 있다. 그렇게 완성된 전체 그림은 전쟁의 자화상이 될 뿐만 아니라 세부에 있어서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 책은 아르덴 전투의 인간적 경험과 정치적 이해관계의 리얼리즘을 재현하고 전쟁이라는 더 큰 역사에 일관성을 가져다준다.
- 티머시 스나이더 ([가디언])
[아르덴 1944]가 대단한 이유는 단순히 생동감 있는 문체 때문만은 아니다. 전쟁터의 모습과 냄새에 위대한 작전과 전술에 관한 서술을 적절히 뒤섞여 장군들의 행동이 전장의 상황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 엘리엇 코헨 ([뉴욕타임스북리뷰])
생동감 있는 문체로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을 묘사한 잘 짜인 액션물이다. 방대한 주제임에도 농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력자 비버는 이 책에서도 사실 한가운데 서 있는 장군이 되어 활기차게 움직이는 사건들을 잘 정리해 배치했다.
- 니콜라스 셰익스피어 ([데일리 텔레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