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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여덟 가지 정의론!
독일·프랑스·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제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시대와 국가를 넘어 집대성한 「사회비판총서」 3부작의 완결 편으로, 이번 3권에서는 롤즈로부터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리처드 로티,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아,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독일·프랑스·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제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시대와 국가를 넘어 집대성한 「사회비판총서」 3부작의 완결 편으로, 이번 3권에서는 롤즈로부터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리처드 로티,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아,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목차
편집자 서문
1 롤즈
평화의 정치철학 / 정원섭
2 매킨타이어
덕과 공동체, 살아 있는 전통 / 이양수
3 로티
아이러니스트가 꿈꾸는 자유주의 유토피아 / 이유선
4 테일러
현대 사회의 위기와 진정한 자아의 공동체 / 남기호
5 샌델
중립주의적 자유주의를 넘어서 시민 공화주의로 / 김은희
6 왈저
정의란 독점이 아닌 지배 극복의 문제 / 문성훈
7 노직
국가와 소유권리에 관한 자유지상주의적 사고실험 / 홍성우
8 프레이저
지구화 시대의 정의 / 김원식
주
저자 소개
1 롤즈
평화의 정치철학 / 정원섭
2 매킨타이어
덕과 공동체, 살아 있는 전통 / 이양수
3 로티
아이러니스트가 꿈꾸는 자유주의 유토피아 / 이유선
4 테일러
현대 사회의 위기와 진정한 자아의 공동체 / 남기호
5 샌델
중립주의적 자유주의를 넘어서 시민 공화주의로 / 김은희
6 왈저
정의란 독점이 아닌 지배 극복의 문제 / 문성훈
7 노직
국가와 소유권리에 관한 자유지상주의적 사고실험 / 홍성우
8 프레이저
지구화 시대의 정의 / 김원식
주
저자 소개
책 속으로
롤즈는 재산소유를 평등하게 하는 핵심적인 제도적 방안으로 1) 증여 및 상속에 대한 누진과세, 2) 다양한 종류의 교육 및 훈련 기회의 평등을 진작시키는 공공 정책을 제시한다. 증여 및 상속의 경우, 누가 어느 정도를 받게 되는가는 대부분 우연에 의해 결정되며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임의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경적 정의를 훼손할 정도의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는 증여 및 상속에 대해서는 누진과세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 누진과세와 관련하여 롤즈의 정의론은 복지국가 자본주의와 완전히 결별한다. (28쪽)
테일러는 근대인이 지녔던 자율적 개인의 이상이 자신의 토대를 망각한 근대의 오해일 뿐이라 비판한다. 어떠한 이해나 관심도 섞이지 않은 중립적인 이성을 통해서만 세계가 밝혀진다는 입장은 인간을 삶의 다양한 문맥으로부터 고립된 존재로 가정한다. 그러나 테일러에 따른다면 처음부터 있는 것은 “중립적 이성이 아니라 오히려 윤리적 이념”이다. 그리고 이 이념은 다양한 삶의 맥락으로부터만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인간의 “일상적 삶의 긍정”이 필요하며, 이러한 구체적 삶 속에서 인간의 가치와 판단, 행위와 성과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30쪽)
샌델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불만은 첫째, 시민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과 둘째, 국가적 규모든 작은 규모든 모든 규모의 공동체의 기반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발생한다.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정부로부터 물질적인 공적 부조도 많이 받게 되었지만, 힘이 없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 민주주의가 최근 계속해서 암암리에 형성하고 지지해왔던 자유주의 공공철학의 무기력함과 통한다는 것이 샌델의 진단이다. (177쪽)
프레이저는 오늘날 사회 정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민주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방법은 사회과학적 논의의 내용들을 수용하면서도 그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한다는 점에서 비판적이며, 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정치적 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정의에 관한 논의에서 발생하고 있는 최근의 변화, 즉 사회 정의론에서 민주적 정의론으로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테일러는 근대인이 지녔던 자율적 개인의 이상이 자신의 토대를 망각한 근대의 오해일 뿐이라 비판한다. 어떠한 이해나 관심도 섞이지 않은 중립적인 이성을 통해서만 세계가 밝혀진다는 입장은 인간을 삶의 다양한 문맥으로부터 고립된 존재로 가정한다. 그러나 테일러에 따른다면 처음부터 있는 것은 “중립적 이성이 아니라 오히려 윤리적 이념”이다. 그리고 이 이념은 다양한 삶의 맥락으로부터만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인간의 “일상적 삶의 긍정”이 필요하며, 이러한 구체적 삶 속에서 인간의 가치와 판단, 행위와 성과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30쪽)
샌델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불만은 첫째, 시민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과 둘째, 국가적 규모든 작은 규모든 모든 규모의 공동체의 기반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발생한다. 시민들은 개인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정부로부터 물질적인 공적 부조도 많이 받게 되었지만, 힘이 없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 민주주의가 최근 계속해서 암암리에 형성하고 지지해왔던 자유주의 공공철학의 무기력함과 통한다는 것이 샌델의 진단이다. (177쪽)
프레이저는 오늘날 사회 정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민주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방법은 사회과학적 논의의 내용들을 수용하면서도 그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한다는 점에서 비판적이며, 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정치적 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정의에 관한 논의에서 발생하고 있는 최근의 변화, 즉 사회 정의론에서 민주적 정의론으로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불평등의 시대,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불평등의 시대,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독일, 프랑스, 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사회비판총서 1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로 이어지는 독일의 비판이론을 다루었고, 2권 『포스트모던의 테제들』은 들뢰즈, 푸코, 데리다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와 그 뒤를 잇는 네그리, 바디우, 지젝 등의 정치이론을 소개했으며, 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롤즈로부터 시작된 영어권 정치철학자들의 민주적 정의론에 초점을 맞추었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시대와 국가를 넘어 집대성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불평등의 시대,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독일, 프랑스, 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사회비판총서 1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로 이어지는 독일의 비판이론을 다루었고, 2권 『포스트모던의 테제들』은 들뢰즈, 푸코, 데리다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와 그 뒤를 잇는 네그리, 바디우, 지젝 등의 정치이론을 소개했으며, 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롤즈로부터 시작된 영어권 정치철학자들의 민주적 정의론에 초점을 맞추었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포괄적으로 해설한 것은 처음이라는 데 이 시리즈의 의의가 있다.
특히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은 것이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이미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돈과 성공에서 ‘정의’와 ‘행복’으로 - 우리는 왜 정치와 철학에 주목하는가?
‘불평등’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수많은 통계자료가 보여주듯이 소득 수준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고, 부동산과 주식을 비롯한 자산 보유는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차 고착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시대정신이 “부자 되세요”로 대변되는 돈과 성공에 대한 열정임을 상기한다면, 이는 매우 역설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모두가 부자가 되고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는 약속은 허황된 선전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돈과 성공에서 ‘정의’와 ‘행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2011년 『분노하라』 같은 책들이 정의로운 사회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었다면, 2012년 『피로사회』, 2013년 인문학 열풍은 행복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었다. 통념과 달리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과 행복한 삶에 대한 열망은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는 행복한 삶이 불가능하며, 행복한 삶이 없다면 정의로운 사회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롤즈, 매킨타이어, 로티, 테일러, 샌델, 왈저, 노직, 프레이저는 정의와 행복에 대해 그 누구보다 깊이 탐구하고 논쟁해온 동시대 철학자들이다. 그들이 미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던진 질문들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어떤 조건에서 허용될 수 있는가?(롤즈) 행복한 삶을 고려하지 않는 정의란 의미가 있는가?(매킨타이어) 민주주의가 먼저인가, 철학이 먼저인가?(로티)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인가?(테일러) 정의가 먼저인가, 행복이 먼저인가?(샌델) 정의는 사회적 재화의 공정한 분배인가, 지배적 재화의 철폐인가?(왈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를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노직) 지구화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프레이저)
이렇듯 이들 8명의 정치철학자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대해 서로 다른 물음을 제기하면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 이 책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이러한 여덟 가지 정치철학적 사유들을 돌아보면서 더 나은 민주주의의 미래를 구상해보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E. H. 카가 말했듯이 “정치적 생각이 그 자체로 정치적 행위”라면,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정의의 원칙을 찾고 좋은 삶의 조건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것 역시 그 자체로 정치적 행위이자 행복한 삶에 대한 요구일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냐, 좋은 삶이냐? - 정의와 행복을 둘러싼 여덟 가지 정치철학적 사유들
1장은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롤즈는 1971년 『정의론』을 출간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불평등에 대한 철학적 진단을 내렸다. 그가 보기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기회 균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우선성의 원칙을 만족할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롤즈는 민주주의 사회가 시민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협력을 통해 성취되며, 동시에 이를 통해서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2장은 롤즈의 정치철학에 반대하며 공동체주의적 입장을 표명한 매킨타이어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매킨타이어는 정의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가치로 설정하는 자유주의 정치철학은 삶의 무의미를 조장하며, 원자적 개인이라는 허구적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언제나 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덕과 공동체, 살아 있는 전통 같은 것들이 중요하며, 그렇기에 계몽주의 근대성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적 정치를 넘어 행위자가 중심이 되는 좋은 삶을 실현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3장은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민주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로티가 보기에 실제로 존재하는 정치적 투쟁이나 갈등은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과 같은 철학적 논쟁과는 무관하며, 그러한 철학적 개념이 없이도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연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이처럼 로티는 공적 삶과 사적 삶, 공적 정치와 개인적 행복의 문제를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며, ‘정치철학 없는 정치’라는 실용적 접근을 옹호한다.
4장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깊이 탐구한 찰스 테일러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테일러는 정치철학적 논쟁이 전개되는 현대 사회와 민주주의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왜 정치적, 사회적 위기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테일러가 보기에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 도구적 이성의 전횡, 가속화되는 관료주의 때문에 언제나 불안한 상태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기 진실성과, 경제, 공론장, 인민주권이라는 사회적 상상이라는 대안 또한 근대 사회에 내재되어 있음에 테일러는 주목하고 있다.
5장은 『정의란 무엇인가』로 돌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그 돌풍에도 불구하고 샌델에 대한 국내 학계의 평가는 낮은 편이다. 이 장에서는 샌델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샌델의 정치철학이 과연 어떤 내용을 갖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한마디로 샌델은 중립주의적 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시민 공화주의를 주장한다. 이는 단순한 공정한 정의가 아니라 도덕과 공동체와 결합된 정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며, 정의와 행복이 언제나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6장은 다른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는 달리 경합적이고 갈등적인 민주주의의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마이클 왈저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그가 제시하는 다원적 정의관은, 정의를 무조건적 평등이나 단순 평등이 아니라 지배 극복의 문제로 본다. 왈저는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특정한 현상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재화가 사회 전 영역을 지배하는 재화가 되어 사회의 다원성을 파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정의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그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한계를 넘어 다원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정의론을 주장하고 있다.
7장은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노직이 보기에 롤즈는 물론이고 공동체주의 철학자들의 정의관들은 오히려 국가에 의한 개인의 억압을 발생시키는 난점을 갖는다. 진정한 자유는 어떤 간섭도 허용하지 않을 때만 가능한데, 특정한 정치적 개입을 허용하는 순간 자유 그 자체가 침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직의 주장은 개인적 자유와 연관된 소유권이 주체성을 구성하는 데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치의 역설적 결과를 경계하게 한다.
8장은 지구화 시대의 정의라는 새로운 정의관을 보여주는 낸시 프레이저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프레이저가 보기에 기존의 정의론이나 좋은 삶에 대한 문제제기는 그것들을 국민국가라는 정치적 차원에 한정시킴으로써 일정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구화하는 세계 속에서는 특정한 국가의 힘만으로 제어할 수 없는 지구적 부정의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프레이저는 정의를 특정한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종속된 모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이를 비판적-민주적으로 접근할 때 진정한 ‘민주적 정의론’이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은 것이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불평등의 시대,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독일, 프랑스, 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사회비판총서 1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로 이어지는 독일의 비판이론을 다루었고, 2권 『포스트모던의 테제들』은 들뢰즈, 푸코, 데리다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와 그 뒤를 잇는 네그리, 바디우, 지젝 등의 정치이론을 소개했으며, 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롤즈로부터 시작된 영어권 정치철학자들의 민주적 정의론에 초점을 맞추었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시대와 국가를 넘어 집대성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불평등의 시대, 정치를 다시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한 여덟 가지 정치적 생각들
독일, 프랑스, 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사회비판총서 1권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하버마스, 악셀 호네트로 이어지는 독일의 비판이론을 다루었고, 2권 『포스트모던의 테제들』은 들뢰즈, 푸코, 데리다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와 그 뒤를 잇는 네그리, 바디우, 지젝 등의 정치이론을 소개했으며, 3권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롤즈로부터 시작된 영어권 정치철학자들의 민주적 정의론에 초점을 맞추었다. 국내 학자들의 손으로 현대 서구의 다양한 정치철학적 담론들을 포괄적으로 해설한 것은 처음이라는 데 이 시리즈의 의의가 있다.
특히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전체적으로 개괄한 첫 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은 것이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이미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돈과 성공에서 ‘정의’와 ‘행복’으로 - 우리는 왜 정치와 철학에 주목하는가?
‘불평등’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수많은 통계자료가 보여주듯이 소득 수준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고, 부동산과 주식을 비롯한 자산 보유는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차 고착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시대정신이 “부자 되세요”로 대변되는 돈과 성공에 대한 열정임을 상기한다면, 이는 매우 역설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모두가 부자가 되고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는 약속은 허황된 선전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돈과 성공에서 ‘정의’와 ‘행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 2011년 『분노하라』 같은 책들이 정의로운 사회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었다면, 2012년 『피로사회』, 2013년 인문학 열풍은 행복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었다. 통념과 달리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과 행복한 삶에 대한 열망은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는 행복한 삶이 불가능하며, 행복한 삶이 없다면 정의로운 사회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현대 영미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롤즈, 매킨타이어, 로티, 테일러, 샌델, 왈저, 노직, 프레이저는 정의와 행복에 대해 그 누구보다 깊이 탐구하고 논쟁해온 동시대 철학자들이다. 그들이 미국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던진 질문들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과 결코 다르지 않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어떤 조건에서 허용될 수 있는가?(롤즈) 행복한 삶을 고려하지 않는 정의란 의미가 있는가?(매킨타이어) 민주주의가 먼저인가, 철학이 먼저인가?(로티)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은 무엇인가?(테일러) 정의가 먼저인가, 행복이 먼저인가?(샌델) 정의는 사회적 재화의 공정한 분배인가, 지배적 재화의 철폐인가?(왈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를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노직) 지구화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프레이저)
이렇듯 이들 8명의 정치철학자들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 대해 서로 다른 물음을 제기하면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 이 책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이러한 여덟 가지 정치철학적 사유들을 돌아보면서 더 나은 민주주의의 미래를 구상해보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E. H. 카가 말했듯이 “정치적 생각이 그 자체로 정치적 행위”라면,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정의의 원칙을 찾고 좋은 삶의 조건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것 역시 그 자체로 정치적 행위이자 행복한 삶에 대한 요구일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냐, 좋은 삶이냐? - 정의와 행복을 둘러싼 여덟 가지 정치철학적 사유들
1장은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롤즈는 1971년 『정의론』을 출간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불평등에 대한 철학적 진단을 내렸다. 그가 보기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기회 균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우선성의 원칙을 만족할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롤즈는 민주주의 사회가 시민들의 자유롭고 평등한 협력을 통해 성취되며, 동시에 이를 통해서 정의로운 사회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2장은 롤즈의 정치철학에 반대하며 공동체주의적 입장을 표명한 매킨타이어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매킨타이어는 정의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가치로 설정하는 자유주의 정치철학은 삶의 무의미를 조장하며, 원자적 개인이라는 허구적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언제나 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덕과 공동체, 살아 있는 전통 같은 것들이 중요하며, 그렇기에 계몽주의 근대성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적 정치를 넘어 행위자가 중심이 되는 좋은 삶을 실현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3장은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민주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로티가 보기에 실제로 존재하는 정치적 투쟁이나 갈등은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과 같은 철학적 논쟁과는 무관하며, 그러한 철학적 개념이 없이도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연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이처럼 로티는 공적 삶과 사적 삶, 공적 정치와 개인적 행복의 문제를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며, ‘정치철학 없는 정치’라는 실용적 접근을 옹호한다.
4장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깊이 탐구한 찰스 테일러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테일러는 정치철학적 논쟁이 전개되는 현대 사회와 민주주의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왜 정치적, 사회적 위기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테일러가 보기에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 도구적 이성의 전횡, 가속화되는 관료주의 때문에 언제나 불안한 상태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기 진실성과, 경제, 공론장, 인민주권이라는 사회적 상상이라는 대안 또한 근대 사회에 내재되어 있음에 테일러는 주목하고 있다.
5장은 『정의란 무엇인가』로 돌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그 돌풍에도 불구하고 샌델에 대한 국내 학계의 평가는 낮은 편이다. 이 장에서는 샌델에 대한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샌델의 정치철학이 과연 어떤 내용을 갖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한마디로 샌델은 중립주의적 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시민 공화주의를 주장한다. 이는 단순한 공정한 정의가 아니라 도덕과 공동체와 결합된 정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며, 정의와 행복이 언제나 함께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6장은 다른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는 달리 경합적이고 갈등적인 민주주의의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마이클 왈저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그가 제시하는 다원적 정의관은, 정의를 무조건적 평등이나 단순 평등이 아니라 지배 극복의 문제로 본다. 왈저는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특정한 현상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재화가 사회 전 영역을 지배하는 재화가 되어 사회의 다원성을 파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정의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그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한계를 넘어 다원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정의론을 주장하고 있다.
7장은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노직이 보기에 롤즈는 물론이고 공동체주의 철학자들의 정의관들은 오히려 국가에 의한 개인의 억압을 발생시키는 난점을 갖는다. 진정한 자유는 어떤 간섭도 허용하지 않을 때만 가능한데, 특정한 정치적 개입을 허용하는 순간 자유 그 자체가 침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직의 주장은 개인적 자유와 연관된 소유권이 주체성을 구성하는 데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치의 역설적 결과를 경계하게 한다.
8장은 지구화 시대의 정의라는 새로운 정의관을 보여주는 낸시 프레이저의 정치철학을 다룬다. 프레이저가 보기에 기존의 정의론이나 좋은 삶에 대한 문제제기는 그것들을 국민국가라는 정치적 차원에 한정시킴으로써 일정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구화하는 세계 속에서는 특정한 국가의 힘만으로 제어할 수 없는 지구적 부정의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프레이저는 정의를 특정한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종속된 모든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이를 비판적-민주적으로 접근할 때 진정한 ‘민주적 정의론’이 성립될 수 있다고 본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자유지상주의, 실용주의, 비판이론 등 다양한 이론적 노선의 정치철학을 한데 모은 것이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미국화’된 한국 사회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 역시 그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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